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칼럼승인 2020.06.10 17:45 | 수정 2020.06.10 17:47
[전문가 칼럼-정혜선]현장 중심 안전보건체계로 대폭 개편 이뤄져야직업건강협회 회장/대한건설보건학회 회장

지난 2018년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발표한 국민생명 지키기 3대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정부에서는 산업재해를 절반으로 줄이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 사고로 사망한 근로자가 전년 대비 116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결과에 대해 안전보건공단에서는 사고사망자가 다발하는 건설업을 대상으로 집중적인 패트롤 사업을 진행했기 때문에 건설업 사고사망자가 전년 대비 57명 감소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건설업 사망만인율은 2018년 1.65에서 2019년 1.72를 기록해 전년보다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업 사고사망자수가 감소한 원인은 건설경기 하락으로 건설업 종사자수가 감소했기 때문으로 평가되고 있다.

산재를 실질적으로 줄이기 위해서는 외부기관 중심으로 작동되는 방법이 아니라 현장의 근본적인 변화가 이뤄져야 한다. 얼마전 발생한 이천 물류창고 건설공사 사고만 보더라도 안전보건공단에서 6차례나 점검을 했지만 현장 내에서 변화가 이뤄지지 않아 대형사고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으므로 현장의 안전보건활동을 견고히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장 중심의 안전보건체계를 갖추기 위해서는 다음의 방안들이 시행돼야 한다.

첫째는 현장에서 유일하게 안전보건 전문성을 갖고 있으면서 현장에서 상근하고 있는 안전관리자와 보건관리자를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것이다.

안전관리자 및 보건관리자의 신분이 계약직일 경우 사업주가 불합리한 지시를 하더라도 그에 대항할 수 없고 소신있게 안전보건활동을 수행할 수가 없다.

우수한 역량을 가진 안전관리자 및 보건관리자는 정규직의 더 좋은 일자리로 이직을 하고 계약직 자리는 수시로 사람이 바뀌기 때문에 업무 파악도 제대로 하기 어려운 상태에서 일을 하고 있어서 문제 상황에 적절하게 대응할 수 없다.

역량이 뛰어난 안전관리자와 보건관리자를 채용해 적정한 대우를 해주고 충분한 권한을 부여해 업무를 할 수 있게 한다면 현장에서 소통하며 현장 중심의 안전보건활동을 제대로 이끌어 낼 것이다.

둘째는 사고 발생 원인에 대한 질적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

매년 10만건의 산재가 반복해서 발생하고 있고 2000여명이 목숨을 잃고 있지만 우리는 고용노동부에서 발표한 ‘산업재해 현황분석’ 책자에 제시된 내용 이외의 것을 알 수가 없다.

재해가 발생할 당시의 사업장 상황은 어떤지, 어떤 원인에 의해 재해가 발생했는지, 그 재해가 어떤 영향을 미쳤지, 그 재해가 발생하기 이전 유사한 징후가 나타나지는 않았는지 등 재해 한건 한건에 내포된 수많은 상황을 질적으로 파악하고 분석하는 것이 필요하다.

10만건의 재해를 모두 다 분석하기 어려우면 중대재해만이라도 정밀하게 분석해 질적인 평가를 시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분석한 내용은 반드시 현장에 전달해 현장에서 이같은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산재예방의 자료로 활용해야 한다.

셋째는 안전, 환경, 보건을 통합적으로 시행하는 것이다.

안전은 주로 기계적인 접근을, 환경은 주로 화학적인 접근을, 보건은 주로 그 일을 수행하는 사람을 중심으로 접근하고 있다.

각 분야는 영역이 구분돼 있어 업무 담당자에 맞춰 역할 분담은 할 수 있어도 현장 내에서 안전, 환경, 보건활동은 함께 고민하고 함께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는 논의구조가 마련돼야 한다.

서로의 고유성과 중복성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각 분야의 전문성을 존중하면서 안전, 환경, 보건을 통합적으로 바라보고 접근할 수 있는 사고방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넷째는 산업재해를 사고와 질병으로 구분하고 사고관리와 질병관리를 나누는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

사고사망을 예방하는 것은 결국 근로자의 생명을 보호하는 것인데 사고로 발생한 사망은 예방하고 질병으로 발생한 사망을 예방하지 않는 것은 근로자 보호의 올바른 방향이라고 할 수 없다.

사고사망 예방도 결국 근로자의 신체와 생명을 보호하는 것이므로 사고와 질병을 동시에 예방할 수 있도록 해야 정부가 목표로 하는 사고사망 감소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통계 분류는 나누더라도 안전보건활동은 사고관리와 질병관리를 동시에 수행해 건강한 근로자를 통한 사고사망 감소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일하는 환경이 동일하더라도 사고는 발생한다.

현장 중심의 안전보건활동은 그 일을 하는 사람을 중심으로 생각하고 이뤄지는 것이 중요하다. 현장 중심의 안전보건활동으로 근본적인 개선을 이뤄 건강하고 행복한 직장이 만들어지기를 기원한다.

안전신문  webmaster@safetynews.co.kr

<저작권자 © 안전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 댓글 2
전체보기
  • imague0 2020-06-16 17:44:18

    정말 중요한 부분을 말씀하셨네요. 좋은 기사입니다.   삭제

    • 수호천사 2020-06-16 17:36:19

      안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겠지요, 말씀하신 이런 내용들이 정책에 반영되어서 안전한 산업현장에서 우리 모두 일할 수 있기를 기원해 봅니다.   삭제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회사소개광고문의기사제보구독신청고충처리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특별시 중구 퇴계로 210-12 (필동2가, 안전빌딩)  |  대표전화 : 02-2275-3408
      등록번호 : 서울 아 00477  |  등록일 : 2007.12.24  |  발행·편집인·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진영
      Copyright © 2021 안전신문.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