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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 사태 두달… 공장폐쇄부터 잠정 합의까지‘고비용·저효율’ 체질개선 시급

한국GM 노사가 지난 4월 23일 2018년도 임금ㆍ단체협약 교섭에서 자구계획에 극적으로 합의했다. 노사는 지난 2월7일 첫 상견례 이후 14회나 교섭을 벌였고, GM본사가 설정한 법정관리 신청 마지막 시한인 이날 오후 5시 직전에 가까스로 합의를 이끌었다. 정부의 강력한 개입도 합의를 이끌어 내는 데 한몫 했다.


‘한국GM 사태’가 새국면을 맞았다. 노사 양측은 핵심 쟁점이던 군산공장 근로자의 고용 보장 문제에 대한 절충점을 찾아내면서 협상에 진전을 봤다. 정부는 GM 측에 경영 정상화를 위한 “3대 원칙”을 제시하고 큰 틀의 합의를 했다. 정부가 제시한 3대 원칙은 대주주의 책임 있는 역할, 이해관계자의 고통 분담, 장기 생존 가능한 경영정상화 방안 마련 등이다.
이에 GM노사는 무급휴직없이 군산공장 근로자의 희망퇴직 추가신청과 전환배치를 시행하고 임금 동결 및 성과급 미지급에 합의했다. 또 귀성여비 및 휴가비, 학자금, 임직원 차량 할인 등 일부 복리후생 항목에서 비용을 절감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로써 한국GM 사태는 정부ㆍ산은과 GM 본사 간 경영정상화 협상 모드로 전환됐다. 내부 자구안은 마련됐고 이젠 외부 수혈을 위한 협상이 시작된 것이다. 그럼에도 경영정상화를 위한 관문은 아직도 절반만 열렸을 뿐이다.
 

우선 마감시한을 앞두고 일부 쟁점을 뒤로 미뤘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서 노사 분쟁이 재발할 소지가 있다. 더욱이 장기적으로 살아남으려면 GM본사의 한국GM 정상화 계획과 의지를 확인해야 한다. 최소한 10년 이상 생존할 수 있는 청사진이 나와야 하고, 지금 이 순간을 적당히 넘어가려는 것이라면 희망이 없다. 그런데 GM은 여전히 우리 정부의 지원을 끌어내는 데 더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어 불안감이 없지 않다. 실사보고서에 청산보다 존속가치가 높게 나왔다지만, 이것 역시 처절한 구조조정과 GM의 장기회생 계획, 정부의 강력한 지원 등이 모두 빈틈없이 맞아떨어지는 것을 전제한 결과다. 하나만 삐걱거려도 회생가도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또한 김동연 부총리나 이종걸 산업은행 회장이 노사협상 와중에 자금 등의 지원 얘기를 먼저 흘렸지만 무작정 세금만 투입한다고 회생한다는 보장이 없다. 지금껏 산업은행이 개입한 구조조정은 성공한 사례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대우해양조선, STX조선해양, 금호타이어, 대우건설 사례를 보면 세금을 투입해 시간만 끌었다. 기업가치를 끌어올려 좋은 조건으로 매각했다는 얘기는 들어본 바 없고, 부실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우리 정부에게 한국GM의 회생이 절실한 만큼 GM과의 협상에서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중요 의사결정 거부권 유지와 10년 체류가 관건
아직도 한국GM의 앞길은 험난하다. 지금까지의 협상은 오늘의 한국GM 사태를 몰고온 당사자들의 문제였다. 책임져야 할 사람들이 고통을 분담하는 합의였다. 하지만 앞으로는 제3자가 지원을 하는 문제다. 게다가 정부와 산업은행은 투자한 돈을 날려버릴지도 모를 피해자다. 지금까지는 GM 노사에 끌려 다녔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자구안이 마련될 때 까지 중재에 나서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우고도 한국GM 노조가 사장실 점거농성에 돌입하자 백운규 산업부장관이 현장을 찾았다. 장관이 현장에 뛰어든다는 것은 이미 발을 깊숙이 담궜다는 의미다. 책임도 그만큼 생겼다는 얘기다. 그걸 GM본사가 모를리 없다. 그렇지 않아도 군산공장 폐쇄를 발표하고 법정 관리설을 퍼뜨리며 한국GM 근로자들과 협력사 인력 15만 6000여명의 일자리를 볼모로 한 벼랑 끝 전술을 펴 온 GM본사다.

앞으로는 달라야 한다. 과거의 전철을 밟지 않고 경영을 정상화하기위한  원칙은 절대로 지켜져야 한다. GM이 한국시장에 10년 이상 체류해야하고 산은이 중요 의사결정 거부권을 유지하는 하는 것이다. 2002년 한국GM을 인수한 이후 15년의 지분 매각 시한을 넘기자마자 한국시장 철수론을 들고 나온게 GM이니 ‘먹튀’를 막기 위해선 당연한 내용이다.
이에 따라 정부·산업은행과 GM 본사 간 협상이 본격화하고 있다. 한국GM에 5000억원 신규 투자와 세제 혜택을 주는 대가로 GM 공장을 장기간 국내에 유지시켜 일자리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게 정부와 산은의 목표다. 정부 관계자는 “산은이 한국GM 자산·지분 처분에 대한 거부권을 강력하게 요구하는 동시에 정부가 한국GM에 대한 혜택을 확대하는 방안을 제시하는 형태로 협상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한국지엠 생산성·임금 경쟁력 상실..수익성 확보 절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한국GM이 경쟁력을 갖춘 회사로 거듭나는 일이다. 2014년부터 판매량이 급감한 한국GM은 2016년 들어서도 판매 부진이 거듭됐다. 9월 판매량은 1만2773대로 전달보다 11.1% 감소했다. 그러나 당시 한국GM 노조는 기본급 15만2050원 인상, 성과급 400% 지급 등을 요구하며 부분파업을 벌였다. 한국GM 노사의 대립은 지난해에도 계속됐다.
노조는 실적 부진 속에서도 오히려 전년보다 높은 기본급 15만4883원 인상, 성과급 500% 지급을 요구하며 지난해 5차례 부분파업을 진행했다. 줄곧 노조와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임금 협상에서 어려움을 겪던 제임스 김 사장은 결국 임기를 채우지 못한 채 지난해 9월 중도 퇴임했다. “GM이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임금 인상만을 요구하며 파업에만 몰두하는 노조의 행태는 스스로에게 결코 도움이 되지 못할 겁니다.” 퇴임 의사를 밝히기 직전 제임스 김 사장이 한국GM 사장으로서 던진 마지막 메시지다.
 

한국GM은 최근 4년간 3조원의 누적 적자를 기록하며 완전 자본잠식에 빠진 상태다. 차입금만도 3조2000억원에 달한다. 중병이 들었지만 차입금의 출자전환과 인력 구조조정, 비용 절감으로 생존의 길을 모색하겠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지엠의 국내 공장 생산량은 최근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지만 글로벌 모그룹인 GM의 생산량은 감소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무엇보다도 자구 노력으로 인한 수익성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신차 배정을 확대해 물량을 확보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추가적인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정부에 전달된 한국GM 경영 실사 중간보고서에는 노사 합의, GM 본사의 신차 배정, 주주들의 자금 지원이 차질 없이 이뤄지면 불과 2년 후인 2020년에 곧바로 흑자 전환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는 만큼 그런 결과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백성인 기자  1453465@sisanews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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