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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중생 폭행사건, 소년법 폐지 청원 봇물‘소년범죄’ 딜레마, 우리 사회 숙제 급증하는 청소년 범죄 ‘엄벌 vs 온정’

‘인천 초등생 살인 사건’과 ‘부산 여중생 폭행 사건’, ‘강릉 여중·고생 폭행사건’ 등 최근 10대 청소년들의 충격적인 강력범죄가 잇따르면서 소년범에 대한 처벌 강화를 요구하고 있다. 청와대 홈페이지 청원 게시판에는 ‘소년법(청소년보호법과 혼동) 폐지’를 요구하는 글이 올라와 동조하는 서명이 20만건을 넘어서는 등 극단적인 주장까지 나오는 형편이다. 청소년들이 ‘선도’와 ‘보호’에 방점을 둔 현행법의 허점을 악용하거나 우습게 보고 있을뿐만 아니라 시대 변화로 판단능력이 성숙해져 소년범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터져나오고 있는 것이다. 늘어만 가는 소년범죄에 비해 이들을 법적으로 제재하거나 피해자에 대한 구제책이 사실상 없다는 점은 우리 사회의 새로운 숙제로 떠올랐다.


소년범죄는 법적으로 미성년에 해당하는 사람의 범죄를 가리킨다. 우리나라에선 19세 미만 소년의 범죄 행위를 말한다. 한국은 특정강력범죄처벌법 등에 따라 잔혹한 범죄를 저질렀더라도 18세 미만이라면 법정 최고형(사형)을 선고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최대 20년의 유기징역형만 가능하다. 일반 성인에게 적용하는 양형 기준도 적용하지 않는다. 반면 외국의 경우는 15세 이상의 미성년자가 범죄를 저질렀을 때 성인과 같은 수준으로 형을 선고하는 사례가 많다. 우리나라 미성년자들이 저지르는 전체 범죄 건수는 대체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그러나 양적으로는 범죄가 줄었지만 문제는 범죄가 집단화 되면서 그 죄질도 더 나빠진다는데 있다.

잔혹해지는 범죄, 처벌강화법 움직임
이처럼 성인범죄를 잔혹성을 뛰어넘는 소년범죄가 끊이지 않으면서 소년법을 적용하는 연령 기준을 하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재의 법 제도가 의도적인 흉악범죄에 일종의 면죄부를 부여하면서 피해자의 인권이 경시되고 있다는 지적 때문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경기 용인정)은 흉악범죄를 저지른 18세 미만의 소년범에게 사형 또는 무기형을 선고할 수 있는 ‘소년 강력범죄 처벌강화법’을 발의했다.
 

해당 개정안에는 18세 미만의 소년범에게 사형 또는 무기형을 선고할 때 형량 완화 특칙을 적용하지 않도록 하고, 부정기형을 선고할 때도 형량 상한 규정을 적용하지 않도록 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표 의원은 “강력범죄를 범한 소년범이 짧은 형기를 마친 후 보복 또는 재범에 나설 가능성도 농후하다”며 “이로 인한 사회적 불안을 줄이고 미성년자의 잔혹한 범행으로 어린 자녀를 잃은 유가족의 충격과 상실감을 덜어주기 위해 입법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경미한 소년범의 경우 지금의 보호기관을 통한 반성과 사회 복귀 기회 제공으로 교화가 가능함에도 소년법 개정 내지는 폐지로 형사처벌 가능성을 높여 소년 범죄 전과자를 양산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한 소년 범죄자는 자신이 저지른 범죄가 얼마나 심각한지 모르는 경우가 많으며 처벌 받는다는 생각을 못 하고 우발적으로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가 많은 만큼 행위에 따른 책임과 인과관계를 인정하기에는 문제가 있다는 의견을 내세운다.

반대 입장도 만만찮다. 기존의 소년법 취지를 잘 이행하는 것만으로도 ‘단죄효과’를 충분히 살릴 수 있으며, 단순히 법 기준을 강화해서 범죄를 예방하려는 정책은 실증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오히려 성인범죄처럼 강하게 처벌했을 경우 발생하는 부작용이 더 클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한다. 일부 극단적인 사건 때문에 성급하게 법 기준을 강화하면 소년법의 목적이 훼손되는 부작용이 뒤따를 거라고도 말한다.
사회 안전을 도모하기 위해 범죄 행위에 따른 책임을 생물학적 나이가 아닌 죄의 경중에 따른 ‘죗값’을 치러야 한다고 주장한다. 무거운 죄에는 무거운 형벌이라는 응보적 성격이 강해야 소년 범죄자들의 범죄 의욕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소년범들이 온라인과 SNS 등을 통해 자신이 저지른 범죄가 어떤 범죄며 어떤 처벌을 받는지 정보를 수집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꼽으며 ‘소년범들이 어떤 처벌이 따를지 모르고 범죄를 저질렀다’는 온정주의자들의 주장을 반박하고 있다.

사회 구조 개혁을 통한 근본적 해결책 찾아야
일부 전문가들은 처벌 수위에 대한 소모적인 논쟁만으론 청소년 범죄를 줄일 수 없다며 사회 구조를 먼저 살필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소년범이나 문제 학생이 나오게 된 배경을 살펴보자는 것이다. 또 소년범 중 주의력결핍과잉행동 장애나 품행장애 등 정신 질환을 가진 청소년 비율이 높다는 사실도 무시할 수 없다.
청소년 범죄의 폭력성과 잔인성은 어디로부터 오는 것인지, 그들의 내면을 파괴한 실질적 요인은 무엇인지, 과연 우리 사회는 저들의 범죄 행위에 아무런 책임이 없는 것인지 면밀히 돌아봐야 하는 이유다. 이에 전문가들은 범죄 청소년들에 대해 처벌도 중요하지만 교육과 치료가 선행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더욱 촘촘한 사회안전망 구축을 위한 우리 사회의 산적한 과제를 시급히 풀어갈 때다.                                                           취재_ 성진용 기자

성진용 기자  jyisgod23@sisanews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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