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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폐쇄 그 이후 현실과 거리 먼 정부정책입주 기업 냉가슴... 손실보상위한 특별법 제정 필요

개성공단의 전격적인 폐쇄가 결정되고 1개월을 넘겼다. 다시 공단을 재가동할 가능성은 현재로선 희박해 보인다.
대한민국의 폐쇄 결정에 북은 일방적 재산압류로 맞불을 놓더니 이젠 핵을 앞세워 지구촌 안보를 크게 위협하고 있다. 이제 분주히 돌아가던 공단은 적막으로 뒤덮였다. 국가의 일방적 결정에 따라 둥지를 떠난 기업에 대한 보상, 재가동 가능성과 방향에 대해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정부가 하루 빨리 유효한 대책을 기업에게 제시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공단자산 인수해 국유 재산으로 편입시켜라” 제안
지난달 23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개최된 개성공단포럼에서 대한변호사협회 한명섭 변호사는 “개성공단 입주기업 손실 보상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통해 해결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지만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고, 19대 국회 임기만료가 얼마 남지 않아 쉽지 않다”면서 이 같이 주장했다.
한 변호사는 “가장 현실적이고 간명한 대안은 정부가 개성공단 중단 조치 시를 기준으로 해서 개별 입주기업에 대한 공정한 자산 평가를 한 뒤, 이를 정부가 인수해서 국유 재산으로 편입시켜 관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손실 보상에 대한 특별법을 제정해서 시행하더라도 기업들마다 사정이 다르고, 형평성 있는 손실 보상 산정 기준을 만들기도 어렵다”면서 “차라리 일반적인 기준에 따라 입주기업들의 자산 평가와 협의를 통해 이를 정부가 모두 인수해서 관리하는 것이 신속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 비대위에 따르면 이번 공단 폐쇄로 입주기업 123개 업체 중 120개 업체가 피해를 입었다. 입주한 기업들의 고정자산 5688억원, 유동자산 2464억원 등 총 8152억원으로 추정된다. 비대위 관계자는 “개성공단에서 12년간 쌓아온 무형의 자산 영업 손실은 빠져 있는 수치”라며 “현재 원청업체의 클레임 부분은 추산이 안 되고, 영업 손실은 현재까지 집계가 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정기섭 개성공단협회 대표는 “대안이 없는 기업들이 많다. 공장을 짓는 데 너무나 긴 시간이 걸린다”며 “지난 2013년 정부는 어떤 정세의 영향을 받지 않고 개성공단의 안정적 운영을 유지한다고 약속했다. 입주기업들이 받는 실질적인 피해를 정부가 보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업이 느끼는 정부정책 큰 괴리 느껴
정부 합동대책반은 입주기업 123개, 영업소 84개 중 109개 기업과 34개 영업소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3월2일 기준 해고자는 92명, 해고 예정자는 41명이라고 발표했다. 영업소는 개성공단 내에서 제조 기업을 상대로 유통·설비 등 사업을 하던 업체를 뜻한다. 반면 협의회는 정부 발표보다 더 상황이 심각하다고 보고 있다. 입주기업 123개 중 개성공단에만 공장이 있는 48개 제조업체와 영업소는 현재 폐업에 가까운 상태다.

여기에 개성공단 사태로 해고된 협력업체 근로자들까지 포함하면 실직자 수는 더 많아진다. 김용환 협의회 위원장은 “입주기업과 영업소, 협력업체 근로자까지 대상으로 하고 있어서 아직 회원 수를 확정하기는 힘들다. 현재 네이버 밴드에 개설한 협의회 방에는 300명이 들어와 있다. 80% 이상 해고 통보를 받지 않았을까 추정한다. 계속해서 실직 규모와 실태를 조사 중이다”라고 말했다. 이렇듯 정부와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이 피해보상 규모를 두고 입장차가 크다. 때문에 실질적인 보상이 이뤄지기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특별법 제정 목소리가 갈수록 커져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현재 투자액 등 고정자산 뿐만 아니라 원자재와 완제품 등 유동자산에 대한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향후 영업 손실과 원청업체로부터의 계약파기 배상 등에 대한 손실을 빼고 계산을 해도 8000억원 이상의 피해를 봤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계산대로 라면 업체당 67억원이 넘는 피해보상이 이뤄져야 한다.

이와 함께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경협보험으로 이뤄지는 정부의 보상과 지원은 한계가 있다는 주장이다. 123개 기업들 중 보험에 가입한 79개사만 경협보험의 혜택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보험을 통해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보험금 한도가 70억원으로 제한돼 있고 경협보험은 원부자재, 재공품, 완제품 등 유동자산에 대한 보상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도 문제로 꼽았다.
기업의 입장은 정부가 합당한 이유로 개성공단 폐쇄 결론을 내렸더라도 개인이 손실을 입은 부분에 대한 ‘모든 것’을 보상해야 한다는 것이 입주기업들의 입장이다. 이를 근거로 특별법 제정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것은 당연하다.

정부에게 크게 실망 “제대로 된 보상 필요”
하지만 정부 측 입장은 단호하다. 정부는 이번 개성공단 폐쇄 조치가 ‘정치적 결단에 의한 행정조치’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입주기업들이 요구하고 있는 보상은 수용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의 방침은 5000억원 규모의 특별대출 패키지 지원을 비롯해 국내·외 대체설비 마련 지원, 시중금리보다 낮은 금리도 적용 등은 적극 추진한다는 것과 개성공단 기업에 대한 실태조사를 추진하여 입주기업과 영업 기업을 대상으로 가동 전면 중단 이후 발생한 피해 현황에 대해 대책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중소기업청은 개성공단 입주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기업전담지원팀을 운영하면서 동분서주하고 있다. 중기청 중소기업정책국장을 팀장으로 ‘기업전담지원팀’이 123개 입주기업별 일대일 맞춤형 지원을 펼치고 있고 10개 지방중기청을 중심으로 고용부, 금융위, 지자체가 함께 참여하는 등 전담업체별 애로를 맞춤형으로 해결하는 ‘접점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현장방문도 실시하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은 지난달 7일 개성공단 폐쇄로 피해를 본 기업에 경협보험금을 지급하기 시작했다. 수은은 이날 업체 한 곳에 70억원을 주는 것을 시작으로 정식 보험금 지급에 나섰다. 수은은 2월 22일부터 개성공단 기업들의 경협보험금 지급 신청을 받았고, 25일부터 가지급을 시작했다. 경협보험에 가입한 개성공단 입주기업은 생산설비 등 개성공단 고정자산의 90%까지 70억원 한도로 보장받을 수 있다.
정부는 보험금 지급액이 최대 33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수은 관계자는 “가지급금을 신청한 기업은 총 22개사로 이 가운데 21개사에 총 373억원을 지급 완료했으며, 나머지 1개사는 14일 지급될 예정”이라면서 “경협보험금은 7개사가 신청을 했는데 이 가운데 1개사엔 70억원을 모두 지급했고, 나머지 6개사엔 미비 된 자료가 모두 제출되는 16일쯤 지급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입주기업 중 일부는 정부 보상만 기다리지 않고 경영정상화를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국무조정실에 따르면 경기도 안산 시화산업단지에 마련된 대체부지 사용계약을 맺은 기업이 6개인 것으로 집계된 상태다. 중소기업중앙회는 개성공단 피해기업에 해외 대체부지 마련을 추진하는 등 적극 지원에 나섰다. 그러나 정기섭 개성공단 입주기업 비상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은 “우리 정부에게 크게 실망했다”며 “입주기업 근로자들의 일터가 사라지게 되었는데 정부에서는 책임 있는 답변이 전혀 없었다.
오히려 보상이라는 이야기 자체도 불편해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보상은 공공의 필요에 의해서 정당한 일을 하더라도 국민의 재산권을 중대하게 제한했을 때 이뤄지는 것”이라며 “배상과는 다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편집국  sisanewsn@sisanews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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