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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미술 시장 사상 최초로 1조 눈앞MZ세대 중심 온라인 아트테크 열풍 해외갤러리 국내 진출… 온라인 경매 활성
슈퍼리치가 아니더라도 한 번쯤은 고가 미술품에 대한 직간접 경험을 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 누군가의 통 큰 기증 외에도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거래 플랫폼의 급증, 한국 미술 시장의 가능성을 보고 진출하는 글로벌 대형 아트페어의 잇단 개최 등이 한국 미술 시장 저변을 확대하고 있다. 저상장 시대 주식과 부동산의 투자 대체재로서 ‘아트테크(아트+재테크) 열풍’이 불고 있는 것도 한몫한다. 이 같은 현상은 MZ세대(밀레니얼+Z 세대·1981~2010년생)가 주도하고 있다. 특히 올해 글로벌 3대 아트페어(미술 장터)인 프리즈가 지난 9월 처음으로 한국에서 열려 전시 나흘 만에 6500억원 규모(추정)의 완판 기록을 세우는 등 분위기도 달아오르고 있다.
 
세계 3대 아트페어, 프리즈(Frieze)가 서울에서!
아시아 최초로 한국 개최를 택한 ‘프리즈(Frieze)’의 선택은 현명했다.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한국 미술 시장이 프리즈를 품었다. ‘프리즈 서울’에서는 21개국 갤러리 110곳이 참여해 미술사의 주요 작가와 동시대 최고 작가들의 작품들로 부스를 차렸다. 다양한 아트페어 가운데 2003년 영국 런던에서 첫 행사를 시작한 ‘프리즈(Frieze)’는 프랑스 ‘피아크(FIAC, Foire Internationale d’Art Contemporain)’, 스위스 ‘아트 바젤(Art Basel)’과 함께 세계 3대 아트페어로 불리고 있다. 1970년대 첫 행사를 시작한 ‘피아크’, ‘아트 바젤’과 다르게 비교적 짧은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실험적인 현대미술 분야라는 차별화를 통해 승승장구하며 엄청난 속도로 성장해온 아트페어라고 할 수 있다. 지금은 ‘프리즈 주간(Frieze Week)’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만큼 세계 현대미술의 중심지로 런던을 떠오르게 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받기도 한다. 프리즈 서울을 계기로 한국 시장에 데뷔하는 미국 가고시안과 스위스 하우저앤드워스, 영국 화이트큐브 등 슈퍼 화랑들은 소속 거장들의 고가 작품과 최근 떠오르는 여성·흑인 작가 위주로 구색을 맞춰 물량 공세에 나선다.
 
황달성 한국화랑협회 회장은 “미술 시장은 금융 시장과 함께 큰다”며 “아시아 아트 허브가 될 가능성은 아직은 ‘희망’ 단계로 보는 게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런데도 프리즈가 과감하게 서울을 택한 이유는 그 잠재력 때문”이라며 “한국 화랑들이 긴장하고 글로벌 시장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갤러리 관계자는 “아트페어의 활성화, 프리즈와 해외 갤러리들의 서울 진출은 한국 작가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열 것”이라고 내다봤다.

 

 

점점 커지는 한국 미술 시장, 사상 첫 1조원 넘을 듯
올해 미술시장 규모가 사상 최초로 1조원을 넘을 전망이다. 상반기 미술시장 규모만 이미 5000억원을 넘어섰다. 예술경영지원센터(대표 문영호)가 운영하는 한국미술시장정보시스템은 올해 상반기 한국 미술시장 규모를 5329억원으로 추산했다. 지난 9월 서울 코엑스에서 대규모 아트페어 프리즈와 키아프(KIAF)의 거래 규모를 고려하면 하반기 미술시장 매출 역시 5000억원을 훌쩍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상반기 결산 내용을 살펴보면, 국내 경매시장 규모는 145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1448억원) 대비 소폭 증가했다. 화랑미술제를 포함한 6개 아트페어의 상반기 작품 거래액은 1429억원으로, 지난 한 해 아트페어 시장 추정치 1543억원에 육박했다. 미술품 분할소유권(조각 투자) 시장도 상반기 310억원으로 지난해 545억원의 절반 이상에 달했다. 여기에 화랑 유통 거래액은 약 2450억원에 근접할 것으로 추산했다. 예술경영지원센터는 “올해 경기 침체로 투자 심리가 위축됐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성장세가 상반기까지 완만하게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팬데믹으로 ‘현재’ 즐기려는 국내외 미술시장은 심리가 강해져 2021년 국내외 역대급 호황을 누리며 큰 규모로 성장했다. 코로나 19 여파로 2020년 상반기까지 이어지던 마이너스 성장세에서 급반전을 이룬 것이라 체감 지수는 더욱 강렬했다. 이러한 성장의 주요 견인차 역할을 한 것이 동시대 미술이다. 국제 미술시장에서는 일반적으로 제 2차 세계대전을 기점으로, 1945년 이후 출생 예술가들의 작품을 ‘동시대 미술(contemporary art)’로 규정한다. 2020년 하반기에서 21년 상반기에 이 카테고리 미술은 3조원이 넘는 경매 낙찰가 총액을 기록, 역대 최고 판매액을 기록했다. 
 
미술지수로 따지면, 2000년에 비해서 약 400%에 달하고 유례없는 호황으로 인식되었던 2007년에 비해 약 150% 가량의 성장을 이룬 셈인데, 이는 다른 어떤 범주의 미술보다 빠른 성장세에 해당한다. 2000년대 초반 전체 시장의 3%에 불과했던 동시대 미술이 이제 23% 가량을 차지하게 된 것이다. 동시대 미술이 이처럼 미술시장 성장을 주도하게 된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팬데믹 여파로 현재를 즐기려는 심리가 강해지면서 그 어느 때보다 유행에 민감한 시장이 되었다는 점이다. 따라서 고미술이나 모던 아트보다는 지금을 반영하고 변화무쌍한 동시대 미술의 인기가 현저히 높아진 것이다. 1980~90년대생 젊은 예술가들의 높은 인기와 가격 급상승은 동시대 미술 열풍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이 가운데서도 특이하게 여성 예술가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세계시장 빅이슈로 떠오른 NFT 아트
미술 시장을 이끄는 또 다른 것으로 ‘대체 불가능 토큰(NFT, Non-Fungible Token)이 있다. NFT 커뮤니티를 통해서 인기를 구축한 1980년생 비플(Beeple)의 작품은 2021년 3월, 크리스티 온라인 경매에서 엄청난 응찰 경쟁 끝에 미화 6930만 달러에 낙찰되면서 전체 생존작가 중 낙찰가 3위를 기록한 바 있다. 바스키아 같은 낙서화가 당대 감성과 시대정신을 포착했던 것처럼 이들 NFT 예술가들도 인터넷 세대 컬렉터들의 감성에 어필하고 있는 것이다. NFT가 예술가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열어 주면서 미술시장에서 중요한 품목으로 자리잡게 될 것은 확실해 보인다. 
블록체인 기술의 일환으로 미술품의 소유권 개념에 혁신을 가져올 수 있고, 정확한 출처 및 전시, 판매기록 등 모든 기록을 투명하게 만들어줄 수 있다는 것도 NFT의 큰 장점이다. 또한 진위 여부를 명백하게 하고, 재판매에 따른 아티스트 추급권 등의 전통미술시장의 문제점들을 해결해 주리라 기대된다. 하지만 이제 막 형성되고 있는 시장인만큼, 최근의 열풍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시장 개발의 방향성 등 미래가 불투명하다. 투기를 조작하여 이득을 취하려는 세력 등 어두운 그늘도 있기 때문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아트테크’ 열풍도 시장을 키우고 있다. 원래 미술품은 수익률이 상당한 자산이다. 씨티은행의 2021 미술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1985년부터 2020년까지 장기 투자자산 중 현대미술품이 사모펀드 다음으로 가장 높은 11.5%의 수익을 냈다. 미술투자자문사 마스터웍스도 지난 25년간 현대미술품의 수익률(14%)이 S&P 500(9.5%)보다 월등히 높은 것으로 파악했다. 
 
서울옥션의 지난해 신규 회원도 약 3500명이 온라인으로 가입한 30대가 가장 많았고, 컬렉터층이 젊어지면서 우국원, 문형태 등 젊은 작가 작품에 대한 수요도 크게 증가했다. 주로 전문가의 조언을 듣고 작품을 구매하는 기성 컬렉터들과 달리, MZ세대 컬렉터는 자신의 취향에 맞는 작품을 고르는 경향이 강하다. 여기에는 인플루언서의 역할도 크게 작용한다. 국내외 거장들과 신진 작가들의 작품을 다양하게 소장해 젊은 컬렉터의 대명사로 통하는 BTS의 RM이 대표적이다. RM이 단색화 거장 윤형근의 전시를 해외까지 날아가 관람하고 관람객에게 직접 작품을 설명하는 등 팬으로 알려지자 지난해 윤형근은 최초로 경매시장 낙찰총액 10위권에 진입했다. 이러한 아트테크 열풍의 과실을 컬렉터나 투자자만 누릴 게 아니라 예술가들이 왕성하게 창작활동을 할 수 있는 생태계 구축으로 이어지게 하는 시스템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편집국  sisanewsn@sisanews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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