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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회장, 내실 다지고 비전 제시“현대차 확 바뀐다” 정의선 중대 선언…
현대자동차그룹이 내년부터 모든 신차에 무선 업데이트 기능을 적용하기로 했다. 2025년까지 모든 차종을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로 바꾸겠다는 선언이다. 소프트웨어 쟁력을 높이기 위해 투자 보따리도 풀기로 했다. 2030년까지 총 18조원을 SW 분야에 투자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 메시지에서 “미래 상품의 경쟁력은 소프트웨어 원천기술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취임 후 2년 만에 현대차그룹을 ‘글로벌 톱3’로 끌어 올린 정 회장이 새로운 승부수를 꺼내 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내년부터 모든 신차 무선 업데이트
현대차그룹은 지난 10월 12일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소프트웨어 중심 모빌리티 비전을 발표했다. 박정국 연구개발본부장(사장)은 “새로운 기술 개발과 혁신을 통해 차 개념을 다시 정의하겠다”며 “데이터와 소프트웨어 기반으로 제품과 비즈니스를 전환해 모빌리티 패러다임을 전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2023년부터 출시하는 모든 차종에 무선(OTA)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차량 구입 후에도 서비스센터를 찾을 필요 없이 원하는 시간, 장소에서 성능을 개선하고 다양한 기능을 적용할 수 있다. 시간이 지나도 늘 최신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2025년까지 연식 변경 차량 등을 포함해 모두 SDV로 전환함에 따라 그룹의 커넥티드카 서비스에 가입한 차량이 올해 1000만 대에서 2025년 2000만 대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를 통해 수익성도 상당히 향상될 것으로 기대했다. 새로운 모빌리티산업을 주도하기 위해 ‘글로벌 소프트웨어센터’를 만든다는 계획도 내놨다. 미래 모빌리티와 로지스틱스 시장에 본격 진출하기 위해 소프트웨어 중심의 모빌리티용 디바이스와 솔루션을 개발하는 조직이다.
 
정의선 효과, 최대치를 경신 중인 실적
현대차그룹이 새로운 도전에 나설 수 있는 것은 지난 10월 14일 취임 2년을 맞는 정 회장이 그동안 탄탄히 다진 내실 덕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정 회장 체제 성과는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판매 순위와 실적에서 나타난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1∼8월 글로벌 판매량 419만3439대로 일본 도요타(637만7017대), 독일 폭스바겐(507만1930대)에 이어 3위에 올랐다. 2010년 이후 12년간 5위에 머물렀던 그룹 순위가 2년 만에 두 계단 뛰어오른 셈이다. 전기차 부문에서도 테슬라, 폭스바겐과 함께 ‘3강’을 다지고 있다.
분기마다 최대치를 경신 중인 실적도 성과를 뒷받침한다. 현대차·기아는 상반기 매출 106조5317억원, 영업이익 8조7493억원을 기록하며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정 회장 취임 첫해에 비해 네 배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이런 선전에는 ‘정의선 효과’가 컸다는 평가다. 정 회장이 최고경영자(CEO)로 첫 지휘를 맡았던 기아와 브랜드 출범을 주도한 제네시스가 큰 역할을 해냈기 때문이다. 자동차업계가 전기차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정 회장의 ‘퍼스트무버’ 전략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경쟁 회사보다 한발 빠른 결정으로 탄생한 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을 적용한 아이오닉 5, EV6는 세계 곳곳에서 선두로 달리고 있다.
 
42도 경사-60cm 수심 ‘질주’… 정의선의 ‘극한 실험’
현대자동차그룹은 또 충남 태안군의 ‘HMG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를 일반에 공개했다. 고성능 차량 개발과 세계 굴지의 모터스포츠 참가 등을 통해 글로벌 ‘톱 브랜드’로서의 위상 강화에 집중해 온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충남 태안군 남면 ‘HMG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126만 m²(약 38만 평) 규모 대지에 펼쳐진 다양한 트랙이 눈을 사로잡았다. 트랙 곳곳에 설치된 현대차, 기아, 제네시스 로고 입간판과 깃발은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로서의 자신감을 드러내는 듯했다. 이 센터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의 테스트트랙 ‘한국테크노링’에 위치하고 있다. 제네시스 G70, 기아 스팅어 등이 최대 42도 기울어진 경사면을 시속 200km 이상 고속으로 통과하는 고속주회로를 질주했다. 오프로드 코스에서는 현대 팰리세이드, 기아 모하비, 제네시스 G80 등이 최대 35도의 경사와 진흙, 바위 구간은 물론이고 60cm 깊이 수로도 가볍게 빠져나갔다. 고성능 브랜드 ‘N’의 로고를 단 차량들은 곳곳에서 굉음과 브레이크 밟는 소리를 내며 코스를 주파했다. 
현대차그룹은 친환경과 함께 프리미엄을 핵심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정 회장은 지난해 9월 제네시스 브랜드 행사에서 “서두르지 않고 내실을 쌓아 세계 고급차 시장에서 입지를 견고히 하겠다”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인센티브 전략까지 수정하면서 ‘제값 받기’에 나선 것도 그 때문이다. 익스피리언스 센터는 현대차그룹이 수년간 쌓아온 고성능 주행 기술을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전달하는 도구로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그룹은 2012년 당시 수석부회장이던 정 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월드랠리챔피언십(WRC)에 복귀했다. 이후 10년간 모터스포츠를 통한 자동차 기술력 향상에 공을 들여 왔다. 정 회장은 2015년 N 브랜드 출범을 주도하면서 현대차의 성능 발전에 앞장서기도 했다. 그는 당시부터 “미래 성장동력을 갖추려면 연구개발 강화와 브랜드 고급화가 필요하다”고 지속적으로 강조해 왔다.
 
현대차그룹은 이후 N 브랜드 차량을 제대로 소개할 수 있는 전용 인프라 확보를 추진했다. 일반 도로나 경주용 트랙은 N 브랜드의 제동력, 가속력, 회전 시 균형 유지 능력 등을 보여주기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2014년 BMW가 인천 영종도에 세운 ‘BMW 드라이빙 센터’도 현대차그룹을 자극했다. 개관식을 찾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직접 시승을 하며 센터에 대한 애정을 나타냈다. 결국 현재 부지에 HMG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를 짓기로 하면서 한국타이어와의 시너지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조현범 회장이 이끄는 한국타이어 역시 다양한 모터스포츠 대회를 후원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전기차 경주 대회 ‘E-프리·Prix(포뮬러E)’ 메인 스폰서로도 나선다. 정 회장과 조 회장은 익스피리언스 센터 개관식에 나란히 참석하기도 했다. 소비자들도 현대차그룹의 이번 행보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일주일 중 금, 토, 일요일 사흘만 운영되는 이 센터는 일반인 상대 개장일에 판매 한도 175장 중 166장의 이용권이 팔렸다. 자동차 애호가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면서 올해 예약은 거의 마감된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 전기차 생산 거점 확보 위해 12조원 투자
특히 정의선이 세계 주요 시장에 전기차 현지 생산시설을 지으며 전동화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2022년 5월21일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공장 건설 예정 부지에서 ‘현대차그룹-조지아주 전기차 전용공장 투자 협약식’을 열었다. 정의선은 이날 행사에 영상으로 참석해 “미국 조지아에 전기차 전용 생산 거점을 마련하고 미국 고객을 위한 혁신적 전기차를 생산하겠다”며 “제조 혁신기술 도입, 신재생 에너지 활용 등으로 미국 내 첫 스마트 공장으로서 현대차그룹의 미래 모빌리티 비전 달성을 위한 중요한 교두보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전용공장과 배터리셀 공장을 포함해 미국 내 전기차 생산체제 구축을 위해 모두 6조3천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조지아 전기차 공장은 2025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2023년 상반기에 착공에 들어간다. 
완성차 제조 위주였던 사업 영역을 미래항공모빌리티(AAM), 로보틱스 등으로 확장했다는 점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기계산업의 상징과 같았던 현대차그룹을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탈바꿈시켰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글로벌 유력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지난 4월 정 회장을 ‘세계 자동차산업의 파괴적 혁신가’ 중 ‘올해의 선지자’로 선정하면서 “현대차그룹은 정 회장의 리더십과 비전 아래 모빌리티의 가능성을 재정립하고 인류에게 ‘이동의 자유’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현대차 브랜드 위상 높아져
현대자동차 브랜드 차량들이 유럽과 미국 등 자동차 선진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다. 현대차는 2022년 4월14일 현대차의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가 ‘2022 월드카 어워즈’에서 ‘세계 올해의 차’와 ‘세계 올해의 전기차’, ‘세계 올해의 자동차 디자인’ 등 3개 부문의 상을 받았다고 밝혔다. 월드카 어워즈는 ‘유럽 올해의 차’와 ‘북미 올해의 차’와 함께 세계 3대 자동차 상으로 꼽힌다. 유럽 올해의 차와 북미 올해의 차와 달리 특정 지역이 아니라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상인 만큼 의미가 큰 것으로 여겨진다. 월드카 어워즈 심사위원단은 세계 올해의 차에 선정된 아이오닉5을 두고 “복고풍이면서도 미래지향적인 디자인과 유연한 실내공간의 적절한 조화를 앞세워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입지를 굳히며 현대차의 완벽한 주력 모델로 자리 잡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아이오닉 5의 디자인은 심리스(seamless) 기술 기반으로 뛰어난 비율을 구현해 신선한 느낌을 주며 내장 디자인과 소재 등에서도 현대적 감각이 엿보인다”고 격찬했다.
아이오닉5는 월드카 어워즈뿐 아니라 ‘독일 올해의 차’, ‘영국 올해의 차’, ‘아우토빌트 선정 최고의 수입차’, ‘오토익스프레스 선정 올해의 차’, ‘2021 IDEA 디자인 금상’ 등 여러 상을 휩쓸었다. 특히 유럽과 북미 등 선진 자동차 시장에서 각종 상을 수상한 것은 의미가 크다. 이런 잇따른 수상은 판매량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지용웅 대기자  goyow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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