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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물가 상승률, 13년 만에 최고치 급등스태그플레이션 ‘목전’ 오버킬 우려의 목소리 높아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급등은 경제 주체들의 의사 결정에 불확실성을 높이면서, 한국 경제가 안정적인 성장 경로에서 이탈하게 만드는 충격을 줄 수 있다고 판단되는 현실이다. 국내 경제의 가장 큰 불안 요인은 고물가(인플레이션의 심화)와 이에 따르는 경기 침체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인플레이션이 심화되고 장기화될 때, 가장 우려되는 점은 거시경제적인 불확실성 증폭이다. 가계, 기업, 정부 각각의 경제활동(소비, 투자, 정책)에 대한 의사결정에 합리성이 결여되어 경제 내 비효율성이 증폭되기 때문이다. 
 
외환위기 수준의 인플레이션 근접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동월대비 5%대 후반에서 6%대 초반으로 예상되며, 만약 6%대일 경우 23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번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대 초반이면 1998년 11월(6.8%) 이후 23년 7개월 만에 최고치이다. 지난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동월대비 5.4%로 2008년 8월(5.6%) 이후 13년 9개월 만에 최고치로 이번 6%대로의 진입은 그 기록을 갱신하는 의미를 가진다. 특히, 급격한 소비자물가 상승이 진행 중인 것이 우려된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21년 1월 전년동월대비 0.9%에서 불과 2022년 6월에 6% 내외로 급증했다.
물가 상승률 정점에 접근, 1997년 이후 최고 상승 폭으로 기저효과를 감안할 때, 물가 상승률 정점은 6~8월 중일 가능성이 높으나, 이후 수요측 물가 상승 압력이 가세할 경우 정점 형성이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
 

최근 4~6월의 물가 상승률 급증은 기저효과의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2021년 4~6월까지 전월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월평균 0.1%에 불과하였으나, 2022년 4~6월까지의 전월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월평균 0.7%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전년동월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월 4.8%, 5월 5.4%, 6월 6% 내외로 가속되었다. 반대로 하반기에 들어 기저효과에 따른 상승률 증가 압력이 약화되는 역(逆)기저효과의 영향으로 물가 상승률이 점차 하락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즉, 2021년 7~12월까지 전월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월평균 0.3%로 2021년 하반기에 들어 소비자물가가 본격적으로 상승하였기 때문이다. 다만, 2022년 상반기의 물가 상승률 속도(전월대비 0.7%)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경우 물가 상승률이 예상치를 상회하면서 인플레이션 정점 형성이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
한편, 역사상 사례를 기준으로 해도 이번 물가 급등기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정점은 6~8월 중 형성되거나 늦어도 하반기 중에는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과거 물가 급등기(물가 상승률이 증가)의 지속 기간이 7~27개월인데, 이번 물가 급등기의 지속 기간이 이미 20개월을 넘어서고 있으며 그 상승 폭도 1997년 이후 가장 크기 때문에 하반기 중 정점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
 
서민 체감 경기 급락의 우려가 현실로
인플레이션이 경제고통지수의 급등을 유발하면서, 서민 삶의 질을 악화시키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5월 기준 경제고통지수는 2022년 8.4p로 2001년 5월(9.0p)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경제고통지수는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실업률의 합으로, 2022년 5월 경제고통지수는 5월 실업률(3.0%)과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5.4%)의 합인 8.4p이다. 이는 2001년 5월 경제고통지수(9.0p) 이후 5월 기준으로 21년 만의 최고치에 해당된다. 특히, 2020년 5월 4.3p에서 2021년 5월 6.6p, 2022년 5월에 8.4p로 급격한 상승세를 보이면서, 코로나 위기 이후 서민 체감경기가 빠르게 악화 중인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6월 이후에도 물가 급등의 영향으로 경제고통지수가 높은 수준을 장기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업률이 크게 변동하지 않는 지표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이번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에 경제고통지수의 최고치 기록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판단된다. 
 
스티커 쇼크에 따른 보복 소비, 더 나아가 소비 절벽 진행 중
고물가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으로 ‘스티커 쇼크(sticker shock)’가 ‘보복 소비’ 심리를 압도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인플레이션이 장기화되고 물가 상승이 급격한 속도를 가지면서 고물가에 따른 소비심리 냉각이 진행 중이다. 소비자동향지수 중 물가수준 CSI의 값은 2021년 140p대에서 2021년 11월 150p대로 올라섰으며, 2022년 6월에는 163p로 크게 상승하였다. 반대로 가계의 종합적 소비심리를 나타내 주는 소비자심리지수(CCSI, Composite Consumer Sentiment Index) 값은 2021년 11월 107.6p를 정점으로 점차 낮아지다가 2022년 6월 96.4로 전월(102.6p)대비 6.2p 급락했다. 실물소비 지표에서도 엔데믹과 위드코로나 정책으로 보복 소비를 기대하였으나, 최근 인플레이션이 장기화되고 물가 상승이 급격한 속도를 가지면서 고물가에 따른 소비 침체(스티커 쇼크, sticker shock)가 진행 중이다. 4월 중 정부 방역 정책이 ‘위드 코로나‘로 전환되면서 보복 소비 동기에 의한 소비 회복이 기대되었다. 그러나, 인플레이션이 심화되면서 소매판매액지수 증가율은 2022년 1월 이후 5개월 연속 감소세를 지속 중인 상황이다.
 
‘빅스텝’과 ‘오버킬’에 따른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미 FED의 정책금리 인상이 가속화 중인 가운데, 국내에서도 예측치를 크게 상회하는 물가 상승률이 지속되면서 우리 통화정책이 인플레이션에 과잉 대응할 우려가 존재한다. 미국의 빠른 금리 인상 속도와 최근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급등 현상에 직면하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도 7월이나 8월 중 빅스텝(0.5%p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6월 미 연준 자료에 따르면 미국 정책금리는 현재 수준(1.5%~1.75%)에서 연말 3.4%(중간값)로 급격한 인상이 예상된다. 
 
인플레이션 쇼크를 극복하려면 부처 간 긴말한 정책 
한국 경제가 인플레이션 쇼크를 극복하고 스태그플레이션 국면으로 진입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첫째, 인플레 기대심리 확산에 따른 고물가 고착화 방지 목적의 금리 인상은 불가피하나, 통화정책의 ‘과잉 대응(overkill)’에 따른 가계부채 경착륙 가능성도 고려되어야 한다. 국내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를 안정화시키고 미국과의 금리 역전에 따른 외환 시장 불안정성을 완화하기 위해서, 기준금리 인상은 불가피하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다른 국가에 비해 가계부채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에 시장의 예상을 넘어서는 과도한 금리 인상은 가계의 구매력 고갈을 유발하여 내수 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둘째, ‘물가 안정’과 ‘경기 진작’이라는 상충되는 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경제 부처 간 긴밀한 ‘정책 공조’가 요구된다. 고물가와 경기 침체가 동시에 발생할 가능성이 점증되는 상황에서, ‘물가 안정’과 ‘경기 진작’이라는 정책 목표를 동시에 추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셋째, 포워드가이던스(금통위원들의 기준금리에 대한 점도표 또는 중간값 제시 등) 도입을 통해 금융·통화당국과 시장(민간)의 소통을 확대하여 금융·통화정책의 예측 가능성 제고와 금융 시장 안정을 도모해야 한다. 대내외 경제 여건에 불확실성이 중첩되는 상황에서 통화정책마저 불확실성이 높을 경우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증폭될 우려가 있다. 따라서 통화정책의 예측 가능성이 확보될 필요가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금융·통화 당국과 시장의 소통 채널이 확대되고 가계 및 기업 부채의 연착륙을 위한 민관의 공동 대응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시장 상황 개선하고 결국 기업 경쟁력 높여야
마지막으로, 三重苦(高원자재가, 高환율, 高금리)에 따른 생산 부문의 활력 약화를 방지하기 위해, 대응 여력이 취약한 중소·중견 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최근과 같이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높은 시기에는 정부의 산업·기업 정책은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대응 여력이 취약한 중소·중견 기업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우선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등으로 인한 GVC 교란에 따른 원자재·소재·부품·장비 공급망 불안정성에 대응하여, 민간과 정책 당국 간 소통 확대와 긴밀한 협력이 필요한 실정이다. 
또한, 정부가 계획하고 있는 규제 완화 로드맵이 차질 없이 추진되어야 할 것이며, 특히 기업 투자 활성화를 위해 투자세액 공제제도의 대상과 수혜 폭의 확대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나아가, 대기업에 비해 대응 여력이 취약한 중소·중견 기업의 경영 안정화를 위해, 공공 부문의 기업 신용 공여 시스템을 활성화시키고, 중소·중견기업 특화 저금리 투자 상품의 개발, 잠재력 있는 기술 기업에 대한 정부 보증 제도의 확대 등이 필요한 현실이다. 한편, 최근 원부자재 가격 상승, 물류 비용 증가 등으로 B2B 시장의 자체 가격 조정 기능이 작동하지 않는 점과 관련하여, 정책 당국의 적극적인 중재 노력을 통해 생산 활동이 지체되는 문제를 완화시켜야 할 것으로 보인다.              

유인경 기자  yinkyung@sisanews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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