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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앞당긴 자전거 전성시대대중교통 대신할 안전한 교통수단 ‘고유가 시대’… 자전거 매출 급증
상하이에서 고속철도로 20분 거리의 쿤산. 코로나19 확산 저지를 위해 지난 4월 6일부터 봉쇄에 들어간 쿤산은 대만 기업들의 중국 공장 집결지로 불리는 곳이다. 세계 최대 자전거 업체인 대만 자이언트의 공장도 그곳에 있다는 이유로 가동을 중단한 상태다. 보니 투 자이언트 회장은 4월 12일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부품을 조달하는 기간이 과거 1~2개월이면 됐는데 2년이 걸리는 경우도 있다”며 자이언트는 쿤산 공장을 포함해 중국에서 매년 전체 생산량의 절반인 350만 대의 자전거를 만든다. 지하철과 버스 같은 대중교통을 대신할 수 있는 안전한 교통수단으로 자전거가 주목받았다.
 
자이언트, 팬데믹 이후 연매출 3조 경신
세계 최대 자전거 제조사인 대만의 자이언트(Giant)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전 세계적인 자전거 붐이 일면서 코로나19 특수를 톡톡히 누렸다. 2021년 자이언트의 매출은 28억5000만 달러(약 3조5682억 원)로 팬데믹 직전인 2019년 대비 약 30% 증가, 처음으로 3조 원대를 기록했다. 사람들이 출퇴근 시 대중교통 대신 자전거를 이용하는 경우가 증가했고, 피트니스 목적으로 자전거를 타려는 수요가 증가한 영향이 컸다. 팬데믹 이후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걷기와 함께 자전거 타기를 권장하기도 했다. 자이언트는 1972년 자전거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로 문을 열었다. 이후 1981년 자이언트라는 자체 브랜드를 만들었고, 전 세계로 진출을 시작했다. 1985년 유럽, 1987년 미국, 1989년 일본, 1991년 호주, 1994년 중국 시장에 잇달아 진출하며 시장을 확대했다. 현재 50여 개 국가에 1만2000여 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고, 대만과 중국, 네덜란드, 헝가리에 공장을 설립해 운영 중이다.
코로나에 이어, 날씨가 따듯해지면서 야외활동이 활발해지고, 휘발유 값이 급등하면서 자전거 매출이 더 급증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국내 휘발유 가격은 국제 유가 상승으로 올해 1월 셋째 주부터 3월 말까지 10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국내 휘발유 값은 2012년 10월 이후 10년 만에 리터당 2000원을 넘어섰고, 경유값도 석 달 만에 30% 이상 치솟았다. 이에 출퇴근이나 근거리 이동을 할 수 있는 자전거의 수요가 늘었다. 국내 자전거업계 1위인 삼천리자전거는 지난해 매출액이 1273억 원으로 전년 대비 4.96% 증가했다. 코로나19 이후 자전거가 비대면 이동 수단으로 주목을 받으면서 수요가 급증한 가운데 전기자전거와 퍼포먼스 자전거를 비롯해 MTB·로드·아동용 등 전 라인업에서 판매가 증가하며 호실적을 달성했다.
 
자전거 출·퇴근자 ‘확대’로 자전거 용품도 매출 증가 
자전거의 이용률이 높아지면서 자전거 관련 용품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번개 장터가 올해 1분기 MZ세대의 레저 아이템의 거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자전거 용품이 골프와 캠핑, 축구를 제치고 가장 높은 거래 규모를 기록했다. 자전거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이후 새로운 교통수단의 반열에 오른 전기자전거는 올해도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고유가 시대를 맞아 기름값 부담 없이 이동이나 운송 수단으로 전기자전거를 이용하는 이들이 많아질 것으로 보이며, 성능이 뛰어난 레저용 전기자전거의 수요도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사례가 늘면서 최근 유통업계의 ‘이어폰’ 매출도 급증했다. 최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유가가 가파르게 상승했던 지난 3월부터 4월 28까지 이마트에서 판매한 이어폰 매출은 이전 같은 기간(1월 1일~2월 28일) 대비 15%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자전거 매출은 이전 같은 기간 대비 225% 늘었고, 장갑·이너웨어·글러브·핸드폰 거치대 같은 자전거 관련 용품 매출도 76% 증가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기름값이 크게 올라 자동차 사용을 줄이고 대중교통이나 자전거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며 “계절적 요인도 있지만 자전거나 이어폰 관련 매출 증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눈의 띄는 전기자전거 시장의 성장 
전기자전거는 코로나19가 퍼지면서 대중교통을 피해 사람들과 접촉을 최소화한 PM과 비대면 모빌리티로 각광받으며 호황을 누리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개인용 모빌리티 증가 추세에 출퇴근부터 여가나 취미활동, 배달·업무 용 등 라이프 스타일의 다양화도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전기자전거는 자동차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으며, 일반 자전거보다 속도도 빠르고 장거리 주행까지 가능해서다. 또 친환경성은 전기자전거가 권장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다. 미국 포틀랜드주립대 연구진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내연기관 자동차의 15%를 전기자전거로 대체할 경우 탄소 배출량이 12%까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일반 자동차 대신 전기자전거를 몰 경우 한대당 이산화탄소 저감 효과는 연간 225kg이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해외 기업들은 전기자전거 활용에 적극적이다. 아마존은 차량 택배의 심각한 비효율 개선과 탄소 저감 방안으로 뉴욕에 전기자전거 배송팀을 도입했다. DHL도 체코에서 네 바퀴형 1인 전기자전거로 배송서비스를 시작했다. 지자체들의 전기자전거 활용 정책도 눈에 띈다. 미국 뉴욕시 도로교통국은 시범사업으로 지역화물택배 트럭을 대신 전기자전거를 도입했다. 이로 인해 하루 택배 200만 건 처리에 따른 막대한 교통 체증 해결과 탄소 배출 저감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다. 마이크 파라 DHL 아메리카 CEO는 최근 “택배용 전기자전거가 ‘배송 활동 중 배기가스 제로’ 등 목표를 달성하는 데 중요한 구실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자전거업계 관계자도 “전기자전거는 친환경 이동수단이자 갈수록 복잡해지는 도심 교통문제를 해결한 현실적인 수단”이라며 “대당 1000만 원대 보조금을 전기차 대신 유럽처럼 전기자전거에 주면 30~50배의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유 자전거 서비스 호퍼(Hopr) 설립자인 조시 스콰이어(Josh Squire)는 “코로나는 전기자전거의 발전을 몇 해 앞당겼다고 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각종 도시들과 공유자전거 기업들, 심지어 P2P 자전거 공유 플랫폼(자전거 소유자 개인이 이용자에게 직접 대여해주는 시스템)까지 모두 ‘전기자전거’로 전환해 가고 있다. 꼭 이동이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감염 위험성이 비교적 높은 버스나 열차를 대신해, 공유 자전거가 대안으로 떠올랐다. 9개 도시에서 공유 자전거 서비스를 운영 중인 승차공유 기업 리프트(Lyft)는 대략 3만 명의 필수 통근 근로자들에게 무료 연간 이용권을 제공하기도 했다. 
 
다시 부는 공유 자전거 붐
서울시와 자치구의 공유 자전거와 재생 자전거도 인기다. 특히 서울시가 지난 1~3월 광진구, 영등포구에서 진행된 재생 자전거 온라인 시범판매 결과, 재생 자전거 판매금액이 전년 동기 대비 약 2.8배 증가했다. 시범판매 기간에 팔린 재생 자전거는 총 165대로 1500여만 원의 수익을 자활센터에 지급했다. 서울시는 강북구 등 10개 구로 확대하는 한편 내년 초부터는 전체 자치구에서 판매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오포, 모바이크 등 대형 공유 자전거업체의 등장은 이제 막 걸음마 단계인 국내 시장에도 큰 자극이 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오바이크, 지바이크, 에스바이크, 라이클 등 민간 스타트업을 비롯해 서울시 공공자전거 ‘따릉이’ 등 지자체 참여를 통해 공유 자전거 확산이 이뤄지고 있다. 지자체가 직접 운영하는 공유 자전거는 거치대 설치에 따르는 공간 확보 등 행정적인 걸림돌을 회피하는 데 있어 민간 업체보다 유리한 점이 많다. 서울시 공공자전거 ‘따릉이’의 경우 2015년 2000여 개였던 대여소가 2017년 2만여 개로 10배나 증가했다. 회원 수 또한 같은 기간 3만4000여 명에서 59만8000여 명으로 무려 20배 가까이 늘어났다. 따릉이는 하루 1000원의 저렴한 가격으로 자전거를 대여할 수 있으며, 정기권의 경우 1년 정기권을 3만원(2시간 권 4만원)에 구매할 수 있다. 서울시 전 지역에 대여소가 광범위하게 퍼져 있어 이용이 편리한 점도 강점이다.
 
아직 국내 공유 자전거 시장의 중심은 지자체지만, 민간 업체의 참여도 확산되고 있다. 지바이크의 경우 모바일 앱 ‘지빌리티’를 통해 10분간 대여료 200원의 가격으로 자전거 대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아직 서울시 송파구, 건국대학교, 판교, 제주도 등 지역에서 자전거 약 300대를 운영하고 있어 ‘따릉이’에 비하면 작은 규모지만 높은 기술력을 활용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점은 지바이크만의 강점이다. 지바이크는 앱 사용자들의 데이터를 분석해 자전거 사용자가 많은 지역을 가상의 울타리로 지정하고 이 안에 자전거를 두고 가는 회원에게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등의 특별한 서비스로 고객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황지현 기자  hgh@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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