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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에 부는 메타버스 바람디지털 금융시대 ‘대안 점포’ 되나 MZ세대 소통서 직접 플랫폼 구축까지
금융권에 부는 메타버스 바람이 심상치 않다. 처음엔 MZ세대와 소통하기 위한 새로운 플랫폼 정도로 인식되다 고객을 만날 수 있는 새로운 차원의 영역으로 자리잡으면서 그야말로 금융회사들은 “메타버스에 진심”이다. 빅테크와의 경쟁을 위해 플랫폼화를 서두르는 금융권에 메타버스는 새롭게 부상하는 전장(戰場)이다.
 
메타버스, 그들만의 공간에서 우리들의 세계로
한때 싸이월드에 사진첩을 채워가던 중년들에게 지난해까지 메타버스는 그저 신기한 가상의 소통공간이었다. 2021년 민영화 완성을 앞두고 MZ세대 유입을 통해 판을 바꿀 준비를 하던 우리금융 손태승 회장은 그 누구보다 디지털 전환(DT, Digital Transformation)을 강조해왔다. 이를 위해 사내에 영업점과 고객센터 직원들로 구성된 프로젝트팀 ‘블루팀’을 운영하며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귀울여왔다. 
지난해 8월 손 회장은 이들 블루팀과 소통하는 방식으로 메타버스를 선택하도록 지시했다. MZ세대와 소통하는데 MZ들이 노는 방식 속으로 들어가겠다는 의지였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일선 직원에게 지주 회장과 소통하면서 기탄없이 말해보라 해도 말하기 어려울 것이 현실이겠지만, 메타버스 플랫폼 안에서 아바타로 닉네임을 부르며 소통하다보니 자연스레 현장의 목소리가 봇물처럼 쏟아졌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은 새로운 플랫폼의 가능성에 눈을 뜨고 아시아게임 e스포츠 국가대표팀 공식 후원사에 나서는 등 미래 고객이 될 MZ세대를 품에 안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
 
자체 플랫폼 구축, “장난이 아니다”
CEO가 자세를 낮춰 MZ세대 방식을 따라하고 뉴 소통 채널로 인식하던 것이 지난해 버전이라면, 새해들어 금융사들은 기존 플랫폼을 빌어오는 것을 넘어 자체 플랫폼 구축에 나섰다. 지난 3월 14일 금융권 최초로 메타버스 자체 플랫폼 구축을 선언한 것은 신한은행이다. 신한은행은 금융과 비금융 영역을 확장하고 연결해 가상 공간에서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과 직관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비전을 안고 ‘신한 메타버스’ 플랫폼을 구축 중이다. 지금의 중년들도 익숙한 보드게임을 원용해 블록으로 구성된 보드를 다양한 형태로 이어 붙여 맵을 구성하고 콘텐츠를 추가할수록 새로 맵을 확장해 가는 방식을 취했다. 신한은행은 약 일주일간 일반에 베타서비스를 오픈, SNS를 통해 로그인해 체험할 수 있게 만들었다. 이용자의 반응을 보고 부족한점을 보완해 고도화해가려는 시도였다.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별도 앱 설치라는 장애물 없이 웹을 통해 쉽게 접속하도록 했다. 
 
클라우드 기반으로 구현된 ‘신한 메타버스’에는 모임, 휴식 등을 할 수 있는 최초 진입 공간 ‘스퀘어’, 서소문 디지로그 브랜치의 이미지를 차용한 은행 지점 ‘브랜치’, KBO와 함께 이벤트 등을 진행하는 ‘야구장’, GS25편의점을 구현해 실제 구입이 가능한 공간 ‘스토어’ 등을 구현해 고객들이 신한의 메타버스를 체험할 수 있게 준비했다. 신한은행은 프로야구 공식 스폰서로서 ‘신한 프로야구 적금’을 출시하는 등 스포츠마케팅을 펼치고, GS리테일의 슈퍼마켓 GS더프레시와 혁신점포를 오픈해 디지털데스크와 스마트키오스크를 설치, 은행 직원과 화상으로 예적금, 대출 등 은행업무를 진행중이다. 신한은행이 구현하려는 메타버스 안에 야구장과 스토어를 입점시킨 것은 빅테크 대비 강점을 지닌 오프라인과 메타버스 플랫폼을 연계해 이른바 ‘옴니채널’ 전략을 실현하려는 접근이다. 현실에서 만나는 금융을 가상현실에서 만날 수 있는 세상이 눈앞에 오고 있다. 신한금융이 내세우는 ‘더 쉽고 편안한, 더 새로운 금융’이라는 비전 실현이 메타버스로 완성되는 그림이다.
 
은행간 점포 공유 추진
하나은행은 산업은행과 최근 ‘점포망 공동이용 서비스’를 시작했다. 산업은행 고객은 최근 하나은행의 영업점과 자동화기기(ATM)를 통해 입출금 거래와 통장 정리 등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산업은행을 거래하던 손님들은 산업은행에서 기존에 취급하고 있지 않은 청약상품, 개인신용대출, 정부 연계 상생협약 상품 등 다양한 개인금융 상품을 하나은행 영업점에서 상담 받을 수 있게 됐다. 이를 통해 고령층 등 디지털금융 소외계층에 대한 금융 접근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산업은행과의 점포망 공동이용 서비스를 통해 디지털금융 소외계층의 불편을 해소하고 ‘손님 중심’의 금융에 한발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협업을 통해 하나은행만의 한 차원 높은 차별화된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두 은행이 한 점포를 공유하는 공동점포도 곧 문을 열 예정이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이달 중 경기 용인시 수지구 신봉동에 공동 점포를 내기로 했다. 이 지역은 현재 두 은행의 지점이 없는 상태다. 하나은행 수지신봉지점이 지난해 9월 13일 문을 닫은 데 이어 우리은행 신봉지점도 같은 해 12월 30일 폐쇄됐다. 두 은행은 옛 우리은행 신봉지점 자리에 50평 규모의 영업 공간을 확보하고, 각 은행이 절반의 공간을 사용하기로 했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도 올 상반기 중에 경북 영주의 공동점포 개점을 논의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영업점 공백을 매우기 위해 화상상담과 셀프(Self) 거래 등으로 대부분의 업무처리가 가능한 ‘초소형 점포’를 내걸었다. 초소형 점포인 ‘디지털 익스프레스(EXPRESS)점’은 디지털데스크, 스마트키오스크, ATM 등 디지털기기 3종으로 구성된 무인점포이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말 폐쇄된 문산, 우이동, 구일지점 위치에 각각 디지털 익스프레스를 오픈했다. 고객은 디지털데스크에서 화상상담 직원을 통해 상품상담은 물론 지점 창구 수준의 업무를 볼 수 있고 스마트키오스크를 이용해 예금신규, 카드발급, 각종 신고 등 셀프(Self)거래가 가능하며 ATM으로 현금 입·출금과 이체 등의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거인의 어깨위에 올라타 연합군 형성
신한은행이 자체 메타버스 플랫폼을 구축하는 동안 하나금융은 메타버스 플랫폼 구축의 인프라를 누구보다 잘 갖추고 있는 대표 게임회사 ‘컴투스’ 플랫폼과 손을 잡았다. 전임 김정태 회장은 지난 3월 16일, 본인의 임기 마지막 미션 중 하나로 하나금융이 메타버스 플랫폼 강자의 어깨위에 올라타 연합군들과 시너지를 내는 일에 팔을 걷어붙였다. MOU 행사장에는 김정태 당시 회장, 송병준 컴투스 의장, 박성호 하나은행장, 송재준 컴투스 대표 등 관계사 대표들이 빠짐없이 참석했다. 퇴임을 앞둔 회장이 게임회사 CEO와 메타버스금융인프라 구축 MOU를 위해 포토라인에 선 것은 하나금융이 이 일에 얼마나 진지한지를 보여주는 일화다. 양사는 컴투스가 준비중인 메타버스 플랫폼 ‘컴투버스(Com2Verse)’에 금융 시스템을 접목하고, ‘컴투버스’에 참여하는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과 이용자들이 가상세계에서도 원활하게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메타버스 내 금융 인프라를 공동으로 개발·구축에 착수했다. 
 
쇼핑·패션·교육·헬스케어·게임·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이 합류하게 될 ‘컴투버스’에서 메타버스 금융 생태계를 조성하고, 이들을 위한 금융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목적이다. 하나금융은 ‘컴투버스’ 내 참여 기업들과의 긴밀한 교류와 협력을 통해 메타버스에 특화된 금융 서비스 개발은 물론 각종 핀테크 신사업까지 공동으로 추진해 나간다는 전략을 세웠다.‘컴투버스’ 내 ‘오피스 월드’에 하나금융그룹 임직원들이 근무할 수 있는 가상 오피스를 구현하며, 이곳에서 소통과 협업을 강화해 메타버스 내 협업 모델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시스템이 구축된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새로운 플랫폼을 구축해 그들을 불러모으려면 시간, 비용 등이 크지만 뜻이 맡는 연합군 속으로 들어가면 효율성은 높이고 시너지는 극대화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 전문성을 가진 대표 게임사 플랫폼과 손을 잡았다”고 말했다.
 
소파에 누워 자산관리 상담을 받는 세상을 꿈꾸다
국민은행은 2019년 10월 여의도 국회 앞에 인사이트(InsighT) 지점을 오픈하고 테크그룹 소속 개발자들이 모여 영업을 하고 있다. 통창력(Insight)와 IT를 결합한 조어 ‘InsighT’가 상징하듯 이 곳에선 국민은행 전 지점에 구현할 디지털 실험을 제일 먼저 적용해보는 ‘테스트베드’다. 보통 금융회사의 IT개발자들은 영업점이 가진 고객경험을 간접적으로 알게 돼 현장이 원하는 개발을 구현하기 어려운게 현실이다. 국민은행은 영업점과 IT개발자 사이의 ‘통역’과정 없이 현장의 니즈를 개발자들이 바로 알기 위해 아예 현장으로 엔지니어들이 달려간 사례다. 
지점 안에는 개발자들이 직접 구현한 KB메타버스VR 브랜치 시스템이 운영 중이다. 가상공간 안에 현실감 있는 영업점을 구축해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DM)를 쓰면 그 안에서 자산관리 상담 등 차별화 서비스가 가능한 가상 지점이다. 헤드마운트를 쓰고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 나오는 것처럼 허공에서 공간을 열고 들어가 자기 계좌를 확인하고, 궁금한 점이 있을 때는 자산관리 컨설턴트를 호출해 상담을 받는 일이 거실 소파에서도 가능하게 될 전망이다. 이 지점을 운영중인 방기석 지점장이 최근 상공회의소에서 개최되는 ‘2022 ST포럼’ 패널로 참여해 이 VR브랜치 구축의 과정과 에피소드, 개발자이자 현장 영업맨이 말하는 메타버스 자산관리의 미래에 대해 오프라인과 유튜브에서 동시 전달한다.                             

김근혜 기자  sisanewsn@sisanews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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