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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소송 전문가가 말하는 진화생물학 ‘권성희 변호사’소극적 생물관 넘어선 ‘선생존 후번식’ 원리
기존생물학에서는 기술문명의 수혜를 입고 있는 현대적 인간이 진화적으로는 여전히 원시 시대를 배회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 그러나 지난 가을 새로운 진화론 '선생존 후번식'을 주창하는 저서 ‘생활사 상속으로 본 성의 진화와 용불용으로 본 종의 분화’를 출간한 권성희 변호사는 '모든 생물은 환경 반응체인바, 현대적 인간 역시 현재의 환경에 민감하게 반응하여 적응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해결이 요원한 저출산 문제와 높은 자살율을 새로운 진화론으로 접근할 것을 요구한다.
 
생물의 준칙 ‘선생존 후번식’이 인간의 행동도 규정
권성희 변호사는 “동식물뿐만 아니라 인간 행동의 이면에도 모든 생물이 살아가는 대원칙 ‘선생존 후번식’이 흐른다”고 말했다. OECD 가입국 가운데 기록적으로 낮은 출산율과 높은 자살율이라는 불명예가 지워지지 않고 있는 한국 사회에서 그의 통찰은 현상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열쇠를 제공하고 있다. 각종 정책들이 수년째 쏟아지고 있지만 해결이 요원한 상태에서 권 변호사는 “이 같은 현상이 과연 생물학과 무관한가?”라고 반문하면서 성의 진화 메커니즘을 제시하고 새로운 진화론인 ‘선생존 후번식’을 통해 인간을 이해하는 저서 생활사 상속으로 본 성의 진화와 용불용으로 본 종의 분화를 출간해 큰 파장을 일으켰다. 그가 진단한 한국 사회의 저조한 출산율과 높은 자살율은 당장의 생존에도 벅찬 부정적 환경에 대한 반응이다. 생존이 확보되지 않는 상황에서 번식 즉, 결혼이나 출산을 하지 않고 자살율도 높다는 것이다. 
“생물은 원핵생물, 원생생물과 다세포생물 순서로 진화했고, 위 3계의 생물 모두가 ‘선생존 후번식’ 원칙에 의해 살아가며, 유성생식으로 진화한 것도 이 법칙에 따른 결과”라고 짚은 권 변호사는 원생생물은 가혹한 환경에서 생존하기 위하여 생식세포를 형성, 접합하여 단단한 몸체가 되었다가 환경이 좋아진 후 번식한 데서 유성생식이 나왔고, 다세포생물도 생존에 위협을 가하지 않는 선에서 번식 시기와 번식 방법 등에 변주를 주어왔다고 설명했다. 동식물의 번식은 각각의 개체가 생태적 지위 상에서 안정적으로 생존할 수 있게 된 후에 번식한다.
 
인류의 결혼 방식 또한 이를 벗어나지 않는다. 권 변호사는 원시 부족을 예로 들어 설명하면서, 족외혼을 엄수하는 것은 근친 결합으로 인한 기형 등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하였다. 한편 일부일처제는 번식 경쟁이 불필요할 정도로 과도해져 생물종의 안정을 해치지 않도록 하는 방어선 역할을 한다면서 이 또한 ‘선생존 후번식’ 현상이라고 하였다. 실제로 세계 각 지역의 사례를 살펴보면 이를 확인할 수 있다. 환경이 극단적으로 척박한 지역에서는 두 남자가 힘을 합해야 처자식의 부양이 가능하므로 일처다부제가, 부가 가문에 집중되는 지역에서는 소수의 남자가 여러 처를 부양하는 일부다처제가 통용되고 있는 점이 근거이다. 권 변호사는 “많은 예산을 투입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저출산이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은 기존의 정책들이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원인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전면적인 재검토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혼소송 전문 변호사가 바라본 진화생물학과 부부 관계
진화론에 대해 본격적인 논의를 편 권 변호사는 법조인으로서 경력을 쌓아왔다는 점에서 독특한 이력을 보유하고 있다. 그는 이혼소송을 전담하면서 부부 갈등의 많은 사례들을 접하게 되었고 성격 차이로 인한 갈등들을 진화생물학적 관점에서 분석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하지만 다윈 진화론에 실제 사례들에 접목시켜보니 현상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다고 한다. 그는 생물이 환경의 선택을 받아 진화한다는 소극적인 생물관을 수용할 수 없다고 판단, 5년간 생물학계의 저서 400여 권을 정독하면서 생물학의 최대 과제인 유성생식의 진화 메커니즘을 파악하는데 전념했다. 그 결과 다윈의 ‘자연선택’을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진화론인 ‘선생존 후번식’을 밝혔다. 그는 생존과 번식의 선후관계에 대해 “순서에 의한 용불용”이라고 간결하게 정리했다. 
 
그렇다면 이상적인 부부 관계와 조합을 진화론으로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권 변호사는 ‘보완적 관계’를 강조했다. 그는 관념적인 구호로서의 보완이 아니라 현실적으로 서로 다른 측면, 부족한 점들의 조합이 상호 생존에 도움이 되는 보완 작용을 유발한다고 보았다. “인류는 크게 두 가지 성격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면서 “전두엽을 우세하게 사용하는 이성형과 편도체가 우세한 감성형은 둘 다 단점이 있지만 이를 조합하여 부부 관계를 형성할 경우 서로의 장점을 활용하여 생존에 유리한 공동체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감성형은 전두엽의 힘이 약하므로 정서가 불안정하기 쉽지만 대신 뛰어난 공감능력이 있다. 이성형은 이와 반대이다. 따라서 상반된 성격의 부부가 결합하되 이러한 장단점을 인지하고 존중한다면 서로의 단점을 보완하여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권 변호사는 “자신과 상대의 기질적 특성에 대한 이해와 존중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생존이 확보되어야 저출산과 자살율 문제 해결 가능  
저서 ‘생활사 상속으로 본 성의 진화와 용불용으로 본 종의 분화’에서 권 변호사는 신과 종교라는 개념 또한 인지를 보완하기 위한 궁극의 과학적 현상으로 보았다. 동성애는 산업혁명기에 살기가 극히 어려워진 노동자들이 의무뿐인 가장 노릇을 거부하고 애정 관계에 우선순위를 둔 것으로도 설명할 수 있다. 폐경기는 노령의 여성이 임신과 출산으로 인해 생존에 장애를 일으키지 않기 위해 진화하였으며, 여성의 낙태 역시 출산이 여성의 생존을 침해하므로 진화한 ‘전형적인 선생존 후번식’ 현상이다. 
 
인간의 자유의지 또한 생물학적으로 설명 가능하다. 벤자민 리벳은 “인간은 무엇인가 하려고 할 때 ‘하고자 하는 의지’를 인식하는 순간보다 뇌의 반응이 더 빨리 일어나므로 자유의지가 없다”고 결론을 내렸는데, 권 변호사는 이를 “생체적 정보를 언어로 번역하는 과정에 대한 이해가 없기 때문”이라고 본다. 프로이트의 의식과 무의식 개념 또한 마찬가지이다. 언어중추가 좌뇌에 있는 이유는 인류의 90%가 오른손잡이임에서 유래한다고 한다. 인간의 뇌는 상향길과 하향길이 있는데 상향길은 뱀을 만나는 등의 급박한 위험이 있을 때 ‘언어에 의한 번역’을 거치지 않고 먼저 반응한 후 그 경험을 언어로 번역하여 기억하기 때문이다. 인류가 침팬지보다 몸이 더 큼에도 육체적인 힘과 속도에서 밀리는 이유 역시 언어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속도가 느려진 것에서 기인한다. 권 변호사는 “인간의 현재 상태는 자연선택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기관의 용불용의 정직한 자취”라면서 “출산율을 제고하고 자살율을 줄이기 위해서는 고용과 집값 안정 및 복지 등의 생존 환경을 개선하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명규 기자  sisanewsn@sisanews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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