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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반도체 비전 선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제2반도체 신화’ 쓴다 삼바 생산 모더나 전세계 수출길 열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전략적으로 육성중인 바이오 사업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면서 ‘제2반도체 신화’를 향해 한걸음 성큼 다가섰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국내서 생산한 모더나 백신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조판매 품목허가’를 받으면서 전 세계 수출이 가능해졌다. 글로벌 바이오 업계에서 생산력과 기술력을 인정받으면서 더 많은 가능성이 열리고 있다. 
 
국내, 아태지역 등 수출 전망 
지난 12월 14일 모더나가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생산을 맡긴 코로나19 백신 ‘스파이크박스주’가 식약처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았다. 이번에 모더나 코리아가 획득한 품목허가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국내 의약품 제조공장에서 생산된 모더나 mRNA 백신의 정식 품목허가로 국내 판매 및 해외 수출이 가능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모더나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5월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기술 혁신을 통해 생산 소요 기간을 대폭 단축했고, 계약 체결 후 5개월 만에 초도생산 물량을 국내에 출하해 백신 수급을 확대했다. 모더나 코리아는 11월 초 ‘스파이크박스주’라는 제품명으로 식약처에 정식 품목허가를 신청했고, 한 달여 만에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생산한 모더나 백신은 11월 필리핀과 12월 콜롬비아에서도 긴급사용 승인을 받았다. 업계에서는 이번에 식약처로부터 백신에 대한 품목허가를 받은 것을 계기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생산한 모더나 백신이 국내는 물론 아시아·태평양 지역 등 광범위한 지역에도 공급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한국 정부와 모더나의 신속한 대응과 긴밀한 협업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생산한 제품이 국내 첫 mRNA 백신 품목허가를 받게 된 것은 또 하나의 의미 있는 이정표를 세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백신 공급에 대한 중요성이 증가함에 따라 안정적인 백신 공급을 위해 정부 및 고객사와 지속해서 협력해 나갈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글로벌 백신 허브’로 급부상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모더나 이외에도 최근 미국 그린라이트 바이오사이언스사와 코로나19 mRNA 백신 후보물질 원료의약품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완제품(DP) 생산을 넘어 이제는 원료의약품(DS)을 생산하는 단계에 이르렀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대규모 원료의약품 생산부터 무균충전, 라벨링, 패키징까지 mRNA 백신 생산에 대한 원스톱 서비스가 가능해졌다. 이 같은 성과를 낸 배경으로 경영복귀 이후 바이오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이 부회장의 노력이 한 몫 했다는 평가다. 이 부회장은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백신 조기 생산을 독려했으며, 8월 모더나 최고경영진과 화상회의를 통해 백신 생산과 바이오산업 협력 확대를 논의했다. 그 결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백신 공급은 예정보다 한 달 이상 단축됐다. 
삼성은 지난 2021년 8월에 미래를 위한 240조원 투자를 발표하면서 바이오 시밀러를 강화해 제2의 반도체 신화를 창출하겠다고 선언했다. 삼성은 의약품위탁생산개발(CDMO) 분야 경쟁력 확보를 위해 공격적인 투자에 나설 예정이다. 5공장과 6공장 건설을 통해 글로벌 바이오 의약품 생산 허브로서 절대 우위를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시장에서는 이를 바탕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백신 및 세포·유전자 치료제 등 차세대 치료제 CDMO에도 새로 진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부회장의 행보도 이와 무관치 않다. 2021년 11월 16일 미국을 방문한 이 부회장은 누바 아페얀 모더나 공동 설립자 겸 이사회 의장을 만나 바이오 분야 협력에 대해 논의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이 반도체 사업을 육성했던 방식을 바이오 사업에도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최고경영자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해외 파트너들과의 신뢰를 다지고 빠른 의사결정과 투자를 통해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차량용 반도체 공략 ‘시동’
뿐만 아니다. 삼성전자가 테슬라에 차세대 자율주행(FSD) 칩을 납품하며 전기차 반도체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 이를 토대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내건 ‘2030 시스템 반도체 세계 1위’ 목표 달성도 순항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월 첫 주에 테슬라에 공급할 차세대 자율주행차용 반도체를 출시할 예정이다. 업계에선 테슬라의 픽업트럭인 ‘사이버 트럭(Cyber truck)’에 이 칩이 탑재될 것으로 보고 있다.
FSD 칩 신제품은 국내 화성 공장에서 7나노 공정을 기반으로 현재 생산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는 지난 2019년부터 FSD 칩을 삼성 파운드리에 위탁 생산 중으로, 이전까진 미국 텍사스주에 위치한 삼성전자 오스틴 공장에서 해당 칩이 양산됐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설계 지원도 일부 제공하는 것으로 안다”며 “높은 생산 수율과 전기차 안전성을 보장하기 위해 최신 공정이 아닌 화성 공장의 7나노를 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테슬라가 차세대 FSD 칩 파운드리 업체로 TSMC가 아닌 삼성전자를 택한 것은 생산 비용과 장기적인 협력 가능성 등 다양한 조건을 고려해서다. 삼성전자는 고성능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그래픽 D램 등 첨단 차량용 메모리 솔루션도 테슬라에 공급할 것이란 얘기가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가 이번에 공급하는 차량용 메모리 솔루션은 고성능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최적화된 것으로 평가받는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자율 주행 시스템이 확대되고 고해상도 지도, 동영상 스트리밍, 고사양 게임 등 차량 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고도화되면서 고용량·고성능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자동차 시장의 반도체 교체 주기가 7~8년에서 3~4년으로 단축되고 서버급 성능과 용량이 필요한 시장으로 점차 변해가고 있다는 점에서 삼성전자가 이처럼 나선 듯 하다”고 밝혔다. 
또 업계에선 이와 관련된 시장에 대한 전망이 밝다는 점도 삼성전자가 해당 사업을 더 강화하는 이유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올해 초 450억 달러(약 53조2천억원) 규모였던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매년 9% 이상씩 성장해 2026년에는 740억 달러(약 87조5천억원)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차량용 반도체 수요도 지난해 1천325억 개에서 연평균 8%씩 증가해 2027년엔 2천83억 개에 달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테슬라 외에 다른 자동차 업체들도 적극 공략하는 모양새다. 특히 최근엔 폭스바겐 전기차에 탑재되고 있는 차량용 시스템반도체 3종을 공개해 눈길을 끈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의 전장 시스템이 고도화될수록 삼성전자가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서 입지를 더 탄탄하게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며 “차량용 반도체로 쓰이던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은 생산량을 늘리기엔 수익성이 높지 않은 만큼, 삼성전자가 앞으로 최첨단 생산 라인을 활용해 전기차와 자율주행차에 들어갈 고사양 반도체를 적극 앞세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 유럽 찾아 반도체 공급망 점검
이 부회장은 2021년 11월 북미 출장을 시작으로 12월 초 아랍에미리트(UAE) 출장까지 소화하며 글로벌 경영을 재개한 바 있다. 특히 이 부회장은 북미 출장 이후 “시장의 냉혹한 현실을 직접 보고 오니 마음이 무거웠다”고 위기의식을 드러내며 ‘뉴 삼성’으로 전환에 속도를 내는 상황이다. 삼성전자의 파격 인사와 조직개편 역시 이 부회장의 위기 의식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중 반도체 전쟁이 격화되는 상황 속에서 미국에 파운드리 투자를 결정한 이 부회장이 중국과도 조율할 사안이 많을 것으로 판단된다. 삼성전자는 현재 중국 산시성 시안과 쑤저우에 각각 반도체 생산 공장과 후공정(패키징)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시안 공장은 삼성의 유일한 해외 메모리 반도체 생산기지다.
삼성전자가 150억 달러(약 17조8000억원)를 투자한 시안의 반도체 제2공장도 거의 완공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삼성으로서는 최대 수출 시장이자 공급망 관리 차원에서도 결코 놓칠 수 없는 중요 시장인 것이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반도체 구현을 위해 EUV 기술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2000년대부터 ASML과 초미세 반도체 공정 기술 및 장비 개발을 위해 협력해 왔으며, 2012년에는 ASML에 대한 전략적 지분 투자를 통해 파트너십을 강화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시스템반도체에 이어 최첨단 메모리반도체 분야까지 EUV의 활용 범위를 확대해 가고 있으며 특히 파운드리 사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두 회사 간 협력 관계도 확대되고 있다.                                           
취재_ 정의주 기자

정의주 기자  sisanewsn@sisanews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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