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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경제전망 글로벌 경제 습격한 4대 리스크자원의 무기화… 공급망 병목현상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올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종식이 불가능해졌고, 이는 세계 경제 회복의 걸림돌이 됐다. 최근 요소수 대란으로 대표되는 공급망 병목도 델타 변이 확산으로 인한 항만 화물 작업 마비가 원인이었다. 공급망 병목은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원인이 됐고,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해 각국의 통화긴축 정책 필요성이 커졌다.’글로벌 경제 4대 리스크’는 델타 변이 바이러스, 공급망 병목, 통화 긴축, 차이나 리스크를 조명했다. 지금의 글로벌 경제는 하나의 리스크가 또다른 리스크를 만들고, 리스크 간 얽히고 설킨 복잡한 상호작용이 나타난다는 게 특징이다. 이 때문에 우리가 이들 리스크에 대응하는 출발점은 선제적인 예측이다.
 
델타 변이 보복 소비 가로막나
지난 10월 미국 로스앤젤레스(LA)항에 정박했지만 화물을 내리지 못한 컨테이너선이 100척을 넘어섰다. 부산에서 출발한 한 선박은 화물 운송까지 10일이 걸렸는데, 화물을 항구에 적재하는 데만 20일이 걸렸다고 한다.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이하 델타 변이) 확산으로 현지 화물 작업 인력이 급감한 데다, 기존 물류 작업에 투입돼 온 선원들의 상륙이 제한된 탓이었다. 미국의 3분기 경제 성장률이 전 분기 대비 연율 2%로 작년 1, 2분기 마이너스 성장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발표된 지난 10월, 뉴욕타임스(NYT)는 델타 변이 확산으로 인한 소비 지출 감소를 주요인으로 꼽았다. 전광우 세계경제연구원 이사장은 “델타 변이 확산 이후 백신 효능이 떨어지면서 팬데믹이 장기화했고, 전반적으로 경제 성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라고 했다. 
현재 미국, 영국, 한국 등 주요국 코로나19 확진자의 90% 이상이 델타 변이 환자다. 델타 변이 확산은 뉴노멀(새로운 일상)로 가기 위한 보복 소비에 대한 기대감을 꺾는 것은 물론 물류망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델타 변이 탓에 여행 회복세가 주춤하면서 글로벌 항공 화물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여객기의 운항 정상화가 더뎌지고 있다.” 대한항공 한 관계자의 최근 전언은 델타 변이발 물류 리스크의 복잡성을 보여준다. 굴착기에 사용하는 요소수 재고가 공급망 병목 현상으로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중국산 요소 수입에 의존해온 요소수 가격은 10L(리터)당 1만원에서 10만원까지 가격이 치솟고 있지만 없어서 못 구할 정도다. 
 
 
전 세계 ‘공급망 병목’ 일상화
전 세계 공급망을 자국에 유리한 방향으로 재편하기 위한 미국과 중국의 갈등 역시 리스크로 꼽힌다. 이미 ‘신냉전’ 시대가 도래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공급망 차질 여파는 이미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올해 여름 세계 최대 반도체 생산기지 중 하나인 동남아 지역에 코로나19 확산세가 커지자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이 본격화됐다. 3분기 국내 완성차 5개사의 자동차 생산량은 2008년 이후 13년 만에 가장 작은 규모로 쪼그라들었다. 이는 투자에도 영향을 미쳐 3분기 설비투자는 운송장비 등의 위축으로 2.3% 떨어졌다. 원자재 가격 충격은 건설 현장을 덮쳤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건설자재 수급 불안으로 공사가 중단된 현장은 60여곳으로 나타났다. 철근과 시멘트 등 자재 가격이 일제히 오르면서 작업할수록 손해가 불어나자 공사를 중단한 현장이 속출한 것이다. 이는 3분기에도 이어져 건설투자가 3.0% 하락하며 3분기 성장률을 끌어내리는 역할을 했다. 
 
최근에는 중국 전력난이 한국 경제에 영향을 미쳤다. 중국에 공장이 있는 애플과 테슬라의 일부 공급업체가 전력 공급제한 조치로 가동을 중단하자 한국 기업의 반도체 중간재 재고 비율이 상승했다. 물건을 실어나르는 물류산업 역시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제품 가격을 끌어올렸다. 글로벌 선사들이 예정된 선박 일정을 얼마나 잘 지켰는지 보여주는 정시성 지표는 올해 8월 33.6%로 1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컨테이너 도착 지연 기간은 7.5일로 역대 최장 기간이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와 롱비치 항만 앞바다에는 여전히 80여척의 화물선이 떠 있고 짐을 내리기 위해 최소 2주 이상 입항을 기다려야 한다. 공급망 차질은 운임 비용 상승으로 이어져 기업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관세청의 10월 수출 컨테이너 운임 통계를 보면 2TEU(40피트짜리 표준 컨테이너 1대분)당 신고 운임은 미국 서부 기준 1139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3% 올랐다. 올 4월까지만 해도 500만원대이던 운임은 5월 들어 34.2%나 증가한 이후, 9월에는 1000만원대를 돌파했다. 
 
역대급 인플레에 조기 통화긴축 우려↑
미국 물가가 근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금리 인상 시점이 앞당겨질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미국의 긴축 행보가 빨라지면서 증권가에선 국내 주식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11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8% 증가해 6개월 연속 5%를 넘었다. 이는 1982년 6월(7.1%) 이후 39년 만에 최대 폭 상승이다. 지난달 미국의 소비자물가는 거의 모든 분야에 걸쳐 광범위하게 치솟았다. 가장 높이 뛰어오른 건 에너지 분야다. 전년 동월과 비교해 에너지는 33.3% 급등했고, 이 중 휘발유는 1년 새 58.1%나 폭등했다. 올해 봄부터 물가 상승의 최대 원인이던 중고차는 지난달에도 31.4% 상승했다. 식음료는 6.1%, 주거비는 3.8% 각각 올랐다. 
미국의 물가 상승률이 6개월 연속 5%대를 웃돌면서 물가안정 목표치(2%)를 훌쩍 뛰어넘자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라던 연준의 입장도 바뀌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최근 “이제는 ‘일시적’이라는 단어 사용을 중지하고 우리가 의미하는 것을 더 정확하게 설명해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미국보다 선제적으로 기준금리를 올려 온 만큼 미국의 정책금리 인상 시기가 앞당겨 지더라도 금융시장 영향은 제한적이란 의견이 주를 이룬다.
 
3중 차이나 리스크를 어쩌나
중국은 세계경제 성장의 30% 이상을 떠맡아왔다. 미국과 유럽, 일본을 모두 합친 것보다 기여도가 크다. 당연히 중국 경제의 향방은 세계경제에 심대한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지금 중국은 세계경제를 흔드는 리스크의 진원지다. 생산 감소로 인한 공급망 차질은 중국이 세계경제에 미치는 리스크의 하나일 뿐이다. 리스크는 복합적이며, 특히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은 치명적이다. 중국은 세계의 공장이다. 현재 중국은 글로벌 공급망의 1차 출발점이자 생산기지다. 중국으로부터의 공급에 문제가 생기면 세계는 금단현상을 보인다. 한국이 요소수 품귀라는 직격탄을 맞았다면 유럽은 지금 중국의 마그네슘 감산에 휘청대고 있다. 마그네슘은 알루미늄 합금의 원재료다. 중국은 전 세계 마그네슘의 85%를 공급해 왔지만 역시 전력난을 이유로 생산량을 평소의 40%로 줄였다. 중국 마그네슘의 절반 이상이 유럽으로 수출되어왔다. 
 
중국이 마그네슘 생산을 확대하지 않으면 유럽의 차량 생산도 중단될 수 있다고 한다. 공급망 위기가 세계경제의 회복을 발목 잡는 가운데 중국에 의존하는 원자재 수급은 특히 빨간불이 들어온다. 자업자득의 측면도 있다.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미국과 유럽 등 많은 선진기업이 중국으로 공장을 옮겼다. 높은 인건비와 환경오염을 피한다는 이유로 ‘천연자원의 1차 가공업’을 중국에 떠넘겼다. 현재 많은 소재산업이 중국의 공급망에 의존하는데 중국이 생산을 멈추면 세계도 생산을 멈춰야 한다. 우리나라는 미국이나 일본 같은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리스크가 더 크다. 중간재 품목을 중심으로 형성된 양국의 독특한 분업구조 때문이다. 굳이 중국에서 수입하지 않아도 되는 품목을 중국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취재_ 이철영 기자

이철영 대기자  lcyfe@sisanew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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