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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기반 ‘하이퍼로컬’ 서비스 뜬다사회적 거리두기, 비대면 신 비즈니스 제공
최근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비대면 소통에 익숙한 MZ세대의 부상 등 사회문화적 배경으로 인해 우리가 사는 동네가 삶의 중심으로 진입했다. 동네 소비 증가에 대응해 기업들 은 동네 상품과 서비스를 출시하고 네이버 등 이커머스 기업이 주민 간 상거래뿐 아니라 동네 기반 온라인 커뮤니티 기능을 제공하는 포털 서비스를 구축하기 위한 경쟁에 나섰다. 새로운 비즈니스의 중심지로 부상한 동네 경제, 동네 가게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하이퍼로컬 서비스는 과연 어떠한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할까. 
 
삶의 중심으로 진입한 동네

동네가 삶의 중심으로 진입한 것은 피부로 느낄 수 있다. 통계도 이를 입증한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작한 지난해 3~4월에 유일하게 늘어난 소비 분야가 ‘홈 어라운드 소비’였다. 집에서 500m 이내의 카드 결제는 8% 증가한 반면 집에서 멀어질수록 소비가 줄어 3㎞ 넘게 떨어진 곳에서의 카드 결제는 12.6%나 감소했다. 1차 코로나19 확산이 진정된 지난해 5월 말에는 서울시 소상공인 매출이 동네 상권을 중심으로 회복됐다. 동네 상권 매출은 2019년 같은 기간 대비 97~99% 회복한 반면 대학가와 관광지는 부진을 벗어나지 못했다. 대학이 문을 열지 못하고 여행을 가는 사람이 줄었기 때문이다. 업종별 매출 변화도 흥미롭다. 인터넷 쇼핑, 홈쇼핑 등 온택트 업종의 매출만 늘어난 것이 아니었다. 

자전거, 정육점, 주류전문점, 슈퍼마켓, 약국 등 동네 업종이 매출 증가 상위 10개 업종 중 절반을 차지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신뢰도 변화 조사에서도 동네의 부상이 부각됐다. 이웃 사람과 지방정부의 신뢰도가 높아졌는데 이 항목들이 리스트에 올랐다는 것 자체가 큰 의미가 있다. 동네 경제와 로컬택트가 활성화되자 동네 기반 서비스도 증가하고 있다. 동네 주민 간 중고 직거래를 중개하는 당근마켓의 방문자 수가 급증해 당근마켓은 이제 국내 제1의 중고품 거래 서비스로 성장했다. 다른 대기업도 동네 주민 배달, 동네 맛집 추천, 동네 상품 선물하기, 동네 시장 배송 등 다양한 동네 기반 서비스를 연이어 출시하고 있다. 
과거에는 제주를 순환하는 여행이 유행했으나 최근에는 한 지역에 들어가면 나오지 않고 동네와 지역 문화를 즐기는 여행자가 늘어난 것이다. 동네 중심 도시의 특징인 직주 근접 현상도 뚜렷하다. 코로나19 위기가 시작되기 전에도 MZ세대를 중심으로 직장에서 가까운 곳에 사는 회사원이 증가하는 추세였다. 서울에서 직장과 같은 자치구에 거주하는 회사원이 이미 2018년에 절반을 넘었다. 따라서 코로나19 시대의 생활 패턴은 그전부터 시작된 변화의 연장이라고 해석하는 것이 맞다. 코로나19 위기가 단기에 해결된다고 해도 지금의 생활방식은 변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할 수 있는 이유다.
 
로컬 지향 경제와 동네의 부상

사실 동네 중심 도시는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 미국의 도시학자 제인 제이콥스가 1960년대 골목길 도시의 보전을 주장한 이후 많은 도시학자가 휴먼 스케일 도시, 사람 중심 도시, 걷고 싶은 도시 등의 개념으로 생활권 도시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1990년대 선진국의 MZ세대가 역동적인 어반 문화를 찾아 다운타운으로 이주하면서 선진국 도시들은 도심에서 일자리, 상업 활동, 주거시설을 활성화하는 도시 재생 사업을 추진하기도 했다. 특히 인구 감소를 겪는 산업도시가 상업과 주거시설을 도심에 집중시켜 도시 환경과 고령 인구 복지를 개선하는 생활권 도시 사업에 열중했다. 최근 글로벌 대도시도 생활권 활성화를 통해 주민 삶의 질을 높이고자 노력하고 있다. 도시 어느 곳에 살아도 자전거로 15분이면 갈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계획을 발표한 프랑스 파리가 대표적 사례다. 미국 젊은이들이 선망하는 곳인 포틀랜드도 도시를 95개 상업지역으로 나누어 동네 단위의 경제 활성화 계획을 수립한다. 한국에서도 동네의 부상에서 로컬 지향을 감지할 수 있다. 2010년대 초반에 등장한 한국의 로컬 지향은 귀농 귀촌, 제주 이민, 골목 상권, 핫플레이스, 고향 지향 등 5개의 형태로 진행된다. 빅데이터도 로컬과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우호적인 인식을 확인한다. 

사람들이 ‘로컬’, ‘골목길’, ‘라이프스타일’ 등의 단어와 함께 연상하는 감성은 ‘다양한’, ‘가능하다’, ‘좋다’ 등 모두 미래지향적이고 희망적이다. 톱 10 연관어 중 부정적인 단어는 찾아볼 수 없다. MZ세대 사이에서는 ‘로컬 전성시대’가 왔다고 할 만큼 로컬과 로컬 창업에 관심이 많다. 로컬이 부상한 배경에는 삶의 질에 대한 욕구가 존재한다. 환경과 공동체에 대한 위기의식을 느끼는 MZ세대는 대량생산과 대량소비의 대안으로 지역생산과 지역소비를 선호한다. 개인주의와 공동체를 통합하기 위한 노력도 MZ세대의 특색이다. 여유 있게 일상을 즐기고 이웃과 소통하며 사는 것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는다. 무엇보다 진정성을 중시하는 MZ세대는 로컬을 자신의 정체성을 구현할 수 있는 장소로 인식한다. 환경, 공동체, 정체성 등 삶의 질에 대한 욕구가 로컬 지향 현상으로 표출되는 것이다. 
장기적으로 보면 로컬 지향은 한국이 2010년대 들어와 서구의 탈물질주의를 수용한 것을 의미한다. 서구사회는 1960년대 혼란기를 거쳐 1970년대에 진입하면서 물질적 성공, 경제, 성실, 조직, 신분을 강조하는 물질주의를 개성, 다양성, 삶의 질, 사회적 가치를 중시하는 탈물질주의로 교체하기 시작했다.  한국은 오랫동안 소득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물질주의를 벗어나지 못하는 국가로 머물렀다. 
 
로컬 비즈니스의 세 가지 유형
로컬 비즈니스의 미래를 디지털 전환에서 찾는 기업이 많다. 많은 로컬 크리에이터들이 이미 SNS, 온라인 쇼핑몰, 크라우드펀딩 등 디지털 소셜 플랫폼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오프라인에서 활동하는 로컬 비즈니스가 대기업 브랜드와 경쟁할 수 있는 이유도 디지털 기술이다. 작은 기업들도 위치 기반 서비스, SNS 등 디지털 기술 덕분에 높은 임대료를 지불하지 않는 장소에서 광고비를 지출하지 않고 모객할 수 있다.  
앞으로 동네 경제의 성장을 견인할 사업 분야가 지역 단위 이커머스다. ‘로마켓’은 소비자가 앱을 통해 근처 동네 마트에서 신선식품과 생활용품을 주문할 수 있도록 연결하는 동네 마트 온라인 장보기 서비스다. 시흥 월곶동의 ‘팜닷’과 같이 지역 농산품 생산자와 지역 소비자를 연결하는 이커머스 기업도 등장했다. 한편 ‘동네 경제’의 가능성을 알아본 대기업들이 동네 기반 서비스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GS리테일은 애플리케이션으로 주문한 편의점 상품을 1.5㎞ 이내 주민이 배달하는 ‘우리동네 딜리버리’, 네이버는 동네 재래시장과 대형마트 주문 시 당일 배송해 주는 ‘네이버 장보기’, 티몬은 지인에게 동네 상품과 서비스를 선물할 수 있는 ‘지역 상품 선물하기’를 출시했다. 
 
당근마켓, 하이퍼로컬 플랫폼 동반성장
당근마켓을 중심으로 하이퍼로컬 스타트업 동반 성장 생태계가 만들어지고 있다. 당근마켓에 입점한 스타트업 매출이 이전보다 최대 3배 이상 상승하는 등 지역 기반 커뮤니티 저력이 커지고 있다. 비즈프로필을 이용하는 업체는 지역기반 온라인 광고를 가장 큰 장점으로 꼽았다. 불특정 다수에게 보여지는 포털 광고는 가성비가 좋지 않다. 전단지 배포나 아파트 게시판 광고 등은 효율이 떨어지고 진입도 제한된다. 당근마켓 가입자도 한몫했다. 당근마켓은 전국 6577개 지역에서 이용자 2200만명을 보유하고 있다. 
월간이용자수(MAU)는 1600만명이다. 비대면 생활 폐기물 수거 서비스를 제공하는 '오늘수거'는 당근마켓 이용 후 매출이 200% 성장했다. 특정 동네를 대상으로만 광고를 노출할 수 있는 당근마켓 지역광고를 활용해 서울 강남구, 서초구 이용자 대상 온라인 광고를 진행해 효율을 높이고 비용을 낮췄다. 소통 창구가 열려있는 점도 고객 확보에 기여했다. 전문 홈트레이너가 집으로 찾아가 일대일 맞춤형 방문 운동 서비스를 제공하는 '후케어스'는 당근마켓 입점 후 매출이 50% 상승했다. 고객 개인별 역량을 파악한 후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퍼스널트레이닝(PT) 특성상 고객과 소통이 중요하다. 비즈프로필을 통해 이용자 문의에 실시간 응대하면서 가입 고객이 증가했다. 하이퍼로컬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도시 밀도가 높고, 정보기술(IT)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어 휴대폰을 이용한 고객 위치 정보 파악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취재_ 유인경 기자

유인경 기자  sisanewsn@sisanews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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