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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 펀 슈머 저격한 ‘밈 마케팅’‘오징어게임’ ‘똥 밟았네’ 등 밈 인기

인기를 끌고 있는 콘텐츠, 사진 및 영상, 유행어 등을 활용한 마케팅을 ‘밈 마케팅’이라 한다. 밈 마케팅은 밈(Meme)과 마케팅|(Marketing)의 합성어다. 특정 콘텐츠나 문화가 존재한다고 밈이 되는 것은 아니다. 바이러스가 전파되기 위해서 숙주가 필요한 것처럼 어떤 매개가 필요한데, 인터넷이 그 역할을 한다. 뉴미디어 사회 속에서 SNS나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통해 문화적 특징이 빠르게 전파되면서 하나의 밈이 형성되고 강력한 힘을 갖게 되는 것이다. ‘밈 문화’는 인터넷에 익숙한 MZ세대를 중심으로 빠르게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밈’ 문화의 효과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식 날, 초대를 받은 세계적인 저명인사들 가운데 주인공인 조 바이든보다 더 시선을 끈 인물은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었다. 미국에서 가장 작은 주 중의 하나인 버몬트 출신 무소속 상원의원으로 진보적이면서도 인간적인 정치이념으로 두 번에 걸쳐 민주당 대통령 후보 지명전에 뛰어들어 젊은 층의 폭발적인 인기를 끈 바 있었지만, 여전히 미국의 마이너리티 정치인인 그가 대통령 취임식장의 ‘신 스틸러’(scene-stealer)가 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밈(meme) 현상이다. 출발은 대통령 취임식에 걸맞은 성장을 한 권위적 유명 인사들 사이에 낡은 등산용 점퍼에 손 모아 털장갑을 끼고, 마치 미국 시골 촌로(村老)의 모습으로 다리를 꼰 채 추운 듯 웅크리고 앉아 있는 버니 샌더스의 사진 한 장이다. 

권위에 저항하는 이 인간적인 사진 한장이 사람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그의 정치이념이자 브랜드를 상징적으로 표현하며 인터넷과 SNS 통해 전 세계인의 감성을 자극한 것이다. 지지자가 직접 손으로 떠서 선물한 털장갑을 끼고 손을 모으고 있는 것 역시 화제가 됐다. 이 장갑이 지지자가 낡은 스웨터를 업사이클링한 털실로 이 장갑을 만들어 그에게 선물한 것으로 알려지자, 진보적 이념의 실천가 이미지를 상징하게 됐다. 이후 이사진은 SNS상에 10만개가 넘는 밈(meme)으로 재창조되고 각각의 이미지는 수억 개의 ‘좋아요’로 인터넷을 달구었다. 텍사스의 토비킹이란 여성은 그의 취임식 패션을 형상화한 털실 인형을 만들어 이베이 경매사이트에 올렸는데, 7시간 동안 뜨개질로 만든 이 인형이 2만300 달러에 팔리는 일도 벌어졌다. 
심지어 샌더스의 이 사진 한장은 티셔츠 등 각종 굿즈로 만들어져 5일 만에 20억원이 팔리는 진기록이 만들어졌다(물론 수익금은 모두 버몬트주 노인을 지원하는 자선단체에 기부가 되었다). 샌더스의 밈은 한국에서도 엄청난 반향을 불렀다. 강남스타일의 싸이가 그와 함께 말춤을 추는 사진으로 MZ세대들의 박수를 받았고 모 대학의 본관 앞에 앉아 있는 그의 합성사진을 대학입학원서를 기다리는 상황으로 묘사하며 신입생들의 눈길을 끌었다. 주한 미국대사관의 김장 행사에도 함께하며, 소탈한 샌더스는 한국의 불우 이웃을 돕는 미국인들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진화생물학적 용어인 ‘밈’의 변화  
밈(meme)이란 말은 원래 진화생물학에서 유래한 말이다. 영국의 진화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가 1976년 그의 저서 ‘이기적 유전자(The Selfish Gene)’에서 문화의 진화를 설명하면서 처음으로 사용한 학술용어다. 모방을 뜻하는 그리스어 미메시스(mimesis)와 유전자(gene)의 합성어다. 이 책에서 도킨스는 밈을 ‘인간의 유전자처럼 자기 복제적 특징을 지니며 번식해 대를 이어 전해져 오는 사상이나 종교, 이념 같은 정신적 사유’로 정의했다. 다시 말해 밈은 사람들 사이에서 구전을 통해 재생산되는 모든 문화적 현상을 총칭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소셜미디어의 발달로 인해 밈은 새로운 소통방식을 설명하는 용어로 재정의되었다. ‘재미와 보람을 중요하게 여기고, 느슨한 연대를 즐기는 세대와 기술의 발달이 만나 형성된 일종의 인터넷상 놀이 문화 혹은 현상’이라고 할 수 있겠다. 
밈을 단순히 재미있는 영상 혹은 유행어로 생각할 수도 있어 한국어 표현으로 ‘짤’ 혹은 ‘짤방’으로 혼용되기도 하는데 동영상을 포함한 사회현상을 통틀어 말하는 ‘밈’과 다르게 ‘짤’은 단순히 재미있는 사진이나 GIF 파일, 혹은 동영상만을 통칭한다. 즉, 밈은 특정 사진이나 영상보다는 누군가가 열정과 에너지를 쏟아 만든 특정 결과물을 함께 향유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재미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인터넷에서 유행하는 특정 문화 요소를 모방 혹은 재가공한 콘텐츠로 유행, 챌린지, 짤, 패러디 등이 밈의 범주에 들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밈 현상은 이제 하나의 놀이 문화를 넘어 브랜딩과 마케팅을 좌우하는 하나의 트랜드로 성장하고 있다.   
 
‘오징어게임’ ‘똥 밟았네’ 등 밈 인기 얻어  
2022년을 통틀어 밈의 가장 큰 소재가 된 문화 현상은 역시 ‘오징어 게임’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전 지구적인 반향에 힘입어 수백만 개의 ‘짤’과 패러디 영상, 심지어 오징어 게임 로고의 핑크빛 글자체를 모방하는 셀 수 없을 정도의 많은 광고물이 등장했다. 패션 이커머스 브랜드인 무신사는 가장 먼저 넷플릭스와 공식 협업을 통해 오징어 게임에 등장한 초록색 체육복 456개를 추첨을 통해 한정 판매했는데 5일간 무려 18만8000여 명이 응모해 414대1의 경쟁률을 보이는 진기록을 만들었다. 또 이 회사는 극 중 새벽 역을 맡은 정호연을 출연시킨 ‘셀럽도 다무신사랑’ 캠페인 인터뷰 영상을 공개하고 정호연의 브랜드를 대표하는 뮤즈로 전격 발탁하며 무신사스토어 입점 브랜드와 함께 화보를 선보였다. 이탈리아 커피 ‘일리’도 발 빠르게 밈을 이용했다. 
오징어 게임 속에 ‘달고나’가 등장하면서 세계인들의 관심이 들끓자, 메뉴에도 없던 신제품 ‘달고나 커피’를 출시했다. 이커머스 브랜드 ‘위메프’도 밈 마케팅을 통해 온라인 서바이벌 ‘위메프 게임’을 개최해 퀴즈 정답 맞히기, 달고나 뽑기, 구슬 홀짝 맞히기 게임을 진행한 뒤 최종 승자에게 2000만원 상당의 쇼핑 포인트를 지급했다. 오징어 게임이 성인용 드라마인데 반해 아동용 애니메이션이 SNS의 밈 현상을 만든 사례도 있다. EBS ‘포텐독’의 ‘똥 밟았네’라는 2분짜리 영상이 그 주인공이다. 
 
지난해 6월 말 처음 공개된 이래 불과 1개월도 안 돼 600만명이 보더니 지금은 1150만 명의 조회 수(21년 12월 8일 기준)를 기록하고 있다. ‘포텐독’은 뮤지컬 장르를 가미한 슈퍼히어로물로 인간과 특별한 능력을 지닌 ‘개’들의 이야기를 그린 3D 애니메이션이다. 그런데 이 아동용 애니메이션이 어른과 청소년들이 더욱 열광하는 애니메이션으로 주목을 받은 것이다. ‘똥 밟았네’는 극 중 악당들이 마을에 개똥 테러를 범하고 이로 인해 주민들이 개똥을 밟는 순간의 당혹스러움을 뮤지컬 형식의 노래와 춤에 담았다. 
반복되는 중독성 있는 멜로디와 리듬에다 보는 사람들을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하게 만드는 안무를 더해 묘한 조화를 이루며 넷티즌들을 열광하게 했다. 노래와 함께 네 명의 등장인물들이 어딘가 본듯한 댄스를 보여주는데 자세히 보면 모두 케이팝의 군무들을 자연스럽게 가사에 맞도록 배합한 것이다. 제작비를 아끼기 위해 댄스 동아리 출신 제작사 대표의 가족이 직접 안무를 제작하고, 노래는 제작사의 직원들이 직접 불렀는데 유튜브와 SNS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며 각종 커버 영상이 쏟아졌다. 초통령인 팽수, ‘미스트롯2’의 가수 황우림, 아이돌 그룹 동키즈, 트와이스 등의 연예인들은 물론, 선생님과 학생, 친남매, 현직 댄서들, 장안의 춤깨나 춘다는 청춘들은 앞다투어 애니메이션 캐릭터들이 춤댄스와의 싱크로율 경쟁에 나서는 밈현상이 생겨났다. ‘똥 밟았네’는 수능을 앞둔 수험생들이 들으면 중독성으로 공부에 지장을 준다는 이른바 ‘수능 금지곡’ 대열에 올라서며 ‘1일 1똥’ 이란 유행어를 만들 정도로 열풍을 만들었다. 
 
우후죽순 ‘밈코인’ 주의보
밈코인은 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사진이나 영상 등을 의미하는 ‘밈’에 코인을 더한 말이다. 쉽게 말해 재미를 위해 태어난 코인이다. 이런 밈코인은 귀여운 이미지와 더불어 하루가 멀다 하고 널뛰는 가격으로 인해 최근 국내외에서 유행처럼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물론 밈코인의 가격이 들썩인 이유는 일론 머스크, 스눕독 등 유명인의 영향이 컸다. 밈코인의 대표 주자는 시바견 이미지를 한 ‘도지코인’(Dogecoin)이다. 도지코인은 최근에 등장한 밈코인처럼 여겨지지만, 사실 라이트코인(비트코인을 기반으로 탄생한 코인)에서 파생돼 2014년 등장한 코인이다. 도지코인을 만든 개발자는 처음부터 별다른 쓸모를 생각하지 않고 ‘재미를 위해’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야말로 도지코인은 탄생부터 ‘밈’이었다. 가격이 오를 이유가 없는 만큼 지난해까지만 해도 인기가 없었다. 심지어 아는 이들도 거의 없었다. 이런 도지코인이 세간의 관심 대상이 된 것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때문이다. 
 
머스크는 지난해 말부터 자신의 트위터에 도지코인을 의미하는 시바견 이미지를 틈틈이 올렸고, 이로 인해 도지코인 가격은 파죽지세로 상승했다. 지난해 12월 개당 5원에 불과했던 도지코인은 한때 805원까지 상승했다. 이후 가격은 반토막이 나면서 현재 개당 320원 정도에 거래된다. 도지코인이 뜨자 강아지나 고양이 등 동물 이미지를 차용한 밈코인이 연달아 등장했다. 시바이누코인, 도지론마스, 사모예드코인, 진도지코인, 아키타이누, 허스키, 캐츠코인, 케이트코인, 인절미코인 등 셀 수 없을 정도다. 밈코인이 넘쳐나면서 노골적인 사기 사건도 빈번히 발생했다. 대표 사례는 진도지코인(진돗개코인). 도지코인을 패러디해 나온 진도지코인은 개발자가 지난 5월 전체 유통 물량의 15%를 시장에 내다 팔면서 최고가 대비 97% 폭락했다. 곧이어 진도지코인의 웹사이트와 트위터가 폐쇄됐다. 이 과정에서 진도지코인 개발자가 챙긴 이익은 약 20억~3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누구나 쉽게, 익명으로 코인을 만들 수 있는 블록체인 특성이 밈코인과 결합해 범죄 도구로 이용된 셈이다.                             
        취재_ 박진수 기자

박진수 기자  sisanewsn@sisanews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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