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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제맥주와 전자담배 마케팅 성공전략대척점 카테고리 전략… 감성적 소비자 마케팅 뜬다

신제품이나 새로운 서비스는 기업에 엄청난 기회가 되기도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소비자들이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의 필요성을 인지했을 때 이야기다. 대다수의 신제품과 서비스는 소비자들의 뇌리에 각인되기도 전에 사라진다. 그래서 경영자들은 인지도가 전혀 없는 상품을 소비자들이 알기 쉽고 감성적으로도 와닿게 할 프레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이런 노력 중 비교적 효과가 입증된 전략이 바로 ‘대척점 카테고리 전략(Oppositional category positioning)’이다. 대척점 카테고리 전략으로 성공한 수제맥주와 전자담배의 성장세와 차별화는 무엇이었는지 살펴보자.
 

수제맥주가 뜬다! 수제맥주의 성장 
기존 상품과 대비되면서 차별성과 우월성을 강조하는 이 전략은 기존 제품과의 연결을 통해 신상품의 의도와 기능이 어떻게 차별화되고 우월한지를 쉽게 연상시켜 설명할 수 있다. 수제맥주, 초목유제품 등은 시장에 처음 소개될 때 기존 시장 주력 상품의 대척점에서 차별성과 진정성을 부각시켜 소비자들의 뇌리에 새로운 상품 카테고리로 자리 잡아 성장할 수 있었다.  

대척점 카테고리 전략의 하나로고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수제맥주이다. 한국에 수제맥주 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은 2015년 무렵이다. 이태원을 중심으로 유명 브루펍(양조시설을 갖춘 맥줏집)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부터다. 당시 수제맥주 시장을 이끈 건 ‘펍 크롤러(pub crawler)’들이었다. 하루에만 여러 개 브루펍을 옮겨 다니며 다양한 수제맥주를 골라 먹는 이들을 지칭하는 말이다. 최근에는 상황이 달라졌다. 병맥주·캔맥주로 판매하는 수제맥주 제품이 하나둘 생기면서다. 굳이 멀리 나가지 않고 집에서 술을 즐기는 ‘홈맥족’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이런 트렌드를 더욱 부추겼다. 수치로도 나타난다. 편의점 CU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국산 수제맥주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5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세븐일레븐은 395%나 늘었다.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는 시그니처 맥주 ‘첫사랑’ 누적 판매량이 50만잔에 달할 정도로 유명한 브루펍이지만 캔맥주 판매는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 200여개 매장을 운영 중인 수제맥주 프랜차이즈 브랜드 ‘생활맥주’ 역시 지난 6월 라거 타입 캔맥주 ‘생활맥주’를 선보였다. 창사 6년 만에 처음 내놓는 캔맥주다. 기존에 쉽게 찾아볼 수 없던 프리미엄 맥주의 완판 행진도 눈길을 끈다. 

전자담배가 대체재가 될 수 있을까 
전자담배 규제가 강화되는 국내와 달리, 영국·뉴질랜드 등 해외에서는 정부가 전자담배의 긍정적 영향을 홍보하고 있다. 전자담배를 일반 담배의 대체재로 보고 전환을 유도하는 것이다. 이들 국가에서는 일반 담배 흡연율이 줄어들고, 대체 담배 사용이 늘고 있다. 전자담배에 대한 낮은 과세도 흡연율을 낮추는 주요 요인 중 하나라는 분석이다. 영국은 전자담배를 흡연 대체재로 적극 활용 중인 국가 중 하나다. 니코틴에 중독된 흡연자들이 조금이라도 덜 유해한 담배를 선택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실제로 영국 공중보건국(PHE)은 지난 2018년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보다 덜 해롭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2022년까지 전자담배 관련 보고서도 꾸준히 공개할 예정이다. 공중보건국은 지난 2월 ‘금연 정책으로서의 액상 담배 활용방안’, ‘청소년 및 성인의 액상 담배 흡연 습관’ 등의 내용을 담은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영국 정부가 진행하는 금연 캠페인에도 어김없이 ‘전자담배’가 등장한다. 금연 캠페인 ‘스위치(SWITCH, 전환)’ 포스터에는 니코틴에 중독됐다면 일반 담배보다는 차라리 덜 유해한 전자담배를 피우도록 권유하고 있다. 영국 공중보건국과 왕립외과협회는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 대비 95% 이상 덜 유해하다며 금연을 원하는 성인 흡연자들에게 전자담배를 권고하고 있다. 
새로운 상품 카테고리를 만드는 과정은 모든 이해관계자의 동의와 인정을 통해 가능한데 이미 기존 상품을 오롯이 부정적으로만 인식하는 집단이 존재한다면 어떤 개선된 상품이 소개돼도 마찬가지의 극렬한 저항과 혐오적 태도를 보인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2007년 처음 출시된 전자담배가 이후 10년간 기존 담배 시장과 대척점에서 차별성과 우수성을 내세워 신시장을 개척하려 했던 노력을 분석해 자신들의 주장을 검증했다.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는 대척점 카테고리 
전자담배는 일반 담배와 비교해 개선된 유해물질 제거 기능, 편의성, 심지어 도덕성까지 크게 부각함으로써 손쉽게 인지도를 높이고 차별화에 성공할 수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소비자들은 두 제품군을 동일시하게 됐고, 이에 뚜렷했던 두 시장 간의 경계는 점차 사라졌다. 오히려 기존 담배 시장에서 팽배하던 부정적인 이미지, 치명적인 유해성과 한계, 각종 논란 등이 그대로 전자담배 시장에도 전이되면서 생각지도 못했던 오명을 그대로 이어받는 결과로 이어졌다. 연구팀은 이 과정에서 담배에 대해 과도한 수준의 부정적 시각을 가진 일부 이해관계자가 전자담배라는 새로운 상품이 등장했음에도 기존 담배와의 차별성을 인정하지 않음으로써 제품간 경계를 무너뜨리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근혜 기자  sisanewsn@sisanews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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