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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사례에 비춰본 국내 재창업 활성화 방안5년 이상 살아남기 ‘막막’ 실패와 재도전의 정부 행정 지원 절실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는 지난 몇 년간 양적으로 꾸준히 성장해왔다. 하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정작 몇  개의 소수 기업만 살아남는다. 국내 스타트업 정책은 성장 규모와는 반대로 스타트업을 성장 단계별로 지원하거나, 연속적으로 투자를 받을 수 있는 제도 등이 아직 미흡한 실정이다. 이는 우리나라 스타트업들이 창업 초기 이후 지속적으로 정부의 지원을 받지 못한다는 것을 뜻한다. 창업 지원 관련 정부 사업 예산도 예비창업 초기 단계의 스타트업에 몰린다. 중장기적인 성장 지원에 한계가 있는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벤처캐피탈(VC) 시장의 정부 자금 의존도는 62%다. 미국(17%), 영국(24%), 프랑스(45%), 일본(36%)보다 높다. 우리나라 스타트업의 경우 전체 스타트업 기업 중 고성장 기업 비율은 겨우 6.5%에 그친다. 영국과 이스라엘이 각각 12.9%, 11.4%를 기록한 것에 비하면 현저히 떨어지는 수준이다. 이는 우리나라 스타트업의 창업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그 이상 규모를 키우지 못하고 살아남지 못하는 비율이 높다는 의미다.


스타트업의 높은 폐업율은 전 세계적 현상
중소벤처기업부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스타트업의 5년 이내 폐업률은 70%를 넘는다. 그러나 스타트업의 폐업이 비단 국내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미국 노동통계국(U.S. Bureau of Labor Statistics, BLS) 데이터에 의하면, 신규 스타트업의 약 20%가 2년 이내, 45%가 5년 이내, 65%가 10년 이내에 실패를 겪는다. 즉, 장기적으로 10개의 스타트업 중 1~2개만 살아남는 것이다. 이러한 수치는 1990년대 이후 일관되게 기록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CB인사이트(CB Insgints)에 따르면, 신생 스타트업의 70%가 첫 자금 조달 이후 약 20개월 뒤에 폐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하드웨어 스타트업의 경우, 시드투자를 받거나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투자를 유치한 후, 97%가 고비를 넘지 못하고 실패한다. 2019년 11월, CB인사이트가 스타트업의 실패 원인을 분석한 결과, ‘시장 수요 부재’가 42%의 비중을 차지하면서 가장 큰 요인으로 꼽혔다. 이어 ‘자금 부족’(29%), ‘팀 구성’(23%), ‘경쟁 과열’(19%), ‘가격·비용 문제’(18%), ‘사용자 친화적이지 않은 제품’(17%), ‘비즈니스 모델이 없는 제품’(17%) 등이 창업 실패의 주요인인 것으로 집계됐다. 유럽의 경우도 별반 다르지 않다. 온라인 비즈니스 컨설팅업체 ‘아이고스타트업(iGoStartup)’은 유럽 내 스타트업의 50%가 3년 이내에 파산하고, 초기 유럽 기업가의 82%가 실패한다고 밝혔다. 또한, 유럽 테크 스타트업 시장은 북미(1조 3,700억 달러)와 아시아(6,750억 달러)에 비해 2,400억 달러 규모로 평가되는 등 상당히 뒤처져 있다.  

북미·유럽 스타트업 환경은
이처럼 국내뿐만 아니라 북미·유럽 스타트업들도 실패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미나 유럽은 재창업 생태계가 비교적 잘 형성돼 있어 재도전의 기회가 열려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와는 환경이 어떻게 다른지 짚어볼 필요가 있다. 먼저, 자금 확보 측면을 살펴보자. 자금은 사업 성패를 쥐고 있는 열쇠다. 미국을 제외한 국가의 스타트업들은 크라우드펀딩이나 사전 영업(presales)에도 불구하고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다. 영국 런던, 이스라엘 텔아비브, 독일 베를린 등 3곳의 스타트업 자본은 모두 스타트업 커뮤니티를 위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인재, 멘토링, 기관 투자자 등 강력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유럽의 경우 후기 단계 투자에 집중된 경향이 있다. 


우선 순위를 수익과 성장 중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미국과 유럽 스타트업을 나눌 수 있다. 성장에 중점을 둔 미국 스타트업들은 차세대 페이스북, 우버 등을 꿈꾸며 해당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러나 많은 미국 스타트업들이 성장성을 내세우며 자금을 투자받지만, 수익 창출에 실패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반면, 유럽은 수익 창출을 중심에 두고 제품 시장 적합성을 판단하고 있다. 물론, 유럽에도 성장 지향적인 스타트업이 많이 존재하며, 미국에도 수익 중심 스타트업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또 하나 다른 점은 미국 스타트업과 달리 유럽 스타트업은 순차적으로 비즈니스 시장 진출 전략을 세운다는 것이다. 유럽은 언어와 문화가 다양해 모든 유럽 국가에 동시 진출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스타트업 성장 속도도 더딜 수밖에 없다. 그러나 우리가 반드시 배워야 할 점이 있다. 창업 실패를 자산으로 축적하고자 하는 분위기다. 가령, 스웨덴에는 기본적인 사회안전망이 구축돼 있어 창업 실패에 대한 개인의 부담이 크지 않다. 한 마디로, 창업에 실패에도 재도전할 여지를 충분히 준다는 것이다. 

성장단계별 맞춤형 투자 필요
스케일업이란 고용인력이 10명 이상이면서 매출 또는 고용이 3년 연속 평균 20% 이상 성장하는 기업을 뜻한다. 특정 산업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높은 성장성’을 강조하는 개념으로, ICT 산업뿐만 아니라 제조업 등의 중소·중견기업도 포함한다. 외형적으로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는 꾸준히 성장해왔지만 속 안을 들여다보면 지속 가능성 측면에서 부정적인 요소가 많다. 스타트업 생태계의 주요 평가 지표로 고려되는 ‘고성장 기업’의 비중이 6%대에 머물고 있다. 이는 영국(12.9%), 이스라엘(11.4%)의 절반 수준이다. 고성장기업이란 최근 3년간 연평균 매출증가율이 20% 이상 또는 최근 3년간 연 평균 고용증가율이 20% 이상인 기업을 말한다. 


특히 국내에서 1~3년 생존하는 기업의 비율은 증가하고 있지만 5년 이상 생존하는 기업의 비중은 예전과 별 차이가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유럽 국가들은 창업 지원보다는 기존 기업의 스케일업 관련 지원과 정책을 확대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특히 2016년부터 3년간 유럽 국가들 중 스케일업에 투자하는 금액이 가장 큰 영국은 2010년부터 단계별 창업지원 정책을 펼치고 세계 최초 스케일업 육성기관인 ‘스케일업 연구소’를 설립했다. 독일의 경우 연방경제에너지부를 중심으로 단계별 맞춤화된 지원을 제공해 성공을 거두고 있다. 독일은 시드이전(pre-seed), 시드(seed), 성장(growth)으로 구분해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있는데 시드 이전 단계는 보조금과 창업 노하우 제공에 중심을 두고, 시드 단계는 투자자와의 접촉이나 규모 성장, 성장단계는 VC(벤처캐피털), 대출, 보증 등을 통해 지원한다. STEPI에 따르면 스타트업의 성장 단계에 걸쳐 공통적으로 제기된 내용은 ‘전문 인력 고용의 어려움’, ‘공무원의 이해 부족’, ‘불편한 결제시스템’, ‘행정보복의 두려움’, ‘공공부문과 협력의 어려움’, ‘공공데이터 수집의 어려움’ 등이다.

재창업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 바뀌어야
우리나라의 재창업 통계를 살펴보면, 창업진흥원의 재도전 성공패키지 사업 기준, 2015년 해당 사업이 신설된 후 올해까지 1,337개사를 지원한다. 2018년 기준, 재창업하는 641개사를 지원했으며, 이를 통해 552억 원의 매출, 210억 원의 투자, 1,492명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성과를 이뤘다. 창업 실패 후 우려하는 부분 중 하나가 경제적 재기다. 미국에서는 금융전문가로 조직된 사업회생관리협회가 기업 구조조정에 관여하고 있는데, 단순 회생뿐만 아니라 기업 실적 개선과 사업 위기관리, 구조조정 수행 등의 기업 리스크를 극복하고 개선된 결과를 도출하면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 창출을 돕고 있다. 
일본의 경우, 중소기업재생지원협의회 운영을 통해 기업이 처한 비즈니스, 경영상황 등의 상세 조사, 위험 원인 분석 등을 통해 위기 극복을 위한 재생계획안을 수립하고 금융기관과의 조정을 지원한다. 우리나라 역시 이와 유사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신용회복위원회와 연계해 재창업기업 중 과중채무자의 경제적 재기를 위해 채무조정을 지원하고 정부 지원 사업의 참여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재창업 활성 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지원 제도의 한계와 보완해야 할 부분이 존재한다. 제일 먼저 실패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전환하고 재도전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사회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편집국  sisanewsn@sisanews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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