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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텐센트를 노리는 카카오 게임즈에 대해 알아본다플랫폼·퍼블리싱 아우르는 ‘텐센트’ 넷마블 카카오 다음가는 최대주주…

카카오의 상장 1호 자회사, 카카오게임즈가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IPO 흥행몰이에 성공한 카카오게임즈가 “한국판 텐센트가 되겠다”는 목표를 이룰 수 있을지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카카오게임즈는 코스닥 상장 첫날인 지난달 10일 개장과 동시에 이른바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로 결정된 후 상장 첫날 상한가)’을 기록했다. 공모가(2만4000원) 대비 상승률은 160%에 이른다. 카카오게임즈는 앞서 기록적인 청약 흥행몰이로 증시 판도를 흔들 것으로 전망됐다. 수요 예측, 일반 공모 청약 경쟁률 등에서 역대 최고를 기록하며 국내 IPO의 역사를 새로 썼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9월 2일까지 진행된 카카오게임즈의 일반 공모주 청약 경쟁률은 1500대 1을 넘겼고, 청약 증거금은 역대 최고인 58조5543억원을 기록했다. 상장 이후에도 당분간 카카오게임즈를 둘러싼 열기는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12년 7월 ‘카카오톡 게임하기’로 시작해 오늘날 플랫폼·퍼블리싱 개발을 아우르는 종합 게임사가 되기까지, 카카오게임즈가 걸어온 길을 살펴봤다. 2011년 9월 카카오는 게임사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위메이드)와 함께 카카오톡에 게임을 연동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당시 카카오의 고질적 고민이었던 수익성 문제를 타파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2011년 시점에서 카카오톡은 문자 메세지를 대체하는 무료 메세징 서비스로 이용자 수천만 명을 확보했지만, 그 많은 이용자를 어떻게 ‘돈’으로 전환할지는 불분명한 상황이었다. 

페이스북이 징가와 협업해 PC에서 ‘소셜 게임’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만든 것처럼, 카카오는 모바일 게임에 자사 메신저의 소셜 기능을 연동하고 게임 매출의 일부를 나눠 받으면 수익성이 제고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러한 구상은 ‘카카오 게임하기’라는 모바일 게임 플랫폼으로 2012년 7월 시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위메이드는 ‘바이킹 아일랜드’ ‘리듬 스캔들’ ‘카오스&디펜스’ 총 3종의 게임을 카카오톡을 통해 선보였고, 출시 한 달도 안 돼 각각 다운로드 100만 건 이상을 기록하는 돌풍을 일으켰다. 
스마트폰 모바일 게임 시장 초기로, 마땅한 홍보 수단을 찾기 어려웠던 게임사들에 카카오 게임하기는 매출의 21%를 수수료로 지불할 정도로 매력적인 플랫폼이었다. ‘For Kakao’를 붙인 게임들은 카카오톡 친구를 초대하면 제한된 플레이 횟수를 늘려주는 방식이나 일정 수 이상의 친구 초대를 하면 아이템(게임 내 재화)을 주는 방식 등으로 이용자 간의 자발적인 홍보를 유도했다. 이후 선데이토즈의 ‘애니팡’, 라인게임즈의 ‘드래곤플라이트’등 ‘For Kakao’를 붙인 국민 히트작이 줄지어 나왔다. 
 

흔들리는 ‘For Kakao’… PC 게임으로 선회
확고했던 카카오의 게임 시장 점유율은 2015년 들어 흔들리기 시작한다. 매달 수십수백 종의 게임이 ‘For Kakao’를 달고 나오며 제휴 효과가 약화된 상황에서, 독자적으로 신작을 출시하는 게임사들이 늘어났다. 캐주얼 게임에서 다중 접속 역할수행 게임(MMORPG)으로 변화하는 모바일 게임 트렌드도 탈(脫)카카오 흐름에 한몫했다. 이에 카카오는 2015년 4월 게임 개발사에 최대 71.5%(기존 49%)의 수익을 배분하는 자체 앱스토어 ‘카카오게임샵’을 출시하기도 했지만, 이탈하는 게임사들을 막을 수 없었다. 카카오는 2015년 게임 사업에서 매출 2323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253억원 줄어든 것이었다. 현재의 카카오게임즈가 설립된 것도 이 시기다. 2015년 12월 카카오 이사회는 카카오의 게임 계열사인 ‘엔진’과 다음커뮤니케이션의 ‘다음게임’을 합병하기로 결의했다. 2016년 4월 1일 두 회사를 합쳐 ‘엔진’으로 출범했고, 6월 30일 사명을 카카오게임즈로 변경했다. 

카카오게임즈는 PC 게임으로 눈을 돌려 새로운 먹거리 발굴에 나섰다. 시작점은 펄어비스가 개발한 PC 온라인 게임 ‘검은사막’이었다. 검은사막은 모바일 게임으로는 제공할 수 없는 방대한 월드와 화려한 그래픽, 높은 자유도로 인기를 끌고 있었는데, 이를 독점 퍼블리싱하던 회사가 바로 합병 전의 다음게임이었다. 다음게임은 국내에서의 성공에 힘입어 2016년 3월 북미와 유럽 시장으로 검은사막을 진출시켰고, 합병 이후 카카오게임즈는 검은사막의 해외 운영에 더욱 집중했다. 검은사막은 2019년 누적 매출 10억달러(약 1조1800억원)를 넘어서는 성공을 거뒀고, 카카오게임즈는 글로벌 퍼블리싱 역량을 갖추게 된다. 카카오게임즈는 2017년 PUBG(구 블루홀)가 개발한 배틀로얄 일인칭슈팅(FPS) 게임 ‘배틀그라운드’의 국내 운영을 맡으며 PC 게임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더욱 확장했다. 본래는 온라인 게임 유통 플랫폼 스팀(Steam)을 통해 패키지를 구매해야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이었는데, 카카오게임즈는 여기에 제휴를 맺은 PC방에 시간제 과금으로 제공하는 한국형 판매 방식을 도입했다.

中 IT아이콘 알리바바·텐센트에게 배워야 할 3가지
14억명 내수시장과 중국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등에 업기는 했지만, 이들은 그만큼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은 생존자이기도 하다. 중국에서는 정부가 지난 2014년 창업절차를 간소화하는 개혁을 대대적으로 진행하며 ‘창업 열풍’을 북돋았고, 2017년 기준 하루 1만6000여개 기업이 탄생하기도 했다. 그 틈바구니에서도 살아남은 중국 BAT는 각각 2000년, 1999년, 1998년 다른 도시에서 탄생했다. IT 기업으로 묶여 있으나 영위하는 사업은 완전히 다른 ‘승자독식’ 양상을 보인다. 바이두는 포털, 알리바바는 전자상거래, 텐센트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기반으로 지난 20년 간 플랫폼을 확대해왔다. 공통점이 있다면 모바일 생태계를 이끌었다는 점이다. 중국은 현금에서 신용카드를 건너뛰고 모바일 결제를 보편화했듯 모바일의 영향력이 엄청나다. 이들 기업의 성장 배경에는 규제 없는 사회 분위기와 혁신을 장려하는 정부의 지원이 큰 역할을 했다. 


한국에서 인터넷은행 도입 당시 얼마나 많은 산을 넘었어야 했나 돌이켜본다. 렌터카 기반 차량호출 서비스인 ‘타다’도 결국 각종 반대에 부딪혀 서비스를 종료했다. 반면 중국의 위쳇페이와 알리페이는 규제에 발목 잡히는 일없이 빠르게 성장해 모바일 결제 시스템을 대중화했다. 바이두가 도시 한복 판에 AI 공원을 만들고 자율주행차 시험운행을 할 수 있는 것도 정부가 규제를 낮추고 적극적으로 지원한 덕이다. 텐센트는 SNS와 게임 등 강점을 내세워 클라우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많은 이들은 중국 기업이 IT 강국인 한국에 진출해 시장을 잠식할까 걱정한다. 대상이 잘못된 걱정이다. 이들이 우리가 뛰어 놀아야할 세계 무대를 한발 앞서 장악하고 있다는 점을 긴장해야 할 때다. 중국 IT 기술은 미국도 견제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이제 우리는 중국을 조금 더 객관적으로 바라봐야 하지 않을까.                  
 취재_ 이동현 기자

이동현 기자  jineu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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