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경제
임대법 3법 ‘사각지대’ 논란팔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백약이 무효’인 부동산 시장의 현재를 진단해본다. 시중엔 유동성이 꿈틀거리고, 수요자는 부동산을 안전 자산으로 바라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더는 규제 일변도 정책으로 주택 시장을 잡을 수 없다고 입을 모으지만, 절대 과반인 176석을 확보한 거대 여당의 힘을 바탕으로 ‘임대차 3법’, 종합부동산세·취득세율 인상안 같은 법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세제·대출·청약·공급 정책을 통해 부동산 시장이 왜곡된 원인을 분석하고, 주택 시장이 안정화하기 위해선 어떤 ‘묘수’가 필요한지에 알아본다.


상반기 주택거래 62만건 ‘최대’
올해 상반기 전국의 주택 매매 거래가 지난해보다 두 배 가량 급증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잇단 규제에도 불구하고 집값이 계속 오르자 ‘패닉바잉(공황 구매)’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국 주택 매매는 62만878건으로 전년(31만4108건)보다 97.7% 증가했다. 통계가 작성된 2006년 이후 가장 많았다. 올 상반기 서울은 8만8980건, 수도권은 33만9503건 거래돼 각각 121.3%, 138.4% 늘어났다.
정부가 22번째 부동산 대책을 내놨지만 집값이 꺾이지 않자 ‘지금 안사면 영원히 못 산다’는 공포심이 커졌다. 청약 가점 경쟁에서 밀리는 30대 실수요자가 대거 매수에 나섰다. 30대는 올 상반기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의 31.1%를 차지해 연령별 비중이 가장 높았다. 강화될 증여세를 피하기 위한 다주택자의 ‘증여 러시’도 이어졌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아파트 증여는 전국 1만8696건, 서울 4425건으로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많았다. 올 상반기 서울지역의 증여는 8391건으로 2017년 전체 건수(7408건)보다 많았다.

임대법 3법 ‘사각지대’ 논란
전월세신고제·전월세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제 등을 핵심으로 이른바 ‘임대차 3법’ 의 시행으로 아파트 전월세시장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지금껏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제도에 부동산 임대차 시장이 대혼란에 빠진 가운데 서울 지역 전셋값은 7개월만에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국회는 최근 본회의에서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재석 187인, 찬성 185인, 기권 2인으로 통과시켰다. 미래통합당 의원들은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새 개정안에 따르면 임차인(세입자)이 계약을 갱신하도록 요구할 수 있고, 상승분도 5%를 넘지 못한다. 이를 위반할 시에는 임대인(집주인)은 신고를 당할 수 있다. 임대차 3법 중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은 최근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바로 시행됐다.


최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법안이 상정된 데 이어 불과 5일 만에 시행에 이른 것이다. 나머지 전월세신고제는 준비 기간을 거쳐 내년 6월 1일 시행된다. 이에 따라 세입자들은 지난달 31일부터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 요구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2년의 기본 계약에 추가 2년의 계약 연장을 요구할 수 있으며 임대료는 직전 계약액의 5%를 초과해 인상할 수 없다. 전세 보증금은 물론 월세로 전환해도 마찬가지로 5%를 초과해 올릴 수 없다. 상한선인 5%는 지역에 따라 더 낮아질 수 있다. 이번 법안은 소급적용도 가능하게 했다.
법 시행 전 집주인이 미리 계약 갱신에 동의하면서 임대료를 인상해 세입자가 동의했다고 하더라도 효력이 없다. 세입자가 계약갱신청구권을 쓰면서 전월세상한제를 지켜달라고 요구할 수 있다. 집주인이 계약갱신청구를 거부할 수 있는 경우는 본인 또는 직계 존비속이 집에 실거주할 때다. 그러나 집주인이 직접 들어가 살더라도 최소 2년은 거주해야 한다. 2년 이내에 다른 세입자에 임대를 줬다가 전 세입자에게 들키면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당할 수 있다. 세입자가 쉽게 소송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법정손해배상청구권제도를 도입했다.

부동산 시장 안정의 근본적 해법
그렇다면 부동산 시장을 어떻게 안정화시킬 수 있을까. 첫째, 주식시장 활성화해 유동자금을 유입해야 한다. 주식시장이 활성화되지 않는 이유는 주식 시장의 불안정성과 저조한 수익률에 있다. 국민들이 주식시장 하면 떠오르는 것이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내부 정보 관계자나 기관들이 이익을 얻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을 한다. 선진국은 제조업이 위축되면서 증시를 중심으로 금융업 비중이 커졌다. 반면 한국은 부동산 불패 신화로 유동자금이 몰린다. 물론 부동산이 항상 증시보다 우위에 있는 것은 아니다. 1997년과 2008년 금융위기 때는 유동성이 떨어지는 것이 부동산의 약점이었다.


둘째, 정책은 방향이 아니라 결과로 말해야 한다. 제대로 된 부동산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 부동산에 이해관계가 있는 사람들은 정책 입안에서 손을 떼야 한다. 문제의 본질은 부동산으로 돈을 벌고 있거나 투자를 하고 있는 이해 당사자들이 부동산 정책을 만드는 것이다. 매번 실패해도 땜질 대책을 쏟아낸다. 시장에서는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별다른 효과가 없다는 인식이 확산돼 정부를 신뢰하지 않는다. 부동산 불패신화를 매개로 투기 수요가 유입되는 악순환이 계속된다. 공직자의 부동산 백지신탁제와 다주택자 보유 제한을 즉각 시행해야 한다. 규제와 세금 및 공급 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분양가 상한제를 전국에 확대 시행해야 한다. 2002년 은마아파트가 2억원이었는데 2007년 10억원으로 급등하자 노무현 정부는 분양가상한제 카드를 꺼냈다. 이명박 정부는 2014년 분양가 상한제를 폐지했다. 그 후폭풍으로 집값은 박근혜 정부 29%, 문재인 정부 52%가 폭등했다. 일부 외국에서 시행 중인 ‘빈집세’를 수도권에 적용할 필요가 있다. 교육 제도와 지역 균형 발전 등 종합적 시각으로 부동산 정책을 입안해야 한다.
셋째, 부동산 투자를 통해 재산을 늘리고 내 집값만 떨어지지 않으면 된다는 국민들의 마음을 바꿔야 한다. 부동산 투자를 통해 자산을 늘린다는 마음이 없어져야 한다. 부동산은 투기 상품이 아니다. 주거 개념이 정착돼야 한다. 시민단체가 1가구 1주택 운동에 나서야 한다. 넷째, 단기적으로는 다주택자가 보유한 주택을 시장에 내놓게 하는 유도 정책이 필요하다. 서울에서 10년 이상 다주택자가 소유한 주택이 128,199채다. 강남 3구에만 34,254채다. 물량이 나온다면 서울 집값은 단기간에 안정된다. 중장기적으로는 재건축 단계별 허용 및 장기 임대주택 확대 등 다양한 정책을 혼합해 추진해야 한다. 다섯째, 임대차 3법 통과로 시장 반응에 민첩하게 대응해 후속 대책을 내놔야 한다.


부동산 시장 현장에서는 2년 끝나면 시세보다 약간 싸게 연장했는데 4년 종료되면 시세 격차를 감당하거나 이사를 가야 한다. 결국 숙제를 미룬 것이다. 연장 안하면 손해라는 인식에 시장에 전·월세 물건이 귀하다. 특히 외국인의 월세와 신혼부부 전세 물건이 품귀현상이다. 전세 가격은 한 단계 높았는데 덩달아 월세도 높아졌다. 공인중개사들은 부동산 증액 분 계산하기 바쁘고, 상담 잡무에 지쳐가고 있다. 독일을 따라하면서 임차인이 재산세를 납부하는 것과 싱가포르 정책을 도입하면서 양도세가 낮은 것은 뺐다.
정부가 부동산 문제에 관심을 쏟고 대책 준비에 열을 올리면 올릴수록 부동산 시장에 대한 관심이 증폭돼 투기 수요가 유입된다. 특히 정부 대책이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하면 부동산 불패신화가 확산돼 투기세력들이 농간을 부리는 악순환이 계속된다.                                     

이동현 기자  jineui@naver.com

<저작권자 © 시사뉴스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동현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