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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신약개발 나선 SK그룹 최태원 회장신약개발… K바이오 새 역사 쓴다

최태원 회장은 SK그룹의 미래 먹거리 가운데 하나로 바이오·제약 사업을 점찍고 이 분야의 사업을 육성하고 있다. SK바이오팜은 그룹 차원에서 주도적으로 육성해왔다. 1990년대 고(故) 최종현 회장은 SK의 강점인 정밀화학 사업을 발전시켜 차세대 먹거리로 제약·바이오 사업을 키웠다. SK바이오팜은 주로 중추신경질환과 관련된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SK그룹 바이오사업 육성
1993년 대전 대덕연구원에 제약팀을 꾸린 뒤 제약이라는 뜻의 ‘Pharmaceutical’의 앞글자를 딴 ‘P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후 최태원 회장이 선친으로부터 P프로젝트를 물려받아 지금까지 이끌어오며 혁신 신약 개발에 열을 올렸다. 2007년 그룹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후에도 지주사 직속에 신약 R&D조직을 두고 투자를 아끼지 않을 정도였다. 마침내 2011년 물적분할을 거쳐 SK바이오팜이라는 별도 법인으로 탄생했다. SK바이오팜은 2019년 1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자체 개발한 뇌전증 치료제 ‘엑스코프리(성분 이름 : 세노바메이트)’의 품목 허가를 받아 2020년 5월 미국에 출시하면서 기업가치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SK그룹의 바이오사업 계열사 SK바이오팜은 2020년 7월2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했다. 

SK바이오팜은 코스피시장에 입성한 첫 날 바로 주가가 상한가로 급등했다. SK바이오팜 주가는 공모가 4만9천 원의 2배인 9만8천 원 시초가가 형성된 뒤 상한가로 장을 마감했다. 이런 사례는 2015년 6월23일 상장한 SK디앤디 뒤 5년 만이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SK바이오팜이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과 함께 바이오 대장주 반열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SK바이오팜은 이에 앞서 2020년 6월 주식 일반공모 청약을 진행해 청약증거금 30조9883억 원을 끌어모았다. 이는 2014년 제일모직이 기업공개 당시 세웠던 청약증거금 최고기록(30조635억 원)을 6년 만에 갈아치운 것으로 기업공개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SK바이오팜은 엑스코프리로만 한 해 매출 2조원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SK바이오팜은 세노바메이트 외에도 미국식품의약국으로부터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된 소아 뇌전증 치료제 ‘카리스바메이트’ 등 여러 신약후보물질을 개발하고 있고 앞으로 2년에 신약 1개씩을 선보이겠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SK바이오팜은 자회사 SK라이프사이언스 등을 통해 미국 직판체제를 갖추고 있는 점도 높이 평가받고 있다. SK그룹에 따르면 신약 후보물질의 발굴, 임상 개발, 신약 허가까지 전 과정을 독자적으로 수행한 국내 기업은 SK바이오팜이 처음이다. 최태원은 30년 가까이 자체 신약 개발을 비롯한 바이오사업에 투자를 지속하며 ‘뚝심’을 보여줬다. 또한 2002년부터 바이오사업을 꾸준히 육성해 2030년에는 바이오사업을 그룹의 중심축으로 세운다는 장기목표를 세웠다. 2007년 SK그룹이 지주사체제로 전환한 뒤에도 신약 개발조직을 지주회사 직속으로 두면서 단기 실적 압박을 받지 않고 장기적 연구개발에 집중할 수 있도록 힘을 실었다.


최 회장은 SK그룹의 첫 뇌전증 치료제 ‘카리스바메이트’가 2008년 출시를 앞두고 미국 식품의약국의 승인을 받지 못해 출시가 좌절됐을 때 오히려 바이오사업 투자를 늘리고 연구개발 조직을 강화했다. 한편 2016년 6월 경기도 판교에 위치한 SK바이오팜 생명과학연구원을 찾아 “1993년 신약 개발에 도전한 뒤 실패도 경험했지만 혁신과 패기, 열정으로 여기까지 성장해 왔다”며 “글로벌 신약 개발사업은 시작할 때부터 여러 난관이 예상됐던 일이기 때문에 장기적 안목에서 꾸준히 투자를 지속해왔다”고 말하기도 했다. 
SK그룹은 의약품 위탁생산(CMO)사업에도 힘을 싣고 있다. SK그룹은 2020년 1월 SK바이오텍과 SK바이오텍 아일랜드, 미국 엠팩 등 의약품 위탁생산사업을 하는 3개 법인을 통합해 ‘SK팜테코’를 세웠다. SK는 SK팜테코를 미국에 설립하면서 “앞으로 통합법인의 미국 상장과 글로벌 인수합병 등 추가 성장전략 실행을 통해 SK팜테코를 세계에서 10위권에 드는 의약품 위탁생산회사로 키워갈 것”이라고 밝혔다. SK는 2025년까지 의약품 위탁생산사업의 가치를 10조 원으로 끌어올리겠다는 포부도 내놨다.

미래 먹거리 발굴 위한 ‘딥체인지’ 강조
최 회장은 SK그룹이 계속해서 발전하기 위해서는 ‘모두 바꿔야 한다’며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기 위한 ‘딥체인지(근본적 혁신)’를 강조하고 있다. 단순히 새로운 사업을 발굴하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혁신을 통해 생존할 수 있도록 완전히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는 데 망설이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SK그룹은 실제 바이오, 반도체, 에너지분야를 중심으로 첨단기술사업에 투자하며 기업 포트폴리오 혁신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해 제주도에서 열린 ‘2019년 SK그룹 CEO세미나’에서 최고경영자(CEO)들이 사고 자체를 바꿔야 한다며 “CEO들이 딥체인지를 위한 수석 디자이너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사업모델의 진화, 전환, 확장, 자산효율화, 인적자본 확보 등 딥 체인지의 모든 과제들은 매우 도전적이기 때문에 기존의 익숙한 생각으로 접근해서는 안된다”며 “CEO들이 창의적 디자인 사고를 통해 딥체인지에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기존에 투입하고 있는 자원을 3년 안으로 모두 없앨 수 있을 정도로 전혀 새로운 게임을 생각해달라”며 “현재 SK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자원 가치를 지금의 가치가 아니라 미래의 가치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최 회장은 2020년 6월23일 열린 그룹 확대 경영회의에서도 딥체인지를 위한 최고경영자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기업 성장을 가로막는 구조적 한계를 어쩔 수 없는 ‘주어진 환경’이 아닌 ‘극복의 대상’으로 인식하는 발상의 전환이 있어야 딥 체인지가 가능하다”며 “무엇보다 최고경영자가 구조적 장애물을 해결하기 위한 출사표를 던져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코로나19로 시장 변화가 빨라지고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각 사업분야의 경영방식과 사업모델을 근본부터 혁신하는 ‘딥체인지’를 더욱 강조하고 있다.
최 회장은 2020년 SK 지속가능경영 보고서에서 “코로나19 뒤 기업과 사회를 막론하고 안전망이 위협받고 있다”며 “지속가능이라는 단어가 주는 의미와 절박감이 사뭇 달라졌다”고 말해 위기의식을 보였다. 특히 전기차 배터리사업은 그룹에서 ‘제2의 반도체’ 역할을 해 줄 유망사업으로 꼽힌다. 최 회장이 전기차배터리사업을 위해 현대자동차그룹, LG그룹 등과 손을 잡을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최 회장은 2018년 11월28일 미국에서 열린 SK의 밤 행사에서 SK이노베이션이 미국 조지아주에 16억 달러 규모의 전기차배터리 공장을 지을 계획이라며 사업이 잘되면 50억 달러까지 규모를 늘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SK그룹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반도체, 배터리, 통신기술을 모두 보유하고 있어 일각에서는 SK그룹이 미래 모빌리티시장에서 완성차기업 못지않은 영향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최 회장은 미래 먹거리로 인공지능(AI) 등 미래 기술도 강조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 11월 난징포럼에서 “인공지능이 인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사회적 가치 창출은 그룹의 새로운 사업 전략으로 강조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더욱 활발하게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SK그룹은 사회적 가치 창출을 투자의 한 기준으로 삼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한 미래 모빌리티분야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4차 산업혁명시대 혁신기술들이 집결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SK그룹은 지주회사 SK를 비롯해 SK텔레콤과 SK하이닉스, SK이노베이션 등 계열사를 통해 미래 모빌리티 관련 기술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최 회장은 신재생에너지분야에도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SK그룹은 미국 G&P사업에 투자해 급성장하고 있는 북미 에너지시장에서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G&P사업은 가스전에서 생산한 가스를 파이프라인으로 운송해 채집하고 최종 소비자에게 판매하기 적합하도록 가공하는 것이다. SK는 2019년 3월 말 미국 천연가스 채집·가공(G&P)업체인 ‘블루레이서 미드스트림’에 1700억 원의 투자를 발표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2019년 4월에는 자회사인 SKE&S를 통해 미국의 한 에너지펀드에 1136억 원을 현금출자했다. 
SK는 2017년과 2018년에도 각각 북미 천연가스 수송·가공기업(G&P) ‘유레카미드스트림홀딩스’와 북미 셰일원유가스 수송·가공(G&P)기업인 ‘브라조스미드스트림홀딩스’에 투자했다. SK그룹은 2025년까지 액화천연가스 사업가치를 20조 원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워뒀다.                               

                

이동현 기자  jineu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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