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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IT분야 K-슈퍼리치 뜬다세계 슈퍼리치의 어제와 오늘 슈퍼리치된 테크기업가

대한민국에 디지털사업 출신 슈퍼리치 시대가 활짝 열리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구글 등미국계 다국적 기업의 대주주들이 글로벌 슈퍼리치 군단을 형성한 가운데 국내에서도 IT와 게임 등 디지털 사업 창업자들도 K-슈퍼리치 대열에 줄줄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전통적인 굴뚝 업종의 총수들이 슈퍼리치 명단에서 연달아 퇴출되는 반면 통신과 게임, IT 등 디지털기술 기업 대주주들이 줄줄이 슈퍼리치 반열에 오르는 등 K-슈퍼리치 판도가 달라지고 있다. 

 

언택트 바람을 불러들인 코로나 19 사태가 디지털 기기와 통신망을 매개체로한 디지털 신기술 기업과 전통적 굴뚝 기업간 ‘슈퍼리치 세대교체’가 본격화하는 상황이다. 지난 50여년간 한국 경제는 포스코·현대제철, 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 현대차·기아차·쌍용차·대우차, 삼성전자·LG전자·대우전자 등 4대 제조업 기업이 이끌어왔다. 하지만 포스코(철강)와 현대차(자동차)마저 시총 톱10에서 빠지면서 이제 4대 제조업 기업은 한국 대표 기업에서 사라지고 있다. 특히 한국 증시에서 시총 변화는 한국 산업 지형 변화를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10년 사이 한국 증시를 이끄는 대표 기업의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기업 명단이 싹 바뀐 것이다. 이는 우리나라 과거 철강·조선·자동차·전자 등 4대 제조업 강국에서 테크·바이오 주도의 4차 산업 경제로 바뀌는 상황임을 보여준다.

아마존 제프 베이조스 1위 독주, 테슬라의 머스크 증가액 2위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회사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와 그의 전(前) 아내 매켄지 베이조스. 지난해 4월 제프 베이조스는 아내에게 40조원가량 아마존 지분을 주고 ‘세기의 이혼’을 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제프 베이조스의 아마존 지분은 11%, 그의 전 아내는 4%가량을 갖고 있다. 두 사람의 재산은 올해 아마존 주가 급등에 힘입어 343억 달러 증가했다. 하루 2억7000만달러씩 재산이 늘었다는 것이다. 올해 증가한 재산(385억 달러)만 해도 세계 부자 순위 25위에 오를 수 있다. 
제프 베이조스의 전체 재산은 1400억 달러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1·2위를 다투던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와 격차를 340억 달러로 벌리며 독주체제를 갖췄다. 빌 게이츠의 재산은 올들어 75억 달러 감소했다.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회장은 올 들어 회사 주가 급등으로 재산이 109억 달러 급증해 증가액 2위에 올랐다. 지난해 말 세계 재산 순위 1~5위 제프 베이조스, 빌 게이츠, 베르나르 아르노(루이비통 회장), 워런 버핏(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마크 주커버그(페이스북 창업자) 순위였는데 코로나 4개월 이후 주커버그가 3위로 올랐고, 아르노와 버핏은 한계단씩 떨어졌다. 워런 버핏은 올들어 재산이 197억 달러가 줄어 ‘투자의 귀재’라는 명성에 무색하게 감소액 3위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코로나로 혜택을 본 부자의 공통점은 중국인, 비대면·사회적 거리두기 문화 확산에 따른 테크 업종, 헬스케어 업종 창업자나 최고경영자(CEO)였다. 올해 재산 증가액 상위 30위 내에서 16명이 중국 국적자(홍콩 싱가포르 포함)였다. 500대 부자의 사업 업종별로 분석하면 재산 증가액 상위 1~6위까지 테크가 휩쓸었다. 특히 코로나 사태로 재산 증가액 상위 30위 중 7명이 헬스케어 관련 회사를 가진 억만장자들이다. 올해 재산 증가율도 비슷한 모습을 보였다. 500대 부자를 국적별로 살펴보면 중국인 부자는 60명인데 이들의 재산은 76억달러 증가했다. 유독 중국 국적자만 평균 재산이 늘었다. 미국 국적인 177명의 쟈산은 1292억달러가 감소했다. 프랑스(598억달러)·러시아(462억달러)·독일(473억달러)·브라질(312억달러)·영국(193억달러) 부호들도 코로나 사태 이후 재산이 급감했다. 

코로나 부자 키워드는 ‘중국인’ ‘非대면 IT’ ‘헬스케어’
중국 신흥 부호들의 특징은 비대면 IT 기술을 가진 회사와 자수성가형이다.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핀둬둬 회장 황정은 재산 증가액(57억 달러) 5위에 올랐다. 상하이에 본사를 둔 핀둬둬는 알리바바와 징둥닷컴이 양분한 중국 온라인 쇼핑 시장에 등장한 다크호스로 꼽힌다. 구글 엔지니어 출신인 황정이 35세에 창업했는데 친구나 가족, 지인 등이 함께 구매하면 가격이 저렴해지는 공동구매 방식을 써 사용자를 8억4000만명으로 늘렸다. 텐센트 창업자 마화텅, 넷이즈 창업자 딩레이, 징둥닷컴 창업자 리우창동(劉强東)의 재산도 20억~38억 달러 늘었다.

기존 재벌 퇴보, 신흥 재벌 강세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린 최근 5개월새 대한민국 부(富)의 지도를 180도 바꾸고 있다. 경제·산업 지형 변화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이후로 한동안 없었던 ‘10조원대 자산가’도 등장했다. 김정주 NXC 대표가 포브스가 선정한 한국 갑부 순위에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최근 미국 경제주간지 포브스가 집계하는 세계 억만장자 순위에서 김 대표의 자산은 총 90억 달러로 한국 내에서 2위를 차지했다. NXC는 게임 제작 및 유통업체인 넥슨의 지주회사다. 뒤이어 한국의 부자 순위에는 김범수 카카오 의장(6조4200억원·5위), 권혁빈 스마일게이트홀딩스 의장(3조7000억원·9위),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2조8400억원·11위), 방준혁 넷마블 의장(1조9800억원·15위),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1조9800억원·16위) 등 테크·바이오 분야의 창업자가 즐비하다. 대다수가 1년 전과 비교해 자산 평가액이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기존 재벌인 삼성그룹·현대차그룹·SK그룹의 오너인 이건희 회장, 이재용 부회장, 정몽구 회장, 정의선 부회장, 최태원 회장의 자산 평가액은 감소했다.

한국, 자수성가 부자의 ‘진격’
한국의 주식 부호 명단에서 최근 두드러지게 달라진 점은 자수성가형 부자들이 늘었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선대로부터 회사를 물려받은 재벌 2·3세들이 상위권을 독식했다면, IT·바이오 업체 창업으로 성공을 맛본 부자들이 이 자리를 파고들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회사 가치가 크게 불어난 영향이다. 올해 6월 19일 기준으로 주식 부호 3위에 오른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의 지분 가치는 5조7380억원에 이른다. 최태원 SK그룹 회장(3조8061억원)과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3조4056억원) 등 한국을 대표하는 재벌기업 수장들의 자산을 크게 웃돌고 있다. 서 회장은 대우자동차 출신 동료와 셀트리온의 전신인 넥솔을 창업하고 이후 합병을 통해 2002년 셀트리온을 창업했다. 바이오 불모지였던 한국에서 램시마, 트룩시마, 허쥬마 등 항체의약품 바이오시밀러(복제약) 개발에 성공하며 종합 제약사의 꿈을 이뤘다. 
국내 주식 부호 6위에 오른 김범수 카카오이사회 의장(3조2947억원)은 불과 10여 년 만에 한국 대표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인 카카오를 일궜다. 2010년 3월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을 선보인 이후 카카오페이, 카카오택시, 카카오뱅크 등의 서비스를 내놨다. 카카오는 지난해 자산 총액 10조원을 돌파하며 공정거래위원회 대기업집단(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순수 IT 기업으로는 최초 사례다.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매출액 3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사장(2조2522억원)과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2조149억원) 역시 스스로 기업을 일궈 국내 주식 부호 9위와 10위에 이름을 올린 창업가다. 1997년 설립된 엔씨소프트는 ‘리니지’라는 대표 게임을 통해 매출 2조원의 기업으로 성장했다. 넷마블의 경우 전신인 CJ넷마블 합병 후 중국 텐센트의 투자를 받아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고, 모바일 게임 개발·유통 등을 통해 2조원의 매출을 올리는 거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네이버·카카오 대주주 ‘신흥재벌’ 등극
국내 전통적인 재벌가는 코로나 사태로 고전하고 있지만 신흥 재벌은 그렇지 않다. 오히려 코로나 특수를 누린 이들도 있다. 최근 우리나라 증시에서도 네이버, 카카오 등이 시가총액 순위 최상단에 등극하며 신흥 인터넷 재벌의 탄생을 알렸다. 네이버, 카카오 등 인터넷 플랫폼 사업자와 넥슨, 엔씨소프트 같은 게임업체들의 기업가치 평가가 급등, 기존 ICT 생태계의 주역으로 꼽혔던 이동통신사들의 시가총액을 큰 폭으로 앞서고 있다. 네이버가 코스피 시가총액 순위 4위, 카카오가 9위에 진입했다. 네이버와 카카오 시가총액 합산액은 무려 63조원이다. 
코로나19 쇼크로 금융시장에 패닉이 온 지난 3월 중순부터 개인과 기관투자자들이 대거 주식매수에 나섰다. 그 결과 ICT 업종 기업이 순위 최상단에 오르는 변화가 일어났다. 이에 신흥 인터넷 재벌들이 자본시장의 주역으로 부상하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그간 확보한 이용자풀을 활용해 신사업에 진출하기가 쉽다. 이들의 사업 확장 방식은 과거 재벌들의 문어발식 확장과는 다른 차원이다. 언택트로 비대면 문화가 확산되면서 이들 회사의 쇼핑·간편결제·콘텐츠 등 핵심 사업부문은 때아닌 호황을 누렸다. 네이버, 카카오가 약진한 것은 세상이 ICT를 중심으로 바뀌었고 코로나로 인한 팬데믹 쇼크가 지배하는 세상에서 ‘가성비’가 뛰어난 기업이라는 인식도 심어준 것이 한 몫 한다. 특히 언택트 기반으로 서비스 개발과 유지, 상품판매가 가능해 코로나 악재에도 부가가치를 생산할 수 있었다.                  
 

이철영 대기자  lcyfe@sisanew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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