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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일자리 변한다늘어나는 투잡족, N잡러 재능 공유·자기계발 늘어

요즘 투잡족과 N잡러가 늘어나고 있다. 투잡이란 경제적인 목적이나 자아실현을 위하여, 한 사람이 동시에 두 가지 일이나 직업에 종사하는 일을 의미한다. 영어로는 투잡족을 달빛이 떠오를 때 일하는 사람이라는 말로 ‘문라이터(moonlighter)’라고 부르기도 한다. 투잡족, N잡러가 늘어나는 이유와 직업의 종류까지 집중 분석해본다.  


N잡러는 직업의 수 N에 직업을 뜻하는 ‘잡(job)’, 사람을 뜻하는 ‘~er’이 합쳐진 신조어다. 신한은행이 20세 이상 경제활동인구 1만 명을 설문조사해 최근 발표한 ‘보통사람 금융생활보고서 2020’에 따르면, 사람들이 투잡하는 이유는 소득을 위한 생계형(65.7%)이 여전히 많았다. 다만, 시간적 여유가 있어 투잡을 뛰는 여가형(11.8%), 본업 역량 강화 또는 창업·이직·노후 준비 목적의 자기계발형(11.7%), 취미 등 관심사와 관련된 부업을 하는 취미형(10.8%) 등 N잡러 유형이 그 뒤를 골고루 차지했다. 팍팍한 가계 살림에 국내 경제활동 인구 10명 중 1명은 투잡족인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투잡을 뛸 생각이 있는 경제인구도 10명 중 5명에 달했다. 

경기 부진 코로나19로 임금 줄고 변화하는 일자리
코로나19 사태로 다수의 직장인은 위기상황에서 희망퇴직, 구조조정, 무급휴직이 가능하다는 것을 경험했다. 실제로 코로나19 사태로 비자발적으로 쉬게 된 일부 승무원은 회사 내 겸직 금지 규정이 있음에도 승무원 준비생을 대상으로 한 과외 일자리, 유튜브 방송, 인스타그램을 통한 물건 판매에 나서기도 했다. 코로나19로 임금이 줄어든 상황에서 회사가 이 같은 투잡을 적극적으로 막기도 애매한 상황이다. 


젊은층을 중심으로 일자리의 개념도 바뀌고 있다. 비정규 임시·계약직의 프리랜서 근로 형태가 확산되는 경제, 긱 이코노미(gig economy)가 부상하고 있다. 필요할 때마다 계약직·임시직 등을 섭외해 일을 맡기는 ‘긱잡(gig job)’을 하는 근로자는 고용 불안, 임금 정체를 겪기도 하지만, 일하고 싶을 때 일하고 쉬고 싶을 때 쉰다는 자유와 유연성을 보장받는다. 자신의 차를 이용해 택배 배송 일을 하는 ‘쿠팡플렉스’가 대표적인 예다. ‘긱(gig)’은 1920년대 미국 재즈 클럽들이 섭외한 단기 연주자를 부르는 데서 유래됐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 맥킨지는 2025년 긱 이코노미가 창출하는 부가가치가 전 세계 국내총생산의 2%에 해당하는 2조7000억달러(약 3246조원)에 달하고, 약 5억4000만 명이 혜택을 입을 것으로 봤다. 미국과 유럽의 경제활동인구 중 긱 이코노미에 종사하는 인력은 20~30%로 추산된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지난해 6월 자국 내 긱 이코노미 근로자가 470만 명으로 집계된다고 보도했다. 최근 3년간 두배로 늘어난 수치다. 가디언은 “긱 이코노미는 조직에 얽매이기 싫어하는 젊은층에서 선호되고 있다”고 했다.

투잡으로 선호하는 직업군
투잡하는 이유마다 선호하는 일의 종류는 달랐다. 생계형은 대리운전·택배·배송기사, 재택부업, 사무보조순으로 투잡을 많이 선택했다. 여가형은 학원 등 파트타임 강사, 재택부업, 크리에이터·블로거 활동순으로 부업을 많이 했다. 자기계발형은 통·번역, 취미·재능공유 강의, 온·오프라인 창업을 많이 했다. 취미형은 취미·재능공유 강의, 크리에이터·블로거, 학원 등 파트타임 강의순으로 투잡을 많이 했다. 투잡의 종류를 살펴봤다. 택배배달, 대리운전 시장이 디지털 플랫폼과 결합하며 변하고 있다. 가령 쿠팡플렉스는 플랫폼에 기사로 등록해 원하는 요일과 시간대를 지원해 배송 캠프에서 상품을 수령한 후 배달한다. 단, 자신의 차로 배달한다. 배민커넥트도 원하는 날짜와 시간을 선택해 자신의 오토바이, 자전거, 전동킥보드를 이용해 음식배달 업무를 하는 일로, 부업으로 시간을 맞추기 상대적으로 쉽다. 하루 1시간도 일할 수 있다. 남들보다 뛰어난 재능을 가진 사람은 자신의 능력을 공유해 투잡을 할 수 있다. 

직장인이 퇴근 후 학원강사로 변신할 수도 있지만 탈잉, 숨고, 크몽 등 재능공유 플랫폼을 활용하면 한결 수월하게 투잡에 입문할 수 있다. 플랫폼을 통하면 전문 자격증이 없어도 초기 비용 없이 영어회화, 번역, 춤, 그림, 자기소개서 작성, 옷 잘 입기, 소맥 맛있게 타기 등 남들보다 잘하는 재능을 투잡으로 삼을 수 있다. 전문 디자이너가 아니더라도 카카오톡, 라인 등의 메신저 이모티콘을 만들어 수익을 내는 경우도 있다. 투잡으로 유튜브를 하는 사람도 많다. 특히 일반인이 경험하기 어려운 변호사, 약사, 승무원 등 전문직인 일반인의 일상이 담긴 브이로그(Vlog) 반응이 좋다. 인스타그램이나 블로그, 오픈마켓을 통해 상품을 판매하는 투잡도 인기다. 미래를 생각해 식당 혹은 기업을 창업하는 경우도 있다. 
외식 업체에 다니고 있는 박모씨는 퇴근 후 자신이 운영하는 식당으로 향한다. 그는 오후 7시부터 10시까지 음식을 서빙하고 카운터에서 계산을 하는 사장님이다. 주말에는 식당에만 집중한다. 추가 수익을 얻기 위한 것도 있지만, 식당 운영은 그의 버킷리스트(일생에 꼭 해보고 싶은 일) 중 하나다. 박씨는 “직장인의 정년이 짧아지다 보니 퇴직 이후의 삶을 미리 계획하기 위해 투잡에 나섰다”며 “외식 업체에 근무하다 보니 트렌드 정보를 운영하는 음식점에 적용해 사업 성과가 괜찮은 편이다”라고 했다. 

이외 미래를 위한 보험 차원에서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딴 후 토요일마다 부동산중개사무소에서 실무 경험을 쌓는 직장인도 있다. 자신의 자산을 빌려주면서 부수입을 올릴 수도 있다. 집을 자주 비운다면 에어비앤비 플랫폼을 통해 부업할 수 있다. 촬영 장소 중개 플랫폼 아워플레이스는 시간당으로 계산해 집을 빌려줄 수 있다. 클로젯셰어를 통해 개인이 소유한 옷이나 가방을 빌려주는 부업을 해도 된다. 투잡이 다양하게 진화하는 것은 플랫폼의 역할이 크다. 투잡족이 20~30대가 많은 것은 젊은층이 소셜미디어, 유튜브·팟캐스트 1인 방송, 탈잉·숨고 등 재능공유 온라인 플랫폼을 잘 활용하기 때문이다. 투잡에 대한 경계심이 없는 밀레니얼 세대는 특히 ‘평생직장’이 없다는 생각이 강하다.

이른 은퇴 꿈꾸는 파이어족
은퇴하겠다는 목표를 가진 파이어(FIRE·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족의 등장도 투잡 현상에 불을 지피고 있다. 파이어는 ‘재무적으로 독립해 일찍 은퇴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들은 극단적인 절약으로 부를 축적해 일반적인 은퇴 나이인 50~60대가 아닌 30대 말이나 늦어도 40대 초반까지는 은퇴를 목표로 한다. 파이어족은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미국의 젊은 고학력, 고소득 계층을 중심으로 확산됐다. 부모 세대인 베이비붐 세대가 금융 위기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보며 자라 온 밀레니얼 세대(1981~96년 출생)가 주축이다. 자산운용사 티로프라이스에 따르면 밀레니얼 세대 노동자 중 65세 전에 은퇴를 기대하는 응답자 비율은 43%에 달한다. 이는 그 전 세대인 X세대(1970~80년 출생)의 35%보다 훨씬 높은 숫자다. 
투잡에 관심이 커진 것은 플랫폼의 발전이 한몫했다. 플랫폼을 통해 누구든지 마음만 먹으면 몇 분 안에 투잡 시장에 뛰어들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투잡이 늘 성공적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투잡을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서 혹은 재미만을 위한 수단으로 생각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투잡을 시작할 때 진지하게 자신의 미래도 함께 고민해 자신만의 길을 디자인하지 않으면 오히려 본업까지 망치는 결과를 초래한다. 

두 마리의 토끼를 잡으려다 두 마리 토끼 이상을 놓치는 식이다. 직장인 안모(36)씨는 대출금을 갚기 위해 투잡을 시작했다. 그는 회사를 칼퇴근하기 위해 이직까지 했다. 안씨는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때문이 아닌 추가 수입을 위한 투잡을 위해 이직을 했는데, 몸도 마음도 지쳐 새로운 직장에 몰두하기가 어려웠고 인간관계와 건강도 나빠졌다”고 했다. 그래서 투잡을 시작하기 전 확인해야 할 사항도 많다. 본업을 하는 회사가 사규로 겸업을 금지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특히 현직 공무원의 경우 원칙적으로는 투잡이 금지다. 세금도 따져봐야 한다. 본업 외 발생하는 수입은 반드시 소득을 합산해 신고해야 한다.               

김근혜 기자  sisanewsn@sisanews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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