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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트로’는 답을 알고 있다… 뉴트로 마케팅촌스럽게 여겨지던 New-tro 열풍타고 2030 인싸템으로…

뉴트로(New-tro)는 새로움(New)과 복고(레트로·Retro)를 합친 신조어로 복고를 새롭게 즐기는 트렌드를 뜻한다. 소비자에게 첨단기술을 소개하기 바쁜 기업들은 단종된 제품이나 과거의 기술로 고객의 향수를 자극하고 있다. 


맥주에 ‘레트로’ 입혀 판매량 불티 
예스러운 것이 더욱 ‘힙(hipㆍ고유한 개성을 가지면서 유행에 걸맞다는 뜻)’한 것이 된 만큼 산업계에서는 너도나도 상품에 레트로 콘셉트를 접목 중이다. 대한제분은 편의점 CU와 손잡고 자사의 밀가루 상표를 활용한 ‘곰표’ 수제맥주를 출시해 재미를 보고 있다. 이 맥주는 일주일 만에 30만개 이상 판매됐다. 테라, 카스 등 주요 맥주 브랜드의 판매량이 주 60만개, 판매량 최상위인 수제맥주 브랜드가 5만개 수준임을 고려하면 주목할 만한 판매량이다. 맥주 캔 겉면 디자인에 옛 곰표 밀가루 포대 모양을 따와 레트로 감성을 자극한 덕이 크다. 


요즘 대형마트의 진열대는 마치 과거로 돌아간 듯하다. 1970년대부터 ‘보리차병’으로 쓰였던 델몬트 주스의 유리병 디자인과 1970~90년대에 사용되던 칠성사이다 디자인이 다시 돌아오는가 하면, 초록색 분식 그릇과 꽃무늬 양은 쟁반 등이 주요 코너에 진열돼 있다.
몇 년 전까지 현대적이고 세련될수록 상종가였던 상권도 최근엔 반대의 흐름을 타고 있다. 오래된 내ㆍ외관을 그대로 유지한 가게들이 되레 인기를 끈다. 서울 종로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서울뿐만 아니라 경기 남양주와 양평, 경북 경주 등에서도 한옥이나 수십 년 된 건물이 상점으로서 인기가 많다”고 귀띔했다. ‘브랜드의 오랜 역사’ 를 활용한다. 그것이 바로 “뉴트로 마케팅” 이다. 뉴트로 마케팅이란 과거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현재 소비자들의 기호에 맞게 재해석하여 마케팅에 활용하는 것이다. 

‘중장년부터 MZ세대까지’ 저격… 삼성·LG전자 뉴트로 열풍 
가전업계의 ‘뉴트로’ 마케팅 열풍이 거세다. 최근 삼성전자의 유튜브 계정에는 10년전 모바일 브랜드인 ‘애니콜’에 대한 사연이 올라왔다. ‘오래된 핸드폰을 고집하는 한 사람의 특별한 이유’라는 제목의 영상에는 애니콜에 담긴 가족의 사연이 소개됐다. 이 영상은 조회수 200만회를 넘기며 전 세대의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유튜브에서 ‘뉴레트로 : 별세계 갬성’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하고 있다. 과거 삼성전자의 주요 제품들을 소개하며 세대별 반응이나 소비자의 사연을 소개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앞서 삼성전자의 이코노TV와 애니콜이 소개돼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애니콜을 다룬 영상에서 누리꾼들은 “짠한 감동이 온다”, “제게도 많은 추억을 주는 고마운 휴대폰” 등의 반응을 보였다.


LG전자 역시 옛 금성사·골드스타(GoldStar) 광고 문구와 과거 제품들을 앞세워 소비자들과의 접점을 넓히고 있다. LG전자는 에어컨 ‘휘센’ 브랜드 출시 20주년을 맞아 고객이 갖고 있는 옛 골드스타 에어컨에 얽힌 사연을 보내면 그중 5명을 선정해 휘센 에어컨으로 교체해주는 이벤트를 하고 있다. LG전자는 1978년 창문형 에어컨을 선보이며 국내 기업 중 처음으로 에어컨 사업을 시작했다. 현재 브랜드인 휘센은 회오리바람(Whirlwind)과 전달자(Sender)를 합쳐 2000년 탄생한 브랜드다. LG전자는 또한 1980년대 초 ‘금성 하이테크 칼라비전’ 광고에 등장한 이후 널리 유명해진 “순간의 선택이 10년을 좌우한다”는 문구에 재미를 더한 복고풍 배경화면(월페이퍼)을 만들어 사내 직원들은 물론 일반에도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뉴트로 마케팅이 과거 제품에 기억이 있는 중년세대는 물론 MZ세대에게도 좋은 반향을 얻고 있다는 평가다. 또 이런 마케팅이 오랜 역사와 기술력을 가진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오래돼 촌스럽다고 여겨졌던 식품업계의 브랜드가 ‘뉴트로’ 열풍을 타고 흥행몰이를 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한동안 매일 각기 다른 굿즈를 오전 같은 시각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요즘 쏘맥 굿즈전’을 진행했다. 술잔뿐만 아니라 ‘테라×진로 러기지택 스티커 세트’ ‘테라 스포츠 타월+진로 두꺼비 슬리퍼 세트’, 두꺼비 피규어 등 기존 주류 제품의 상징을 담았지만 술과는 전혀 무관한 용품들이 많다. 
또 롯데칠성음료는 70주년 기념으로 사이다향이 나는 향수 ‘오 드 칠성’을 내놓았다. 고급 샴페인의 느낌이 나는 패키지에 사이다를 컵에 따른 후 입에 가져다댔을 때 탄산이 톡톡 튀며 풍기는 익숙한 레몬라임향을 구현했다. 김정두 칠성사이다 브랜드담당 매니저는 “생활 속 가까이 두고 즐기는 오브제로 브랜드와 더 친근해지는 기회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촌스러운데 빠져드네” 발굴해서 노는 재미, 뉴트로까지 번져
저녁 서울 종로구 익선동의 한 카페 앞에서 유독 많은 사람들이 걸음을 멈췄다. 외관은 한옥인데 내부는 붉은 원목 인테리어와 꽃무늬 벽지 일색인 카페였다. 영락없는 1930년대 ‘경성(京城)’ 거리의 찻집 모습. 여느 카페들에 차고 넘치는 커피머신 대신 바에서는 직원이 다기로 차를 내렸다. 요새 유행인 생크림 케이크나 마카롱 대신 ‘양갱’ 과자를 팔았다. 익선동뿐 아니라 종로 곳곳에선 비슷한 풍경을 마주할 수 있다. 2020년에 어울리는 현대적인 가게보다 30년 전, 혹은 더 이전의 감성을 살린 곳들이 젊은이들의 발길을 끌어당긴다. 유행의 중심지였던 명동 거리보다 골목 사이사이 노포들이 들어찬 인근 을지로 거리가 ‘핫 플레이스’인 시대다. 최근 몰아친 ‘레트로(Retroㆍ복고주의) 열풍’은 음식과 패션, 음악, 소비,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두드러지는 키워드다. 한국인들은 최첨단, 디지털, 세련 등의 가치보다 유행에서 한발 떨어졌던 아날로그, 촌스러운 감성에 더 강하게 빨려 들었다.

레트로 선도하는 음악계… 90년대 스타 재소환 
레트로 인기가 가장 뚜렷한 분야는 음악계다. 최근엔 유명 래퍼나 아이돌그룹만큼 1990년대 인기를 누렸던 가수들이 조명을 받는다. 유튜브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입소문을 타며 연예계를 떠난 지 20년 만에 소환된 가수 양준일이 대표적이다. 1990년대 초 활동했던 양준일의 패션과 춤사위가 “지금 봐도 전혀 촌스럽지 않다”는 놀라움은 당시 문화에 대한 호기심으로 이어졌다. 옛 노래에 신선함을 느낀 젊은 세대는 ‘온라인 탑골공원(온라인과 노년층이 많이 모이는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을 합친 말)’에서 옛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찾아보며 즐긴다.
가수 비가 2017년 12월 발표했을 당시 주목을 받지 못했던 노래 ‘깡’이 최근에서야 인기몰이를 하는 것도 레트로 현상과 무관치 않다. 비의 ‘깡’은 ‘1일 1깡’(하루 한 번씩 깡을 듣는다) ‘식후깡(밥을 먹고 난 뒤엔 반드시 깡을 듣는다)’ 등 온라인에서 콘텐츠를 복제하며 즐기는 ‘밈(MEME)’ 소재가 돼 유행처럼 번졌다. MBC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는 이러한 흐름을 감지, 1990~2000년대 슈퍼스타였던 비와 이효리, 유재석을 혼성그룹으로 재데뷔시키려는 단계에 이르렀다.

CD와 스트리밍서비스 등에 밀려 존재조차 희미해진 LP도 레트로 열풍을 타고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오는 8월 정식 발매되는 가수 백예린의 정규 1집 LP 선주문 수량은 최근 1만5,000장을 기록했다. 당초 2,000장을 한정 판매로 기획했으나 반응이 뜨거워 예상을 훌쩍 뛰어넘었다. LP 생산업체인 마장뮤직앤픽처스에 따르면 지난해 LP 판매량은 60만장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된다. 2016년(28만장)에 비해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최근 레트로 현상의 또 다른 묘미는 과거의 문화를 그대로 흡수하는 것이 아니라 현대적 감성과 혼합해 새 장르로 재탄생시킨다는 점이다. 일명 ‘뉴트로(New와 Retro의 합성어)’다. 1990년대에 태어난 가수 겸 작곡가 박문치(24)를 비롯해 가수 죠지(27), 걸그룹 치스비치 등은 1990년대 유행곡 멜로디에 요즘 세대의 생각을 가사로 녹여낸 신곡을 잇따라 내며 세대를 넘나드는 인기몰이 중이다.                                                  
   

이동현 기자  jineu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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