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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언택트 관광 드라이브 스루알프스 산고갯길 달리는 여정

각종 분야에서 비대면 서비스가 창의적인 방식으로 확대되며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여행업계에서는 비대면을 뜻하는 언택트(Untact) 관광이 주목을 받고 있다. 언택트 관광은 콘택트(contact 접촉)에 부정을 의미하는 언(un)을 붙인 것으로 비대면, ‘비접촉 관광을 뜻하는 신종어다.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진 단어라 하니 더 재미있는 현상인데다, 다른 관광객과 건강한 거리를 두면서도 여행지가 선사하는 즐거움을 고스란히 만끽할 수 있어 관련 여행법이 큰 주목을 받으며 속속 소개되고 있다. 

언택트 관광의 일환이자, 가까운 미래의 여행 방법의 하나로, 스위스정부관광청은 자동차로 여행하는 ‘스위스 그랜드 투어(Grand Tour of Switzerland)’를 추천한다. 자동차로 여행을 한다는 것은 고속도로를 이용해 목적지까지 최대한 빠르고 편리하게 이동한다는 ‘이동’ 자체의 목적도 있지만, 조금만 더 여유를 갖는다면 국도를 이용해 풍경 속에서 달리며 ‘여정’ 자체를 즐길 수 있다. 스위스 정부관광청이 지정한 ‘그랜드 투어 포토 스팟’에서는 자동차 여행 중 잠시 멈추어서 알프스의 비경을 가장 잘 보여주는 숨겨진 장소를 소개하며 여행자들이 사진작가가 남길만한 풍경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으며, ‘그랜드 투어 스낵박스’를 통해 절경이 아름다운 곳에 잠시 멈춰 해당 향토 음식으로 피크닉을 할 수 있다. 그 중, 자동차로 달릴 때 가장 아름다운 드라이브 코스 몇 가지를 아래와 같이 소개한다.

짜릿한 3대 알프스 고갯길…
구불구불한 산 고갯길이 이어져 운전하는 재미도 느낄 수 있고, 알프스 한복판 적막 속을 달리는 짜릿함도 느낄 수 있는 스위스 드라이브의 하이라이트다. 세개의 고갯길이 이어지며 알프스산맥을 넘게 된다. 우선 제일 먼저 등장하는 것이 고타드 고개다. 이탈리아 남부의 이탈리아어권인 티치노(Ticino)주, 아이롤로(Airolo)에서 시작하는 이 역사적인 고갯길은 뱀처럼 굽이돌며 고타드(Gotthard)까지 오른다. 발 트레몰라(Val Tremola) 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고타드 고개는 알프스 고갯길의 정수다. 조약돌로 만들어진 길을 달리다 보면 마차가 달리던 시대로 타임머신을 타고 날아간 느낌을 받는다. 


고타드 고개의 옛 도로는 사실 새 도로가 난 이후로 내비게이션에서는 추천해주지 않는 길이지만, 200년이 넘게 교통을 책임졌던 도로인 만큼, 돌길의 독특한 텍스쳐와 구불거리는 도로로 인해, 오르는 사람에게는 하늘길이 열리는 느낌을 주기 때문에 이 헤어핀은 꼭 경험해 볼 만하다. 자전거, 모터사이클의 통행 비중도 높은 편이다. 발 트레몰라옆 고타드 고개 호수에서 많은 여행자가 자유롭게 휴식을 취하는 모습도 인상적이다. 고타드(Gotthard)의 척박한 고원을 지나 서쪽을 향해 달리면서 푸어카 고개로 접어든다. 녹색으로 우거진 우어저렌(Urseren) 계곡을 지나 레알프(Realp)로 내려가게 되는데, 그 후로 급격하게 굽어진 코스가 나타나 운전자들을 짜릿하면서도 긴장케 만든다. 푸어카로 오르는 여정에 보이는 파노라마는 영화의 한 장면같이 멋진데, 실제로 은막의 전설인 007시리즈 중 골드핑거(Goldfinger)에서 적들이 총알을 쏟아부을 때 제임스 본드(James Bond)가 이 굽이진 고갯길을 달리는 장면이 촬영되었다. 그랜드 투어(Grand Tour)는 푸어카 고개에서도 가장 높은 지점인 해발 2,429m를 지난다. 


푸르카 고개도 마찬가지로 중간중간 멈춰서 구경할 수 있는 구간들이 많은데, 대표적인 구간은 벨베데레 호텔(Hotel Belvedere)이 있는 벨베데레 론네글레처(Belvedere Rhonegletscher)다. 가장 많은 여행자가 멈춰서는 곳이기도 하다. 성인 1인당 CHF 9를 내면 산 너머의 빙하와 동굴 체험도 가능하다. 이후 구간은 운전자에게 스릴이 넘치는 구간인데, 도로 폭이 좁고 사이드의 울타리가 표시 석 정도로만 박혀있기 때문에 그 너머로 아찔한 경사와 펼쳐지는 풍경을 보며 달릴 수 있다. 스위스의 과감하면서도 배려 넘치는 운전 문화로 인해 의외로 교통은 원활한 편이다. 
글레취(Gletsch)에서는 루체른(Luzern) 방향으로 이어지는 마지막 고갯길, 그림젤(Grimsel) 고개로 빠질 수 있다. 암벽이 많고 원시적 매력이 살아있는 풍경은 도로를 따라 산을 오르며 점차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토텐 호수(Totensee)를 지나자마자 꺾이는 구간에서는 말 그대로 그림젤 패스의 헤어핀을 내려다 볼 수 있다. 차 1~2대가 잠깐 설 수 있는 정도의 공간이 있는데, 멀리 보이는 풍광과 바로 옆을 지나는 자전거, 모터사이클과 클래식 카를 보는 재미도 있다. 그림젤 고개 중간에 경험할 수 있는 장소들이 매력을 더해주는데, 대표적으로 아레 계곡(Aareschlucht), 그림젤 호스피츠(Grimsel Hospiz)의 테라스, 겔머반(Gelmerbahn) 퓨니큘러와 겔머 호수를 추천한다. 자연의 위대함과 풍광, 스릴을 모두 챙길 수 있다. 
 

루체른 호수를 따라 이어지는 최고의 뷰 
루체른 호수 지역에 스위스 최고의 호숫가 드라이브 코스가 있다. 도보여행에서는 유람선을 타고 벡기스, 비츠나우를 거쳐 리기(Rigi) 산을 향한다면, 자동차 여행에서는 호숫길을 따라 벡기스, 비츠나우 마을을 거쳐 오토페리를 타보는 것을 권한다. 왼쪽으로는 리기산을, 오른쪽으로는 필라투스와 루체른 호수, 알프스의 파노라마가 등장한다. 아기자기한 스위스 마을의 골목을 교차하며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다. 벡기스나 비츠나우에서 멈춰 잠시 유람선이 들어오는 모습을 보는 것도 재미다.
게르사우(Gersau)에서 차를 실을 수 있는 오토페리를 타면 호수 반대편에 있는 벡켄리드(Beckenried)로 갈 수 있는데, 시간도 단축도 되고, 유람선을 타고 루체른 호수를 가로지르는 풍경도 만끽할 수 있다. 오토페리의 2층에서 그랜드 투어 표지판 인증샷도 찍을 수 있다. 벡켄리드에서는 오드리 헵번이 결혼식을 치렀던 리조트 산, 뷔르겐슈톡(Burgenstock)이 무척 가깝다. 뷔르겐슈톡에서는 5성급 리조트에서 호수의 파노라마를 감상하며 미식 정찬을 즐기거나 간단히 음료를 즐기기에도 좋다. 뷔르겐슈톡에 있는 유럽에서 가장 큰 야외 엘리베이터, 함메취반트(Hammetschwand) 리프트를 타 보는 것도 재밌다. 

치즈마을의 목가적 풍경이 펼쳐지는 드라이브
큰 구멍이 숭숭 뚫린 스위스 치즈를 생산하는 마을이 치즈 이름과 똑같은 에멘탈(Emmental)이다. 스위스에서도 가장 시골스러운 풍경을 만날 수 있는 곳이고, 지붕이 커다란 전통 목가를 둘러보는 재미도 있는 드라이브 코스다. 구석구석 이어진 시골길들을 누비며 드라이브를 즐기며 신비로운 시골 마을을 탐험해 볼 수 있다. 부르그도르프(Burgdorf)를 통과한 뒤, 엠메(Emme) 강을 건너 우회전을 하면 한적한 도로가 나오는데, 깊은 숲을 지나 위에브(Hueb)로 향하는 고지대 들판으로 오르는 루트다. 
악천후에 대비하기 위해 만들어진 지붕이 인상적인 농가의 풍경을 감상하기 좋다. 이 드라이브 코스의 하이라이트는 Lueg로, 안개가 자욱하게 계곡을 덮을 때, 현지인들이 햇살을 즐기고자 찾는 곳이다. 동화책에 등장할 듯한 풍경과 어여쁜 정원, 넓게 펼쳐진 들판에서 에멘탈 지역의 목가적 일상을 사진에 남겨볼 수 있다. 아폴테른으로 이어지는 드라이브가 계속 이어진다.
 

바다 같은 호수와 독일 접경지대를 따라가는 길
스위스에는 바다가 없다? 직접 보면 놀랄지도 모른다. 독어로는 “슈배비쉬 메르(Schwabische Meer)”, 영어로는 “스와비안 시(Swabian Sea)”로도 불리는 보덴제(Bodensee) 호수를 따라 달려볼 수 있는 드라이브 코스다. 보덴제 호수는 크기 자체도 최대 길이 64km에 최대 너비 12km로, 바다만큼 크기도 하지만, 지중해에서의 휴가 부럽지 않을만한 모든 것을 선사해 주어 실제로 현지에서 “바다”로 불린다. 아름다운 해안과 탁 트인 풍경 속에서 햇살 가득한 여유를 누릴 수 있다. 스위스, 독일, 오스트리아 3국의 국경에 있어 유람선을 타고 3국을 둘러볼 수 있는 특별한 체험도 할 수 있다. 스위스에 속한 호숫가에는 아름다운 작은 마을들이 줄지어 있어, 드라이브를 즐기다가 원하는 마을에 들러 식사나 음료를 즐기고, 호숫가와 구시가지를 걸어볼 수 있다. 이 루트는 드넓은 수평선이 펼쳐진 라인강 상류를 향해 달리기 시작한다. 

강은 슈타인 암 라인(Stein am Rhine) 너머에서 시작되는 스위스와 독일 국경에 놓인 커다란 보덴제(Bodensee) 호수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풍경을 품은 호수로 꼽히는 서쪽편 호수, 운터제(Untersee)가 된다. 구릉지 위로 포도밭이 부드럽게 펼쳐져 있고, 호수 건너편으로는 햇살 속에 독일 최남단 길이 굽이굽이 펼쳐진다. 호숫가 마을 슈텍보른(Steckborn)의 잘 보존된 구시가지가 매우 인상적이며, 조용한 베를링엔(Berlingen) 마을에서는 운터제 호수의 가장 멋진 전망을 선사한다. 마넨바흐(Mannenbach)에 들어서면 사람들의 시선은 보덴제 호수 인근에서 가장 아름다운 성인 아레넨베르그(Arenenberg)가 솟아있는 언덕으로 향하게 된다. 한때 나폴레옹 3세(Emperor Napoleon III)가 살았던 이 성과 정원은 여전히 방문객들을 매혹시킨다. 에르마팅엔(Ermatingen)과 고틀리에벤(Gottlieben)은 운터제에서 아름답기로 손꼽히는 마을들이다. 고틀리에벤 마을을 지나면 본격적으로 바다다운 보덴제가 그 모습을 드러낸다. 

이동현 기자  jineu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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