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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 판교신도시 개발방안판교, 한국의 실리콘밸리로 진화 4차 산업혁명 중심지로 제2의 전성기

판교신도시가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판교가 성공적인 신도시로 자리 잡은 핵심은 기업과 일자리다. 이를 위해 도시 계획 단계에서부터 치밀한 설계가 이뤄졌다. 지자체는 IT와 바이오기술(BT) 등 첨단 업종만을 모아 이들 간의 시너지를 창출하겠다는 목표 아래 사업을 주도했고, 판교 테크노밸리만의 확고한 콘셉트를 잡았다. 

 

판교, 성공적인 신도시 자리잡은 핵심
‘응답하라 1988’ 마지막회에는 덕선이네가 판교로 이사를 가는 장면이 나온다. 당시 덕선이네가 판교로 간다고 하자 이삿짐센터 직원은 아무것도 없는 곳에 농사지으러 가는 거냐고 묻는다. 실제 지금은 시대의 변화를 이끄는 정보기술(IT) 기업들이 몰려 있는 판교지만 20년 전만 하더라도 지금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당시만 하더라도 판교는 논밭이 있고 천이 흐르는 전형적인 농촌 풍경을 간직하고 있었다. 판교는 지난 1975년 남단녹지로 지정된 후 개발제한구역에 준하는 관리를 받았기 때문이다. 1980년대 후반 1기 신도시인 분당을 개발할 때도 판교는 남겨 놓았다. 판교 개발 얘기가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한 건 1990년대다. 1998년 5월 성남도시기본계획이 승인되면서 판교 지역이 개발예정용지가 됐다. 이어 성남시는 1999년 국토연구원에 의뢰해 ‘판교개발 기본구상’을 연구하면서 판교 개발 방안을 본격적으로 고민하기 시작했다. 수도권 난개발을 방지하고 수도권 남부 주택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대규모 택지 개발이 추진되면서 판교가 후보지로 급부상했기 때문이다. 


경부고속도로를 가운데 두고 평야가 동서로 펼쳐져 도시 형성에 매우 불리했으며, 성남비행장 활주로가 근처에 있어 고도제한구역 및 소음권에 속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도시 개발 후에도 수도권 지역 주택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신도시개발에서 제외됐던 판교 주민들의 원성이 높아짐에 따라 1992년 ‘남단녹지’는 결국 해제됐다. 이후 2003년 판교신도시개발에 대한 계획이 최종적으로 승인되면서 성남시에는 분당에 이은 제2의 신도시가 생겨나게 됐다. 판교신도시 개발의 모토는 ‘선진형 저밀도 전원도시’였다. 이는 과거 단기간의 신도시 건설이 초래한 부작용 및 지역 난개발을 극복하기 위한 방향이었다. 이에 저밀도의 친환경 시가지가 조성됐고, ‘선교통-후입주’ 원칙이 세워으며, 지구단위로 구역을 나눠 여러 주체(경기도, 성남시, 한국토지공사, 주택공사)들이 각각 일정 구역을 분담 개발하게 됐다. 또한 도시의 자족능력을 함양시키기 위해 벤처단지 또한 형성됐다. 이것이 오늘날의 판교테크노밸리다. 
이처럼 성남시와 분당·판교지역은 수도권의 인구 증가를 해소할 목적으로 정부주도로 세워진 신도시들이다. 과거 교통의 요충지로서 기능해왔던 이 지역은 광복 이후 신도시 개발의 역사와 맞물려 새로운 모습을 갖추게 됐다. 구석기 시대까지 그 역사가 거슬러 올라가면서도 오늘날의 도시 모습을 갖춘지는 얼마 되지 않은, 오래된 신도시 분당과 판교의 시간은 새롭게 쌓여가는 중이다.

판교신도시 개발의 모토
판교신도시는 수도권 2기 신도시로 경기도 성남시 판교동과 백현동, 삼평동, 운중동 일대에 조성됐다. 면적은 892만4613㎡에 이르며 수용 인구는 8만8000명(2만9300가구)이다. 경부고속도로를 기준으로 동판교와 서판교로 나뉜다. 동판교에는 판교테크노밸리와 현대백화점 판교점 등의 업무·상업시설과 주거시설이 있고, 서판교에는 아파트 단지와 단독주택 등이 몰려 있다. 특히 판교가 성공적인 신도시로 자리 잡은 핵심은 기업과 일자리다. 이를 위해 도시 계획 단계에서부터 치밀한 설계가 이뤄졌다. 10년간 전매를 제한하고 20년간 단지 내 시설의 업종·용도변경을 제한해 장기간 사업을 영위할 업체를 골랐고, 조성 원가 수준으로 연구용지 등을 공급하며 기업의 부담을 덜어줬다. 미래 변화를 정확히 전망하고 이를 바탕으로 기업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한 것이 제대로 먹혀든 셈이다.
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경기 침체로 전통 제조업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지만, 판교에 입주한 정보기술(IT) 기업은 오히려 실적 개선을 기대하며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기업과 일자리가 넘치다 보니 대규모 개발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제2·3테크노밸리 조성 기대감으로 산업·주거수요는 더욱 몰릴 것으로 전망된다. 택지 개발사업이 마무리된 지 10여 년 만에 ‘한국의 실리콘밸리’로 확고하게 자리 잡은 데 이어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거점이 되기 위한 도약을 시작한 것이다.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이 2018년 말 기준으로 판교 테크노밸리 입주 기업 현황을 조사한 ‘2019년도 판교테크노밸리 실태조사’를 보면 입주 기업 수는 1309개 회사로, 전년보다 3.07% 증가했다. IT 회사가 863개사이고 문화기술(CT) 회사가 175개사인데,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만 전체 기업의 79.3%에 이른다. 바이오기술(BT·165개사) 업종이 12.60%로 그 뒤를 따르고 있다. 판교테크노밸리 입주 기업의 임직원 6만3050명의 연령대를 살펴보면 30대가 46.52%에 달했다. 그 뒤를 40대(26.23%), 20대(19.52%)가 차지했다. 젊은 임직원들이 창출해내는 가치도 엄청나다. 입주 기업의 매출액을 합치면 총 87조5000억원에 이른다. 입주 기업 중 77%가 판교에 본사를 두고 있는데, 본사 기준 매출액만 52조9000억원에 달한다. 전체 기업의 86.17%에 해당하는 1128개사가 중소기업이라는 점도 눈에 띈다.
지방 산업단지의 빈자리가 늘어나는 것과 대조적으로 판교는 기업의 최선호 지역이 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삼평동 641 일대 2만5718㎡에 이르는 판교구청 예정부지를 사들이기 위해 나섰다. 감정평가액만 8094억원에 달하는 곳이다. 현재는 성남시가 임시주차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카카오는 4월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알파돔시티’ 6-1블록 임대차 계약을 했다. 건물 전체를 임차하는 방식이고 계약 기간은 10년이다. 내년 10월 준공 예정이다. 

확장하는 판교, 배후 주거지 개발 등 3기 신도시 모범 사례로 
판교신도시는 계속 확장하고 있다. 현재 판교에는 제2·제3테크노밸리 조성 공사가 진행 중이다. 제2테크노밸리는 성남시 시흥동과 금토동 일대에 43만㎡로 조성 중이며 공공이 주도하는 1구역은 올해, 민간이 주도하는 2구역은 내년에 준공될 예정이다. 성남시 수정구 금토동 일원 58만3581㎡ 부지에 조성되는 제3테크노밸리도 올해 착공에 들어가 2023년 완공을 목표로 사업이 진행 중이다. 판교테크노밸리와 연계해 4차 산업혁명을 이끌 산업단지로 조성된다. 일자리 수요가 늘면서 배후 주거지도 개발되고 있다. 시행사 성남의 뜰이 성남시 대장동 210번지 일원을 개발하는 판교대장도시개발사업의 경우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지난해 12월 공공주택용지인 A9·A10블록을 사들이면서 모든 공동주택용지가 판매됐다.
최근 들어 판교가 주목받는 건 수도권 3기 신도시 개발과도 맞물려 있다. 2기 신도시의 경우 판교를 제외하면 대부분 서울의 베드타운(bed town)으로 전락한 경우가 많은데, 전문가들은 판교의 성공 사례를 3기 신도시에도 참고할 만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정부도 3기 신도시에 기업·교통 등의 자족 대책을 마련하며 신도시의 완성도를 높이려고 시도하고 있다. 남양주 왕숙지구는 스마트그리드(지능형 전력망) 산업 중심의 경제중심도시로, 하남 교산지구는 바이오헬스 산업과 스마트 모빌리티 산업 특화도시로 조성하는 식이다.


정부는 이르면 연내 3기 신도시에 대한 지구계획을 마련해 내년 말부터 입주자 모집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가령 수도권 3기 신도시로 지정된 경기도 부천 대장과 인천 계양의 경우 행정구역이 달라 주변 서울 마곡지구와 시너지를 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판교가 개발되면서 분당의 중심지 역할을 하게 된 것처럼 지역 중심성이라는 부분을 고려한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판교의 가치는 앞으로 더욱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2022년까지 조성되는 제2 판교테크노밸리와 2025년까지 조성되는 제3 판교테크노밸리까지 마무리되면 판교는 그 어떤 지역과도 비교할 수 없는 희소가치를 지닐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서울을 중심으로 하는 메트로폴리탄의 중심은 강남이었지만 동탄과 수원 화성 등 수도권 남부 지역에 엄청난 인구가 몰리면서 메트로폴리탄의 중심이 점점 내려가고 있고 그게 판교가 될 것이다. 또  제2·3 테크노밸리까지 조성되면 양재·수서와도 연결되기 때문에 판교가 명실상부 수도권의 중심지로 확고하게 자리 잡을 것이다.                                              취재_ 지용웅 대기자

지용웅 대기자  goyow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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