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CEO인터뷰
이재용 부회장 ‘뉴(New) 삼성’ 길 걷는다사업 확장보다 실리 추구 집중 경영 무노조 경영원칙 폐기 선언

코로나19 사태 이후 첫 해외 출장길에 올랐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박 3일간의 중국 일정을 마치고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지난달 17일 중국 산시성으로 출국해 18일 시안 반도체공장 방문과 후허핑 산시성 당서기 면담 등의 일정을 소화하고 돌아왔다. 이 부회장의 이번 출장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글로벌 기업인의 첫 중국 방문 사례로 관심을 모았다. 


‘미래 삼성’ 향한 야심찬 경영 비전 
‘뉴(New) 삼성’을 향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철학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아버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와병으로 지난 2013년 1월 사실상 그룹 수장에 오른 이 부회장은 2014년 경영 전면에 모습을 드러내 ‘뉴 삼성’ 구상을 실천하기 위해 성실히 걸어가고 있다. 사업 측면에서 그동안 걸어온 행보를 보면 이 부회장은 사업 확장보다는 실리 추구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아직 그로 인한 두드러진 수익에 대한 평가 기준은 없지만 한화와의 방산·화학 계열사 빅딜 성사, 삼성SDI 케미칼 사업부와 삼성정밀화학 및 삼성BP화학의 (롯데그룹으로) 매각 등은 선택과 집중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또 그는 글로벌 불확실성에 대비하고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해 미국 사물인터넷(IoT)플래폼 개발업체 스마트싱스(Smart Things) 인수를 신호탄으로 미국 모바일 결제업체 루프페이(LoopPay) 인수, 중국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 투자, 미국 카오디오 전문업체 하만(Harman) 인수 등 공격적인 M&A에 나섰다. 이와 함께 삼성테크원, 삼성탈레스, 삼성종합화학, 삼성토탈을 한화그룹에 매각했고 삼성정밀화학, BP화학도 롯데그룹에 넘기는 등 과감한 체질 개선도 주저하지 않았다. 과거 대기업의 무분별한 사업 확장을 줄이고 사업을 집중화시켜 내실을 키우겠다는 이 부회장 경영기조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이 부회장의 뉴 삼성은 회사 내부 변화도 이끌었다. 삼성그룹 창업주 이병철 선대회장과 이건희 회장 등에 걸친 삼성의 대명사 ‘무노조 경영 원칙’ 폐기 선언이 대표적인 예다.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상생이 강조되는 거대한 시대흐름에 떠밀린 측면도 없지 않지만 80년간 이어온 ‘무노조 원칙’ 파기는 ‘상생’을 ‘뉴 삼성’의 핵심가치로 강조해온 이 부회장의 경영철학과 맞닿아 있다. 일각에서는 무노조 폐기로 노조의 경영간섭이 극심해질 경우 기업 경영의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이재용 부회장은 온화하고 겸손한 성품의 리더십을 가졌다. 현장 중심의 실용주의 경영을 강조하기 때문에 지난해 실적이 부진한 삼성중공업과 삼성증권을 방문해 격려했고 삼성서울병원의 메르스 감염 사태 때에는 직접 대국민 사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보통 재벌 총수들이 그런 자리에 절대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것과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열정적인 신사업 추진도 주목할만하다. 삼성은 새로운 사업으로 바이오사업을 육성할 계획이다. 바이오 의약품 시장 규모는 2011년 1410억달러에서 2020년 2780억달러로 예측되고 있다. 물론 우려도 크다. 반도체와 달리 의약품은 세계 각국에 규제가 다양하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리고 영향력과 경쟁력이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신사업에 대한 성과가 삼성그룹에 어떤 결실을 줄 것인지는 한국 재계만이 아니라 세계 경제계에서도 주시하는 부분이다.


해외 유일 메모리반도체 기지 시안 방문… ‘반도체 2030’ 의지 
이 부회장은 대국민 사과 이후 첫 해외 행보이자 미중 무역분쟁이 고조되는 시점에서의 중국행으로 눈길을 끌었다. 지난 5월 6일 경영권 승계 논란 등에 대한 대국민 사과와 함께 “대한민국 국격에 어울리는 새로운 삼성을 만들겠다”고 언급한 이후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는 모습이라 다음 행보에도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이 곳을 방문해 반도체 분야에서의 양국 협력 강화 의사를 시사한 바 있다. 당시 리커창 총리는 “우리는 삼성을 포함한 각국의 하이테크 기업들이 계속해서 중국에 투자를 확대하는 것을 환영한다”라며 “수년간에 걸친 삼성과 중국의 협력은 첨단기술 협력이 고부가가치의 성과를 반드시 가져올 것임을 증명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의 이번 출장은 리커창 총리의 방문 등 중국 정부의 관심에 대한 화답성 방문이라고도 해석된다.

삼성전자 등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중국에서 시안 소재 메모리반도체 공장을 방문해 코로나19 장기화 대책을 논의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기 위해서는 다가오는 거대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며 “시간이 없다. 때를 놓치면 안된다”고 주문했다. 시안 공장은 삼성전자의 유일한 해외 메모리 반도체 생산기지로, 회사는 2017년부터 150억 달러(약 18조5000억 원)를 추가 투자해 2기 캠퍼스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은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2030년까지 세계 1위에 오른다는 목표인 ‘반도체 2030’ 비전 달성에 주력하고 있다. 이 부회장이 코로나19로 멈췄던 해외 현장 행보를 재개하는 첫 장소로 시안 반도체 공장을 택한 것 역시 ‘반도체 2030’ 목표에 대한 의지를 강조하는 차원으로 해석됐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2월 설 연휴에도 시안 공장을 방문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시안2공장 증설 관련 작업을 예정대로 진행하고 있다. 지난 3월 시안2공장 투자 출하 기념행사를 진행했고, 최근에는 2공장 증설에 필요한 기술진 200여명을 전세기로 파견했다.

中 산시성 서기와 면담
또 후허핑 산시성위원회 서기와 류궈중 산시성장 등을 만나, 반도체와 배터리 등의 영역에서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최근 중국 산시성 당기관지 산시일보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달 18일 후허핑 서기와 류궈중 성장 등 현지 고위 당국 관계자들과 만났다. 후허핑 서기는 이재용 부회장의 방중을 환영하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초기에 삼성이 예방용품을 제공한 것에 대해 산시성 주민이 깊이 감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산시성 경제와 사회 질서는 빠르게 회복됐다”며 “코로나19 사태에 공동 대응하기로 한 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합의를 충실하게 이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후허핑 서기는 또 “최근 시진핑 주석이 외국 기업에 안정적인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산시성을 점검한 바 있다”며 “우리는 삼성의 프로젝트를 전적으로 보장하고, 메모리 반도체와 배터리, 바이오 등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할 용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우리는 앞으로 우정을 증진시키고 삼성과의 협력을 심화해 나갈 것이며, 산시성에서 삼성의 프로젝트를 전면적으로 지지하고 보장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플래시 메모리칩 등 분야에서 협력을 더욱 강화하고 쌍방의 공동 발전과 상호 이익을 증진할 것”이라고 했다.

이재용 부회장도 삼성의 감염병 예방과 통제에 도움을 준 산시성 당국에 감사를 표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은 산시 프로젝트에서 좋은 성과를 얻고 있다”며 “앞으로도 협력 영역을 확대하고 교류를 늘려 새로운 시대를 만드는 데 긍정적인 기여를 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이번 출장은 상당한 불편을 감수한 출장이었다. 아직 코로나19의 확산이 종식된 것이 아니기에 이 부회장은 3일 일정에서 매일 한 번씩 진단 검사를 받고 ‘음성’ 판정이 나올 때까지 의료시설에서 대기해야 했다. 그럼에도 이 부회장이 중국 시안의 반도체 공장을 굳이 방문한 것은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의 주력 사업인 반도체 사업 현장은 직접 살펴보고 경영인으로서 적극적으로 위기관리에 나서겠다는 강한 의지로 해석됐다. 불편함이 수반되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현장을 직접 방문한 이 부회장의 행보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큰 의미가 부여됐다. 미·중 무역 분쟁이 갈수록 격화되는 가운데 미국 투자 확대 여부 등 향후 행보에도 눈이 쏠린다. 
중국 화웨이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여 가고 있는 미국 정부는 삼성에 대해서는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파운드리 공장의 증설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세계 파운드리 1위 업체인 대만 TSMC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요구에 미국 공장 신설을 결정하면서 삼성이 긴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재계에서는 삼성전자가 퀄컴, 엔비디아 등 미국 고객의 추가 이탈을 막고, 시스템반도체 1위 목표를 위해 TSMC를 견제하는 차원에서라도 오스틴 공장 증설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부회장은 한·중 기업인 ‘신속 통로’를 통해 14일의 의무 격리 없이 정상적인 기업활동을 할 수 있었고 능동감시자로 분류돼 외부활동도 가능했다. 정부 관리 지침에 따라 14일 동안 휴대전화 코로나19 관련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하고 매일 발열, 기침 등 건강 상태를 확인하면 된다. 
                             

이철영 대기자  lcyfe@sisanewn.co.kr

<저작권자 © 시사뉴스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철영 대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