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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스마트폰 시대 플랫폼 기업카카오톡 10년, 대한민국을 삼키다

2010년 카카오톡에서 시작된 카카오의 각종 서비스는 한국인의 삶 곳곳에 스며들었다. 카카오톡은 현재 월간 이용자 수 5000만 명, 하루 평균 송수신 메시지 110억 건, 한국 모바일 메시지 앱 시장 점유율 96%에 이르는 명실상부 ‘국민 메시지 앱’이 됐다. 카카오는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콘텐츠·금융·모빌리티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면서 ‘모바일 생활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했다.


카카오톡은 가족과 친구 간의 대화 공간에서 업무와 사업 공간으로 확대됐고 단 몇 초 만에 카카오톡을 통해 각종 사진, 동영상, 문서 등의 파일을 주고받을 수 있게 됐다. 늦은 밤 택시를 부르거나 대리운전을 요청할 때는 전화가 아닌 카카오 T앱을 이용하는 사람이 늘었다.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에서는 계좌번호와 전화번호를 몰라도, 공인인증서가 없어도 카카오톡 친구에게 송금할 수 있게 됐다. 
카카오헤어숍으로 미용실을 예약할 수도 있다. 한 정보통신기술(ICT) 전문가는 “한국에서 스마트폰을 쓴다면 ‘카카오 생태계’ 속에서 사는 것과 마찬가지다”라고 했다. 카카오톡은 PC에서 모바일로 플랫폼 전환이 이뤄지던 흐름의 첨병에 있었다. 카카오톡은 스마트폰 시대의 아이콘이 됐고 카카오는 카카오톡의 성장에 힘입어 국내 ICT 업계 최초 대기업이 됐다. 
카카오는 그동안 어떻게 돈을 벌었을까. 카카오는 아이위랩 시절인 2009년 연 매출 300만원, 현재의 간판으로 바꿔 단 2010년에는 연 매출 3400만원을 올리던 ‘구멍가게’ 수준의 기업이었다. 그러나 2010년 카카오톡을 출시해 ‘대박’을 터뜨렸고 매출 규모는 2011년 18억원, 2012년 461억원, 2013년 2107억원 등 믿기 어려운 성장세를 보였다.
 

10년 만에 100만 배 성장한 카카오
카카오는 M&A을 통한 덩치 불리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2014년 자신보다 덩치가 큰 포털 다음과 2016년 멜론(로엔엔터테인먼트)을 차례로 인수, 고속 성장을 이어 가며 2019년 매출 3조원을 돌파했다. 2009년 300만원에서 10년 만에 100만 배 성장한 것이다. 카카오의 몸집은 급속도로 커졌지만, 실질적으로 돈을 벌기 시작한 것은 창업 약 6년 만인 2012년이다. 당시에도 카카오는 6200만 명이라는 대규모 카카오톡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었으나 제대로 된 수익 모델이 없어 적자를 이어 갔고 직전 연도(2011년)까지만 해도 153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카카오톡 개발자’ 이확영 그렙(grepp) 대표는 김범수 카카오 의장, 이제범 전 다음카카오 신사업 총괄과 함께 카카오톡 개발의 주역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그는 삼성SDS에서 일하면서 김 의장과 처음 인연을 맺었다. 김 의장은 2006년 12월 카카오 전신인 아이위랩을 창업한 뒤 직접 이 대표를 불렀다. 아이위랩은 2010년 사명을 카카오로 바꿨다. 이 대표는 2013년 카카오를 나오기까지 6년간 김 의장과 함께했다. 그는 카카오의 성공 비결에 “카카오톡을 만들기 전 3년은 실패의 연속이었습니다. 인터넷에서 모바일로 플랫폼이 바뀌면서 기회가 왔고, 우리는 기회를 잡았습니다. 끝까지 버티면 성공하고, 중간에 포기하면 없어집니다”라고 말했다.

김범수 의장의 리더십… 과감한 역발상과 파격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의 통 큰 결단이 화제에 올랐다. 김 의장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산업계가 위축된 상황에서도 지난 4월 20일 역대 최대 규모인 200명을 채용(채용연계형 인턴십)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번 채용은 카카오톡 출시 10주년을 맞아 이뤄지는 것으로 선발 방식에도 큰 변화를 줬다. 서비스·비즈 분야 인턴십은 모집 과정에서 세부 직무 구분없이 선발하는 이색 채용 방식을 도입했다. 또 인사팀이 아닌 20~30대 젊은 직원들이 수백 명의 인턴을 직접 선발하도록 하는 열린 채용 방식도 도입했다. 업계에서는 어려운 대외 환경 속에서도 채용을 확대하는 역발상에 더해 파격적인 채용 방식 도입으로 새로운 세대의 트렌드에 맞는 ‘제2 카카오톡’ 서비스를 발굴하겠다는 김 의장의 리더십이 반영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믿을 맨(신임하는 사람)’이라면 경쟁사의 옛 인연도 대표로 불러 들인다. 하지만 반드시 변화가 필요한 시기에서는 과감한 리더십을 발휘하기도 한다.” 김 의장에 대한 업계 관계자의 평가다. 대표적인 사례는 ‘글로벌 카카오’를 지향하며 2018년 여민수·조수용 카카오 공동 대표 체제를 출범시킨 김 의장의 결단이다. 이들은 2000년대 초반 NHN(네이버의 전신)에서 김 의장과 함께 일했던 사이다. 김범수의 ‘믿을 맨’이라고 해도 두 사람의 카카오 대표 선임은 파격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자존심을 버리고 강력한 경쟁사인 네이버의 인물을 대표로 선임했기 때문이다. 조 대표와 여 대표는 모두 NHN 초기 멤버로 현재의 네이버를 만드는 데 일조했다. 브랜드 전문가인 조 대표는 네이버의 상징색을 녹색으로 정한 인물이다. 여 대표는 온라인 광고 전문가로 네이버 매출 성장에 이바지했다.
김 의장은 변화의 시기에 냉혹한 승부사 기질을 발휘하기도 했다. 대표적인 건 2018년 임지훈 카카오 전 대표의 용퇴를 과감히 결정한 것이다. 공식적으로는 임 대표의 자진 사퇴였지만, 관련 업계에서는 김 의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고 봤다. 김 의장이 카카오 글로벌 진출에 속도를 내기 위해서는 브랜드·사업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여겼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포브스’는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을 ‘모바일 마스터(Mobile Master)’라고 칭했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사람들은 ‘넥스트 모바일’ 시대를 고민하고 있다. “문자해”라는 말이 “카톡해”로 대체돼 사라진 것처럼 “카톡해”도 언젠가 사라질지도 모른다.

카카오가 마주할 미래 “문자해”에서 “카톡해”로, 그리고…
이미 10대를 중심으로 ‘탈(脫)카카오톡’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10대들은 “카톡해”보다 “페메해(페이스북 메신저로 연락하라는 말)”라는 표현이 더 익숙하다고 한다. 실제 10대들이 메시지 앱으로 카카오톡보다 페이스북 메신저를 선호한다는 조사 결과가 잇따라 나왔다. 모바일 데이터 분석 플랫폼 앱애니의 2019년 상반기 ‘Z세대를 사로잡는 방법’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Z세대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앱은 분야별로 페이스북 메신저(SNS)와 트위치(엔터테인먼트), 브롤스타즈(게임), 토스(금융)인 것으로 조사됐다.
카카오도 미래를 고민하고 있다. 김범수 의장은 올해 지난 3월 카카오톡 10주년 메시지에서 “우리가 살아갈 세상은 우리가 살아 봤던 세상이 아니다”라며 “밀레니얼 세대가 행동하는 방식을 리더들이 잘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카카오가 올해 채용을 진행하면서 제시한 인재상은 다름 아닌 ‘디지털 네이티브’다. 디지털 네이티브란 디지털 언어와 장비를 마치 원어민처럼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세대를 말한다. 즉, 어릴 때부터 스마트폰 등 최신 디지털 기기에 익숙한, 소위 말해 ‘요즘 애들’이 카카오에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글로벌 선도 업체들을 보면 그 회사의 규모가 우리를 압도하는 정도라서 엄청난 공포감, 이런 게 느껴지기도 합니다”라며 직원들에게 보내는 영상 메시지를 통해 이런 소회를 밝혔다. 한국을 대표하는 플랫폼 사업자로서 글로벌 시장을 바라보며 언젠가는 거대 플랫폼 기업을 협력자 혹은 경쟁자로 마주해야 할 숙명을 느꼈음을 추측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플랫폼은 사람들이 열차를 타기 위해 모이는 승강장이다. 온라인 공간에서는 전 세계 사람이 콘텐츠와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모이는 지점이다. 디바이스로 시작한 애플, 소프트웨어 제조사 마이크로소프트(MS), 온라인 쇼핑몰 운영사 아마존, 포털 구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 등 글로벌 테크 빅 5기업은 각기 다른 출발점에서 시작했지만, 지금은 같은 지점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바로 ‘플랫폼’이다.
카카오는 지난 10년 ‘시즌 1’을 끝내고 앞으로 10년 ‘시즌 2’를 막 시작했다. 김 의장은 카카오톡 10주년 기념 메시지에서 앞으로 10년에 대해 “모바일 생활 플랫폼을 넘어 또 다른 변화의 파고에 대응해야 한다”며 “글로벌 IT 기업의 압도적인 규모에 긴장해야 하고 기회와 위기가 공존하는 또 다른 10년 앞에서 우리의 길을 찾아야 한다”라고 했다. 또 “우리만의 문화, 넥스트 비즈니스의 고민을 넘어 사회 문제 해결 주체자로서 역할도 포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용웅 대기자  goyow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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