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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합으로 평화를 그리는 대한불교 임제종 평인사 주지 혜원 스님대우주의 생명력 속에서 갈등은 무의미 분열을 넘어 평화의 길 열고파

지구상에서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는 분쟁의 대부분은 종교에서 비롯된 갈등이다. 세계 평화를 염원하는 이들은 종교계의 화합을 이룩하기 위해 목소리를 높이면서 내적으로는 자성의 움직임을, 타 종교와는 소통과 존중의 자세를 통해 더 나은 내일을 염원해왔다. 대한불교 임제종 평인사 주지 혜원 스님은 세계불교 정상회의에서 평화를 위한 불교계의 역할을 고민하는 한편 HWPL 종연사에서 경계를 넘어선 길을 제안하며 잔잔한 울림으로 세상을 바꾸고 있다. 

세계 불교계와 함께 평화와 상생의 길 고민
화합과 치유, 상생의 길에 대한 염원의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는 가운데 다름에 집중하면서 우열을 가리기보다 우주의 큰 지혜 안에 존재하는 하나임을 깨닫고 이를 나누고자 하는 평인사 주지 혜원 스님은 “경계가 없기를 바라는 것이 깨달음의 마음”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경계를 깨어야할 이들이 오히려 그것을 공고히 하는데 힘쓰는 한편 경계 안에서 권력을 만드는데 집중하는 현실은 화합과 상생을 가로막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인연을 소중히 하며 그 안에서 자연스럽게 세상을 정화하고자 하는 혜원 스님의 바람은 잔잔한 울림이 큰 변화를 만들어가듯이 더 나은 내일을 가꾸는 힘이다. 

대한불교 임제종 평인사의 주지 스님인 그는 2008년부터 세계불교정상회의 대한민국 대표로 활동하고 있으며 2017년 7차 세계불교 정상회의에서 축사를 통해 세계 종교계의 화합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기도 했다. 현재 51개국이 참여하고 있는 세계불교정상회의는 2년마다 각국의 대표와 수상, 국왕이 참석하는 국제회의를 개최한다. 화합과 상생을 향한 혜원 스님의 염원은 불교계를 넘어서서 적극적인 소통의 길도 열었다. 그는 불교와 기독교, 힌두교, 유교, 이슬람교, 천리교 등 각 종교계 인사들이 모인 하늘문화세계평화광복(HWPL)의 종교연합사무실(종연사)에 가입하여 갈등을 넘어서기 위해 물심양면으로 노력을 기울여왔다. “비록 종교마다 서로 표현이 다르지만 근본의 진리와 평화를 실현하고자 하는 마음은 같다”면서 “평화와 상생을 위한 협조자로서 불교의 화쟁사상을 마음에 품고 뜻을 맞추어가는 길을 걷고 있다”고 말했다. 
 

나와 너의 경계를 넘는 대우주의 지혜와 생명력
혜원 스님은 비록 쉽지 않지만 종교계의 화합이 요원한 일만은 아니라고 보았다. “우리가 경계를 넘어서는 순간이 도래하거나 인류가 신의 이름에 메이지 않고 하나가 되는 시대까지 진화해야 한다”는 그는 화합이 쉽지 않은 이유로 해석의 문제와 교리, 신의 이름에 메여있는 한계를 짚으면서 먼저 해석의 문제로 ‘나를 통해야 한다’는 가르침에서 ‘나’의 존재를 편협하게 이해했다고 지적했다. “화합과 상생을 위해서는 탈여(脫余)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는 그는  “나를 하나의 개체에 국한시킬 것이 아니라 온 우주의 대생명력 자체이자 그것이 실현된 개개의 생명체들을 아우르는 개념으로 생각한다면 배타적인 해석에 매어 서로를 비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신의 이름에 지나치게 연연하는 것이 과연 상생으로 나아가는데 어떤 도움이 되는지 반문했다. 종교가 신도들의 삶을 풍요롭게 한다는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각자 자신이 믿는 신이 지고한 존재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우열의 문제에 부딪히면 신성모독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누가 최고인가 하는 관념에 사로잡혀 있으면 융합은 애초에 불가능하다”고 단언한 그는 여기에 힘의 논리가 더해지면 전쟁이 일어나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신의 이름을 넘어서는 시대는 올 수 있을까. 혜원 스님은 석가모니 또한 사람임을 인정한 불교에서는 단지 광활한 우주의 생명력으로 모든 존재와 생성, 소멸을 이해한다고 전했다. 인간은 우주에서 먼지에 불과하지만 근본으로 돌아가면 곧 대생명력 그 자체라는 점에서 대우주의 생명력과 지혜로 융합된다는 것을 깨닫는다면 그곳에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나 미움이 자리할 수 없다고 한다. 
“현재 서로 다른 상으로 표현되었지만 근본으로 돌아가면 하나이기에 인위적으로 타인을 사랑하려하지 않아도 자기 자신이니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예수님은 내 몸같이 사랑하라 하셨지만 진정으로 내 몸이니까 사랑하는 것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물질계에서는 살아가는 질서가 존재하지만 돌아가고 나면 그러한 사소한 경계는 허물어진다. “죽음의 공포에서 초연한 것이나 대자대비는 강요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깨우침으로 체득하는 것”이라는 혜원 스님은 분열에 대한 치유의 길을 제시하고 있다.

 

세계 평화의 주춧돌이자 빛이 되는 한국 불교의 역할
“우리 모두가 대생명력이 표현된 존재임을 인정한다면 평화가 이룩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힘주어 말한 혜원 스님은 “각기 다른 이름으로 종교가 생겼을지라도 근본으로 돌아가면 하나의 환원이기에 교리에 얽매어 대립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밝혔다. 고행 속에서 얻은 깨달음으로 극단을 지양하고 지수화풍의 물질계를 넘어서 근본 불성이 하나임을 체현한 그 정신은 화합과 상생이 가능함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물론 서로 다른 이들이 섞여 살아가는 세상에 화합을 구현하는 것이 쉬운 것은 아니다. 
그는 “그렇기에 대승이 필요하다”면서 인위적으로 타인을 재도하려하기 보다는 자신을 돌아보고 스스로 정화하면서 매일 쌓이는 인연에 집중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이룩될 것으로 보았다. “대문호 세르반데스가 남긴 말처럼 남을 정화하려하기 보다 나를 정화했더라면 세상이 벌써 정화되었을 것이라는 마음으로 다가간다”고 한다. 문제를 외부에서 찾기보다 안에서 찾고 그것을 하나씩 정화하는 것은 신통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것이며 소극적 자세가 아닌 온 우주를 바꾸는 힘이자 시작점이다. 자신을 돌아보고 반성하며 함께 깨달아가는 세상이 도래할 수 있도록 불교가 앞장서야 한다고 밝힌 혜원 스님은 한국 불교가 온 세계의 주춧돌이자 빛이 되어 많은 사람들이 화합하고 상생할 수 있는 길을 열 수 있도록 오늘도 깨달음을 나누며 세상의 인연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이동현 기자  jineu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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