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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콘텐츠 영상시대브이로그에 열광하는 밀레니얼 세대

바이럴 마케팅과 함께 성장한 밀레니얼 세대는 온라인의 모든 정보를 일단 의심하고 보는 성향이 있다. 그들이 커뮤니티에서 늘상 찾는 ‘인증’이나 ‘실화’는 셀럽이나 SNS 인플루언서가 게재하는 온라인 콘텐츠들이 대부분 어떤 ‘불순한 의도’가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화려한 편집 없이 담담히 일상을 비추는 브이로그에 대해서 만큼은 특정 의도가 없다는 브이로거의 진정성을 믿는다.


유튜브가 ‘대세’로 떠오른 이래, 유튜브 콘텐츠의 주류는 ‘재능인’이었다. 뛰어난 재능이 있는 콘텐츠 제작자 겸 진행자가 본인의 멋진 능력을 뽐내거나 자신의 기량을 시청자에게 가르쳐 주는 콘텐츠. 이미 2000년대 초반부터 UCC라는 이름의 1인 미디어에 익숙해진 시청자들도 이러한 콘텐츠를 즐겨 소비했다. 하지만 2017년 즈음부터 변화가 감지되기 시작했다. 영상 촬영에 별다른 목적이 없어 보이는 콘텐츠가 등장하게 되었다. 이른바 ‘브이로그’라 불리는 이 콘텐츠는 <대학생의 공부 일기>, <피시방 야간 알바생의 하루>처럼 누구나 만들 수 있을 것 같은 타이틀을 걸고 구독자, 특히 유튜브의 주류를 이끄는 밀레니얼들의 이목을 끌었다.


한때 온라인 영상의 대세는 ‘짧고 빠른 호흡’이었다. 밀레니얼들은 기다리는 것을 싫어할 뿐 아니라 재미있는 다른 콘텐츠가 온라인상에 얼마든지 있으므로 영상을 길게 만들면 초반 몇 분만 보다가 금세 싫증을 느끼고 다른 영상으로 재핑(zapping)한다. 이 때문에 ‘텐션을 떨어뜨리지 않고 단숨에 영상을 끝내야 한다’는 것이 일종의 성공하는 콘텐츠의 공식이었다. 그러나 사용자들이 영상 플랫폼에 익숙해지고 무선 데이터에 요금 단가가 낮아짐에 따라 긴 영상에 대한 거부감이 점차 줄어들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 2017년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유튜브 노동요’는 1시간이라는 긴 재생 시간에도 불구하고 “업무 보는 내내 틀어 뒀더니 정말 집중이 잘 되더라”는 입소문을 타고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인기를 끌었다. 이러한 흐름을 타고 일반인이 본인의 일상을 담담하게 기록하는 브이로그가 유행하기 시작했다. 
브이로그는 비디오(video)와 블로그(blog)의 합성어로, ‘비디오 형식으로 기록한 블로그’라는 것이 통상적 해석이다. 해외에서는 기업이나 전문 미디어가 아닌, 개인 사용자가 영상으로 기록한 리뷰, 정보, 일상 등을 모두 브이로그로 분류한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개인이 특별한 주제나 정보 없이 본인의 일상을 기록해 공개하는 영상을 브이로그라고 특정한다. 특별한 기능을 뽐내거나 가르쳐 주려는 목적이 아니므로 핵심만을 간추리기 위한 편집이 없었고, 단순히 일상을 기록하는 것이므로 스튜디오 조명이나 고가의 카메라가 필요하지도 않았다. ‘재미없이 로봇처럼 공부하는 모습만 보여 주기 위해’ 만든 <노잼봇> 계정처럼 책상 앞에 스마트폰 카메라를 설치하고 공부하는 모습만 찍어 올려도 셀럽에 준하는 유명세를 탈 수 있었다.

브이로그의 진정성을 신뢰하다
물론 밀레니얼들이 단순히 10분이 넘는 시간 동안 다른 사람의 일상을 지켜보는 것만으로 재미를 느끼고 구독 버튼을 누르는 것은 아니다. 최근 밀레니얼들이 자주 시청하는 브이로그에는 몇 가지 특징이 있다. 브이로그 콘텐츠가 특별한 이유는 그 특별하지 않음에 있다. 브이로거는 누구에게나 있을 법한 평범한 일상을 기록하고, 구독자는 그 평범한 일상 속에서 잠깐 반짝이는 순간을 찾아 본인의 일처럼 즐거워한다. ‘성호육묘장’은 농촌에서 농사 짓고 가축 기르는 일상을 촬영해 업로드하는 유튜버다. 어느 날 밭에서 새끼 두더지를 잡은 그는 영상 속에서 정감 어린 목소리로 “원래는 밭을 망친 두더지를 없애버릴 생각이었다. 그렇지만 너무 귀여워서… 차마 그러진 못하겠다. 밭에는 말고 산에다 풀어주겠다”고 말했다. 밀레니얼들은 농사일 가운데 발견한 두더지의 귀여운 모습과 차마 두더지를 해치지 못하는 농부의 여린 마음에 열광했다.
밀레니얼들이 브이로그에 열광하는 또 다른 이유는 ‘내가 겪을 수도 있는 일’을 그리기 때문이다. 브이로그가 인기를 끌기 전 대부분의 유튜브 콘텐츠들은 보는 재미는 있으나 쉽게 공감하기는 어려운 이야기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브이로그에서 그리는 일상의 모습들은 나 또는 주변 지인들이 충분히 겪을 법한 이야기를 소재로 삼고 있어 더 많은 공감대를 형성하며, 브이로거의 모습에 비춰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평범한 일상이 선사하는 영감
박막례 할머니는 국내에 널리 알려진 시니어 유튜버다. 박막례 할머니와 함께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김유라 PD는 저서에서 “박막례 할머니 유튜브 채널의 두 가지 원칙은 첫째, 할머니가 즐거울 것, 둘째, 할머니가 즐거워하는 모습을 연출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담을 것’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김유라 PD의 원칙처럼 할머니는 본인이 즐거운 영상을 찍고 있다. 물론 <달고나 커피> 편처럼 짜증스러워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 역시 인위적으로 편집하지 않고 그대로 내보내고 있다. 박막례 할머니의 채널은 3년 동안 구독자 122만 명을 넘기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특히 넥슨은 게임업계 핵심 연령층으로 떠오른 Z세대를 겨냥해 브이로그 콘셉트를 활용한 신작 모바일 게임 ‘스피릿위시’ 마케팅에 나섰다. 산책, 요리, 연주, 친구, 신년 등 배우 신세경의 평범한 일상을 활용해 만든 유튜브 영상은 인기를 끌었다. 구독자들은 신세경의 일상을 들여다보면서 친밀감을 형성하고 캐릭터, 아이템 등 정보를 얻어갈 수 있었다. 

출시에 앞서 공개된 스피릿위시 티징 영상 속 신세경의 맑은 음색은 동화 속 세계를 연상시키는 스피릿위시의 신비로운 분위기와 조화를 이루며 모험의 설렘을 전해주었다. 넥슨은 공식 트위치 채널인 ‘겜믈리에(게임과 소믈리에 합성어)’를 직접 개설해 게임 팬들과 다양한 소통도 이어가고 있다. 또 인기 걸그룹 에이핑크 오하영과 프로게이머 정성민 선수가 참여하는 ‘피파온라인4’ 생중계 방송을 선보였다. 축구게임 초보인 오하영이 방송을 거듭할 때마다 점차 향상되는 게임 실력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아울러 온라인 게임 ‘배틀라이트’에서 개최한 ‘로얄 스트리밍 배틀’ 중계를 맡기도 했다. 겜믈리에는 ‘모든 순간이 액션이다’라는 슬로건을 내건 배틀라이트의 게임 특징을 소개할 뿐 아니라, 다양한 주제로 팬들과 호흡하며 자칫 지루할 수 있는 게임 중계에 신선함을 불어넣었다. 넥슨 커뮤니케이션본부 홍보실 김광택 실장은 “지난 몇 년 사이 게임 시장에서 ‘보는 게임’ 트렌드가 빠르게 자리잡았다”며 “유저들의 관심사를 소재로 게임 콘셉트에 맞는 다채로운 영상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룸 또한 일룸은 ‘브이로그’ 형태를 활용해 자연스러운 일상을 통해 브랜드 컨셉과 메시지를 전달하는 광고로 소비자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일룸은 하반기 신규 브랜드 캠페인 ‘나의 일룸생활’의 일환으로, 공유의 일상을 담은 영상 ‘공유의 일룸 생활’을 공개했다. 배우 공유의 집과 동일한 세트장에서 촬영된 광고는 연기하는 모습이 아닌 실제로 일룸 모델 6년차인 공유의 생활을 담았다. 공유는 소비자들이 궁금해하는 질문에 답하며 자신의 ‘일룸생활’을 보여준다.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공간이자 홈카페처럼 꾸민 주방에서 즐겨 마시는 커피를 이야기하고, 일룸 볼케 리클라이너와 코펜하겐 소파에서 고양이와 함께 휴식을 취하는 등 자연스럽고 편안한 모습을 담았다. 이 영상은 조회수 986만을 기록하고 있으며 소비자들은 브랜드 광고보다는 ‘공유의 브이로그’를 본 것 같다는 평이다.
일룸 브랜드 관계자는 “친숙한 내용과 형식을 통해 일룸으로 변화되는 생활을 보여주고자 했다”며 “공유의 자연스러운 일상에 많은 소비자가 공감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업이 제작하는 브이로그는 보안이나 홍보 목적 때문에 커뮤니케이션 방향성을 어느 정도 가다듬을 수밖에 없다.                                                  
 

유인경 기자  sisanewsn@sisanews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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