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경제
벤처시장(venture market) 자금 급속히 위축넷번(Net Burn)을 관리하라!

코로나19는 감염병인 탓에 사람들이 일하는 모든 분야에서 엄청난 위험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항공이나 호텔 등의 여행 관련 업체는 물론이고 노동 집약적인 제조업과 건설업 그리고 엔지니어들이 중추인 소프트웨어 산업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모든 산업 분야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스타트업들은 가장 먼저 매출과 지출 사이에서 ‘넷번’에 대한 관리를 시작해야만 한다. 


세계적인 경제 악화는 필연적으로 글로벌 경제의 한 축으로 성장한 벤처시장(venture market)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세계 최대 벤처시장인 미국에서는 코로나19에 기인한 여러 문제가 엄청난 속도로 벤처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다. 전례 없는 엄청난 파고에 맞서 국내 파운더(설립자)들이 코로나19 사태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성공 스타트업은 ‘넷번(Net Burn) 예민하다’ 
넷번은 기업이 보유한 현금을 다 써서 손해를 보는 상태를 말한다. 이는 산업군을 막론하고 현재 발생하고 있는 현금 흐름이 지속될 수 있는지를 살피고 그에 대응해 비용 관리를 시작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내일 매출이 말 그대로 오늘의 절반으로 떨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러한 매출의 50% 감소가 단 2일만 발생하더라도 스타트업은 단 2일 만에 원래 매출의 75%를 잃어버리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취약할 수밖에 없는 재무구조를 가진 스타트업들은 가능한 한 선제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가정하고 그에 따른 넷번에 대한 관리를 시작해야만 한다.
따라서 창업자이자 관리자라면 넷번(Net Burn) 그러니까 현금 고갈 상황을 알고 있어야 한다. 다시 말해 들어오는 돈에 비해 회사 운영에 들어가는 급여나 경비, 개발비, 세금 등 고정비를 충당하는 데 얼만큼 현금을 태우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는 뜻이다. 월 유동자산 지출에 해당한다. 투자자가 당신의 기업에 대한 경비 지출 속도가 얼마냐고 물었다면 그들이 기업이 흑자를 내려면 투자금이 얼마 동안 충분할 것인지 알기 위해서일 터다. 다시 말해 창업자가 얼마 뒤 후속 투자를 요청해올 것인지 알기 위해서라는 얘기다. 넷번 레이트를 계산하면 새로운 자금을 조달해와야 할 시점을 예상할 수 있는 것이다. 최고경영자(CEO)의 보수 삭감부터 마케팅 예산 삭감, 기업 전체에 대한 예산 절감 등 가능한 한 모든 방안을 동원해야 할 것이다.

유동성이 위축 대비해 자금 조달 관련 계획 세우기 
자본시장 경색이 발생했을 때 투자자들은 가장 먼저 자산의 배분을 안전 자산 쪽으로 옮기기 시작한다. 이는 벤처시장으로 유입되는 자금이 급격히 줄어들게 될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1990년대 후반의 닷컴버블이나 2000년대 후반의 글로벌 금융위기와 관련한 시장 경색이 발생했을 때도 위험 자산에 대한 기피 현상으로 벤처시장은 급속하게 위축했던 전례가 있다. 그와 같은 위축은 충분한 유동성이 없는 엔젤 투자자로부터 시작할 것이며, 경색이 계속됨에 따라 점차 유동성 공급자(LP)의 유동성이나 자산 배분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벤처캐피털(VC) 등 모든 투자자로까지 옮겨가게 될 것이다. 문제는 그와 같은 위험 자산으로부터의 이탈이 매우 이른 시간에, 심지어 불과 며칠 내에 발생할 수 있고 한 번 발생하게 되면 상당 기간 지속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어제 받은 텀시트(term sheet)가 오늘 취소될 수 있고, 심지어 그 후 한참 동안 다른 투자자를 전혀 만날 수 없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상당 기간 시장의 부침을 경험해 온 필자와 테크스타즈 그리고 여러 투자자에게 그와 같은 상황은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다.


지금과 같이 불확실성이 극대화했고 특히 자본시장에서의 경색이 현실화하고 있는 시점에서 스타트업들은 시장에 있는 자본이 매우 빠르게 말라버릴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자금 조달에 기존보다 상당히 오랜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자금 조달 관련 계획을 세워야만 한다. 특히 지금 남아 있는 현금이 얼마인지 그리고 얼마나 빠르게 자금을 모을 수 있는가에 타이밍이 결정된다. 기업에 대해 내세울 장점이 있거나 기업에 투자할 의향이 있는 일부 투자자와 친분이 있다면 자금 조달이 훨씬 쉬워질 것이다. 투자 유치를 할 때에는 궁지에 물리는 상황을 초래해선 안 된다. 미리 대비하고 시장의 기회를 잡아야 한다. 
반대로 너무 많은 돈을 조달하는 것 역시 자금 사용에 관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지출이나 수금에 관심을 덜 갖게 될 리스크가 생길 수 있다. 또 단기적으로 수익성이 없는 후속 투자를 필요로 하는 무리한 성장을 감행하게 될 위험이 있다. 성장에 투자하는 건 현금이 상당히 많이 드는 일이라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설령 그 성장이 수익을 담보한다고 해도 그렇다.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은 현금 사용 현황을 점검하는 게 좋다. 모든 스타트업에게 주요 지표이며 급성장하는 곳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또 창업자끼리 선호하는 투자자 유형과 그들의 역할에 대해 예측하고 토론하는 게 좋다. 자금 조달 대가로 어떤 식의 양도를 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도 얘기해야 한다. 당장 투자가 필요한 게 아니어도 미리 생각해둔 투자자에게 주도적으로 먼저 연락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렇게 하면 그들은 여러분의 발전과 연혁을 계속 예의주시할 수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해 관계를 형성하고 신용을 쌓는 것이다. 다음으로 투자 유치를 할 때에는 궁지에 몰리는 상황을 초래하지 말라는 것. 회사가 내세울 장점이나 성장 가능성을 준비해두면 돈을 끌어오기 훨씬 수월하다. 투자자에게 다가가기 전에 신빙성을 먼저 갖추는 것도 중요하다. 현실적이면서도 매력적인 사업계획서를 준비해야 한다. 쓸 수 있는 자금에 따라 개발 단계를 나누고 팀과 시장, 제품이나 서비스, 실적 관련 질문에 대비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주의할 점도 있다. 자금 운용 계획에 따라 투자를 받아야 한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다시 말해 첫 이익을 내기까지 투자해야 하는 금액은 얼마인지, 성장에 투자해야 하는 금액은 얼마인지와 같은 계획 말이다. 또 자금 계획에선 부가세를 내거나 혹은 받아야 하는지 여부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도 체크 포인트.
스타트업은 설립 직후부터 높은 급여를 책정하는 건 금물이다. 투자자는 위험을 감수하는 창업자의 스타트업에만 투자라는 리스크를 걸 것이다. 또 채용 전에는 심사숙고해야 한다. 매월 월급으로 지급할 현금을 마련해야 하는 식의 비용이나 책무는 지워지지 않은 일이다. 현금이 모자란다고 해서 몇 개월 동안 월급 지급을 미루는 유연함은 통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투자사나 은행과 계약할 때에는 신중하라는 것. 서로의 권리와 의무 관련 사항은 더더욱 그렇다.

비즈니스 파트너 이슈에 대비 
마스크 등 여러 제조업 관련 위기 상황에서 목격했던 것처럼 이번 코로나19와 관련한 상황은 매출이나 자금 조달 이외에 기업 운영 후방에서도 위험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스타트업들은 코로나19의 영향을 받는 모든 밸류체인에서 언제든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가정하고 그에 대응할 수 있는 계획을 수립하고 있어야 한다. 구체적으로 이는 기업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제품의 개발 및 출시 등과 관련한 비즈니스 프로세스가 그 개발 업체나 공장 등에서 발생하는 문제 때문에 변경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비용 및 소요 기간이 예측 불가능한 수준으로 늘어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모든 스타트업은 내부적 요인에 대한 관리뿐 아니라 외부적으로 존재하는 비즈니스 프로세스 및 공급 체인의 지속 가능성을 면밀히 관찰하고 관리해야 한다.

캄 리더(calm leader)로 비상시에 대비한 구성원 역할 계획 수립과 차분한 성장 이끌기
기업 운영에서 개인의 역할 비중이 상대적으로 큰 스타트업의 특성 탓에 기업 운영에 상당한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그러므로 기업으로서 스타트업은 구성원의 건강 유지를 위한 방역 계획은 물론이고 특히 구성원의 건강 문제가 발생했을 때 대처하기 위한 구성원 간 역할 변경 및 수행에 대한 계획을 보유하고 있어야만 한다. 이와 같은 비상 계획은 스타트업의 경영진이 질병으로 인해 공석이 됐을 때 보고 체계의 변화, 의사 결정 흐름의 변화, 업무 분장의 변화, 제품 개발 인력의 대체 계획 등 각 기업이 처한 고유한 상황에 맞춰 가능한 한 구체적으로 수립돼야 한다. 

또 회사가 크든 작든 모든 스타트업의 창업자가 기억해야 하는 것은 이미 그들은 그 조직의 리더라는 것이다. 리더로서 창업자들은 기업 규모와 상관없이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지금과 같은 예측 불가의 상황에서, 특히 아직 충분히 성숙하지 못한 초기 기업이라면 그 리더의 자세와 대응은 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캄 리더로서 창업자들은 스스로가 먼저 안전하다고 느낄 수 있을 때 팀 전체가 안전하다고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회사 내 공포와 스트레스를 줄여주면서 차분한 성장(calm growth)을 할 수 있도록 이끌어가야 한다. 
스타트업의 창업자들은 모든 상황을 차분히 살펴보고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 알지 못하는 것 그리고 대응할 수 있는 것과 대응할 수 없는 것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를 통해 창업자들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 대응할 수 있는 것에 차분히 집중하면서 그 이외의 것들의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철영 대기자  lcyfe@sisanewn.co.kr

<저작권자 © 시사뉴스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철영 대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