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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 암초 만난 국내 경제‘코로나19’ 한국 경제 뒤흔드나… 글로벌 제조업 부품 공급망 빨간불

‘우한 페렴’으로 알려진 ‘코로나19’의 국내 확산이 한 달가량 지났다. 우리나라 경제도 함께 아픈 시기를 보내고 있는 중이다. 2월 17일 정부와 재계 등에 따르면 최근 코로나19가 우리 경제에 미친 악영향이 가시화되고 있다고 한다. 수출과 내수가 동시에 타격을 입으면서 우리나라 경제에 이미 위기가 찾아왔다는 것이 중론이다. 미·중 무역협상 1차 합의와 반도체 가격 반등에 힘입은 수출 회복을 발판삼아 경기 반등 모멘텀을 찾고 있던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등 정부 경제팀이 코로나19 바이러스 암초에 마주쳤다. 중국발(發) 바이러스 감염이 수출과 내수 경기에 찬물을 끼얹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韓 경기하강 가능성 부각
정부의 2.4% 성장 목표가 시험대에 올랐다는 반응이 나온다. 국제 신용평가회사 무디스가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우리나라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1%대로 낮췄다. 무디스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은 중국 경제활동을 비롯해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의 생산과 관광 산업 등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대한 정부와 재계 등의 대안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다. 
지난 1월 20일 국내 첫 확진 판정이 나온 이후 확진자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공기, 접촉 등을 통해 감염되기 때문에 쇼핑, 공연관람, 여행 등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확산돼 내수 경기가 급작스럽게 얼어붙었다. 내수뿐만 아니라 수출 경기도 꽁꽁 얼어붙을 조짐이다. 정부는 지난 1월까지 이어진 14개월 연속 수출 마이너스(-)가 2월에는 조업일수 증가 등으로 플러스(+)로 전환될 것으로 기대하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중국 정부가 춘절 연휴 휴무일을 연장하는 게 변수가 되고 있다. 

현지 공장 가동 중단 사태가 확산하면서 글로벌 제조업 부품 공급망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일부 완성차는 한시적인 국내 공급망 긴급 점검에 나섰고, 삼성·LG·SK 등은 중국 공급망 긴급점검에 나섰다. 이 때문에 민간 경제 전문가들은 최근 다소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던 국내 경기지표가 다시 주저앉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국내에서 추가로 확산할 경우 국내 소비가 0.3∼0.4%포인트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의 경기둔화는 그 자체로도 한국 경제에는 대형 악재다. 미국 경제통신사인 블룸버그는 신종 코로나 사태로 중국의 1분기 GDP 성장률이 집계 이래 가장 낮은 4.5%에 불과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간 성장률도 당초 예상치인 6.0%에 비해 1%포인트 하향될 것으로 전망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사스 공포 재현”
민간 금융·연구기관들은 보고서를 통해 “이번 신종 코로나19 바이러스가 2003년 사스 때보다 한국 경제에 미치는 파급력이 더 클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날 ‘바이러스가 국내 경제와 환율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2003년 사스 때는 외국인이 한국에 와서 쓴 금액(여행수입) 감소폭 보다 한국인이 외국에 여행 가서 쓴 금액(여행지급) 감소폭이 더 컸기 때문에 여행적자가 줄었다”며 “하지만 지금은 중국인 관광객 비중이 사스 때보다 3배 이상 높아져 여행 수입 감소폭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밝혔다. 한국투자증권은 이어 “이번 신종 코로나19 바이러스는 국내 경제에 단기간 큰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라며 “경기가 저점을 지났다는 기대는 미뤄질 것으로 보이고 적어도 1분기 혹은 2분기까지 성장률 하락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사스 확산 당시 중국 내수가 침체하면서 한국의 대중국 수출도 타격을 받았다. 

이번 신종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지난해 성장률이 6.1%였던 중국은 올해 성장률이 5% 밑으로 내려앉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대중국 수출액이 전체의 25%를 차지하는 우리 수출이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도 커지는 셈이다. 2003년 사스 때는 국내 감염자가 3명에 그쳐 내수 위축보다는 대중국 수출 감소 요인이 더 컸다. 사스는 국내 감염자가 3명에 불과했지만 메르스는 국내에서만 38명을 사망에 이르게 할 정도로 치명적이었다. 그럼에도 감염병 창궐 당시 한국 경제를 더 크게 흔든 것은 메르스가 아닌 사스였다. 홍콩 등 동남아지역에서 발생해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권에 영향을 준 사스는 당시 중국 본토에서만 336명이 숨졌지만 메르스 때는 비교적 조용하게 지나갔다. 사스는 2003년 아시아 지역에만 400억 달러가 넘는 경제적 피해를 가져왔다. 홍콩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2.6%를 깎아 먹었고, 당시 10% 가까운 고성장을 지속하던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7%대로 주저앉았다. 세계 경제에 있어 중국의 영향력은 더욱 막강해졌다. 사스 발생 당시 세계 GDP 대비 중국의 GDP 비중은 4.3% 수준이었지만 지난해 중국 비중은 16.3%로 4배가량 커졌다.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으로 급성장한 만큼 코로나19 바이러스 사태가 장기화되면 2003년 사스 때보다 더 큰 피해가 발생할 것이란 어두운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노무라證 “한국 1분기 경제성장률 - 2.9% 전망”
일본계 노무라증권은 코로나19의 영향을 3단계로 나눠 한국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올해 1/4분기 GDP 성장률이 최대 0.2%, 최악의 경우 -2.9%를 기록할 수 있다는 보고서를 내놨다.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노무라증권은 “코로나19 발생 전 한국 경제는 경기 회복 조짐을 보였으나, 지역 공급망 차질, 중국 수요 약화, 중국 방문객 감소로 인해 회복세가 지연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노무라증권은 “현재 중국의 봉쇄 조치가 2월 말까지 이어지고 코로나19 확산이 중국 내로 제한되는 경우 한국의 실질 GDP 성장률은 작년 4/4분기 2.2%에서 올해 1/4분기 0.2%로 둔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중국이 한국의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5%에 달하는 만큼 한국의 수출에도 큰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전자와 자동차 부문의 공급망 차질로 산업 및 무역 활동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이 더해졌다. 다만 노무라증권은 “전염병이 일단 통제되면 2/4분기 GDP 성장률은 2.2%로 브이(V)자형으로 회복할 것”이라며 올해 연간 GDP 성장률을 지난해(2%)보다 약간 낮은 1.8%로 전망했다. 이처럼 코로나19의 충격이 단기간에 그칠 경우 한국은행은 금리를 변경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노무라증권은 코로나19로 인한 중국의 봉쇄 조치가 4월 말까지 이어질 경우 수출 및 관광 부문에 대한 충격이 더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 경우 1/4분기 GDP 성장률은 -2.0%, 연간 GDP 성장률은 1.3%를 기록할 것으로 제시했다. 또 한국은행은 2/4분기에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코로나 바이러스에 경영 악화 불가피 
국내 기업 10곳 중 6곳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한 경영 악화를 예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시장조사 전문업체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 1000대 기업 대상 ‘코로나19 사태 영향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절반이 넘는 61.8%의 기업이 “경영상 악영향이 불가피하다”고 답했다. 중국에 생산시설을 보유한 기업 가운데서는 83.9%가 악영향을 예상한다고 답했다. 기업들은 이번 사태가 2002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나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처럼 6개월 이상 지속될 경우 연매출과 수출액이 각각 8%, 9.1%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대(對)중국 수출액은 12.7%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사태가 6개월 이상 장기화될 경우 주요 업종별로 매출액은 자동차 13.9%, 자동차부품 12.8%, 석유제품 12.4%, 일반기계 11% 줄어들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사태가 6개월 내에 진정될 경우에도 올해 국내 기업의 매출은 3.3%, 수출액은 5.1%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석유제품(-10.5%)과 무선통신기기(-10.1%)의 수출액 감소율은 10%가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기업들의 대응 방안으로는 중국 현지 출장 자제(34.3%), 현지 방역 활동 강화(10.5%), 임직원 국내소환 또는 재택근무(10.2%), 현지 경영활동 축소(6.7%) 등이 꼽혔다. ‘별다른 자체 대응방법 없다’고 답한 기업도 29.5%에 달했다. 정부에 기대하는 정책지원으로는 국내외 전염상황 등에 관한 신속한 정보공유(57%)와 확산 예방을 위한 방역체계 강화(21.2%), 기업활동 지원을 위한 정부간 협력(9.5%), 중화권 수출기업 지원(6.4%), 경제주체 소비·투자 여력 확대(6.0%) 순으로 나타났다. 유환익 한경연 혁신성장실장은 “중국에 생산시설을 보유한 기업 중 83.9%는 이번 사태로 경영에 악영향을 받을 것으로 나타났다”며 “정부는 수출·통관 지원 강화, 자금지원 및 융자 확대 등을 통한 피해 기업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철영 대기자  lcyfe@sisanew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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