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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그들은 누구인가낀낀세대… 40대가 뛴다

97세대는 낀세대지만 그만큼 선배의 입장을 이해하고, 후배를 배려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서로를 이해하기 어려운 86세대와 밀레니얼 세대를 연결할 수 있는 세대라는 것이다. 이러한 가교(다리) 역할은 97세대의 장점이자 앞으로 우리 사회를 이끌어 갈 포용적 리더십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  새롭게 시작되는 2020년대를 더욱더 젊은 눈으로 바라보기 위해 97세대를 살펴봤다.


개인주의 성향 강한 80년생
97세대는 1970년대에 출생해 1990년대에 대학에 입학한 지금의 40대를 일컫는 용어다. 이들은 청소년 시절 ‘486’ 삐삐를 쳐 사랑을 고백하고 워크맨을 들고 다니며 ‘서태지와 아이들’ 노래를 즐기던 X세대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이들이 막 사회에 첫발을 내디딜 무렵인 1997년, 외환위기가 대한민국을 강타하며 비극이 시작됐다. 극심한 취업난에 몰린 X세대는 ‘IMF(국제통화기금) 세대’로 전락했고 세대담론에서도 소외됐다. 또 97세대는 X세대(1965~80년 출생)와 일부 겹치는 세대이자 산업화의 주역인 베이비붐 세대(1955~63년 출생)와 민주화 운동의 주역인 86세대의 뒤를 이은 세대다. 97세대는 20세기 말 유행한 청바지 브랜드 ‘리바이스’의 광고 문구 “난 나야”로 상징되는 개인주의 시대를 선 세대이기도 하다. 그러나 97세대는 반짝하고 금세 잊혔다. 21세기의 시작과 함께 태동한 밀레니얼 세대(1981~96년 출생)가 큰 주목을 받았기 때문이다. 많은 전문가는 97세대는 한국 세대담론에서 일종의 ‘투명인간’이라고 입을 모은다.


97세대의 특징은 이른바 ‘낀낀세대’라는 점이다. 위로는 베이비붐 세대와 86세대가 있고 아래로는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1997년 이후 출생)가 있다. 97세대는 대학 졸업을 전후해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직격탄을 맞았고, 30대가 되자 한국 경제가 저성장 기조로 돌아선 탓에 존재감이 희미해졌다. 사회로 갓 나온 97세대는 취업난 등 경제적 문제 앞에서 생존을 위해 몸부림쳤다. 이렇듯 97세대는 86세대에 밀린 후속 세대의 현실을 반영한다. 학생 운동 등을 거치며 세대 내부 연대의식과 응집력이 강한 86세대와 달리 97세대는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하다. 1980년대의 고도성장기를 향유한 86세대와 달리 1970년대생은 청소년∼청년기에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사태를 겪으며 일찍부터 경쟁에 내몰리는 등 정치 세력화를 위한 토양도 척박했다. 
미국에서는 ‘낀세대’를 트윅스터(Twixter)라고 부른다. ‘비트윅스트 앤드 비트윈’(betwixt & between)에서 나온 단어이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애매한 세대라는 뜻인데 우리가 쓰던 ‘캥거루세대’와 비슷하다. 대학교를 졸업해서 독립할 나이가 되었는데도 직업을 갖지 않거나, 직장을 다녀도 독립적으로 생활하지 않고 부모에게서 경제적으로 의존하는 20~30대의 젊은이들을 일컫는다. 고등학교만 졸업해도 독립시키는 서구에서는 비꼬는 의미가 강하다. 트윅스터스(twixters)는 결혼과 출산도 꺼린다. 결혼은 독립해 어른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니 그렇다. 결혼 이후를 위해 돈을 저축하는 것 보다는 자꾸 줄어드는 젊음을 조금 더 즐기는 것에 초점을 맞추며 사는 것이 특징이다.  


영국에서는 ‘키퍼스’(kippers)-부모의 퇴직연금을 축낸다는 뜻이다. 프랑스에서는 '탕기'(Tanguy)-자유로워지고 싶은 부모에게 달라붙어 죽어도 독립 않는 아들을 묘사한 프랑스 코미디 영화 ‘탕기’에서 유행시킨 말이다. 이탈리아에서는 ‘맘모네’(mammone)-어머니가 해주는 음식만 먹으려 한다는 의미. 캐나다에서는 ‘부메랑키즈’(boomerang kids)-일도 없이 나가 쏘다니다 밥 먹을 때 되면 집으로 돌아온다는 뜻. 호주에서는 가정을 먹고 자는 곳으로 쓴다는 의미에서 ‘마마호텔’(mama hotel)이라는 비유가 있다. 
반면 86세대는 성장 과정은 힘들었지만, 산업화의 수혜를 톡톡히 누렸다. 86세대는 민주화 운동을 통해 정치적 주도권을 잡았고, 경제적으로는 고도 성장기의 혜택을 가장 많이 받은 세대다. 외환위기 당시 대규모 구조조정에 휩쓸린 선배들이 대거 퇴직해 조기 승진하고 장기 집권했다. 이런 상황은 97세대가 직장과 사회 속에서 임무는 많지만, 적극적으로 자기 목소리를 내기 어렵게 만들었다. 새로운 생각과 디지털로 무장한 세대임에도 이를 제대로 펼치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97세대는 일에 대한 열정은 선배 세대와 같지만, 자기 권리에 관한 주장은 약하다. 그래서 야근, 주말 출근, 휴가 포기 등을 비교적 자연스럽게 생각한다. 이은형 국민대 경영학과 교수는 “97세대는 학창 시절 개인주의와 탈(脫)이념 등에 심취했다가 외환위기를 맞으면서 ‘급히 철이 든 세대’”라고 설명했다.

선배의 가치관과 후배의 주장 이해하는 세대
하지만 386세대(1960년대 생)와 밀레니얼세대(1980년대초 ~ 2000년생)를 아우를 수 있는 X세대(1970년대생)야 말로 사회 각 분야에서 포용적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한국 사회의 희망’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윤호영 서울시립대 융합전공학부 교수는 “1970년대생은 생존력의 세대이고, 1990년대생은 위험 회피의 세대”라고 분석했다. 이처럼 97세대는 어려움 속에서도 선배 세대의 가치관을 이해하고, 후배 세대가 주장하는 게 뭔지, 이들과 같이 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 수 있는 유일한 세대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목소리다. 또 낀낀세대의 개인주의는 대체로 정치적 진보주의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낀낀세대는 이제 우리 사회의 대표적인 진보적 세대라면 현재의 40대는 다른 세대들보다 성공요인에 대해 본인의 학력, 노력 등을 상대적으로 중시하는 세대이며, 이런 경향은 386세대나 90년대생과 뚜렷이 구별되는 특징이며, 젊은 시절에 내면화한 개인주의가 그 밑에 흐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대한민국은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 경제 정책과 수출 부진 등 어려웠던 한 해를 이제 막 지났다. 97세대와 함께 힘차게 재도약하는 한국 경제의 2020년대를 기대한다.                                                  
 

유인경 기자  sisanewsn@sisanews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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