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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시장서 창업하는 한국기업해외 진출 스타트업 늘고 있다 동남아·중동서 기회 찾는 아시아 한국인

지난해 3분기 한국 경제는 전 분기보다 0.4% 성장하는 데 그쳤다. 올해 성장률은 1%대로 떨어질 것이란 우려가 크다. 경제가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자 해외로 눈을 돌리는 발 빠른 스타트업도 늘고 있다. 정부도 해외 진출을 장려하고 있다. 창업진흥원의 글로벌 액셀러레이팅 지원 사업을 통해 해외로 나간 창업 7년 이내 신생 기업은 2012년 39개에서 2019년 60개까지 늘었다. 지난 7년간 해외로 나간 기업은 총 435개다.

 

아시아는 성장성이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전망한 동남아시아·인도·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4.5~6.5%에 달한다. 한국(2%)은 물론 세계 평균(3%)을 크게 웃돈다. 중동은 성장률 전망치가 한국보다 낮지만,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많다. 아랍에미리트(UAE)는 4만698달러로 한국(2만9742달러)보다 훨씬 높다. 신흥 시장은 성장성이 높은 만큼 신사업 규제에서도 자유로운 편이다. 최근 검찰이 승차 공유업체 타다를 기소한 것처럼 규제에 막혀 혁신이 사장될 위기에 처한 한국과는 대조적이다. 때문에 많은 스타트업 기업들이 아시아에 손을 뻗치고 있다. 이들이 아시아 시장에 눈 돌리게 된 계기는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대부분의 창업자들은 한국 기업의 현지 법인 혹은 해외 영업 담당자로 일하다가 기회를 봤다. 
두번째 유형은 개척가형이다. 낯선 미지의 땅에서 스스로 기회를 발굴했다. 중동 시장 창업자가 여기에 속한다. 대기업과 경쟁이 치열한 국내 시장 대신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여러 나라를 고려하지만 그 중에서도 오일 머니가 풍부하고 여성 인권이 낮은 것으로 알려진 중동 시장을 점찍고 판로 개척에 열을 올린다. 국내 기업 입장에서도 중동은 주요 시장이 아니고, 중동 고객 입장에서도 한국은 주요 목적지가 아니다. 그런데도 이 시장에 용감하게 뛰어든 스타트업의 베팅은 많은 수혜로 이어졌다. 
 

사업 모델 새로운 것보다 ‘기존에 있던 사업 모델’
이들의 사업 모델은 사실 ‘세상에 없던’ ‘새로운’ 혁신은 아니다. 모바일 결제 시스템, 모바일 기프티콘 서비스, 인사 관리 소프트웨어, 여성용품 수출, 의료 관광 기업 등 기존에 있던 사업 모델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혁신’이 아니라는 비판도 있다. 그러나 기존에 있던 사업 모델이라 하더라도 이를 변형해 현지인도 모르던 수요를 창출하고 돈을 번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세계 시장으로 나가려는 또 다른 한국 기업이 참고할 만하다. 
전문가들은 혁신의 정의를 새로 써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시장의 문제를 발견해서 해결하면 그것이 혁신이라는 것이다. 누군가 생각했던 것을 더 나은 방법으로 또 하는 것 역시 혁신이다. 비슷한 것을 하는 것 같아도 지역별로 문제가 다 다르고 자세히 들어가 보면 모두 다른 접근 방법으로 해결하면 되는 것이다.

진출 도시 달리하면 선발주자 추월할 수 있다
중국판 ‘포브스’ 후룬연구소가 지난 10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중국(206개)은 미국(203개)을 제치고 세계에서 유니콘(기업 가치 10억달러 이상 비상장사)을 가장 많이 보유한 나라가 됐다. 세계 최고 유니콘은 알리페이의 모회사 앤트파이낸셜로 기업 가치 1500억달러(약 174조원)를 기록했다. 후룬연구소와 기준이 다른 미국 스타트업 조사 업체 CB인사이츠가 꼽은 세계 최고의 유니콘 기업도 중국의 인공지능(AI) 플랫폼 바이트댄스(기업 가치 750억달러)였다. 전문가들은 중국 시장은 도전 가치가 있다고 말한다. 
중국이 한국의 최대 수출국인 데다, 세계 최대 시장인 만큼 다양한 기회가 있다는 것이다. 지리적으로 가까운 것도 장점이다. 특히 최근 중국 시장에서 부진했던 아모레퍼시픽 등 화장품 업체의 실적도 개선되고 있다. 무엇보다 중국은 큰 나라다. 그래서 중국 기업도 도시를 경제력과 도시 발전 수준, 인구, 지역에 미치는 영향력 등으로 분류해 진출 전략을 달리한다. 전문가들은 1선(베이징·상하이·광저우 등), 2선(난징·우한 등) 도시와 3선(주하이·시닝 등), 4·5선(그 외) 도시로 나눠 공략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1·2선 도시에서 잘 안되는 사업 모델이더라도 3~5선 도시에서는 잘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5선 도시로 갈수록 사람이 더 많다. 

대표적인 사례가 이커머스 업체 핀둬둬다. 핀둬둬는 2015년 창업한 후발주자다. 진출 당시 시장은 이미 징둥닷컴(1998년), 알리바바(1999년)가 장악하고 있었다. 하지만 핀둬둬는 3~5선 도시를 집중 공략했다. 저가, 가성비, 입소문 전략으로 이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웠다. 실제로 핀둬둬 사용자 중 1선 도시 거주자는 9%에 불과하다. 반면 4선 도시 거주자는 43%에 달한다. 지난해 하반기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한 핀둬둬의 시가총액은 505억달러로 징둥닷컴(479억달러)을 넘어섰다.
중국 시장 전문가들은 “현지 법인의 일을 한국 본사에서 전부 컨트롤하려고 하는 것”을 안타까운 점으로 꼽는다. 중국의 홍보 회사에서 일하는 C씨는 “중국 시장에서 잘해보려고 진출한 브랜드인데도 한국 홍보·마케팅 스타일을 고수해 실패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말했다. 현지 법인이 1억원을 들여 왕훙(인플루언서) 마케팅을 하려 했지만, 본사의 제지에 막혀 비용을 축소하는 식이다. 그는 “충분한 효과를 볼 수 없었다”면서 “같은 시기 현지 법인에 모든 것을 일임한 일본 경쟁사는 광고 효과를 톡톡히 봤다”고 전했다.

콘텐츠 스타트업, 가장 진출하고 싶은 시장은 동남아
최근 한국무역협회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국내 콘텐츠 스타트업 10개 중 7개사가 해외진출을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에서도 단연 동남아가 1위였다. 그만큼 국내보다는 처음부터 해외에 진출해 보다 넓은 시장에서 글로벌한 성장을 꾀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IT, 통신, 기술 부문 시장조사기관인 IDC 분석자료를 보면 지난 2017~2018년 사이에 동남아시아 내 인공지능 기술을 채택하는 업체가 많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끌고 있다. 동남아시아 국가의 기업들이 현재 AI 전략을 강화하고 있으며, 조사 대상 기업 중 37%가 향후 5년 사이에 AI 기술을 채택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AI 상승 주요 원인으로는 동남아시아 내 기술사용에 대한 사업적인 높은 이해를 바탕으로 자동화와 생산성 향상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국가별로는 인도네시아 기업(24.6%), 태국(17.1%), 싱가포르(9.9%), 말레이시아가 뒤를 이었으며 특히 시장 예측(17%), 자산 및 인프라 자동관리(11%) 분야에 AI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국내 IT기술 기업과 AI기술 기업도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시 이 부분을 염두하고 진출계획을 해둘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19억 인도·중동시장 진출로 개척
인도 시장은 매년 7~8%대의 꾸준한 경제성장률을 보이고 있고 올해 우리나라와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CEPA) 체결 10주년을 맞아 교역이 더욱 더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인구 5억 8천만 명의 중동시장은 현재 포스트 오일(Oil) 시대에 대비해 산업 다각화를 추진 중으로, 30세 이하 인구가 절반이상을 차지하는 젊은 국가들이 많아 잠재 구매력이 매우 높은 시장이다. 특히 인도는 스타트업만 2만 개에 달하는 세계적인 창업 대국이다. 미국의 정보기술(IT) 전진기지 역할을 했던 인도의 산업적 배경에다, 인구 13억 거대 시장을 기반으로 관련 산업이 급격하게 발전하고 있다. 여기에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적극적인 스타트업 육성책과 느슨한 규제가 인도를 스타트업 강국 반열에 올려놨다. 

인도는 결제의 90%가 현금으로 이뤄지는 현금 사회다. 즉 신용카드 사용 인구가 매우 적다. 실제로 13억5000만 인도 인구 중 은행 계좌를 가진 사람(휴면계좌 제외)은 1억5000만 명 정도에 불과하다. 이 중에서 신용카드 보유자는 6000만 명이다. 소수의 부유층만이 금융 거래, 이커머스 등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뜻이다. 때문에 카드나 은행 계좌가 없는 현금 이용자, 즉 금융 소외자를 위한 서비스나 앱을 통해 신용 대출이나 할부 구매, 보험 가입 등을 할 수 있는 서비스 사업이 전망이 좋다. 
또 하나의 타깃층은 ‘인도 중산층’이다. 가구당 연 소득 150만~1500만원 정도로, 생활은 할 수 있지만 금전적 여유가 없는 계층이다. 이 계층이 2017년 8억 명에서 2025년 10억 명까지 증가하고, 소득은 7배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 이들의 대출 수요가 굉장히 강하고, 이자율도 높은 편이라 성장 가능성이 매우 큰 유망한 시장이다.
해외에 진출하려는 한국 기업이 왜 인도가 아니라 다른 나라에 가는지 생각해야봐야 할 대목이다. 미국과 중국은 거대한 시장인 만큼 경쟁도 치열하다. 동남아는 비교적 시장이 작다. 인도는 큰 시장 그리고 빠른 성장세, 초기 시장이라는 세 가지 장점을 다 가졌다. 그리고 인도는 현지에서 의미 있는 플레이어가 됐을 때, 글로벌 플레이어로 주목받을 수 있는 유일한 시장이다. 인도엔 성공할 법한 분야가 아직 많다. 바로 이커머스가 대표적이다. 아마존 같은 대기업 서비스 중심으로만 있다.              

유인경 기자  sisanewsn@sisanews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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