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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세계 경제 전망 진단한다미·중 무역갈등과 제조업 경기둔화

내년에는 세계경기의 하향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향후 경기흐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변수로 미·중간 무역갈등의 향방을 들 수 있다. 내년 11월 대선을 앞둔 트럼프 정부는 경기에 미치는 충격을 고려해 올해와 같이 강경일변도의 전략보다는 대중 압박의 강도를 조절할 가능성이 높다.


세계 경기 하향흐름 내년에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시작된 세계 경제의 하향흐름은 올해 들어 더욱 가속되는 모습이다. 2017년 이후 반등했던 투자수요가 일단락된 상황에서 미·중 무역갈등 확산으로 세계교역이 급격하게 위축되었기 때문이다. 특히 세계교역은 마이너스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부터 전자부품, 원자재, 화학제품 등의 가격이 크게 낮아진데 이어 올들어서는 교역물량도 감소세로 돌아섰다. 투자와 교역의 위축에 따른 제조업 경기 부진이 세계경기의 하향흐름을 주도하는 상황이다. 지역별로 보더라도 독일, 체코·폴란드 등 동유럽 국가, 중국·한국·대만 등 아시아 공업국 등 수출 중심 국가들의 성장세가 큰 폭으로 낮아졌다. 
내년에도 세계경기의 하향세가 이어질 것이다. 향후 경기흐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변수로 미·중간 무역갈등의 향방을 들 수 있다. 내년 11월 대선을 앞둔 트럼프 정부는 경기에 미치는 충격을 고려해 올해와 같이 강경일변도의 전략보다는 대중 압박의 강도를 조절할 가능성이 높다. 10월 미·중 고위급 협상을 앞두고 양국이 유화적인 자세를 보이는 점도 무역갈등이 조기에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그러나 중국이 신산업 분야에서도 미국을 추격할 경우 중국에게 경제패권이 넘어갈 것이라는 근본적인 우려가 팽배한 상황에서 대중관세의 철폐 등과 같은 극적인 갈등 해소는 기대하기 어렵다. 10월 협상은 중국의 미국 농산물 구입과 화웨이 등 중국기업에 대한 제재의 일부 해제 등을 대가로 추가적인 관세부과를 유예하는 수준에서 논의가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부분적인 양보를 통해 협상이 타결되더라도 이행여부를 둘러싼 논란으로 내년에도 무역제재와 이에 따른 세계교역 차질이 이어질 전망이다. 

투자, 수출에서 소비로 수요부진 확산
더욱이 투자와 수출에서 시작된 수요부진이 점차 소비로 확산되면서 세계경기 둔화의 골을 깊게 만들 것이다. 그동안 제조업 부진에도 소비가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면서 세계경기의 버팀목 역할을 했다. 소비 중심국가인 미국과 유럽 중에서 제조업 비중이 낮은 프랑스, 스페인 등이 소비확대를 통해 성장세를 유지해 왔지만 향후 이들 국가 역시 성장의 힘이 점차 약해질 것으로 보인다. 고용확대에 따른 소비증가가 다시 고용을 늘리는 선순환 흐름이 약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50년만에 최저수준의 실업률을 기록하였으며 서유럽에서도 글로벌 금융위기와 재정위기로 크게 높아진 실업률이 다시 위기 이전 수준까지 낮아지면서 양 지역에서 신규 취업자 증가세가 계속 약해지고 있다. 더욱이 제조업 경기 부진으로 기업수익성이 빠르게 낮아지면서 고용과 임금 상승세를 낮추고 소비자들의 구매력을 약화시키 는 요인이 될 것이다. 
세계적으로 소비와 생산패턴의 변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가운데 수요를 이끌 새로운 제품이 등장하지 못한다는 점도 경기의 활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고령화와 공유경제의 확산 으로 기존의 재화에 대한 소비는 빠르게 둔화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자동차를 들 수 있다. 전세계 자동차 판매대수는 2017년을 정점으로 감소 추세에 있는데 이는 고령화로 운전가능 연령층이 줄어드는 데다 공유경제의 확산으로 젊은 층도 수요를 줄이기 때문이다. 2000년대 소비 확대를 이끌었던 스마트폰 수요 역시 둔화되고 있지만 글로벌 수요를 견인할만한 제품은 별로 없는 상황이다. 생산 측면에서도 과거와 같이 대규모 설비와 자재를 필요로하는 장치산업보다는 인공지능과 데이터 등으로 무장해 실물자본을 최소화하는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등이 부상하고 있다. 이는 원자재와 자본재 수요를 줄이고 교역을 위축시킬 뿐 아니라 금융산업의 성장도 떨어뜨려 전반적인 수요부진 요인으로 작용한다.
향후 각국 정부의 대규모 통화완화와 재정확장이 예상되지만 순환적 측면에서의 하향싸이클 진입과 함께 고령화, 기술혁신 부족 등 근본적인 요인이 맞물리면서 세계경기의 하향세는 중기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세계경제 성장률은 지난해 3.6%에 서 올해 3.1%, 내년에는 2.9%까지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경기침체 리스크 확대
먼저 미국은 투자와 수출 위축에도 소비가 호조를 보이면서 그동안 경기확장 국면을 지속해 왔다. 고용확대가 꾸준히 이루어진 데다 정부의 사회보장 및 의료보험 지원 등 이전지출이 크게 늘면서 가계소득 증가율이 유지된 점이 큰 역 할을 했다. 그러나 유럽, 중국 등 주변국 경기가 뚜렷하게 꺾이는 상황에서 미국 혼자 상승세를 유지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수출과 투자부진으로 인해 주요 기업들의 수익성이 낮아지면서 향후 고용 둔화와 임금상승 저하로 이어질 전망이다. 내년 대선에도 불구하고 대중 무역제재는 계속되면서 가계와 기업의 어려움을 누적시킬 것이다. 
지금까지 부과된 관세가 미국 가계에 연평균 460달러 정도의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추계되는데 올해 12월로 유예된 품목까지 관세가 부과되면 가계에 미치는 충격은 더욱 확대될 것이다. 내년 하반기 경 미국경제가 침체에 빠질 가능성도 있다. 전문가들은 2021년까지 미국경제가 침체 에 빠질 확률을 70% 이상으로 보고 있다. 미국경제는 내년 중 성장세가 1%대 중반까 지 크게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독일 유로존 0%대 성장 전망 
중국, 경기부양책 한계로 빠른 성장 저하

유로존의 경우 독일을 중심으로 나타난 경기하향 흐름이 점차 다른 유럽 국가로 확산되어갈 전망이다. 수출비중이 GDP 대비 50%에 육박해 무역갈등에 따른 세계교역 위축의 영향을 크게 받는 독일은 자동차 경기 부진까지 겹치면서 올해 중 경기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높으며 내년에도 제로 수준의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스페인 등 상대적으로 호조를 유지하고 있는 기타 유럽국가 역시 독일 수요부진의 영향으로 경제활력이 점차 낮아질 전망이다. 특히 유로존의 실업률이 역사적 저점인 7.3%에 근접한 7.5%까지 낮아지면서 점차 취업자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어 고용·소득·소비로 이어지는 경기 선순환이 약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적, 지정학적 불확실성도 유럽경제를 제약하는 요인이다. 최근 영국의 브렉시트는 유럽연합과의 합의를 통해 내년 1월로 연기될 가능성이 높으나 보리스 존슨 총리가 브렉시트 지지론자들을 등에 업고 총리직에 오른 만큼 노딜 브렉시트의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 다만 그동안 엄격한 재정준칙을 지켜온 독일이 경기 부양을 위해 균형 예산을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가운데 유럽중앙은행도 추가 양적 완화에 나서면서 경기하향 속도를 조절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유로존은 올해 1.1%, 내년 0.7% 수준의 성장률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뚜렷한 성장저하 추세는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미국과의 무역갈등에 따른 수출 차질이 해소되지 못하면서 설비투자도 살아나기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중국정부의 부양 여력도 높지 않다. 기업부채 및 부동산 거품에 대한 우려로 인프라 및 부동산 투자 관련 부양책을 적극적으로 시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무역전쟁과 위안화 약세로 기업의 부채 상환 부담이 증가한 데다 올해와 내년 만기도래 채권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2017년 만기도래 회사채는 4,500억 위안에 불과했으나 올해 9000억 위안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으며 내년에는 1조 위안에 도달할 전망이다. 지난해에도 회사채 부실이 4배 가까이 급증하면서 정책 당국이 부채 감축 기조로 돌아서 회사채 신규 발행 및 그림자 금융 규모가 줄어든 바 있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소득세 감세 등을 통해 소비를 부양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지만 의도한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인도는 금융건전성 우려로 성장세 저하, 브라질·러시아 0%대 저성장 지속
그동안 7% 가까운 고성장을 달성해 온 인도 역시 올해 상반기 5.4% 성장에 그쳤다. 지난해 11월 인도의 대형금융기관인 IL&FS의 구제금융 이후 은행들에 대한 대출규제가 강화되면서 민간소비가 크게 위축되었기 때문이다. 정부가 재정 및 통화정책을 통해 적극적으로 경기 부양에 나서면서 올 하반기부터는 소비위축 현상이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세계경기의 하향흐름과 함께 인도의 금융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면서 외국인 투자유입 증가세는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는 내년에 6% 내외의 성장세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원자재 수출국들은 중국경기 둔화와 원자재 가격 약세 여파로 1%를 밑도는 미진한 성장세가 예상된다. 
브라질은 고질적인 문제였던 연금개혁안이 하원을 통과하는 호재에도 불구하고 금융시장에서 해외자금 이탈로 헤알화 약세가 지속되는 상황이다. 내부 개혁이라는 긍정적인 요인에도 불구하고 원자재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이 브라질 경제를 제약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수요둔화와 미국의 셰일가스 생산 확대로 국제 유가의 하향안정흐름이 예상되면서 러시아 역시 수출부진에 따른 저성장 국면에서 벗어나기 힘들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2014년부터 지속된 서방제재로 재정여력도 고갈된 상황이어서 재정 지출을 통한 경기 방어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세계경기 둔화에 따른 수출 부진 지속  
지난해 2.7% 성장했던 국내 경제는 올해 상반기 1.9% 성장에 그치며 세계경기에 비해 더 빠르게 활력이 떨어졌다. 세계수요 둔화가 교역과 투자부문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면서 우리나라에 특히 불리하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수출의존도가 높을 뿐 아니라 수출에서 투자와 관련된 자본재가 큰 비중을 차지해 수출 둔화폭이 컸다. 상반기중 우리나라의 수출증가율은 -8.6%를 기록해 세계 평균 -2.6%보다 감소가 심했다. 특히 우리 주력품목인 반도체 수출이 크게 줄어들면서 전체 수출뿐 아니라 설비투자를 크게 위축시키는 주요인이 되었다.
수출부진 현상은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내년 중 세계경기가 올해보다 더 낮은 성장세를 기록하고 미·중간 무역분쟁도 해소되지 못하면서 교역 부진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반도체 경기 전망도 밝지 않다. 세계경제의 장기흐름에 대한 전망이 부정적으로 바뀌면서 당장 수익창출이 어려운 4차 산업혁명 관련 투자를 위축시키고 결국 반도체 수요를 떨어뜨리게 될 것이다.  올해 상반기 중기업매출과 영업이익이 지난해 대비 큰 폭으로 하락하였으며 내년까지 수익성 저하 추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기계, 중공업 등 자본재 업종에서는 구조조정 논의가 진행되고 있으며 일부 유통, 게임 등 서비스업으로도 논의가 확산되는 모습이다. 불투명한 세계경제 전망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되는 데다 투자여력도 줄어들면서 기업들이 투자 계획을 미루는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렇듯 글로벌 경기부진으로 금융시장의 불안은 더 커질 것이다. 마이너스 금리가 심화되면서 유럽을 중심으로 은행부실 리스크가 높아지고 글로벌 안전자산 선호로 신흥국의 외환 위기 가능성도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주요국 중앙은행이 정책금리 인하에 나서면서 국내외적으로 국채금리의 하향기조가 이어질 것이다. 다만 경기부진에 따른 기업 재무상황 악화로 신용 스프레드가 확대되면서 국내외 회사채 금리는 내년중 상승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된다. 원/달러 환율은 우리나라의 높은 중국 의존도와 세계적으로 빠른 인구둔화 등 펀더멘털 약화 우려가 부각되면서 내년 평균 1,220원 수준의 약세가 예상된다.                        
 

이철영 대기자  lcyfe@sisanew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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