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문화·라이프
캐럴과 함께 발레 ‘호두까기 인형’차이콥 스키와 함께하는 환상의 나라 동심 자극하는 이야기 화려한 발레

매년 연말 거리에 캐럴이 울려 퍼지면 크리스마스가 성큼 다가왔다는 것을 체감하며 마음이 설레어진다. 전 세계의 발레단은 캐럴과 함께 발레<호두까기 인형>으로 크리스마스의 분위기를 한껏 달아오르게 하고, 국립발레단도 이에 예외는 아니다. 모든 공연을 뒤로 하고 <호두까기 인형>으로 더욱 풍성하고 따뜻한 연말을 보내기 위한 월동 준비를 한다. 올해도 어김없이 국립발레단은 예술의전당과 함께 관객들에게 최고의 선물을 선사하고자 오는 12월 14일부터 크리스마스까지 11일간(14회) 발레<호두까기 인형>을 선보인다. 

국립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은 관객을 주인공 마리의 크리스마스 파티에 초대하고, 마리가 꿈 속에서 떠나는 크리스마스랜드로의 여정을 함께하게 한다. 동심을 자극하는 이야기 속에서 화려한 발레 테크닉과 동화 속 나라를 연상케 하는 무대와 의상, 그리고 차이콥 스키의 특별한 음악선물이 함께 있는 연말에 놓칠 수 없는 스테디셀러 공연이다.
국립발레단이 선택한 유리 그리고로비치(Yuri Grigorovich) 안무의 <호두까기 인형>은 주인공 마리를 크리스마스랜드로 안내하는 마리의 대부 드로셀마이어와 왕자로 변신하는 호두까기 인형의 재해석과 연출이 다른 유명 발레단 버전과는 가장 큰 차별성을 보인다. 안무가 자신의 서사적 분신이라고 할 수 있는 드로셀마이어 역은 자칫하면 유치하게 흘러갈 수 있는 클래식 발레 구성에 ‘마법사’라는 각 장면의 개연성을 부여하여 어린이를 위한 동화 발레가 아닌 남녀노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작품으로 발전시키는 견인차 역할을 한다. 아직 <호두까기 인형>을 만나 보지 못한 관객이라면 사랑하는 가족과 연인, 친구와 함께 하며 가슴 따뜻한 연말을 장식하길 추천한다. 

입체적인 무대를 그린 유리 그리고로비치의 <호두까기 인형>
<호두까기 인형>은 낭만파 소설의 거장이라고 불리는 독일 작가 에테아 호프만(E.T.A Hoffmann)의 동화<호두까기인형과 생쥐 왕>을 각색하여 1892년 러시아 상트 페테르부르크 마린스키 극장의 발레 안무가 마리우스 프티파(Marius Alphonse Petipa)가 발레 작품으로 초연을 올리면서 시작되었다. 1891년 마리우스 프티파와 발레음악의 대가 차이콥 스키는 명작으로 대중의 인기를 얻은 <백조의 호수>와 <잠자는 숲 속의 미녀>의 뒤를 잇는 <호두까기 인형>을 구상하고 관객의 환대를 받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차가운 반응과 함께 혹평을 남긴 관객들의 반응에 좌절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 전설적인 두 예술가가 탄생시킨 <호두까기 인형>은 1세기를 넘은 오늘날까지도 전세계인들의 사랑을 받는 연말 필수 레퍼토리로 이어져오며 명품발레로 인기를 얻고 있다. 


국립발레단은 천재 안무가로 불리는 유리 그리고로비치가 1966년 마리우스 프티파의 원작을 재안무하여 러시아 볼쇼이발레단에서 초연을 올린 <호두까기 인형>을 선택했다. 유리 그리고로비치의 <호두까기 인형>은 호프만의 원작으로 돌아가 마리가 크리스마스 날 꿈속에서 왕자를 만나 크리스마스랜드로 여행을 떠난다는 이야기로 풀어간다. 유리 그리고로비치는 <호두까기 인형>을 안무하면서 작품을 더욱 입체적이고 화려하게 그려내기 위해 평면적인 인물로 묘사된 마리의 대부 드로셀마이어를 극을 이끌어가는 화자로 설정하였다. 1막에서는 드로셀마이어가 와이어를 타고 날아 다니며 아이들에게 기쁨과 선물을 안겨주는 마법을 가진 인물로 재탄생되어 마리의 집 거실의 크리스마스 트리를 거대하게 키우고, 인형들에게 생명을 불어넣는 등 신비로운 마법을 부리며 극의 스토리텔링을 이끌어 간다. 뿐만 아니라 마리에게 선물한 목각인형인 호두까기 인형에게 생기를 불어넣어 살아 움직이는 호두까기 인형으로 변신하게 하고, 또 한번 마리와 사랑에 빠지는 왕자로 변신시키는 마법을 부려 마리와 아름다운 인무를 추게 하는 등 작품의 전체 구성에 드로셀 마이어의 마법으로 각 장면의 연개성을 가지게 하며 스토리의 완성도를 높였다.   

차이콥 스키와 유리 그리고로비치가 완성한 아름다움의 절정
차이콥 스키의 대표작 중에서도 명곡으로 꼽히고 있는 발레음악 <호두까기인형>은 동심을 자극하는 스토리텔링과 발레와 삼위일체를 이루어 관객을 감동의 하모니로 이끈다. 특히 2막의 각 장면에서 차이콥스키의 특별한 음악 선물을 만나 볼 수 있다. 
2막의 시작은 드로셀마이어의 마법으로 생명감을 얻어 살아 움직이는 각 나라 인형들의 디베르티스망(Divertissement, 줄거리와 상관없이 펼치는 춤의 향연)으로 공연의 열기를 오르게 한다. 트럼펫의 강렬함으로 문을 연 스페인 인형의 춤은 고난도 동작인 푸에떼(Fouette)로 열정적 분위기를 압도해 가다 캐스터네츠의 경쾌함으로 마무리를 하고, 파란 조명과 함께 인도 전통의 손동작을 선보이는 인도 춤은 잉글리쉬 호른과 클라리넷의 잔잔한 연주로 관객을 집중시켜간다. 
이에 이어 러시아 인형의 역동적인 동작과 양인형과 함께 춤을 추는 사랑스러운 프랑스 인형의 춤에 빠져들다 보면 크리스마스랜드의 분위기는 더욱 고조되어 간다. 각 나라 인형들의 디베르티스망으로 즐거운 여정이 무르익을즈음 현악기의 선율로 16명의 발레리나들이 이루는 ‘꽃의 왈츠’ 군무를 만날 수 있다. <호두까기 인형>에서도 가장 화려한 장면으로 꼽히는 군무로 어두운 조명아래 꽃송이들이 하나 둘 피어 오르기 전 하프의 카덴차(cadenza)로 먼저 포문을 여는데, 하프의 화려한 연주는 작품의 신비로움을 전하고 꽃송이들이 선사할 기품 있는 왈츠의 기대감을 상승시킨다. 하프의 연주는 ‘꽃의 왈츠’ 군무에서 끝나지 않고 <호두까기 인형>의 대미를 장식하는 마리와 왕자의 결혼식 그랑 파드되로 이어진다. 하프의 전주로 시작하는 파드되는 현악의 웅장함으로 이어져 발레의 아름다움을 최고조에 이르게 하는 가장 주요한 장면이다. 마리와 왕자는 현악의 우아한 선율을 타고 둘 만의 아름다운 결혼식을 올리며 관객의 탄성을 자아내게 할 것이다.                                

이동현 기자  jineui@naver.com

<저작권자 © 시사뉴스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동현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