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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게놈 프로젝트’ 98% 완성유전자 합성한 ‘복제 인간’ 실험 코앞 창조주가 된 인간 … 바이오 경제 폭발

인간게놈프로젝트는 1990년 시작됐는데, 프로젝트에 소외된 크레이그 벤터 박사가 운 좋게 ‘스폰서’를 만나 1998년부터 독자적으로 인간게놈 해독에 뛰어드는 바람에 양 진영 사이의 치열한 경쟁이 일어나 예상보다 빨리 초안이 완성됐다. 우리는 사람의 유전체에 담겨있는 모든 유전정보를 알게된다. 인간게놈프로젝트가 2003년 완료됨에 따라 사람의 게놈 설계도가 완전히 밝혀졌다. 신비의 영역에 놓여있던 ‘생명’이라는 막연한 개념이 이제 구체적인 형태를 갖추고 우리 앞에 다가온 것이다. 다른 생물의 게놈 설계도 역시 속속 완성되고 있다. 이미 30여종에 달하는 생물의 게놈 정보가 모두 밝혀졌다.

 

게놈 정보를 알아냈다는 말은 구체적으로 무슨 뜻일까. 왜 인간게놈프로젝트의 성과가 전세계 과학자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을까. 게놈(genome)은 유전자(gene)와 염색체(chromosome) 두 단어를 합성해 만든 말로서, 생물에 담긴 유전정보 전체를 의미한다. 그렇다면 유전자는 우리 몸의 어디에 존재할까. 세포다. 인체는 수 조(兆)개의 세포로 이뤄져 있다. 각 세포의 핵에는 1쌍의 성염색체(여성은 XX, 남성은 XY)를 포함한 23쌍의 염색체가 존재한다. 염색체를 구성하고 있는 주요 성분이 이중나선 모양의 DNA다.
유전자의 비밀은 바로 DNA에 담겨 있다. DNA는 A(아데닌), C(시토신), G(구아닌), T(티민)이라는 4가지 염기를 가지고 있다. 이 가운데 아데닌은 티민과, 구아닌은 시토신과 화학적으로 결합을 이룬다. DNA는 이런 염기끼리의 결합에 의해 두 가닥이 서로 붙어 나선형으로 꼬여 있는 형태다. 사람의 경우 대략 30억개의 염기가 존재한다. 인간게놈프로젝트는 바로 30억개의 염기가 어떤 순서로 배열돼 있는지를 밝히는 작업이다. 이 염기의 배열이 왜 중요할까. 
의 염기배열 정보는 DNA와 구조가 비슷한 또 다른 유전물질 RNA로 전달된다. 이 RNA의 염기 3개에 맞춰 아미노산 하나가 만들어진다. 아미노산은 인체에서 다양한 생리현상을 주관하는 단백질의 기본단위다. 따라서 DNA의 염기배열에 따라 궁극적으로 어떤 단백질이 만들어지는지가 결정된다. 현재 염기배열만 알면, 즉 염기 3개의 성분이 무엇인지 알면 어떤 아미노산 1개가 만들어지는지가 밝혀져 있다. 이런 의미에서 DNA의 염기배열을 가리켜 '생명의 설계도'라고 부른다.


하지만 30억개의 염기가 모두 단백질을 만들어내는 것은 아니다. 현재까지 알려진 인간의 단백질 종류는 약 10만개에 달한다. 그런데 이 단백질을 만드는 염기의 수는 30억개의 2%에 불과할 뿐이다. 나머지 98%는 어떤 기능을 하는지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흔히 ‘유전자가 몇 개다’라고 말할 때의 ‘유전자’는 바로 단백질을 만드는 2%의 DNA를 의미한다. 인체의 단백질이 10여만 개가 있으므로, 유전자의 수 역시 10여만 개로 추정된다.
인간게놈 해독 과정
20세기 마지막 10년 동안 과학계 최대 이슈였던 인간게놈 해독 과정은 1960년대 미국과 구소련의 우주개발 경쟁만큼이나 흥미로운 일화들을 많이 남겼다. 이 과정에서 인간게놈을 둘러싼 과학자들의 명예욕과 인간유전자에 특허를 걸 수 있느냐의 여부를 둘러싼 논쟁 등 ‘지적 모험’만을 추구하는 줄 알았던 과학자들의 ‘인간적인 면모’가 낱낱이 들어나기도 했다. 인간 세포 하나에는 몸속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24개 유전자(gene)가 들어 있다. 이 유전자를 뜯어보면 31억개에 달하는 염기쌍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이렇게 수십억개 단위로 짜인 유전정보 총체를 유전체라 부른다. 처치 소장을 포함해 과학자들은 이미 1990년부터 2003년까지 13년에 걸쳐 인간 게놈을 함께 해독한 학술적 동반자다. 이들은 유전체 구성 성분을 모두 뜯어보고 인간 유전체 지도 초안을 그리는 작업을 성공적으로 완수해냈다.

논란은 커지고 있지만 대세는 돌이킬 수 없는 듯하다. 하버드대 처치 소장은 깜깜한 연구실에서 직접 스탠드 조명을 켜고 한편에 놓여 있던 검붉은 덩어리를 보여주며 “미생물 DNA(유전자 구성 물질)를 편집해 만든 피부입니다. DNA를 편집한 세포를 증식해 만든 콜라겐이 주성분이죠. 만져보세요.” 눈을 감고 만져보니 온기만 없을 뿐 감촉은 사람의 살결과 꼭 같았다. 처치 소장은 “변형된 생명체의 경제적 가치가 원래 생명체보다 월등히 높아진다는 것은 이미 유전자변형(GMO) 농작물로 증명됐다”며 “법적·윤리적 틀을 벗어나 기술적 완성도만 놓고 본다면 합성생물학을 통해 인간 유전체를 98%까지 그대로 재현할 수 있다”고 했다. 기술적 완성도가 상당한 수준으로 올라온 만큼 미래 제조업의 개념이 합성생물학을 통해 완전히 달라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기업들은 이미 뛰고 있다. 처치 소장의 콜라겐 피부는 이미 미국 내에서 상품화를 마쳤다. 하버드대와 컬럼비아대 관련 연구소에서 일하던 연구원들은 자신들이 연구하던 생체조직 합성공법을 상업적으로 다듬어 줄줄이 스타트업을 차리고 있다. 맥주 효모 DNA를 편집해 저렴한 값으로 대량 양산이 가능하도록 개조한 인공 거미줄과 세포의 유전자 복제 과정을 본떠 만든 신약이 등장했다. 
 

‘게놈 해독’ 이후 관심분야
‘게놈 해독’ 이후 이제 과학자들의 첫 번째 관심 분야는 이들 물품의 용도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어떤 유전자들의 상호 연관성을 밝히는 것이다. 대부분의 유전자 및 유전자 산물은 조합을 이뤄 세포에서 활동을 하기 때문이다. 세 번째는 잘못된 물품 때문에 발생한 건물의 부실 공사(질병)를 찾아내고 교환하기 위한 연구이다. 현재까지 1번 염색체와 관계있다고 밝혀진 질병은 약 350가지. 이러한 물품들의 역할과 상호 연관성을 알게 되면 인간은 진정한 건물의 주인이 된다. 
현재 이러한 개개인의 차이를 조사하여 그들의 특성에 맞는 맞춤 의약품을 개발하기 위해 국제 컨소시엄이 많은 연구를 하고 있다. 또한 이러한 개인의 유전 정보 노출에 따른 피해를 막기 위한 법적, 행정적인 관리 기구나 시스템이 확립될 것이다. 질병이 훨씬 세분될 것이며 치료 또한 개인 맞춤형으로 바뀔 것이다. 비록 우리나라가 게놈 프로젝트에는 소극적이었지만 유전자 청사진을 이용한 다양하고 빠른 산업화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우리 미래가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이철영 대기자  lcyfe@sisanew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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