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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플랫폼 이모티콘 의사소통 수단으로 성장안 쓰는 사람 없다… ‘대박’ 좇는 이모티콘 시장

이모티콘이 주요 의사소통 수단으로 자리 잡으면서 시장이 더욱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모티콘은 감정을 뜻하는 영어 단어 ‘이모션(emotion)’과 유사 기호를 말하는 단어 ‘아이콘(icon)’의 합성어다. 인터넷 초창기에 ‘:-)’ ‘^^’ 등 기호를 이용한 감정 표현에서 시작한 이모티콘은 페이스북, 트위터 등 주요 SNS 플랫폼이 성장하면서 그림·움직임 등을 활용한 이모티콘으로 진화했다. 

 

한국에서는 카카오톡, 라인 등 주요 SNS 플랫폼이 창작과 수익을 연결하는 시장 역할을 한다. 업계에서는 두 플랫폼을 더한 시장 규모가 연 3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월 활성 이용자(MAU) 4400만 명으로 한국인 10명 중 8.5명꼴로 사용하는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시장이 크고 있다. 실제로 카카오가 처음 이모티콘 스토어를 연 2011년 이후 누적 구매자가 2012년에 280만 명, 2015년에는 1000만 명을 돌파하는 등 매년 꾸준히 상승세를 보였고, 지난해 누적 구매자 2000만 명을 돌파했다. 월평균 이모티콘 메시지 발송 건수는 22억 건으로 초창기(4억 건)보다 5배 이상 증가했다. 
카카오는 2017년부터 톡비즈 부문에 힘을 쏟고 있다. 이모티콘, 플러스친구, 카카오 선물하기 등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하는 사업을 일컫는다. 톡비즈 사업은 전년 동기 대비 42% 증가한 1389억원의 매출을 냈다. 출범 이래 톡비즈 부문의 매출액은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다. 특히 최근 대충 그린 것 같은 일명 ‘B급 이모티콘’이 유행하고 있다. 김씨는 “유행하는 이모티콘들이 잘 그려진 느낌은 없지만 재밌고 독특하다”며 “잘 짜인 모습보다 뭔가 어색한 모습들이 내 감정과 딱 들어맞을 때가 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는 ‘카카오톡’에서 가장 인기를 얻은 이모티콘을 공개했다. 그중 ‘오버액션 꼬마토끼&꼬마 곰(DK)’, ‘급하개 바쁘개 조개 (펀피)’, ‘오늘의 짤(MOH Inc)’, ‘대충하는 답장(범고래)’ 등 캐릭터보다 단순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작품들이 매출 상위권을 차지했다. 이중 범고래, 펀피 작가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이모티콘 출시 기회를 주는 ‘이모티콘 스튜디오’를 통해 데뷔해 10억이 넘는 매출을 올린 이모티콘을 탄생시켰다. 카카오 관계자는 “이모티콘 제안 경쟁률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창작자는 1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하며 이모티콘 제안 수는 계속해서 늘고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많은 이들이 이모티콘 시장에 뛰어들면서 출시 과정이 쉽지만은 않아졌다. 이모티콘 작가 이모(34)씨는 “이모티콘 출시를 위해 도전하는 사람이 많아 채택되기 위해서는 꽤 높은 경쟁을 뚫어야 한다”며 “이모티콘 유행도 아주 빠르게 변해 어떻게 콘셉트를 잡고 접근해야 할지 막막한 경우가 있다”고 했다. 이어 “채택된다 하더라도 출시를 위한 상품화 과정에서 수개월이 걸리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새로운 콘텐츠 소비 습관이자 문화로 자리 잡아, 매해 증수증익하는 이모티콘 시장의 성장 비결은 무엇일까.

‘감정 대리인’ 이모티콘 기분 따라 다양하게
이모티콘이 사람들의 열광을 끌어낼 수 있는 비결은 다양한 그림체와 움직임을 통해 이용자들의 감정뿐만 아니라 취향까지 드러낼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직장인들은 친구들과는 장난스럽고 과격한 이모티콘을 쓰다가도 남자친구에게는 귀여운 이모티콘을 쓰곤 한다. 또 기분, 상황, 대화 상대에 따라 10가지 다른 유료 이모티콘을 구비해 놓고 쓰고 있다. 전문가들은 온라인 등을 통한 비(非)대면 소통에 익숙해진 현대인의 특성에서도 성장 비결을 찾는다. 직접 관계를 맺는 것이 어색해진 사람들이 자신의 감정을 대신 표현해줄 매개체로 이모티콘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저서 ‘트렌드코리아 2019’에서 “감정을 표현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고 부담스러워하는 사람들이 이모티콘으로 ‘나 화났다’는 감정을 표현한다”면서 이모티콘은 ‘감정 대리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시장이 클 수 있었던 것은 누구나 창작자가 돼 이모티콘을 만들어 수익을 낼 수 있게 했던 카카오의 정책 덕분이다. 카카오는 2017년 4월부터 ‘카카오 이모티콘 스튜디오’를 열고 누구나 제약 없이 이모티콘을 창작해 제안할 수 있도록 했다. 이때를 기점으로 웹툰, 캐릭터 작가 등을 비롯한 유명 작가는 물론 일반인까지 창작자로 나섰다. 현재 카카오 이모티콘 작가는 1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하다. 해외에서 활동하는 작가도 많다. 나이, 직업, 국적 등 제약이 없기 때문이다. 누구나 이모티콘을 제안할 수 있지만 이후 과정은 상당히 까다로운 것으로 유명하다. 
이모티콘은 제안→심사→상품화→출시 단계를 모두 통과해야 최종 판매할 수 있다. 먼저 창작자가 제안한 이모티콘은 회사 매뉴얼에 따라 2주간 심사를 받는데, 경쟁률이 30 대 1 정도로 높다. 월 3000건 정도의 제안이 이뤄지면 심사를 통과한 승인 건수는 100건 안팎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매뉴얼은 물론 개별 미승인 사유에 대한 세부 내용도 대외비다. 카카오 측은 이모티콘 심사 매뉴얼을 공개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창의성을 제한하거나, 시장 편향적으로 제안을 한정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모티콘 ‘대박’나면 10억 ‘잭팟’
이들이 좇는 ‘대박’은 엄청난 수익이다. 지난 7년간 카카오 이모티콘 중에서 50개 이상이 각각 누적 10억원 이상씩의 매출을 냈다. 이모티콘 세트 판매 가격 2200원을 단순 계산하면 베스트셀러 이모티콘 한 세트당 최소 45만 건 이상씩 팔려 나간 것이다. 이 돈은 앱마켓 수수료, 카카오, 창작자가 나눠 갖는다. 한국콘텐츠미디어의 지난해 분석에 따르면, 앱마켓 수수료는 30%, 카카오와 창작자가 가져가는 수익은 70% 수준이다. 창작자들은 수많은 경쟁 이모티콘 중에서 구매자 눈에 들기 위해 여러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여러 명의 작가가 팀을 꾸려 분업·협업으로 이모티콘을 만들거나, 한 팀이 다양한 캐릭터를 개발하는 식이다. 이모티콘 하나가 ‘대박’을 터뜨리면 시리즈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것이다. 실제로 카카오 베스트셀러 이모티콘 1위에 꼽힌 캐릭터 ‘오버액션토끼’의 제작사 DK는 이모티콘 스토어에서 19종이 넘는 오버액션토끼 시리즈를 보유하고 있다.

과열된 이모티콘 시장… 피할 수 없는 표절 논란
창작자가 모인 공간인 만큼 이모티콘 시장에서는 폭력·선정성·표절 시비가 끊이지 않는다. 카카오 이모티콘 스토어에서 인기를 끌던 띵동 작가의 ‘즐거우나루’가 2016년 일본 유키 카나이 작가가 출시한 ‘슈퍼하이스피리츠캣’을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카카오는 처음 시비가 불거졌을 때만 해도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으나 카나이 작가가 소송을 검토하고 있다고 하자 판매를 중단하고 자체 표절 판단 기준을 강화하는 것으로 수습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표절 기준을 강화했지만 실제로 어느 정도 효과를 낼지는 미지수라고도 말한다. 카카오는 내부 선발 인원 10명 정도가 이모티콘 심사와 승인 업무를 맡고 있는데, 월 수천 건에 달하는 창작물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기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또 유명 애니메이션이나 영화 등을 패러디한 이모티콘도 많이 창작, 소비되고 있어 기준이 모호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편집국  sisanewsn@sisanews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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