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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로운 형태로 진화하는 소모임新고객관계 만드는 열쇠 소비자를 모으는 모바일 ‘앱’ 인기

취향이 비슷한 사람들이 모여 교류하는 살롱 문화가 보다 자유로운 형태로 진화하는 중이다. 최근에는 브랜드들도 살롱 문화의 확산에 부응하며 소비자들의 취미 활동을 지원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소비자들의 취향을 응원함으로써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강화하고, 공감대 형성을 통해 브랜드 친밀도를 제고하는 사례를 살펴본다.


20대, 30대 사이에서 소모임 활동이 붐이다. 독서 소모임부터 요리, 공예, 여행 등 취미생활을 함께하거나 재능을 나누는 모임, 함께 조용히 책을 읽거나 무료한 시간을 보내는 모임 등 다양하다. 소모임(somoim), 프립(frip), 탈잉(taling) 등 참가자를 모집하거나 매칭해주는 모바일 앱도 인기다. 
소모임 확산은 젊은 층의 사회관계에 대한 가치관 변화를 보여준다. 기성세대가 단단하고 장기적인 관계를 중시했다면, 지금의 2030세대는 자율적이고 단발적인 만남을 선호한다. 관계에 대한 책임과 의무가 부담스럽고, 불필요하게 확장되는 친목 모임에 피로감을 쉽게 느끼기 때문이다. 대신 구체적인 목표와 체험에 대한 가치를 공유한다면 처음 보는 사람과도 쉽게 어울리며 사회적 관계에 대한 욕구를 충족한다. 어울리고 싶지만 얽매이기는 싫은, 집단성과 개인주의가 혼재하는 양면적 성향이다. 기업과 소비자 관계도 마찬가지다. 고객관계 관리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이메일, SNS 등 채널이 다양해지자 과도한 접촉에 피로감을 느끼는 소비자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 1990년대 이후 태어난 Z세대는 이미 어린 시절부터 기업과 관계의 선을 긋기 시작했다.


시장 조사 기업 포레스터 리서치(Forrester Research)가 10대 네티즌 4,700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더니, “소셜미디어로 브랜드와 대화하기를 원한다”는 응답률은 16%에 머물렀고 “원하지 않는 대화를 요구하는 기업에게는 불쾌감을 느낀다”는 응답도 있었다. 젊은 소비자들이 기업과 친구처럼, 연인처럼 지내고 싶어 한다는 생각이 오산임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고객 관계 관리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이메일, SNS 등 채널이 다양해지면서 기업과의 과도한 접촉에 피로감을 느끼는 소비자들이 많아졌다. 그런 점에서 소모임 형태의 팝업 커뮤니티를 고객 커뮤니티 전략에 적용해 볼만 하다. 체험 중심의 단발적인 팝업 모임을 통해 고객들이 함께 활동하도록 하는 이런 전략은 ‘원데이클래스’가 대표적이다.
일례로 스타벅스와 리바이스는 로스팅 클래스, 원데이 커스텀 클래스 등 자사 상품을 직접 제조하거나 변형해 보는 단발적인 만남을 통해 고객의 취미 생활을 지원하며 친근한 이미지를 형성할 수 있었다. 컬러 인테리어 브랜드 홈앤톤즈는 정규 아카데미를 열어 셀프페인팅 강좌를 진행하고 있으며, 문구 브랜드 모나미의 원데이클래스도 젊은 층에게 인기가 높다.

모나미 스토리 랩 팝업스토어는 브랜드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곳으로 모나미가 새롭게 선보이는 공간이다. 팝업스토어에서는 만년필용 잉크를 고객이 직접 제작하는 ‘잉크 랩(Ink LAB)’과 모나미 제품을 활용한 다양한 원데이 클래스가 진행된다. 모나미 신제품과 153 프리미엄 라인, 필기구 연관 상품들도 판매된다. ‘모나미와 함께하는 음식 레시피 일러스트’, ‘컬러트윈 브러쉬로 완성하는 수채화’, ‘모나미 데코마카로 마트료시카 꾸미기’ 등 다양한 강좌가 열리고 있다. 잉크 랩 또는 원데이 클래스에 참여한 고객들에 한해 모나미 상품이 50% 할인되며 매장에 비치된 팝업 브로슈어를 지참하면 모나미 스토어 전 지점에서 각인 무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이 밖에도 시리즈코너의 제품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모나미 제품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신동호 모나미 마케팅 팀장은 “모나미는 팝업스토어 운영을 통해 다양한 지역의 고객들과 문구로 소통하는 공유 문화를 지향한다”며 “코오롱Fnc와 협업한 이번 팝업스토어 오픈을 통해 많은 고객들이 나만의 아이템을 제작해보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나이키 런 클럽, 라파 사이클링 클럽
대표적인 브랜드 팝업 커뮤니티로 ‘나이키 런 클럽(Nike Run Club)’이 있다. 러닝 장소와 일정을 공지하면 원하는 사람들끼리 함께 뛰는 식이다. 러너들은 앱으로 달린 시간과 거리, 동선을 기록하며 SNS로 공유하고, 러닝 코칭 프로그램에 참여하기도 한다. 달리기는 함께 하면 더 재미있고 완주도 쉽다. 내가 원하는 시간, 장소에서 누군가와 함께 달리는 즐거움도 크다고 한다. 퇴근 후 회식보다 달리기나 취미 생활을 선호하는 2030 직장인들이 늘어나면서 아디다스, 뉴발란스도 러닝, 요가 등 소모임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사이클링 패션 브랜드 라파(Rapha)도 팝업 커뮤니티로 유명하다. 2004년 라파를 창업한 사이먼 모트램(Simon Mottram)은 명품 자전거는 많지만 의류나 액세서리는 폴리에스터 재질의 저품질 제품이 대부분인 점이 아쉬웠다고 한다. 그래서 신축성 좋은 고급 울 소재에 단순하고 세련된 디자인을 사용한 프리미엄 사이클링 웨어 브랜드를 런칭했다. 전 세계적으로 사이클링 인구가 늘면서 매출도 가파르게 성장했다.
라파에는 1만2000여 명의 회원이 가입된 글로벌 고객 커뮤니티 ‘라파 사이클링 클럽(Rapha Cycling Club)’이 있다. 자전거도 아닌 자전거 의류 브랜드가 사이클링 모임을 주도하는 것은 단지 옷을 파는 게 아니라 사이클 문화를 만들어 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고객이 집중된 23개 지역에서는 클럽하우스도 운영한다. 2017년 오픈한 서울 가로수길 지점은 런던, 뉴욕, 도쿄, 암스테르담 등에 이어 10번째 클럽이다. 클럽하우스는 매장이라기보다 자전거 라이더들에겐 만남의 장소에 더 가깝다. 한강, 고궁 돌담길 등 라이딩 스케줄이 정해지면 참여를 원하는 라이더들이 이곳에서 만나고 헤어진다. 

호스트를 신청한 고객은 레스토랑의 주인이 되고 이케아 도구와 재료를 사용해 저녁 식사를 직접 준비, 최대 20명까지 친구를 초대해 지중해식 코스 요리를 함께 즐길 수 있다. 북유럽 디자인과 DIY의 실용성을 표방하는 이케아다운 팝업 레스토랑으로 충성 고객들의 작은 모임들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면서 함께 요리하고 먹는 즐거운 추억이 브랜드와의 감정적 연결을 더욱 강화하는 효과가 창출됐다.
또 동원F&B는 지속적인 캐릭터 마케팅과 팝업스토어 운영을 통해 젊은 소비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동원F&B의 ‘뽀로로 참치’와 ‘미니언즈 악동매콤참치’는 캐릭터의 이미지를 활용해 소비자들에게 더욱 친근하게 다가가고 있으며, 각종 팝업스토어는 고객이 동원참치로 만든 다양한 요리를 직접 먹어보며 참치의 가치를 경험하고 다양한 현장 이벤트와 사은품 등을 통해 동원참치 브랜드에 대한 인식을 긍정적으로 느낄 수 있는 방향으로 운영되고 있다. 지금 젊은 세대는 영속적이고 끈끈한 관계보다 가볍게, 즐겁게 어울리면서 달리기나 요리 체험 같은 분명한 목적을 지닌 실속 있고 쿨한 만남을 선호한다.            

김근혜 기자  sisanewsn@sisanews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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