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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노무법인 이산 김명환 대표균등한 처우·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의 원칙과 고용형태별 근로조건의 차별 문제

현행 실정법은 근로자간의 차별 중 명시적으로 금지하는 유형이 있는 반면, 명시적 법률 조항이 부재하여 근로자간 차별을 마땅히 규제할 수 없는 유형이 존재하여 왔다. 전자의 대표적인 예로는 기간제 근로자와 정규직간의 차별(기간제법 제8조), 성별에 의한 차별(남녀고용평등법 제8조), 성별·국적·신앙·사회적 신분에 의한 차별(근로기준법 제6조), 파견근로자와 사용사업주의 사업내 동종·유사 업무를 수행한 근로자간의 차별(파견법 제21조) 정도가 있다. 반면 후자의 예로는 기간제 근로자간의 차별, 정규직 근로자 간의 차별, 계약직에서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된 근로자(이른바 중규직)와 정규직 근로자간의 차별, 동성 근로자간의 차별이 있다. 이에 대해서는 명시적으로 금지하는 법률 조항이 부재하여 이를 마땅히 규제하기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런데 최근 대법원(대법원 2019.3.14.선고 2015두46321 판결)은 국립대학교에서 전업 시간강사와 비전업 시간강사간의 강사료 차이를 둔 것은 헌법 제1조 제1항, 근로기준법 제6조,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남녀고용평등법’) 제8조를 위반하여 무효라고 판단하였다. 그런데 이번 대법원 판결은 ‘근로계약상의 근로 내용과 무관한 다른 사정’을 이유로 한 차별이라는 새로운 차별금지 원칙을 제시하였고, 이는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이 다른 차별 유형에도 확대하는 취지의 판결로 해석될 여지가 있어 크게 주목되고 있다.
이하에서는 명시적 법률 조항이 부재한 근로자간 차별 중 현실적으로 빈번하게 문제가 되어왔던 유형(중규직과 정규직간의 차별, 정규직 근로자간의 차별, 기간제 근로자간의 차별)과 최근 대법원 판결을 살펴봄으로써 근로자간 차별의 의미에 대해 고찰해 보도록 하겠다.

무기계약직과 정규직간의 차별·명시적인 금지 부재 및 법원의 판단
명시적인 법률 조항의 부재에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기간제 계약직에서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된 근로자(이른바 중규직)와 정규직 근로자간의 근로조건 차별을 명시적으로 금지하는 법률 조항은 아직까지 존재하지 않는다. 기간제법 제8조 제1항은 기간제 근로자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간의 차별적 처우만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근로기준법 제6조는 ‘성별, 국적, 신앙, 사회적 신분’에 의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데, 무기계약직(중규직), 정규직이라는 고용 형태가 ‘사회적 신분’에 포함되는지 문제될 수 있다. 이에 포함된다면 무기계약직과 정규직 근로자 간의 근로조건 차별은 근로기준법 제6조를 위반한 행위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법원의 입장과 최근 동향에 대법원(대법원 2015.10.19.선고 2013다1051 판결)은 정규직 근로자와 계약직에서 일반직으로 전환된 근로자 사이에 초임연봉등급이 차별적으로 적용된 사안에서, 임용경로의 차이에서 호봉이 차이가 발생한 것이므로 양자를 본질적으로 동일한 비교집단에 속한 근로자로 볼 수 없어 근로기준법 제6조 위반이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그렇지만 이러한 대법원의 판단과 다르게 근로기준법 제6조의 ‘사회적 신분’에 ‘고용형태’가 포함된다고 해석한 하급심 판결(서울중앙지방법원 2018.6.14.선고 2017가합507736 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16.6.10.선고 2014가합3505 판결)이 선고되고 있다. 현재까지 대법원은 고용형태의 차이에 따른 근로조건의 차이를 근로기준법 제6조를 위반한 차별로 보지 않지만, 최근 이와 반대 입장의 하급심 판결이 선고되었으므로 상급 법원에서 앞으로 이 사안을 어떻게 판단할 것인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정규직 근로자간, 기간제 근로자간의 차별과 최근 대법원 판결의 시사점
명시적인 법률 조항의 부재에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기간제 근로자간의 차별, 정규직 근로자간의 차별, 동성 근로자간의 차별에 대해서는 명시적으로 금지하는 법률 조항이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를 마땅히 규율하기가 어려웠는데, 최근 대법원 판결이 새로운 판단기준을 제시하여 위와 같은 차별 유형에 대해서도 규율이 가능한지 문제될 수 있다.
최근 대법원의 새로운 차별 기준 제시에 대법원(대법원 2019.3.14.선고 2015두46321 판결)은 근로기준법 제6조에서 정한 균등대우원칙, 남녀고용평등법 제8조에서 정하고 있는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은 모두 헌법 제11조 제1항의 평등의 원칙을 근로관계에서 실질적으로 실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시하면서,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 사회적 신분이나 성별에 따른 임금 차별을 하여서는 아니 됨은 물론 ‘그 밖에 근로계약상의 근로 내용과는 무관한 다른 사정’을 이유로 근로자에 대해 합리적 이유가 없는 차별 대우를 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하였다.
시사점은 대법원 판결의 새로운 판단기준에 의하면 근로계약상 근로내용과 무관한 다른 사정을 이유로 한 차별은 모두 금지된다. 따라서 기간제 근로자간, 정규직 근로자간에 ‘근로계약상 근로내용’과 무관하게 임금 기타 근로조건 등에 차별을 둘 경우 근로기준법 제6조, 남녀고용평등법 제8조에 의해 무효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향후 과제로 최근 대법원 판결은 해당 사안이 근로기준법 제6조 위반이라고 하면서도 전업과 비전업의 차이가 근로기준법 제6조에서 금지하는 ‘성별, 국적, 신앙, 사회적 신분’을 위한 차별적 처우 중 어디에 해당하는지 분명하게 밝히고 있지 않다. 
남녀고용평등법은 제1조에서 명시한 것처럼 ‘남녀의 평등한 기회와 대우’를 보장하는데 목적이 있어, 해당 법의 동일가치 노동은 ‘당해 사업장 내의 남녀간의 노동’으로 해석한 것이 다수의 견해였다. 그런데 대법원은 ‘근로계약상 근로내용과 무관한 다른 사정을 이유로 한 차별’이라는 새로운 차별금지 원칙을 제시하였다. 이에 따라 고용형태와 관련된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은 모두 무효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으므로, ‘근로계약 내용과 무관한 다른 사정을 이유로 한 차별’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해서 더욱 많은 법적·사회적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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