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CEO인터뷰
국내 최초 생활권 시범마을 괴정5구역 주택재개발조합 주영록 조합장주민들 한마음 한뜻으로 일군 사업 원주민 재정착으로 역사 새로 쓸 것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의 정취는 옛말이 된지 오래이다. 아파트 중심으로 도심 주거 공간이 재편되면서 현대인들의 단절과 고독감은 쉽사리 해결되지 않는 과제가 되었다. 부산 사하구 괴정5구역에서 추진되고 있는 재개발 사업은 이러한 문제에 대한 답을 제시하며 눈길을 끌고 있다. 원주민들의 재정착을 목표로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이루어지면서 하나의 모범사례가 되고 있기도 하다. 주영록 조합장을 만나 도심 속 삶의 터전에 대한 의미를 돌아본다. 


주민들의 적극적 참여와 개발 호재로 각광받는 괴정5구역
부산 사하구 괴정동은 오랫동안 도심 주거지역으로서 삶의 터전 역할을 해왔다. 주변에 초·중·고등학교들이 고루 배치되어 있어 교육 여건도 좋고 학구열도 높은 편으로 서부산 개발 프로젝트와 맞물리면서 호재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괴정5구역 재개발’이 추진되어 3600여 가구 규모의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서게 된다. 일반적으로 대형시공사의 주도로 이루어지는 재개발 사업과는 달리 괴정5구역은 주민들이 직접 동의서를 받아 시작된 사례이고 진행 과정에서도 원주민 재정착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주영록 조합장을 축으로 하여 대기업의 참여를 최소화했다. 재개발 사업에서 빚어지는 각종 잡음이 없어 순조로운 진척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국내 재개발사업들의 모범사례로 손꼽히는 지역이기도 하다. 
주영록 조합장은 “괴정동은 수십 년 전부터 이웃 간의 정이 넘치는 동네였다면서 괴정5구역 개발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 또한 이 지역에서 살면서 많은 추억을 쌓아 왔기에 애정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 괴정5구역은 ‘생활권 시범마을’로 선정된 원주민 재정착형 재개발 구역으로 현재 1850여명이 조합원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생활권 계획은 기존 정비 방식을 변경해 주거 지역 전체에 대한 계획을 세우는 것으로 정비예정구역 지정 절차를 생략하기 때문에 사업 진행이 빠른 편이다. 실제로 이 사업은 2017년 9월 지역지정부터 시공사 선정과 건축심의를 마무리하기까지 1년 9개월이 소요되어 재개발 사업사상 최단기간의 기록을 세우고 있다. 


주 조합장은 사업기간에 대해 “2024~2025년 내에 완공과 입주를 마무리할 것”이라면서 “타 재개발사업과는 달리 원주민들이 90% 이상 재입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힘주어 말했다. 현재 서부산 개발과 도시 정비 사업이 맞물리면서 각종 호재가 작용하고 있는 것도 괴정5구역 재개발 사업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특히 사하구와 서구를 잇는 서부산터널 완공이 2025년으로 예정되면서 교통망 확충도 기대된다. 서부산터널은 괴정에서 자갈치 입구인 충무동을 잇는 것으로 사하구와 서구를 5분 생활권으로 묶는 한편 기존 대티터널의 교통난 해소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주 조합장은 ‘서부산터널 10만 추진본부’를 설립하고 주민들의 서명운동을 벌이는 등 해당 사업의 확정을 위해 노력해 왔다. 그는 “서부산터널 추진이야말로 괴정5구역 발전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았다”면서 많은 주민들의 참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괴정5구역은 아파트 3521가구, 오피스텔 52실이 들어설 예정이며 27개동에 지하 4층에서 지상 39층으로 구성된다. 아파트 면적은 전용 면적 19㎡ 형에서 118㎡ 형까지 다양하며 오피스텔의 경우 84㎡이다. 괴정5구역은 평지에 역세권으로 도시철도 1호선 사하역은 물론 시내버스 접근성도 매우 높은 편이다. 인근에 사하초를 비롯한 5개 초등학교와 사하중, 당리중, 장평중, 동아고, 해동고 등이 있으며 동아대 승학캠퍼스, 부민캠퍼스, 구덕캠퍼스도 인접해 있다. 향후 국제유치원 건립도 예정되어 있어 탄탄한 교육 인프라를 자랑한다. 한편 추가 생활권계획 시범사업이 예정되어 있어 향후 일대에 4만 세대 규모의 아파트 대단지가 형성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어 사하구를 중심으로 남서부산의 발전에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주 조합장은 “투기성 사업이 아니라 진정으로 주민들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마을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원주민 재정착으로 함께 살아가는 주거공간 만들 것
‘함께 살아가는 마을’을 표방하는 주 조합장은 조합 출발 단계부터 원주민들의 재정착에 심혈을 기울여왔다. 그를 위해 선택한 것이 ‘모든 것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함께 노력하자’는 것이었다. 주 조합장은 타 재개발사업 추진과정에서 항상 문제로 지적되어온 각종 비리와 불신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전단과 안내문, 밴드, 카페 등을 통해 주민들에게 작은 지출 하나까지도 모두 공개하는 한편 의견을 모아 더 나은 공간을 만들 수 있도록 적극적인 소통의지를 피력해왔다. “처음에는 재정착을 설득하고 서로 의견을 모으는 과정에서 시간이 오래 걸렸지만 결과적으로 이후 사업 진행들에 속도가 붙을 수 있었다”고 한다. 그 결과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클린수주단’을 구성해 모범사례를 남기기도 했다. 원주민들이 직접 나서서 시공사의 주민 접촉을 차단했고 여러 시공사들이 수주전을 벌이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줄일 수 있었고, 지난해 9월 포스코와 롯데건설을 공동 사업단으로 선정했다. 


주 조합장은 짧은 기간에 원활한 사업 진행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에 대해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꼽았다. “과거에는 재개발 사업이 대기업과 시공사, 정비사 등의 주도로 이루어지면서 주민들이 따라가는 형국이었기 때문에 조합장이나 이사, 대의원들이 주민들의 의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면서 “괴정5구역은 주민들이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합장으로서 안팎으로 왕성한 활동을 펴고 있는 그는 그에 대한 경제적 대가를 받지 않는 무보수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조합장이 월급을 받는 것과는 사뭇 다른 행보이다. “사람은 견물생심이 있어 눈앞의 이익이 있으면 욕심이 생기게 마련”이라는 것이다. “개인적 지출이 있을지언정 일절 보수를 받지 않고 ‘더 나은 삶의 터전을 만들자’는 주민들과의 약속을 지키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힌 그는 “약속을 지키는 사람으로 남고 싶다”고 말했다. 

추억과 첨단의 조화으로 100년 가는 아파트 표방
괴정5구역은 100년 동안 유지할 수 있는 아파트를 표방한다. 주 조합장은 “유럽은 삼사백년이 지난 건물도 주거지로서 기능을 잃지 않는데 한국은 20~30년만 지나면 재건축 이야기가 나온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배관에 있다고 덧붙인 그는 앞으로 수십 년이 지난 후 배수와 오수관로를 교체해 주거 건축물로서 존속할 수 있도록 배관을 외부로 노출하는 방식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스마트 연계 시스템도 향후 기술발전 속도에 맞게 확장 가능하도록 세심한 배려를 기울였다. 현재 괴정5구역은 5G 초고속 무선인터넷 연계가 가능하도록 설계되었으며 앞으로 6G, 7G로 발전하는 것에도 대비했다. 
한편 KT와 협약을 통해 KT메가시티 첨단 스마트 아파트를 구상함으로써 스마트폰과의 연계를 극대화했다. 신재생에너지 시스템을 도입해 관리비에 대한 주민부담을 최소화하는 한편 진도 8.0의 강도까지 버틸 수 있는 내진설계가 포함되었다. 각종 부대시설 외에 단연 돋보이는 것은 아파트 단지 내 실버타운 조성 계획이다. “병원과 연계한 출동시스템과 스마트 제어를 통한 모니터링을 활용한 411세대의 실버타운을 갖출 것”이라고 한다. 단지 내 실버타운은 아파트라는 공간이 주는 현대 사회의 단절감을 해소하기 위한 주 조합장의 고심이 반영되어 있다. 대가족 사회에서 구성원들을 서로 돌보던 역할을 하기 힘들어진 오늘날 많은 요양병원들이 이를 대신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도심 외곽에 위치하고 있어 가족들이 면회를 위해 자주 방문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 그는 “도시 외곽에 위치한 요양병원은 가족 간의 단절감을 낳지만 같은 단지 내에서 병원과 공동식당을 구비한 실버타운을 건설하면 앞으로 다가올 초고령화 사회에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람 냄새가 풍기는 고향으로 도시 공간 대안 제시
“콘크리트에 묻히지 않고 사람 냄새가 나는 아파트를 꿈꾼다”는 주 조합장은 ‘어른을 공경하는 아파트, 이웃 아이를 내 아이처럼 돌보는 화목한 아파트, 백년을 가는 아파트’를 지향한다고 밝혔다. 1960년대에 태어난 그 또한 한국 사회의 격동기를 거치며 급격한 성장과 그로 인해 잃어야만 한 것에 대한 향수를 느낀다고 한다. “이 사회는 지난 몇십년 사이에 놀라운 발전을 이루었지만 인륜과 인심이 변했다”면서 “괴정5구역이 비록 외관은 아파트지만 옛 정취와 인심이 묻어나는 한 마을 같은 분위기가 자리 잡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인심을 심고 싶어하는 그는 조경시설 하나를 선정하는데도 마음을 담았다. 괴정5구역은 비싼 소나무가 아니라 감나무, 배나무, 사과나무를 심어 어린이 놀이터에서 아이들이 나무를 가꾸고 가을의 풍요로움을 도심 안에서도 느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시간이 흐르고 아이들이 성장했을 때 고향의 추억을 돌아볼 수 있는 기억을 선사하고 싶다”고 한다. 한편 돌아올 수 있는 공간을 위해서라도 괴정5구역이 100년을 가는 아파트로 남아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오랫동안 이 사회에 자리 잡고 있었던 공동체 정신을 이어가는 한편 스마트제어 첨단 시스템을 접목해 새로운 삶의 공간을 제시하고자 하는 주 조합장은 스스로에 대해 “다만 격동기를 살아온 한 사람으로서 원주민들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재개발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동안 재개발 사업은 원주민의 재정착이 쉽지 않은 구조였다. 하지만 적극적인 주민참여와 그를 뒷받침하는 주 조합장의 뚝심이 맞물리면서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있는 상황이다. “어릴 때부터 늘 사고뭉치였다”는 그는 “이 동네를 사랑하는 모든 세대를 아우를 수 있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가적인 차원에서 주거지 관련 정책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인구가 줄어드는 시점이 다가오고 있는 상황에서 도심 외곽에 신도시를 개발하는 정책이 과연 수십 년 후의 미래를 내다보는 것인가에 대해 회의적이었다. “원도심은 수천 년 전부터 형성된 것으로 앞으로 인구 감소와 노령화 사회가 맞물리는 것을 고려하면 도심 정비에 초점을 맞춘 부동산 정책이 마련되어야한다”는 것이다. 주 조합장은 그동안 단절과 소외를 부추기는 것으로 지적되어온 도시의 문제를 넘어서서 ‘사람이 살아가는 공간’으로서 오래된 미래를 꿈꾸고 있다.            

이철영 대기자  lcyfe@sisanewn.co.kr

<저작권자 © 시사뉴스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철영 대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