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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되려고 하는 브랜드 그 현상과 의미브랜드?… 정말 독특해지기

네이티브 광고, 콘텐츠 마케팅, 브랜드 저널리즘이라는 전문 용어들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광고, PR, 그리고 콘텐츠 마케팅의 요즘 테마는 바로 ‘브랜드? 정말 독특해지기’이다. 호화로운 광고를 만드는 전형성에서 벗어나 잡지를 창간하고 다큐멘터리와 극영화를 만드는 등 브랜드들은 전과 다른 목소리를 다른 방식으로 내고 있다. 온라인, 심지어 오프라인 매거진을 속속 출간하면서 출판사이자 작가가 되려고 하는 브랜드들의 사례를 통해 그 현상과 의미를 알아본다.


이제는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온 ‘빅데이터’를 외치지 않더라도 모바일이 주도하는 디지털 환경에서 소비자가 접하는 정보량은 엄청나다. 특히 텍스트가 아닌 동영상을 통한 소통이 폭증하고 있으며, 인터넷은 곧 유투브화되고 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디지털 미디어에서 유투브의 영향력은 막강하다.
복수 스크린(multi-screens)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바에 따라 쉼없이 다양한 콘텐츠를 소비하고 있는 디지털 네이티브에게 다가가기 위해 브랜드들은 사활을 건 경쟁을 하고 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그 수많은 콘텐츠들 가운데서 요긴하고 또 흥미로운 정보를 찾기는 힘들다. 흥미로운 정보를 찾는다고 해도 그것들을 제대로 읽어낼 시간이 없기는 하다. 많은 사람들이 카카오톡과 에버노트에 흥미로운 기사들을 메모해 두지만 과연 읽고 정리할 시간이 있을지 의문이다. 정보는 넘쳐나지만 쓸모 있는 ‘내 정보’는 없는 상황에서 인지 과부화 속 소비자들은 역설적으로 제대로 작성된 ‘읽을 거리’를 갈망하고 있다.
 

작가로서의 브랜드
이제 온오프라인 매체를 적극 활용하는 브랜드 퍼블리싱이 유행으로 자리 잡은 듯하다. 그런데 요즘 움직임은 과거와는 조금 다른 모양새를 보이고 있어 주목해야 한다. 과거에 브랜드 저널리즘이라고 불린 움직임은 콘텐츠와 브랜드를 적절히 섞고 광고 효과를 염두에 둔 미세한 장치들을 넣어둔 것이었다고 간주할 수 있다. 하지만 요즘은 아예 브랜드를 떼어버려도 될 정도로 ‘콘텐츠’답다. 브랜드와 연결된 소비자의 삶에 그대로 들어가서 그들이 필요한 이야기를 소신껏 하기 시작했다. 이제 ‘대상으로서의 브랜드’가 아니라 ‘작가로서의 브랜드’가 된 것이다. 에어비엔비(『Pineapple』), 라이프스타일 패션 브랜드 나우(『Nau Magazine』), 배달의민족(『Magazine F』)과 직방(『Directory』)은 모두 이런 변화에 참여하고 있는 브랜드들이다.
한편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Patagonia)는 책 출판에서 더 나아가 환경 문제 다큐멘터리 <댐네이션>을 선보인 바 있다. SXSW Film Festival 등 다수 영화제에서 수상하기도 한 이 작품은 마구잡이로 만들어진 댐들이 실제로는 자연 환경을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파괴하고 있음을 설파하며 경종을 울렸다. 다큐멘터리 영화 <댐네이션>은 인간의 자연에 대한 허무맹랑한 욕망과 그 결과에 대해 말한다. 3~4년 만에 수만 킬로미터를 돌아 어릴 적 고향으로 알을 낳기 위해 돌아온 연어의 처참한 최후의 모습은 슬픔을 넘어 충격적이다. 

파타고니아는 2011년 <뉴욕타임스>에 “Don′t buy this jacket”이라는 광고를 내어 주목을 끌었다. 자기 회사의 제품을 사지 말라는 광고다. 광고는 “광고에 실린 재킷은 소재가 40%가 재활용으로 만들어졌고, 내구성이 강해 10년 이상 입을 수 있는 친환경 재킷이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친환경제품이라도 재킷 한 벌을 만드는 데 온실가스 20%가 배출되고 천의 3분의 2 정도가 버려집니다.”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친환경 기업으로 헌옷을 수선해 입으라는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필요한 제품을 최고의 품질로 만들고, 제품 생산으로 환경 피해를 주지 않으며, 환경 위기 극복을 위한 해법을 찾아 널리 알리고 실천한다’라는 파타고니아의 생각에 고객들이 공감하면서 미국 아웃도어 의류시장에서 노스페이스에 이어 시장점유율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브랜드가 지면과 온라인을 넘어 영화까지 만들어 낸 것이다. 과거 영화를 스폰서하던 간접적 참여와는 크게 다른 모습이다.
 

브랜드 매거진 발행하기
브랜드들이 아직도 1997년에 갇혀 있는 것일까? 가끔 희한한 패션을 거리에서 볼 때 과거에 ‘갇혀 있나’라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브랜드 매거진은 현명한 결정으로 보인다. 포화된 디지털미디어 시대에 고품질 잡지는 눈에 띄기에 좋은 방법이다. 이러한 트렌드는 특정 산업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아래에서 볼 수 있듯이 유명 스타트업 기업, 패션 브랜드, 국제 항공사 등이 야심차게 브랜드 매거진을 발행하기 시작했다.
대형 문구잡화점 브랜드인 스테이플스(Staples)는 일과 삶의 밸런스를 테마로 하는 『Worklife』라는 매거진을 2019년 7월 창간했다. 25만 권의 대규모로 출간을 시작한 이 잡지는 다니엘 핑크 같은 유명 작가들을 컬럼리스트로 초빙하는 등 브랜드 잡지와는 사뭇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아마존 같은 온라인 리테일러들에게 맹추격을 받고 있는 스테이플스가 충성 고객 속으로 깊숙이 들어가길 선택한 것이다.

2015년 우버(Uber)가 창간한 『Momentum』은 당시 15만 명 미국 우버 드라이버들을 위해 창간된 잡지다. 우버의 콘텐츠 전략은 상당히 독특한데, 늘어나고 있는 우버 드라이버들에게 기업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를 높이는 동시에 우버 이용자들에게는 ‘우버 드라이버는 좋은 사람(good guy)’이라는 인상을 심어주겠다는 내부 커뮤니케이션 및 PR 목적을 지니고 있다. 에어비엔비의 새로운 잡지 Pineapple은 128쪽짜리 무(無)광고 잡지로, 잡지의 황금 시대에서 바로 가져온 듯한 외관을 자랑한다. Pineapple은 잡지 홈페이지에서 밝히듯 “여행과 인문학의 교차로이며, 공동체, 소속감 그리고 함께하는 공간의 기록”이다. Pineapple은 에어비엔비 간판 아래 자사와 모험을 연관시켜 공동체를 건설하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이 잡지의 첫 1만8천부는 에어비엔비 네트워크의 게스트하우스 주인들에게 배포되었다. 투숙객들이 단순히 앱을 사용하여 다른 사람 집에 머무는 것이 아닌 에어비엔비 회원의 집에 머무는 것과 같은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브랜드 가치를 더한다. 분기마다 발행되는 이 잡지는 아직 한 번 밖에 발행이 되지 않았다. Pineapple 첫 호에는 서울, 런던, 샌프란시스코가 실렸으며, 야심차고 섬세한 스토리텔링이 인상적이고 에어비엔비 숙소에서 머무는 시간을 보다 더 고급스럽게 만들었다.

레드불은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브랜드 간행물의 기준을 제시해 왔으니 인쇄물로 나온 브랜드 매거진이 멋진 것도 당연하다. 이제는 레드불과 동의어가 된 익스트림 스포츠를 세련되게 다루는  The Red Bulletin은 2005년부터 발행되어 왔지만 2011년이 돼서야 미국에서 처음 발행되었다. 발행 부수만 200만 부가 넘는 이 잡지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브랜드 매거진이다. 또 이 매거진은  나무 등반가 크리스 샤르마의 사진과 같은 멋진 고화질 사진으로 시각적 즐거움을 선사한다. 또한 밤 문화, 음악 등 당신의 19살 사촌이 멋지다고 느낄만한 모든 주제에 대해 다룬다. The Red Bulletin은 펠릭스 바움가르트너의 성층권 낙하와 같은 이벤트나 레드불이 매년 주최하는 엄청난 횟수의 다른 익스트림 스포츠와 음악 행사를 자세하게 알아볼 수 있는 혜택도 제공한다.

‘가치관’ 구매하기
‘가치관’이라는 단어를 검색하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과거, 가성비를 외치던 소비자가 최근 크게 달라지고 있는데, 이는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이제 소비자들은 ‘가치관’을 구매하길 원하는 것은 아닐까?
과거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을 교통 수단에 비유하면 ‘버스’였다. 사람들은 단체로 버스에 탑승해서 목적지(구매)까지 함께 졸거나 떠들면서 동행해야 했다. 현재는 ‘택시’에 비유하고자 한다. 정밀하게 마이크로 타깃이 된 개별 소비자들이 각자의 차량에 탑승하고, 또 조금씩 다른 경로로 목적지(구매)까지 이동하는 편리함이 있는 교통 수단인 택시 말이다. 미래의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은 타다(TADA)나 우버 같은 공유 플랫폼이다. 이제 사람들은 목적지를 설정하고 차종과 드라이버를 고르고 편한 장소에서 원하는 목적지로 달린다. 선두 브랜드들은 소비자를 정밀하게 타깃팅하고, 재미없는 광고를 들이미는 대신 그들의 고민을 먼저 이해하고 공감하며 그들이 원하는 목적지에 데려다줄 수 있어야 한다.
양질의 콘텐츠는 출판 기회의 다양성과 자율성에서 탄생한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상업과 비상업을 떠나서 많은 작가들이 왁자지껄 떠들고 독자들과 소통할 수 있는 창구가 늘어날 때 브랜드와 소비자가 상생할 수 있을 것이다. 국내에서도 오리지널 콘텐츠를 생산해낼 브랜드들을 더 많이 만나길 고대한다.           

이철영 대기자  lcyfe@sisanew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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