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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상한제 주택시장 전망민간 분양가 상한제 도입… ‘매물이 씨가 말랐다’ 주택시장 술렁

정부가 민간 택지(宅地) 아파트에 대한 분양가 상한제 도입을 공식화했지만 서울 아파트값은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더욱 상승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곳곳에서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 들이면서 ‘매물이 씨가 말랐다’는 표현이 나온다.


5년만에 또 꺼낸 카드, 분양상한제 
부동산 시장이 술렁일 때 정부는 분양가 규제를 썼다. 정부가 기대하는 정책 효과는 분명했다. 부동산 가격의 기준 중 하나인 분양가를 눌러 다른 주택 가격도 안정화시키겠다는 의도였다. 가격 폭등을 억제하는 효과는 있었다. 반면 부작용이 적잖았다. 분양가가 낮아지면 신규 주택 공급이 줄었다. 공급 부족은 가격에 영향을 미쳤다. 매매가격뿐 아니라 전세 가격도 건드렸다. 부동산 가격 폭등 방지와 부작용이 되풀이된다. 
분양상한제의 시작은 ‘공영주택법’, 공공 발주자 주택부터 통제해 정부가 신규 주택 분양 가격을 처음 규제한 건 1963년이다. 그 해 11월 제정한 ‘공영주택법’에 근거를 뒀다. 당시엔 공공 발주자가 지은 주택의 분양가를 통제했다. 1977년 8월부터는 아파트 분양가 규제를 전면적으로 시행하며 민간까지 대상을 확대했다. 주택건설사업 계획서에 주택분양 가격을 포함토록 한 것이라 건설 사업자는 분양가를 정할 때 지방자치단체의 승인을 받아야 했다. 당시 1970년대 중반 수출이 급격히 늘었고 중동 특수까지 겹치면서 돈이 넘쳐난 게 분양가 규제를 확대한 배경이다.


인플레이션 땐 분양가 잡고, 불황 땐 풀고 정부는 1981년 6월 민간아파트 자율화를 선언했다. 원유파동, 수출 감소 등 불황이 닥치면서다. 부동산 경기를 활성화해 돌파구를 마련해야 했다. 1982년 부동산 시장이 반등 분위기를 타자 가격 상한제 카드를 다시 꺼냈다. 85㎡ 초과 민영 아파트의 경우 3.3㎡당 가격을 134만원으로 못 박아 버렸다.
가격 상한제가 도입되자 아파트 공급이 급격히 줄었다. 건설사 입장에서 이전에 비해 투자한 비용을 회수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1984~1987년 지어진 주택수는 최소 필요 물량의 60% 수준에 그쳤다. 1988년 5월부터 7개월간 서울 일반 분양 민간 아파트가 단 한 채도 공급되지 않았다. 신규 주택 공급이 감소하니 기존 주택 수요가 늘었다. 매매가와 임대료가 치솟았다. 대도시 밀집 지역 중심으로 전세가격이 폭등해 전세를 내준 집주인들은 다른 집을 샀다. 수요가 늘면서 집값이 더 올랐고 무주택 서민들의 ‘내집마련’ 문턱은 더 높아졌다. 그러면서 1989년 1월 정부가 나섰고, 주택 200만 가구 신규 건설과 분양가 상한제 폐지를 발표했다. 1998년 외환위기를 겪은 뒤 분양가는 완전 자율화됐으며 한동안 분양가 상한제는 잊혀져 갔다.

분양가 상한제 효과적일까
정부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확대를 기정사실화하면서 주택시장에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분양가상한제는 주택을 분양할 때 택지비와 건축비에 건설업체의 적정 이윤을 보탠 분양가격을 산정해 그 가격 이하로 분양하도록 정한 제도를 말한다. 노무현정부 당시인 2007년부터 7년간 시행했던 분양가상한제는 공공·민간택지 모두에 적용했다. 이후 2014년부터 민간택지엔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지 않고, HUG가 보증을 거절하는 방식으로 분양가를 간접 통제하고 있다. 그렇다면 분양가 상한제의 효과는 뭘까. 공급에 비해 수요가 많은 지역에 아파트를 신규 분양할 경우 초과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 이 기대이익을 챙겨가는 주체는 개인, 건설사(또는 시행사), 정부 등 3개로 구분해 볼 수 있다. 주변 가격에 비해 낮은 가격으로 분양하도록 하는 상한제가 실시될 경우 3대 주체 가운데 분양받은 개인이 가장 큰 이익을 보게 된다. 반면 가격 자율화가 시행되는 상황이라면 건설사는 주변 시세와 유사하거나 더 높은 수준으로 분양가를 책정해 이익을 확보할 수 있다.

과거 사례를 볼 때 분양가 상한제의 경우 단기적으로는 과열된 주택시장을 안정화시키고 연이은 분양가 상승으로 시장 가격 자체가 올라가는 현상을 차단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반면 기대 이익을 달성할 수 없다고 판단한 시행사나 건설사가 공급을 감소시킴으로써 장기적으로는 공급 부족에 따른 가격 상승이 나타날 수도 있다. 하지만 건설사가 무한정 사업을 하지 않을 수 없으며, 재건축 및 재개발의 경우도 사업 지연으로 인한 비용 상승 우려로 수익률 저하를 감수하고 사업을 진행할 것이므로 공급 감소의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
분양가 상한제는 상품의 가격을 인위적으로 결정한다는 측면에서는 반시장적이며 합리적이지 않지만 투기적 수요에 의해 시장이 왜곡되는 상황에서는 일정 부분 부작용을 감내하고라도 사용할 수 있는 정책수단이기도 하다. 분명한 것은 공공부문의 공급 확대, 교통 및 생활여건 개선을 통한 수요 분산 등 기타 수단이 결합되지 않은 상한제의 경우 그 효과는 크지 않다는 점이다.

현재 민간택지 아파트는 HUG(주택도시보증공사)로부터 분양가를 심사받는데, 주변 아파트 분양 가격과 준공 아파트 시세 등을 기준으로 분양가가 책정된다. 주변에 최근 1년 내 분양 아파트들이 있으면 그 평균 분양가 이하로, 분양 후 1년 이상 지난 아파트만 있는 경우 분양 당시 평균 분양가에 최대 5%의 시세 상승을 반영해 분양가가 책정된다. 주변에 이미 준공한 아파트들만 있다면 평균 매매가 이하의 분양가가 허용된다. 하지만 민간택지 아파트에도 앞으로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면 시세와 크게 관계없이 토지비, 기본형 건축비 등을 기반으로 분양가가 정해지는 만큼 분양가 수준이 현재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현행 주택법은 이미 민간택지 아파트에도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향후 공급 정책과 추가 규제 불러올 가능성 커
분양가 상한제로 부동산 경기가 가라앉으면 집값이 안정될 테니 성공한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이 제도의 찬성이나 반대쪽 모두 내심 그걸 기대하거나 우려하는지도 모른다. 시행 초기에는 이 시나리오가 펼쳐질 가능성이 크기도 하다. 하지만 이 역시 충격요법일 뿐이어서 그 효과가 오래 가기는 힘들다. 실제로 한국감정원 조사에 따르면 민간 택지 분양가 상한제 도입 계획을 밝힌 후, 서울 아파트값은 평균 0.02% 올라 2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재건축 아파트가 많아 분양가 상한제 도입으로 타격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는 강남구와 서초구는 최근 동일하게 각각 0.05%, 0.03% 상승했다. 민간 부동산정보업체인 부동산114 조사에서는 상승세가 더욱 뚜렷하다. 7월 2주차 서울 아파트값은 0.1% 올라 5주째 상승세다. 재건축 아파트와 일반 아파트 가격 변동률이 각각 0.3%, 0.06%로 1주일 전보다 오름 폭이 커졌다.

분양가상한제 시행으로 집값 상승의 진원지인 서울 재건축 아파트도 우선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낮은 분양가로 재건축 수익성이 낮아져 개발 이익이 줄어들면 재건축 조합이 사업을 미루거나 아예 포기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 분양 아파트 가격이 기존 아파트 시세보다 낮아져 기존 주택에 대한 수요도 줄어든다. 분양가 상한제 확대는 단기적으로 집값 안정에 효과가 있지만 장기적으로 주택 공급을 위축시켜 집값을 끌어내리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분양가상한제 확대로 ‘강남 재건축=로또’ 공식이 깨질 수 있지만 공급 확대가 아닌 수요 억제 대책만으로는 집값 안정에는 한계가 있다는 말이다. 수요가 있는 지역에 공급을 늘리는 방안 없이 분양가 상한제 확대는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수요 억재와 함께 공급 확대가 함께 병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주택시장 분위기도 예전과 다르다. 과거 주택 신규 공급이 급감하자 전셋값이 폭등했고, 덩달아 매매 가격이 급등했다. 정부는 지난 1983년 부동산가격이 오르자 85㎡ 초과 민영아파트의 분양가격을 3.3㎡당 134만원으로 정했다. 이후 1984년부터 1987년까지 공급된 주택이 급감하면서 집값이 치솟았다. 정부가 1987년 1기 신도시 등 총 4개 신도시에 주택 200만호 건설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집값 상승 곡선으로 수평으로 꺾였다. 예전처럼 안정적인 주택공급 정책이 뒷받침돼야 분양가 상한제가 주택시장 안정에 기여할 수 있지만,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는 효과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게 주택시장의 중론이다.           
 

장한진 기자  ifyou82@sisanews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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