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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한국 수출규제 강행한일 무역전쟁의 서막… 위기이자 다변화모색 기회로 잡아야

한일 무역전쟁의 서막이 올랐다. 지난 7월 4일 자정을 기해 일본 정부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3가지 부품의 한국 수출규제 조치를 단행했다. 아베 총리는 ‘한국과의 신뢰관계로 행해온 조치를 수정한 것;으로서 ‘세계무역기구(WTO)의 규칙에 정합하므로 자유무역과는 관계없다’ 며 정당성을 강조했다. 


일본 정부, 반도체 3개 품목 한국 수출규제 강행
극한 대립으로 치닫던 한일 간 외교 갈등이 결국 경제 분야로 옮겨 붙었다. 일본 정부가 한국 반도체산업의 ‘급소’인 소재·부품에 대한 수출 제한 조치에 나서자, 우리 정부는 바로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등으로 맞대응했다. 1961년 한일 국교 정상화 이후 58년 만에 첫 무역전쟁의 전운이 드리우고 있는 것이다.
일본이 수출 규제를 강화한 품목은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등에 사용되는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반도체 기판 제작 때 쓰는 감광액 포토리지스트, 반도체 세정에 사용하는 에칭가스(고순도 불화수소) 등 3가지다. 일본은 플루오린 폴리이미드와 포토리지스트 세계 생산량의 90% 이상을, 에칭가스는 약 70%를 점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에서 이 소재들을 공급받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이 상당한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한일 간에 경제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무역 전쟁이 발생하면 양국 모두 타격이 클 것이라는 전망이다.


일본정부는 이에 대해 보복성 조치도, 보호무역 정책도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부당한 경제 보복임을 단언하였다. 2018년 10월 한국 대법원의 ‘일본 기업은 강제징용 피해를 배상하라’는 판결을 문재인 정부가 지지해온 것에 대한 보복 조치라는 것이다. 일본의 조치에 대해 국내외 비판 여론이 만만치 않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시작된 보이콧재팬(일본제품불매운동) 캠페인이 순식간에 확산되고, 중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일본제품을 판매하지 않겠다’는 자발적인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일부 정치인들이 말 몇 마디로 감상적 민족주의, 감정외교를 탓하며 한국 정부의 발목을 잡고 있을 때, 이름 없는 시민들은 조용히 불편을 감수하고, 금전적 손해도 웃어 넘기며 민간 외교에서의 소박한 대응을 요령껏 해가는 모습이다.
외신들도 나섰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일본의 제 발등 찍기’라는 사설을 인용했고, 중국 신화통신은 ‘양패구상(쌍방이 다 패하고 상처를 입는다)’의 실익 없는 조치를 비판했으며,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일본 자유무역의 위선을 드러낸 일’이라 혹평했고, 일본 아사히신문은 ‘보복을 철회하라’는 사설을, 도쿄신문은 ‘탈 일본화로 역효과를 볼 것’을 경고했다. 

일본, 무역 전쟁 선포한 이유
해마다 일본이 한국으로부터 걷어 들이는 무역 흑자는 약 250억에 달한다. 수출 기반형 국가인 일본이 경제적 손실을 감내하는 ‘자해적 조치’라 할 만한 무역 전쟁을 선포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번 무역 보복 조치의 배경과 원인에 대해 5가지 정도의 추론이 가능하다. 첫째, 7월 21일 참의원 선거 압승을 위한 국내 정치용이다, 최근 참의원 선거에서 우익정치세력을 결집시켜서 자민당 압승을 노리는 것이라는 예측이 있다. 6년을 집권한 아베 총리와 자민당에 대한 평가 성격이 더해지는 이번 참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은 과반의석 확보를 목표로 한다. 일본 정치에서 상원에 해당하는 참의원의 과반의석을 점유하지 못하는 집권 내각은 존립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 아베 총리는 “다가오는 선거의 가장 큰 의미는 정치안정 하에 새로운 시대로의 개혁을 가속할 것인지, 아니면 혼란의 시대로 되돌아 갈 것인지에 있다”고 공언한 바 있다.


둘째, 위안부·강제징용 배상문제를 일소하기 위한 역사청산용이다, 반세기를 넘게 끌어온 위안부·강제징용 사과 및 배상문제를 이번 참에 확실히 종결짓겠다는 계산이다. 일본의 전쟁 책임과 피해 배상에 관해 한국 정부와 시민사회만큼 줄기차게 문제제기와 국제여론을 환기시키는 나라는 없다. 아베 총리 집권 기간 동안 2014년 미국 상·하의원 위안부 결의안 의결, 2015년 한일 정부간 위안부합의 사항에 대한 파기 여론, 2016년 일본정부에 대한 위안부 피해 배상 청구, 2018년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피해 배상 판결이 이슈화되어 왔다. 일본 정부는 이때마다 박정희 정권 시절이었던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책임과 배상의 모든 문제는 종결되었다는 주장만을 되풀이 해 왔다. 전 범국가에서 보통국가로의 이행은 아베 총리의 숙원이며, 그 과정에서 위안부와 강제징용 문제는 아킬레스건과도 같다. 국제사회의 눈총을 받는 이 사안을 우회하여 경제 보복과 무역 분쟁을 통해 물타기, 시간 끌기를 하려는 속셈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셋째, 어느새 일본 경제를 바짝 따라잡은 한국의 발목을 잡기 위한 경제압박용이다, 2013년 시작된 아베노믹스 경제 정책이 올해 마이너스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1월에는 정부통계 조작 시비에 휘말렸다. 궁지에 몰린 아베노믹스의 출구 전략이 절실해졌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 4월 세계무역기구(WTO) 소송에서 ‘한국의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금지 조치가 정당하다’는 패소 판결을 접한 일본으로서는 한국에 대한 무역 보복을 ‘경제적 정당방위’의 명분으로 삼기에 좋은 구실이 될 수 있다. 일본이 자신이 누렸던 경제 강국의 지위를 위협하는 한국에 대해 무역 분쟁으로 해결하려는 전략을 선택했을 가능성이 높다. 


넷째,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서 일본 패싱을 극복하려는 외교안보용이다 지난 7월 2일,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과 세코 히로시게 경제산업상은 수출규제 강화조치에 대해 ‘안보를 목적으로 수출 관리를 적절히 실시하자는 관점에서 운용을 재검토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가 북한의 안보 불안정성에 대한 우려에 기초하고 있으며, 결국 한반도 문제에 일본의 참여와 역할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국제사회에 타전하고 싶을 것이다. 아베 총리는 G20 과정에서 외교력 한계에 대한 국내 비판이 일자 ‘최후에는 내가 김 위원장과 마주보고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결의를 갖고 있다’며 일본 역할론을 강조한 바 있다. ‘동아시아 안보 불안정’을 지렛대로 일본 개입을 위한 명분과 기회를 얻고자 함이다.
다섯째, 사사건건 문재인 정부를 흔들어서 친일정치세력으로 교체를 준비하는 내정 간섭용이라는 시각이다. 박근혜 정부와 대조적으로 문재인 정부 들어 한일 양국은 사사건건 충돌하였다. 2018년 10월 대법원 강제징용 배상판결, 11월 화해치유재단 해산조치, 12월 자위대 초계기의 위협비행, 2019년 3월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금지 승소 판결 등으로 일본 정부는 자주 불편함을 드러냈다. 과거사 문제, 군사안보 문제, 경제협력 등에서 일본과 궁합이 잘 맞았던 이명박, 박근혜 정부와 비교했을 때 문재인 정부는 매우 껄끄러운 외교 대상일 수 밖에 없다. 따라서 한국의 정치분열과 경제혼란을 통해 문재인 정부를 흔들어 위기의식을 높이고, 이를 빌미로 한국의 총선과 대선으로 가는 여정에서 일본에 우호적인 정치세력으로의 교체를 꽤할 가능성이 높다.

한일 무역전쟁, 위기이지만 기회도 잡아야
한일 간 불공정한 무역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는 단순 경제 갈등이 아닌 경제전쟁의 성격을 띠고 있으므로 이번 기회에 우리나라가 일본 의도에서 벗어나 경쟁력에서 앞설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 또 우선 일본의 반도체 관련 부품소재 규제가 우리시에 어떤 영향을 줄지 지역경제 변화, 피해 등 영향에 대해 검토하고 관련 기업을 어떻게 지원할지 대책을 마련하며 이를 통해 경제구조 다변화와 경쟁력 향상을 이끌어내고, 장기적으로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          

이동현 기자  jineu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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