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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 치료를 지향하는 전남제일요양병원 지승규 원장전문 의료진의 양한방 협진 암경험자 돕는 ‘재발전이암센터’ 오픈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지키고자 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무리한 치료에 매달리기보다는 개인이 치료에 대한 주도권을 가지고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들이 세계적으로 확대되는 추세이다. 국내에서도 보건복지부가 승인한 13곳의 호스피스 시설들이 시범 운영되고 있다. 전남제일요양병원은 노인 요양과 암 치료에 집중하며 ‘사람과 함께 한다’는 철학을 기반으로 지역사회에서의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사람을 돌보는 의사, 함께하는 병원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위해 함께하고자하는 마음으로 시작했다”는 지승규 원장은 2015년 전남 화순에 인간적 치료를 위해 뜻을 모은 젊은 의사들과 전남제일요양병원을 설립했다. 전국적으로 시범 운영되고 있는 호스피스 병원 가운데 하나로 현재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13곳의 병원에서 호스피스 치료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광주전남지역에서는 전남제일요양병원이 유일하다. 그는 “의료기관 윤리위원회가 설치되어 있으며 사전연명 의료의향서 등록기관으로 삶의 마지막 순간들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에 대한 답을 함께 찾고 있다”고 말했다. 지 원장은 오래전부터 호스피스에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아직 호스피스가 제도화되기 이전인 2012년에 국가 표준 교육을 받기도 했다. “학생 때부터 꿈꿔오던 일에 대한 제도가 마련되어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면서 “임종의 순간을 준비하는 시간도 사람을 돌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전남제일요양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의 30%는 노인환자이고 나머지는 암환자일 정도로 암 전문 요양병원으로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의료진 가운데 암 전문의들이 대거 포진하고 있어 전문적인 진단과 치료는 물론 보호자에 대한 심리적인 케어와 식단, 생활 전반을 체계적으로 관리한다. 5분 남짓한 짧은 진료 시간 속에 많은 정보를 제공할 수밖에 없는 대학병원들과는 달리 향후 치료 계획에 대해 30분 동안 의논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한다. “암을 처음 경험하게 되면 환자들은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막막한데 정작 아무도 그런 것을 가르쳐주지 않는다”고 지적한 그는 충분한 대화를 통해 몸과 마음을 모두 돌보고 있다고 말했다. 폐암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지 대표원장은 물론 삼성 서울병원에서 대장항문외과 전문의였던 김강재 원장, 노인요양센터 전문의 정현철 원장, 국립암센터 소화기내과 전임의였던 김형상 원장, 호흡기 암을 치료하는 지수영 원장, 한방치료를 담당하는 조형오 과장이 협진을 통해 환자에게 최선의 의료를 지원하고 있다. 
내과와 외과, 가정의학과, 한방과의 종합의료시스템에 안락한 치료 환경이 더해지면서 요양병원으로서 최적의 여건을 갖추었다. 지하 1층과 지상 4층 규모의 건물에 320병상을 확보하고 있고 한방치료, 물리치료, 고주파온열치료, 면역증강요법, 완화의료센터, 재발전이암요양센터가 함께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국내 최초로 압전소자 방식을 사용한 ITC사의 ULFORCE 체외 충격파(ESWT) 기기를 확보했다. 이 외에 환자들의 안전을 위한 각종 시설과 인공호흡기, 스프링클러, 방화셔터 등을 구비하고 있다. 

암에 대한 종합적인 관리의 연장 ‘재발전이암요양센터’
지 원장은 내과 전문의가 된 이후 화순 노인전문병원에서 삼십대의 젊은 나이에 요양병원에서 커리어를 시작했다. 학생시절부터 전인치유에 관심이 많았다는 그는 환자를 질병으로 보지 않고 사람을 치유하는 것에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이러한 철학은 지금의 전남제일요양병원의 운영에 기반이 되고 있다. “십여 년 전에는 환자들이 제대로 된 정보도 없는 상태에서 암 치료를 받았다면 요즘은 상황이 나아졌다. 하지만 여전히 정확한 단계, 향후 치료와 예후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주도적으로 자신의 치료 과정에 대한 계획을 세우거나 결정을 내리기가 어렵다”고 지적한 지 원장은 지금의 시기를 과도기로 보았다. 

앞으로 정확한 상태를 알고 환자가 자기 주도적인 치료 계획과 삶의 단계를 선택할 수 있는 시대가 올 수 있도록 전남제일요양병원이 그 길을 개척하고 있는 것이다. 암 치료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한 충분한 설명과 대처 방안, 운동, 생활방식 등 암으로 겪을 수 있는 일들을 보다 원활하게 지나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완치가 된다면 축복해주고 재발이나 말기암으로 전이될 경우 호스피스 병동에서 통증 조절 치료를 관장한다”면서 “양한방 의료진이 협동하여 전체 과정을 돌본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대장암에 걸리면 식습관 때문이라고 생각해 수술 직후부터 채소를 많이 먹는 분들도 있는데 오히려 회복기간에는 좋지 않기 때문에 회진 때 식단관리에 대해서도 묻고 챙긴다”고 한다. 
지 원장은 앞으로 암을 예방할 수 있는 활동까지 확장하고 싶다고 밝혔다. 치료에서 임종까지 돌보는 요양병원의 성격을 확장하여 암 예방활동을 통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다고 보았다. “쉽게 바꿀 수는 없지만 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서 변화를 만들어가고 싶다”는 그는 현재 암경험자 모임을 만들어 재발 예방, 건강관리에 대한 강의 활동을 펴고 있다. 지난 4월 전남제일요양병원에서 새롭게 문을 연 재발전이암요양센터는 이러한 활동의 연장선이다. 초기 진단 환자뿐만 아니라 재발, 전이암 환자들에게 희망과 용기, 전문적 치료를 통해 종합적인 의료지원이 가능해진 것이다. 지 원장은 “앞으로도 우리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호스피스에 대한 인식 개선에 기여해 존엄한 삶 이끌 것
“환자와 보호자들을 위한 정신적인 관리 프로그램들이 세계적으로 많이 개발되어 있지만 아직 한국에서는 거부감이 많고 활용도가 낮은 것이 안타깝다”고 밝힌 지 원장은 호스피스 치료에 대한 문턱을 낮출 수 있도록 노력해왔다. 삶의 순간들을 정리하고 수용할 수 있는 것은 또 다른 의미에서 인간의 존엄성이라고 보고 있지만 국내 호스피스 프로그램 이용률은 20% 남짓한 상황이다. 말기암 환자 가운데도 호스피스 프로그램을 모르거나 외면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는 “재발전이암센터를 통해 이러한 거부감을 줄이고 호스피스 치료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임종을 앞둔 이들에게 마지막 소원을 들어주는 의료 복지회 활동을 펴는 것도 이러한 활동의 연장선이다. “바다를 보고 싶다거나 어머니가 지어준 밥을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먹고 싶다는 소원을 들어주는 지원센터인데 네덜란드나 일본에서는 활성화되어 있다”면서 “암 경험자들의 자존 모임과 소원을 들어주는 캠페인은 요양병원 경영과는 별개로 사회에 봉사할 수 있는 길”이라고 말했다. 


“앞으로는 전남제일요양병원 내에서 이루어지던 협진 체계를 확대해 요양병원 간의 협력을 이끌어내어 다합재 진료센터를 만들고싶다”는 지 원장은 “이 외에 암 재활에 대한 프로그램도 기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직 국내에서는 암 재활이라는 개념이 확립되지 않았지만 암경험자들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재활이 도입될 필요가 있다고 보았다. 한편 전남제일요양병원의 노인요양, 암요양을 세분화하여 말기암환자들을 위한 호스피스, 재활 프로그램의 다각화를 추진 중이다. “어린 시절 최고가 되라는 말을 들으면서도 그 말을 수긍하기 어려웠다”는 그는 “최고가 될 사람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나는 그러한 능력을 쌓는 것에 집중하기 보다는 나에게 오는 사람들, 나에게 맡겨진 이들에게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고 말했다. 최선을 다하며 사람들을 돕고 그 속에서 살아가는 의사가 되기를 바랐던 지 원장의 꿈이 전남제일요양병원에서 무르익고 있다. 한편, 지난달 24일 대한요양병원협회(회장 손덕현)주최와 대한요양병원협회 전라남도회(회장 지승규)주관으로 열린 ‘찾아가는 정책설명회’를 전남 화순에 있는 전남제일요양병원에서 40 여개 요양병원 병원장 및 이사장 참석으로 성황리에 개최되었다.                    

이동현 기자  jineu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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