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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정상회담 성과… 한반도 평화 ‘빅 딜’, ‘톱다운 방식’북미 대화 재개 모멘텀 살리는 계기

비핵화 협상의 동력이 떨어진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4월 11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만났다. 회담에서 한미 정상은 그간 비핵화 대화에서 미국 측이 고수해 온 ‘빅 딜’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하면 제재를 완화하는 일괄 타결)과 ‘톱다운 방식’을 이어간다는 데에 의견이 일치했다.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43일만에 열린 한미정상회담의 가장 큰 목적은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 대화의 모멘텀을 살려내는 것이었다. 북미가 대화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교착국면이 장기화할 경우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은 더욱 요원해질 수 밖에 없다는 절박감이 컸다. 그런 면에서 이번 회담은 북미 대화를 재개할 수 있는 최소한의 불씨는 살려낸 것으로 평가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는 “김정은 위원장과 대화의 문은 항상 열려 있다”거나, ‘단계적’이라는 전제가 붙긴 했지만 “3차 북미정상회담도 있을 수 있다”는 발언 등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또 “현 시점에서 우리는 빅딜에 관해 얘기하고 있다”면서도 “그 딜이 어떤 것인지 봐야 한다. 다양한 스몰딜이 이뤄질 수 있다”며 우리 정부의 중재안인 ‘단계적 해법’ 수용 가능성을 내비친 부분도 주목된다. 특히 워싱턴포스트와 뉴욕타임즈 등은 트럼프 대통령이 3차 북미정상회담 가능성과 함께 북미협상을 진전시킬 단계적 해법에 대해 문을 열어둔 것으로 평가했다. 일부에서 공동 기자회견 등이 없었던 점을 들어 ‘노딜’이라는 주장도 제기하지만 외교가에선 이번 한미정상회담이 양국 현안을 협상하는 자리가 아니었기 때문에 공동 발표문 등 합의가 나오는 구조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다. 


전문가들이 주목하는 부분은 한미정상의 공개된 발언보다는 북미대화 재개를 위해 문 대통령이 어떤 중재안을 제시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을 만날 문 대통령에게 어떤 대북 메시지를 줬느냐 하는 부분이다. 3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문제와 관련,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아주 구체적인 방안들에 관해 아주 허심탄회한 논의가 있었다”며 “더 이상 공개를 못하는 점을 양해해 달라”고 말한 것도 눈길을 끈다. 한편에선 청와대가 사전에 북측과 남북정상회담 개최에 대한 의중을 타진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상대가 있는 정상회담을 다른 정상과의 회담에서 공개적으로 밝힌다는 것 자체가 외교관례에 어긋나는 것으로 북측과 최소한의 사전교감이 없이는 나올 수 없는 발언이기 때문이다.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필수 ‘빅 딜’, ‘톱다운 방식’
한미 정상회담에서 다룰 논제들은 다음과 같다. 먼저 ‘빅 딜', ‘ 톱다운 방식’은 옳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과 다양한 스몰 딜도 가능하지만 “지금은 빅 딜을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빅 딜은 “핵무기들은 제거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도 “한국은 미국과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의 최종적 상태, 비핵화 목적에 대해 완벽하게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또 양 정상은 ‘톱다운(상의하달식) 방식’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필수적이라는 데 대해 의견을 일치했다. 하지만 북한전문가 안드레이 아브라하미안은 지난 2월 북-미 정상 간 하노이 회담이 결렬되자 “톱다운 접근 방식이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말한 바 있다. 실무차원에서 구체적인 합의 사항이 없는 상태에서 북미 정상이 통 크게 합의에 도달하는 것에만 의존하는 방식은 위험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재개 시기상조’
트럼프 대통령은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개에 대해서는 “지금은 적절한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이 북한에 식량이나 다양한 것을 돕는 것은 괜찮다고 생각한다”며 인도적 지원은 허용할 방침임을 시사했다. 이는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이 최근 상원 외교위원회에서 “대북 제재 해제와 관련해 약간의 거리(little space)를 남겨두고 싶다”고 말한 것과 일맥상통하는 대목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제재 완화 용의를 묻는 말에 “아니다. 우리는 제재가 유지되길 원한다”며 “제재를 크게 확대하는 옵션도 갖고 있지만, 김정은 위원장과의 관계 때문에 그러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한국, 북한, 미국 정상 간의 만남은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조만간 남북 정상회담을 추진할 계획임을 설명했다고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김 위원장을 다시 만날 수 있다고 시사했다. 그는 “3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다”고 밝혔지만 “차근차근 이뤄지는 것이지 빠르게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이어 “남·북·미 3국 정상회담도 가능하다”면서 “이는 김 위원장에 달렸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트럼프 대통령에 가까운 시일에 방한해달라고 초청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감사를 표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이르면 4.27 1차 남북정상회담 1주년을 계기로 4차 남북정상회담 또는 대북특사 파견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북한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가 북미대화 재개를 가를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유인경 기자  sisanewsn@sisanews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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