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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미세먼지 갈등 벗어날 수 있을까…미세먼지에서 탈출할 수 있을까? 한중 분쟁 ‘산성비 협약’으로 해결

한중간 미세먼지 갈등 해법으로 70년대 영국, 서독, 스칸디나비아 제국이 유럽 대륙의 산성비 문제를 해결한 ‘국제협약(CLRTAP)’ 모델이 국제사회와 전문가들 사이에서 급부상하고 있다.


2018년에 이어 2019년에도 고농도의 미세먼 지가 장기간 지속되고 있다. 미세먼지의 상당부분은 외부의 영향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환경부와 국립환경과학원은 ‘우리나라 미세먼지 대부분은 중국산’이란 입장을 초지일관 유지해 왔다. 미세먼지 고농도 오염이 발생하면 중국발 미세먼지 기여율이 80% 이상 높아진다고 주장할 정도다. 언론도 마찬가지다. ‘중국발 미세먼지 공습’이란 제목을 붙여 정부의 주장을 극적으로 표현해 보도했다. 학계나 사회단체도 예외는 아니다. 이렇게 정부와 언론, 학계, 사회단체가 입을 맞춰 말하니 지난 6년 동안 ‘미세먼지=중국’이란 수식은 기정사실로 됐다. 이러한 미세먼지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국내적 노력과 더불어 국제적 협력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 
미국 외교전문지 디플로맷은 “미세먼지 갈등에서 한국과 중국이 한쪽의 일방적 책임만 요구해서는 안된다”며 인내와 조정을 통한 해법 마련을 주문했다. 조석연 인하대 환경공학과 교수도 “유럽식 해법이 하나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대륙을 이 잡듯 뒤져서 한국 내 영향력을 자체적으로 조사하고, 이를 토대로 중국을 설득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협약을 통해 배출량을 ‘함께’ 줄여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국제사회와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유럽 모델은 전세계에서 불거진 국가간 대기오염 분쟁을 효과적으로 해결한 유일한 사례다. 유엔 유럽경제위원회(UNECE)가 주관해 1979년 체결한 ‘장거리 이동 대기오염물질에 관한 협약(CLRTAP)’인데, 관련 국가들은 40여 년이 지난 현재도 매년 대기오염 물질 감축목표를 설정하고 감축방법 및 비용 분담을 논의하고 있다. 유럽이 대기오염 협약을 추진할 때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그러나 미세하게 따지지 않고 큰 틀에서 함께 줄이는 방향으로 접근하니 가능해졌다. 
협약의 출발은 1950년대 북유럽 국가 호수들에서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하고 숲이 사라지는 재앙에서 비롯됐다. 1967년 스웨덴의 과학자 스반테 오덴이 ‘외부로부터 유입된 아황산가스가 원인’이라는 연구 결과를 내놓고 1971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영국과 서독에서 발생한 대기오염물질이 스칸디나비아 산성비의 주요 원인이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물론 두 나라는 지금의 중국처럼 연구결과 자체를 부정했다. 이에 스웨덴이 1972년 스톡홀름 유엔인간환경회의(UNCHE)에서 산성비를 국제 이슈로 제기하는 등 피해 당사국의 부단한 노력이 이어졌다.        

1979년 31개국 ‘장거리 대기오염 협약’
과학적 검증과 국제여론의 도움에 힘입어 영국과 서독이 과학적 연구를 진행하기로 합의, OECD 주도하에 11개국이 참여하는 ‘대기오염물질 장거리 이동 측정에 관한 협동 기술 프로그램’이 시작됐다. 대기오염 물질에 대한 과학적 조사결과가 축적되면서 UNECE 차원의 협력 방안이 논의됐고, 1979년 UNECE 회원국 34개 중 31개국이 CLRTAP에 서명했다. 협약이 조인되자마자 ‘청정대륙’이 된 건 아니지만, 유럽대륙은 15년 안에 오염물질 배출량 성과를 얻어냈다. 산성비의 원인인 이산화황 배출량은 오염이 가장 심했던 체코, 독일, 폴란드에서 모두 감소했다. 
1984년 제네바의정서에서는 아황산가스, 질소산화물 등 오염물질에 대한 자료수집 및 정보공유 합의가 이뤄졌으며, 이듬해 체결된 헬싱키의정서에선 오염물질(이황화탄소)의 방출 및 국경이동을 30% 감축하는 합의가 이뤄졌다. 특히 CLRTAP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건 오염물질을 얼마나 주고 받느냐 따지는 것보단 함께 줄여나가는 데 관심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과학적 검증이 동반되긴 했지만, ‘함께 해결해나간다’는 인식 자체가 주효했다는 것이다.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이 협약이 유럽감시평가프로그램(EMEP), 협약이행위원회 등 촘촘한 감시체계 도입한 것도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국제사회의 눈치 때문에라도 각국이 오염물질 통제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얘기다.


한편, 지난 1월 18일 한국과 중국은 중국 산둥(山東)성 지난(濟南)시에서 제22차 한중 환경협력공동위원회를 개최했다. 회의에서 양국은 최근 자국 내 환경정책을 소개하고, 양국 관심 사항인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 및 황사 등에서 협력강화 방안을 모색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권세중 외교부 기후변화환경외교 국장은 최근 국내에서 실시된 미세먼지 비상저감 조치 발령 등을 설명하며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 문제가 한국에서 전국민적인 관심사이고 해결 방안을 마련하라는 지속적인 민원을 받고 있다고 중국 측에 전달했다. 또한, 권 국장은 이와 관련해 국내적인 조치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중국 측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양측은 그간 환경협력공동위 하에서 진행해 온 ‘환경오염의 건강영향 연구’, ‘환경기술·산업협력’ 등 9개 기존 협력사업을 지속 추진하기로 했다. 유럽 사례에서 보듯 환경정책의 핵심은 어디에서 오염이 시작되는지를 명확히 하고, 어떻게 오염물질이 퍼져 영향을 미치는지 파악하는 데 있다. 앞으로 한중 양국은 어떻게 ‘서울과 북경의 소름 끼치는 미세먼지’의 뿌리를 파악하고, 함께 해결방안을 찾아갈지 주목된다.                                           

유인경 기자  sisanewsn@sisanews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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