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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직에서 사장까지 이르는 월마트 CEO 더그 맥밀런(Doug McMillon)트럭하역에서 월마트 CEO로 우뚝 아마존發 위기에도 유통업계 1위 사수

아칸소대학 입학을 앞두고 있던 한 청년은 월마트 물류창고에서 트럭이 오면 짐을 내리는 임시 직원일로 월마트와 첫 인연을 맺었다. 그리고 2013년 그 청년은 월마트라는 공룡기업을 이끄는 수장의 자리에 오른다. 불과 47세의 나이로, 월마트 역사상 가장 젊은 CEO 였다. 그 주인공은 현재 ‘월마트 CEO’인 더그 맥밀런(Doug McMillon)이다.


물류창고 임시직 15년 만에 영업담당 사장으로 승진
아마존의 전자상거래 확장으로 미국의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마치 ‘녹아내리는 것’처럼 몰락하고 있다는 ‘리테일 멜트다운(Retail Meltdown)’ 현상 속에서 월마트가 부활하고 있다. 이런 회복의 비결은 ‘월마트 CEO’인 더그 맥밀런(Doug McMillon)의 공이 크다.
월마트는 오랫동안 고객들에게 최저가격으로 상품을 제공하는 소매유통의 제왕이었다. 다양한 분석법을 통해 고객의 구매행동을 파악하고 공급업체들을 몰아붙여 소비자들에게 낮은 가격의 상품을 제공하였지만 인터넷이 등장하는 순간, 구시대의 공룡인 월마트는 서서히 무너지기 시작했다. 아마존을 필두로 한 온라인 상거래 업체들이 빠르게 성공을 거두었고, 시장의 파이를 가져갔다. 그리고 앞으로 그 비중은 더 커질 것으로 예측되었다. 월마트의 판매성장률은 교착상태에 빠졌으며, 미래도 어두웠다.

더그 맥밀런 CEO는 월마트 물류창고 파트타임 직원에서 CEO까지 승진한 입지전적 인물이다. 그는 아칸소대 입학을 앞두고 있던 1984년 여름 월마트 물류창고에서 트럭 물건을 내리는 임시직으로 일했으며, 1990년에는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은 뒤 같은 해 오클라호마주에 있는 월마트 유통센터 스포츠용품 구매 보조직으로 입사했다. 입사 후 식품, 의류, 공예품, 가구, 유아용 상품 등 여러 부문에서 근무했으며, 이후 승진을 거듭해 2006년 자신이 직원으로 일했던 샘스클럽의 영업담당 사장 자리에 올랐다. 맥밀런은 하청업체와 관계를 개선하고 새로운 상품을 매대에 올리는 등의 전략으로 경쟁사인 코스트코와 격차를 줄이는 데 성공했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2009년 월마트 해외사업부 대표 자리에 오른 그는 다시 한번 자신의 능력을 발휘했다. 그의 지휘 아래 월마트는 해외 매장을 2009년 15개국 3300개에서 4년 만에 26개국 6300개국으로 크게 늘렸다. 해외 사업 매출 증가율이 미국 매출 증가율을 넘어서기도 했으며, 비즈니스인사이더는 “해외 사업은 월마트의 지속적인 성장에 필요한 중요한 부문”이라며 “그가 해외 사업부를 맡았다는 것은 미래 CEO가 된다는 징후였다”고 전했다.

트렌드를 잘 읽어내는 폭넓은 경험 
그는 해외 사업을 성장시킨 성과를 인정받아 입사 24년 만인 2014년 2월 CEO로 취임했다. 당시 47세로 월마트 역사상 최연소 CEO였다. 롭슨 월튼 월마트 이사회 의장은 “맥밀런은 사업 전반에서 리더십을 보여줬다”며 “트렌드를 잘 읽어내는 폭넓은 경험을 가졌다”고 설명했다. 맥밀런이 취임했던 시기는 월마트가 급성장하는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에 밀려 앞날이 불투명했던 때였다. 대다수 미국 언론들이 ‘아마존 정글’에서 유통업체들이 추풍낙엽처럼 쓰러지고 있다는 분석을 잇따라 내놨다. 월마트 역시 2010년대 들어 매출 증가율이 0%대에 머무는 등 성장이 정체돼 있었다. 흔적도 없이 사라진 다른 유통기업의 전철을 밟을 것이라는 우려가 많았다. 
맥밀런 CEO는  “월마트는 5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회사지만 세상은 급변하고 있다”며 “많은 이들이 회사의 근본적인 변화를 주문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누구보다 월마트의 가치, 전통 그리고 핵심 자산에 대해 잘 알고 있다. 많은 기업이 외부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허겁지겁 외부에서 CEO를 데리고 온다. 성공한 사례도 있지만 회사의 핵심자산을, 전통을 이해하지 못하고 새로운 것만 쫓다가 실패하는 경우가 더 많다. 이후 그는 CEO로서 월마트의 전통을 지키는 동시에 이 오래된 공룡조직을 변화시키기 위한 압박을 매섭게 가하고 있다.

시어스와 아마존에서 배운 전략...매출 첫 5000억弗 
월마트 CEO에 오른 그는 미국 최대 백화점 체인인 시어스의 1908년 상품 구성 목록을 살펴봤다. 111년 전 시어스가 폭넓은 상품 구성과 카탈로그로 상품을 미리 보여주는 혁신적인 마케팅으로 고객을 끌어 모으는데 성공했다는 사실을 배웠다. ‘20세기 아마존’ 시어스에 대한 분석을 마친 그는 제프 베이조스의 아마존을 심도 있게 분석한 책을 임원들에게 읽게 하고 토론을 했다. 과거 혁신을 이끌었던 기업과 현재의 혁신 기업을 함께 살펴보면서 통찰을 얻고자 한 것이다. 
맥밀런은 CEO로 취임한 다음해 전자상거래 부문에 100억 달러 이상 과감한 투자를 했으며, 이후 매년 10억 달러를 쏟아 부었다. 뿐만 아니라 꾸준한 M&A로 부족한 온라인 인프라를 확대해 나갔다. 2016년에는 저렴한 값에 물건을 판매해 인기를 끌었던 제트닷컴을 33억 달러에 인수했으며, 2017년부터 의류·액세서리 전자상거래업체 모드클로스, 아웃도어 의류업체 무스조, 남성복 기업 보노보스, 여성 속옷 판매업체 베어네세시티 등을 사들였다.
맥밀런은 온라인에만 집중하지 않았다. 아마존이 가지고 있지 않은 탄탄한 오프라인 유통 매장을 장점으로 활용하기 위해 신선제품 판매를 확대했다. 신선제품은 온라인으로 판매하기 힘든 품목이다. 맥밀런은 “유통업계는 기본적으로 지역 시장에 의존하고 지역 업체로부터 상품을 공급받고 있다”며 “식품은 규모보다 속도가 생명”이라고 했다. 이어 “의류와 일상용품은 이보다 세계적인 단위로 움직인다”고 했다.


월마트의 오프라인 강점을 잘 활용한 ‘최종 배송’도 한몫 했다. 라스트 마일은 ‘사형수가 집행장으로 걸어가는 (마지막) 길’을 뜻한다. 여기에 배달ㆍ전달을 뜻하는 ‘Delivery’가 붙어 상품이 물류센터에서 소비자 손까지 전달되기 전 마지막 과정을 의미한다. 이 라스트 마일 서비스는 전체 물류비용의 70~80%를 차지해 미국인의 90%가 월마트 매장으로부터 10마일 내에 살고 있고, 직원 대부분이 자동차로 출퇴근을 한다는 사실에 착안한 월마트는 이 라스트 마일 서비스에 자사의 150만명 직원(미국 내 기준)과 4,000여개 오프라인 매장 등 자산을 활용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픽업 앤드 겟’이라는 서비스는 온라인으로 상품을 주문하고 구매자가 상품을 직접 받기 위해 매장에 들르면 일부 품목의 물건 값을 깎아준다. 2018년 하반기부터 월마트 직원이 퇴근길에 구매자 집 앞에 주문한 물건을 배달해주는 ‘퇴근길 배송 서비스’도 시범 운영에 들어갔다. 새것을 배척하지 않고, 오프라인의 오랜 자산 위에 온라인을 접목했다. 2016년 8월 인수한 온라인 쇼핑 스타트업 제트닷컴(jet.com)의 창업자 마크 로어는 현재 월마트 온라인 사업 부문을 총괄하고 있다. 
아마존에서 2년간 일했던 로어는 ‘매일 매일 싼 값에(Everyday Low Price)’라는 구호를 내걸고 아마존에 대항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불과 반년 만에 전자상거래 업계에 돌풍을 일으켰다. 4차 산업혁명 시대는 기하급수적 변화의 시대로 변화에 휘둘릴 것인가, 변화를 휘두를 것인가의 차이는 ‘흔들리지 않는 중심’을 가지고 있느냐의 여부이다. 맥밀런 취임 시, 월마트 이사회가 그에게 준 미션은 분명했다. 월마트의 기존 사업을 보존하면서 미래에 안착하라는 주문이었다. 맥밀런이 편 전략은 아마존과 시어스를 분석한 결과라는 시각이 많다. 또 그의 빠른 의사 결정이 힘을 발휘했다는 평가도 있다. 월마트는 과거에는 중요한 전략적 선택을 1년에 한 번, 또는 분기별로 한 번 내렸지만 맥밀런 CEO가 취임한 뒤에는 거의 하루 단위로 전략을 결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 날개를 단 월마트 매출은 지난해 5003억 달러로 늘었다. 


그는 취임 이듬해 100억 달러 이상을 전자상거래 부문에 투자했다. 그 이후에도 온라인 경쟁력 향상을 위해 매년 10억 달러 넘게 쏟아부었다. 쉽게 쇼핑할 수 있도록 사이트와 결제 방식을 개편했고, 대형 물류센터가 아닌 매장에서 바로 상품이 나가는 분산형 배송으로 바꿨다. 두 번째 화살은 적의 약점을 파고드는 전략이다. 오프라인 매장의 신선식품을 대폭 확대한 것이다. 식선식품은 온라인 판매로는 한계가 있어 아마존의 아킬레스건이었다. 아마존은 최근 유기농 식품체인인 홀푸드마켓을 인수하겠다고 밝혔는데 월마트의 반격에 대비하는 차원으로도 볼 수 있다. 특히 끊임없는 혁신과 적응을 스스로 되새기기 위해 그가 보유하고 있는 사진이 있다. 
맥밀런은 "많은 사람으로부터 배웠다…. 우리는 소매업체들이 나타났다 사라진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라며 “기업들은 성장하지만, 충분히 변화하지 않으면 시간이 지나면서 몰락한다. 소매업체들은 약간 더 빠른 주기로 그렇게 된다”고 언급했다. 그는 경쟁사를 앞지르기 위해 자신은 “건강한 편집증(healthy paranoia)"을 갖고 있다며 시어스뿐만 아니라 다른 기업들의 성장과 몰락을 목격하면서 “우리에게도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상기시킨다”고 덧붙였다.     

편집국  sisanewsn@sisanews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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