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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푸어들에게 ‘시간의 가치’를… 패스트힐링항상 시간에 쫓기는 현대인 자신만의 휴식공간으로 생활 균형

직장인 10명 중 7명은 자신이 타임 푸어, 즉 ‘시간 빈민’이라고 여기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자신이 타임 푸어라고 느끼는 직장인들은 이 때문에 '건강 관리'와 ‘대인관계’를 포기하고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 시간에 늘 쫓기다 보니 금쪽 같은 시간을 최대한 활용해 최상의 효율을 얻어내려는 경향이 점점 강해지고 있다. ‘시간 소비’가 부쩍 주목 받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소비 경향으로 나타난 ‘패스트 힐링’ 마케팅에 대해 살펴본다.


늘 시간에 쫓기는 ‘타임 푸어’
불황과 저성장에 따라 ‘머니 푸어’도 늘어나지만 고도화, 첨단화, 경쟁화가 심화되는 사회 속에서 ‘타임 푸어’도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물리적 시간은 누구에게나 동일하게 주어지는데, 왜 사람들은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일까?
사회가 고도화될수록 개인에게 요구되는 과업은 커지게 된다. 실력의 상향 평준화로 인해 모두가 다 잘하니, 그중에서 특별히 잘하려면 남들보다 덜 자고 덜 놀면서 시간을 아껴 써야만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 또한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인해 받아들여야 하는 정보가 많아지고, 학습해야 할 신기술들이 쏟아져 나온다. 그렇다 보니 인지 처리의 과부하와 함께 시간 강박이 늘 따라다닌다. 2015년 OECD 34개국 중 우리나라 사람들의 평균 수면 시간은 7시간 49분으로 꼴찌였다. 반면 근무 시간은 1년에 2113시간으로 두 번째로 많았다. 통계청의 2014년 생활 시간 조사 결과에서는 “평소 심신의 피곤함을 느낀다”는 응답자가 81.3%였다. 최근 한 취업 포털의 조사 결과에 의하면 2030직장인 10명 중 7명은 자신이 ‘시간 거지’라고 답했으며, 응답자의 절반이 “시간 부족으로 건강 관리와 휴식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시간 소비의 효율화에 따른 트렌드, ‘타임 세이브’ 욕구
시간 소비에 대한 강박은 시간을 늘 아껴야 한다는 ‘타임 세이브’ 욕구를 키운다. 말하자면 시간의 기회 비용을 활성화시키는 것이다. 안 그래도 부족한 시간, 알차게 효율적으로 사용하자는 분위기다. 편의점과 코인 노래방, 렌탈과 구독, 배달앱과 택시 호출앱 등이 각광받는 우리 사회 저변에는 ‘효용을 얻되 시간은 최대한 짧게’라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다.
최근 나타나고 있는 시간 소비의 특징은 한마디로 ‘효율화’이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강하게 나타나는 ‘시간 소비 효율화’는 표면적 강박을 뛰어넘어 내면적으로 새로운 일상이 돼 간다고 볼 수 있다. 시간 강박과 함께 등장하는 또 다른 단어는 바로 ‘스트레스’다. 앞선 조사 결과에도 나타났듯 최근 들어 심신의 피곤함을 호소하고, 건강과 휴식에 대한 필요성을 외치는 사람들이 계속 늘고 있다. 최근 성인 남녀 254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85%가 “인간 관계에 피로감을 느낀다”고 답했다. 관계와 권태기의 합성어인 ‘관태기’라는 말이 유행하는데, 이는 복잡하고 많은 인간 관계 속에서 자신만의 온전한 시간을 찾지 못하는 데 대한 스트레스라고 표현할 수 있다.
이렇듯 요즘 젊은 층을 중심으로 ‘시간 소비 효율화’와 ‘탈(脫)스트레스’가 소비의 중심에 있다 보니 ‘패스트 힐링’, 즉 짧게 즐기는 힐링이라는 트렌드가 떠오르고 있다.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고자 ‘힐링’을 원하고, 시간이 부족해 ‘패스트’를 원하는 욕구의 결합 속에 나타난 새로운 소비 경향인 셈이다. 이는 무거운 힐링이 아니라 가벼운 힐링, 부담되는 힐링이 아니라 합리적인 힐링이라 말할 수 있다. 탈스트레스라는 욕구와 시간 제약이라는 현실 사이에서 타협점을 찾는 ‘타협적 힐링’이라고 얘기할 수도 있겠다. 

패스트 힐링 3가지 특징
패스트 힐링은 크게 3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다. 첫째는 ‘나 중심’이다. 남과 함께 하면서 쓸데없이 시간이나 감정을 낭비하지 않고, 오롯이 자신의 내면에 집중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혼자 즐기는 힐링 소비들이 많아진다. 요즘 유행하는 혼밥, 혼술, 혼영 등 혼자 하는 소비도 따지고 보면 그 기저에 패스트 힐링이 자리 잡고 있다. 
둘째는 ‘도심 속’이다. 멀리 가지 않고 바로 근처에서 해결하려는 경향이다. 쓸데없이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효용은 온전히 가져갈 수 있는 공간이라면 가까울수록 더 고맙다. 최근 부동산 시장에서 직장과 주거지가 가까운 것을 가리키는 ‘직주근접(職住近接)’이 뜨고 있는 현상과 무관하지 않다. 소비의 성격이 직장과 집 근처, 즉 도심 속에서 타운형 힐링 소비로 진화해 가고 있다.
셋째는 ‘안락한 오감’이다. 눈, 귀, 코, 입, 피부가 즐겁되 자극적이지 않고 편안해야 한다. 식물과 함께하는 자연 교감, 쾌적한 수면과 아로마테라피, 쉽게 즐기는 음악과 영화 감상, 간편하게 즐기는 음식 등이 최근 SNS의 핫 키워드로 떠오르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이러한 패스트 힐링이 최근 소비의 주축이 되고 있다는 것은 한 소셜커머스 업체의 조사 결과에서도 나타난다. 한 공간 대여 앱에 들어가 보면, ‘도심 속 엠티’라는 검색어를 자주 만나게 된다. 시간 들여 멀리 가는 엠티가 아니라 도심 속에서 간편하게 즐기는 엠티를 가능케 하는 공간인 셈이다. 루프탑에서 바비큐도 즐기고, 해먹에 누워 한강의 야경을 보며 쉬기도 하고, 빔프로젝터로 영화도 보고, 블루투스 스피커로 음악도 즐기는 그야말로 도심 속 맞춤형 휴양을 선호하게 된 것이다. 
최근 들어 뉴욕에는 ‘도심 속 라운지’가 뜨고 있다. 기존 레스토랑에 라운지가 결합되면서 간단하게 식사하면서 마치 공항 라운지처럼 눕고 기대면서 휴식을 취하는 가벼운 라운지형 레스토랑, 카페가 생겨나고 있다. 이처럼 도심 속에서 짜투리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케 하는 공간들은 앞으로 계속 진화돼 나타날 것이다. 집에서 즐기는 휴가 ‘홈캉스’, 도심 호텔에서 즐기는 휴가 ‘호캉스’, 나만의 가까운 안식처 케렌시아를 찾는 최근 현상은 패스트 힐링과 맞닿아 있으며, 미래에도 지속될 트렌드로 예상된다. ‘도심 속인데 한적한 시골에 온 듯한’이라는 말은 쫓기는 시간 속에서 힐링을 갈구하는 현대인의 마음을 관통하는 메시지이다. 앞으로 기업 마케팅의 초점도 이러한 반대 키워드를 찾고 실현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다. 
        취재_ 유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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