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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벤처 업계의 혜성 에이비엘바이오 이상훈 대표이중항체 기술로 항암제 개발 글로벌 바이오계의 이목 집중시키다

바이오산업에서 선두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전 세계 제약회사와 연구기관들이 각축을 벌이는 가운데 이중항체 기술의 경쟁력을 인정받으며 글로벌바이오제약회사들의 주목을 받는 업체가 있다. 설립한지 3년 남짓한 에이비엘바이오가 주인공이다. 단기간 내에 990억원의 투자유치를 이끌어냈으며 각 부문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이상훈 대표를 만나 에이비엘바이오의 현재를 빚어낸 기술력과 경영철학을 들어본다. 

 

이중항체 기술로 전세계의 주목을 받다
에이비엘바이오는 2016년 설립된 바이오벤처기업으로 국내 최초로 이중항체 임상실험을 진행하는 등 괄목할 성과를 내고 있다. 이상훈 대표는 “이중항체는 항암제 개발에서 최근 주목받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단일 항체보다 효능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되고 있지만 이중항체를 기반으로 한 의약품 개발은 아직 시작단계이다. 하지만 최근 기술적 한계가 해결되어 가면서 이중항체에 대한 기대치가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다보니 기술 선점 경쟁도 치열하다. 제넨텍, 바이오젠, 로슈 등 다국적 제약회사들은 물론 국내에서는 에이비엘바이오를 비롯해 한미약품 종근당, 파멥신 등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이 대표는 “회사는 기술력이 튼튼해야한다”면서 앞서가는 기술력으로 차별화를 둘 것이라고 밝혔다. 에이비엘바이오의 비즈니스 모델은 기본 기술을 개발해 글로벌 제약회사에 라이센스 아웃하는 것을 1차 목표로 하고 있다. 그렇기에 이목을 집중할 만한 기술 경쟁력 확보에 더욱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의 결과물은 이미 주목받고 있다. 이 대표는 “미국 바이오기업 TRIGR와 이중항체 후보물질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고 중국 바이오기업 아이맵 바이오파마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TRIGR는 초기 계약금 430만 달러를 비롯해 개발, 임상 등 각 단계별로 발생하는 마일스톤을 포함해 총 5억5000만 달러 규모의 개런티를 지불하게 되며 상용화 성공 이후 라이센스 비용은 별도로 지급할 예정이다. TRIGR사는 에이비엘바이오가 연구 중인 면역항암 기전의 이중항체신약 2개 파이프라인에 대한 독점권을 소유하게 된 것이다. 이 대표는 “에이비엘바이오가 면역항암제 타깃에 대한 후보물질 도출을 담당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아이맵 바이오파마와 공동으로 진행될 연구에서는 Anti-PD-L1(항 프로그램화 세포사멸 리간드-1)과 비공개 물질을 조합하는 3개의 이중항체를 다루게 되며 개발 비용을 포함해 중국, 한국 및 나머지 국가들의 라이센스 권리를 분배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올해 초에 이미 동아에스티와 이중항체신약에 대한 계약을 체결했고 조만간 국내 제약사와 추가로 이중항체 신약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한편 에이비엘바이오는 뇌질환 치료에도 이중항체를 적용해 개발하고 있다. “현재 개발 중인 분야는 파킨슨병에 적용할 것”이라면서 “파킨슨 병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진 시뉴클린 단백질을 차단하는 항체와 혈뇌장벽 (BBB, Blood Brain Barrier)을 넘어 뇌로의 전달이 잘 되는 이중항체 개념”이라고 밝혔다. 동물실험에서 기존 단독 항체에 비해 약물전달 측면에서 상당히 뛰어난 효과가 입증되면서 앞으로 파킨슨병 치료제 개발에 더욱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창업시 2016년에 90억원 투자를 받았고, 다음해 2017년에 200억원, 2018년 6월에 700억, 즉 3년 동안 총 99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면서 빠르게 안정화된 에이비엘바이오는 이제 기술개발은 물론 경영 측면에도 많은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14명의 연구원으로 시작했지만 현재 42명의 직원이 함께하고 있으며 그 중 36명이 연구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대표는 “특허출원과 관련한 업무를 전담할 변리사와 전략관리를 위한 인재 영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최근 기업의 IR, PR을 담당할 인재도 영입을 하였다.. 그는 “박사급 연구원을 포함한 추가 연구원도 또한 더 많이 채용할 계획”이라면서 “연구원 조직은 물론 경영 형태도 중요하기 때문에 준비를 계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과거의 좌절을 통해 배운 오늘
단기간에 성장한 에이비엘바이오를 두고 주변에서는 너무 쉽게 얻은 것이 아니냐는 농담 섞인 말을 건내지만 지금에 오기까지 이상훈 대표가 겪은 우여곡절과 고민이 적었던 것은 아니다. 82년도 서울대학교 사범대 생물학과를 입학한 그는 석사과정을 마치고 미국 오하이오주립대학으로 유학을 떠나 하버드, 스텐포드를 거치며 포닥 과정을 밟았다. 이후 카이론, 아스트라제네카, 제넨텍, 엑셀레시스 등 유수의 글로벌 제약회사 연구원으로 활약하면서 항암제 신약 개발에 대한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 
2009년 파멥신을 공동 창업하였고 2013년에는 한화에서 신약그룹을 담당했으나 이미 시장에서 철수할 예정이었던 부서를 맡으면서 좌절을 겪어야만 했다. 30~40대를 미국에서 보낸 그에게 한국 대기업의 문화라는 벽 또한 낯선 존재였다. 거듭된 악재 속에서 회의에 빠져있던 이 대표는 혁신적 기술력으로 도전하기 위한 비전을 품고 함께할 사람들을 모으면서 지금의 에이비엘바이오를 설립하게 된 것이다. 

당시의 힘들었던 시간에 대해 이 대표는 “그때는 힘들었지만 지나고 보니 그러한 좌절들이 다 이유가 있는 것 같다”면서 “좌절을 통해 오히려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한국에 돌아온 이후 부딪친 기업문화에 대해 그는 “한국의 대기업이 돌출된 문화를 가진 것이 아니라 그것이 한국 사회 저변의 문화이기 때문에 나 또한 적극적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었다”며 “나의 색을 드러내면서도 한국 사회에 적응하는 능력을 쌓을 수 있었다”고 평했다. 
이 대표는 지금도 학계 최신 논문들을 빠짐없이 챙겨본다. “대표가 글로벌 연구 및 개발 트렌드를 놓치는 순간 회사는 뒤쳐진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매 순간 긴장을 놓치지 않고 발전적으로 도전하는 그 이기에 오늘날의 에이비엘바이오가 있는 것이다. 

수평적 의사소통 체계와 이익 공유의 문화
에이비엘바이오의 또 다른 저력은 수평적인 분위기이다. 이 대표는 “연구를 잘 할 수 있도록 최선의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 노력한다”고 밝혔다. 변화하는 흐름에 민감한 게임회사 등은 이러한 방식을 도입하는 경우가 많지만 바이오 연구소에서 수평적인 의사소통체계와 조직 문화를 적용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하지만 에이비엘바이오는 이 대표의 철학 속에서 상호적 의사소통을 통한 문화를 꾸려나가고 있다. “특히 의사결정 과정이 매우 빠르게 진행될 수 있도록 체계를 바로잡았다”면서 “크고 작은 의사결정들이 대표의 독단으로만 이루어지는 법이 없다”고 설명했다. 
권위로 인해 의견이 어느 한쪽으로 쏠리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에이비엘바이오의 실질적인 의사결정체는 3명의 임원진외 7명의 팀 리더 회의로 설정되어 있다. 격주 단위로 열리는 임원, 차장 및 부장급으로 구성된 10명의 팀 리더가 회사의 중요한 사안에 대한 결정을 함으로써 대표의 중앙집권적인 방침을 따르는 조직 문화를 탈피하고자 한 것이다. 이 외에도 “각 팀 또는 직원들이 낸 아이디어와 사업계획이 직접 반영되는 경우가 매우 빈번하기 때문에 직원들의 동기부여가 매우 큰 편”이라고 전했다. 직원 개인의 동기부여가 원활하게 이루어짐으로써 조직의 에너지와 성과 또한 자연스럽게 탄력을 받고 있다. 

또한 이 대표는 기업들이 직원에게 일방적으로 ‘주인의식’을 가질 것을 강요하며 과중한 업무와 책임을 지우는 것을 지적했다. “주인의식은 정신교육을 시킨다고 갖출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는 것이다. 그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무작정 헌신과 희생만을 요구하며 그것을 주인의식으로 포장한들 어느 직원이 마음으로 우러나와 행동하겠느냐”고 말했다. 대신 에이비엘바이오는 직원들에게 주인의식을 강요하지 않고 스톡옵션을 제공해 기업 전체의 이익을 공유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유도하고 있다. “우리 회사는 모든 직원들이 스톡옵션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힌 이 대표는 “이득이 되어야 주인의식을 가질 수 있다”고 피력했다. 
매월 받는 월급은 금세 사라져 버리기 때문에 대기업수준의 연봉을 보장해주는 것 외에 스톡옵션을 통한 기대감과 몰입감, 이익의 공유라는 개념이 가치 창출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았다. 
창립멤버였던 연구원들은 창립주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후 입사한 직원들은 모두 스톡옵션을 받았다. “에이비엘바이오가 나만의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으며 자식에게 물려줄 것도 아니다”라고 못 박은 이 대표는 “앞으로도 함께 연구하고 개발하며 그로 인해 발생하는 이익을 나눈다는 개념을 바탕으로 에이비엘바이오를 경영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수평적인 조직문화 또한 이익창출과 공유를 바탕으로 더욱 굳건하게 자리 잡을 수 있었던 것이다. 

바이오산업의 선두 기업으로 거듭날 것 
에이비엘바이오는 최근 기업공개 필수조건인 기술성 평가를 통과하는 등 상장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장외시장에서는 기업가치를 1조원 이상으로 평가하는 등 빠르게 성장하며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에이비엘바이오의 상장 준비 소식이 전해지면서 투자기업인 DSC인베스트먼트의 주가가 장중 5,000원을 넘어서는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으며 관련 업계들도 영향을 받고 있다. 상장 준비 이외에도 이 대표는 “앞으로 에이비엘바이오를 기반으로 하여 사업 영역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갈 구성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창업 초반부터 유수의 기업으로부터 성공적으로 투자를 유치해 온 만큼 자본력은 충분한 상황이다. 따라서 글로벌 시장을 둘러보며 관련 분야 내에서 입지도나 영역을 고려하며 인수합병 등을 고려하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의 본질을 유지하면서도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방식으로 도전적인 경영을 할 생각”이라면서 바이오산업을 선두할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취재 이철영 국장 l 사진 곽성경 기자

이철영 대기자  lcyfe@sisanew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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