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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들의 라이프를 반영하다판매자없이 스스로 물품구매 언택트 마케팅… 비대면 시대온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는 고객 응대의 기본이다. 하지만 혼자 조용히 쇼핑을 즐기고 싶은 사람에겐 귀찮은 방해일 뿐. 이를 명민하게 간파한 이들이 비대면, 비접촉 방식으로 구매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했다. 이른바, 언택트(un-tact)의 시대다.
사용자가 판매자를 직접 거치지 않고도 소비를 할 수 있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이를 현대 사회는 ‘언택트 마케팅’이라고 칭한다. 이는 접촉을 뜻하는 단어인 컨택트(contact)에 이를 부정하는 접두사(un)를 붙여 ‘접촉하지 않는’이란 뜻이다. 대표적으로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의 발달과 SNS와 인터넷을 통해 익숙해진 비 대면 소통이 이러한 트렌드를 갖고 왔다.

올해 초 미국 시애틀을 들썩이게 만들었던 사건 하나. 아마존 고(Amazon Go) 매장이 오픈한 것이다. 단순히 편의점 하나가 문을 연 것이 그렇게 떠들썩한 일인가 싶기도 하겠지만, ‘No lines, no checkouts’라는 문구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줄도 없고, 계산대도 없다는 말이다. 그냥 사고 싶은 물건을 집어서 나가면 된다. 입장 방법은 간단하다. 아마존 고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받아 실행한 뒤, QR코드를 스캔해서 들어가면 끝이다. 매장 천장에 달린 수십 개의 카메라와 진열대에 설치된 센서들이 소비자가 물건을 고를 때마다 행동을 인식해 앱 내의 전자 카트에 추가한다.
최종적으로 구매할 물품들만 들고 나가는 순간, 전자영수증이 발급되며 등록된 신용카드로 자동 계산된다. 매장 내에는 계산대도, 키오스크도, 계산을 위해 기다리는 긴 줄도 없다. 다만 재고가 떨어진 제품을 채워 놓는 직원들이 상주할 뿐이다. 어찌 보면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볼 법한 장면이다. 아마존 고의 혁신적인 구매 방식은 인간의 눈과 동일한 기능을 하는 컴퓨터 비전과 외부 센서로부터 오는 정보들을 통합하는 센서 융합, 데이터를 모아 분류해 예측하는 딥러닝 등의 기술들을 도입함으로써 가능했다. 동시에 언택트 기술을 전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기도 하다.

사람이 불편한 사람을 위해
언택트란 부정을 뜻하는 접두사 언(un)과 연결, 접촉을 의미하는 콘택트(contact)가 합쳐진 말이다.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가 자신의 저서 <트렌드 코리아 2018>에서 올해의 소비 트렌드로 예측하면서 제시한 현상 중 하나이자 새롭게 만든 단어다. 사람과 사람의 대면이 불편한 시대, 전화보다는 문자나 메신저 앱을 더 편하게 생각하는 현대인들의 특성을 반영한 것이다. 계산원과 대면하거나 매장 직원과 접촉할 필요 없이 원하는 물건을 고르고 구매할 수 있기 때문에 마케팅 분야에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추세다.

언택트 마케팅은 사용자들을 독립적인 상태로 두어 관계 피로에서 벗어나게 해줬다. 현대인들은 많은 관계에 지쳐 있다.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사용자들은 쇼핑을 할 때 점원이 다가오면 대부분 거부감을 보인다. 언택트 마케팅은 사용자가 스스로 소비 과정을 결정하도록 하여 미디어를 통해 만들어진 그들의 비 대면 라이프 스타일을 지켜 준다. 이는 나아가 사용자의 프라이버시를 지켜주는 결과를 가져 왔고, 소비의 자유로움을 통해 사용자를 만족시켰다.
대표적인 것이 패스트푸드점의 키오스크다. 직원에게 직접 가서 주문하고 계산할 필요 없이, 키오스크 앞에서 터치 몇 번을 거친 후 계산하면 자동으로 주문이 접수된다. 이마트는 일부 지점에 맥주 바코드 인식기를 설치해 직원에게 물어보지 않고도 맥주 정보를 알 수 있다. 세븐일레븐은 롯데월드타워 31층에 아마존 고와 같은 무인 편의점, ‘시그니처’를 오픈했다. 자신의 손 동맥과 연동된 카드를 등록 후 손을 스캔해 입장한 뒤 원하는 물건을 골라 나가면 자동으로 계산된다.

언택트 기술, 스타일과 조우하다
언택트는 4차 산업혁명과 인공지능(AI), 증강현실(AR)과 맞물려 더 심화되는 추세다. 키오스크나 자판기의 형태로 언택트를 표방했던 유통업계에 비해 후발주자인 패션 및 뷰티 분야에서는 첨단 기술을 접목해 언택트 마케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CJ올리브 네트웍스의 헬스앤뷰티스토어, 올리브영 강남본점은 매장 직원의 도움이 없이도 제품 정보를 제공받고 체험해볼 수 있는 스마트 기기들이 이색적이다.
1층에 자리 잡은 스마트 테이블 위에 제품을 올려놓으면 자동으로 정보가 스크린에 표시된다. 또한 가상 메이크업 앱을 통해 메이크업 제품을 실제로 바르지 않아도 스크린을 통해 어떻게 발색이 되는지, 자신에게 얼마나 어울리는지 확인할 수 있다. 2층의 스마트 미러는 자신의 피부 상태나 고민을 체크한 후 얼굴을 인식하면, 자신의 피부 나이를 알려줌과 동시에 적합한 제품을 추천해준다.

롯데백화점 온라인몰의 모바일 앱인 엘롯데에서는 인공지능 챗봇, 로사(Losa: 롯데 쇼핑 어드바이저)를 만나볼 수 있다. 음성 대화 및 채팅이 가능하며 고객의 요청과 성향에 맞는 상품을 정교하게 제안한다. 온·오프라인 채널 별로 인공지능을 활용해 유통 서비스를 상용화한 것은 전 세계적으로 로사가 처음이다. AI 딥러닝 추천 엔진을 사용해 고객의 구매 패턴과 개별 특징을 분석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며, 머신러닝 시스템을 통해 대화를 나눌수록 자체적으로 데이터를 축적하고 분석한다.
크린토피아의 무인 세탁 시설인 ‘코인워시365’도 있다. 이는 맞벌이 부부, 야근이 잦은 직장인 등을 타깃으로 하여 24시간 사용이 가능하다. 세탁과 건조를 1시간 만에 처리할 수 있으며 대용량 세탁기를 구비하여 다양한 세탁물을 수용 가능하다. 그렇다고 해서 단순히 세탁 기능에 그치지 않았다. 세탁소에 찾아갈 시간이 없는 현대인들을 고려하여 ‘스마트 무인 세탁함’을 통해 무인으로 드라이 클리닝 등의 특수 세탁까지 처리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크린토피아는 고객이 따로 요구하는 사항을 메모를 통해 소통하는 등 섬세한 면모도 놓치지 않았다.

이케아가 선보인 VR익스피리언스 어플도 이와 비슷한 서비스다. 가상공간을 돌아다니며 다양한 쇼룸을 경험하고 가구를 배치해 볼 수도 있다. 직접 매장을 가지 않아도 안방에서 홈퍼니싱 시뮬레이션이 가능한 서비스다.
언택트 마케팅은 피할 수 없는 대세가 됐지만 극복할 점도 많다. 먼저 기계에 익숙하지 않은 시니어 세대의 불편함을 어떻게 해소해야 할 지가 관건이다. 이들은 현대 미디어에 익숙하지 않으며 대부분 사람을 통해 소비를 했기 때문이다. 여기서 또 주목해야 할 점은 바로 사람과의 접촉이 줄어들면서 사라질 수 있는 감성이다. 이미 시대의 흐름의 한 부분인 언택트 마케팅을 부정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진정한 언택트 마케팅의 성공을 위해서라면 이 과정에서 사용자가 요구하는 인간적인 면모까지 제거해선 안 된다. 무인화의 흐름을 이용해 어떻게 하면 사람들에게 더 유익해질지를 연구하고, 이를 통해 남는 시간을 어디에 활용해서 삶의 질을 높일지를 고민해야 하겠다.   
 

지용웅 대기자  goyow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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