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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주 52시간 노동제 전면 시행주 52시간 도입…‘워라밸’

현행 근로기준법대로 휴일근로를 연장근로에 포함해 주 52시간 노동제를 전면 시행할 경우 시행 첫해 최대 62만개 이상의 일자리가 생긴다는 분석이 나왔다. 기업규모별로 시행시기에 차등을 두고 2024년부터 주 52시간제를 시행하자는 정부·여당안대로라면 2020년에야 최대 17만5천명의 고용이 창출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워라밸 Work and Life Balance : 일과 삶의 균형)


일자리 최대 19만개 생겨…근무시간 줄어 임금은 ↓
통계청 2014년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주 52시간을 초과하는 장시간 노동 노동자는 우리나라 전체 노동자의 19.0%인 357만명이다. 전체 노동자의 연평균 노동시간은 2013년 2천245시간에서 지난해 2천285시간으로 오히려 늘어났다.
주 52시간을 초과하는 장시간 노동 노동자 357만명의 초과노동시간을 모두 합하면 3천247만시간이다. 이를 보전하기 위해서는 주 52시간 노동자 62만4천명이 필요하다. 주 30시간 근무자로 법정근로시간 초과분을 채울 경우에는108만2천명의 추가고용이 가능하다. 정부·여당은 주 60시간제 실시방안을 내놓았다. 새누리당이 당론으로 발의한 근기법에 따르면 주 52시간에 노사 서면합의로 2023년까지 8시간을 휴일근로에 한해 연장할 수 있다. 노동계는 노사 간 힘의 역관계로 볼 때 사실상 주 60시간제라는 입장이다. 
 

즉 정부·여당 계획대로 노동시간을 조정할 경우 60시간 상한제가 온전히 도입되는 2020년에 가서야 최대 17만5천명의 고용창출이 이뤄진다는 의미다. 이는 고용노동부가 지난 2015년에 개최한 '고용영향평가' 토론회에서 발표된 수치와 유사하다. 이해춘 한국기술교육대 교수는 주 52시간제를 적용하면 시행 첫해에 약 1만8500명, 누적으로 14만~15만명의 고용 창출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반론도 있다. 2004~2009년 자료를 분석한 결과 주 40시간 근무제가 도입돼 1인당 1주간 실제 근로시간은 43분 정도 단축됐지만 신규 고용률은 오히려 2.28%포인트 떨어졌다. 근로시간 단축은 시간당 임금을 상승시키고 기업에 비용 압박을 주기 때문이다.
새 제도의 시행 이전에 근로시간 단축과 관련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완비하고, 탄력근로제 도입 등 보완 대책에 나서라”며 현장의 목소리에 정부가 좀 더 귀기울이는 밀착행정을 펼칠 필요가 있다. 실제로 제조업 가동률은 대내외 환경 악화로 9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상태다. 제조업 취업자 역시 지난달에 7만9000명이나 감소했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300인 이상 대기업 112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했더니 절반이 넘는 62개사가 이익 감소 등 경영 악화를 우려했다고 한다.

기업은 수익이 악화하면 채산성을 맞추기 위해 인력 감축에 나설 것이다. 근로시간 단축이 일자리 창출이란 긍정 효과를 가져오게 하려면 철저한 준비가 선행돼야 한다. 기업 투자를 유인하기 위한 규제 개혁, 노동유연성 제고 등 기업 환경 정비도 필수다.
근로시간 단축이 코 앞으로 다가왔지만 현장에서 벌어지는 혼란은 여전하다. 특히 지방 버스업계는 심각한 수준이다. 정부는 사람을 더 뽑으면 된다고 하지만 그렇지 않아도 만성적인 인력난에 시달리는 버스업계의 현실을 모르고 하는 소리다. 고용부는 지난 11일 근로시간 해당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가이드북과 법원 판례를 뒤늦게 공개했지만 궁금증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근로시간을 위반하면 사업주는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의 무거운 처벌을 받는다. 허술한 부분을 빨리 보완하고 근로시간 단축이 시행된 이후에도 기업 목소리에 계속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근로시간 단축 현장 안착 지원 대책’ 발표
정부는 이에 ‘근로시간 단축 현장 안착 지원 대책’을 발표했다. 우선 현행 ‘일자리 함께하기’ 사업을 확대해 일하는 시간을 줄여 새로운 일자리를 만든 기업의 인건비를 지원한다. 법정 시행일보다 6개월 이상 먼저 근로시간을 단축한 300인 미만 기업(2020년부터 순차적 시행)에는 신규 채용 1인당 인건비 지원금액을 기존 월 최대 8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지원기간도 1, 2년에서 최대 3년까지로 확대한다. 당장 7월부터 근로시간을 줄여야 하는 300인 이상 기업의 신규채용 인건비 지원금도 월 40만원에서 60만원까지 올린다.

신규 채용에 따른 대상별 고용창출지원금도 70%까지 추가로 받을 수 있도록 연계 지원하기로 했다. 예를 들어 만 50세 이상의 구직자를 신중년 적합직무에 채용하는 기업에게 월 80만원을 1년간 주는 ‘신중년 적합직무 고용지원금’의 경우 70%인 56만원을 더 받을 수 있다. 결과적으로 정부가 기업에게 새로 채용하는 근로자 1인당 월 최대 150만원 안팎의 돈을 주는 셈이다. 아울러 임금 삭감없는 근로시간 단축을 위해 초과근로 감소로 줄어드는 근로자들의 임금도 보전해준다.
고용부에 따르면 7월부터 단계적으로 근로시간이 단축될 경우 영향을 받는 근로자는 총 103만3,000명으로 이들은 월 평균 34만8,000원의 임금 감소가 예상된다. 이에 따라 사업주가 근로자의 임금 감소액을 보전하면 기존 재직자 1인당 최대 3년까지 월 10만~40만원의 임금을 정부가 기업에게 지급한다. 500인 이하의 제조업뿐 아니라 이번에 근로시간 특례에서 제외된 21개 업종도 이 같은 임금 보전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또 초과근로가 줄어들면서 평균임금이 낮아져 퇴직 급여액이 감소하는 경우에는 퇴직금을 중간 정산 받을 수 있도록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시행령을 개정할 계획이다.

하지만 최저임금에 이어 근로시간 단축 역시 단기 재정 지원에서 해법을 찾고 있는 것을 두고 실효성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고용부 관계자는 “올해 관련 예산 213억원을 책정했고, 내년부터 기획재정부와 협의를 통해 예산을 늘려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2022년까지 근로시간 단축 안착을 위해 소요되는 재원은 약 4,700억에 달할 전망으로 준조세 성격인 고용보험기금에서 충당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를 통해 새로운 일자리가 약 14만~18만개 창출될 것으로 내다봤지만 정작 현장의 분위기는 미지근하다. 청년을 정규직으로 채용하면 최소 20~30년은 가는데 3년 금전 지원을 받자고 30년짜리 일자리를 늘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재계에서는 금전 지원과 더불어 임금체계 개편 등의 근본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법정근로시간 10% 단축하면 실근로시간 8% 단축
근로시간 단축 효과로 가장 기대되는 것은 ‘저녁이 있는 삶’이다. 그만큼 근로시간이 줄어들고일과 생활의 균형으로 생산력이 향상된다는 데는이견이 없다. 법정근로시간을 10% 단축하면 실근로시간이 8% 단축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주 52시간제가 도입되면 그동안 이를 초과한 노동자들의 연간 노동시간은 354시간 줄고, 전체 노동자들의 연간 노동시간은 평균 42시간 줄어든다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워라밸’은 단순히 ‘칼퇴근’을 의미하거나 근무시간 단축’으로는 그쳐서는 안되며, 진정한 ‘워라밸’은 기존의 일하는 관행과 방식을 혁신하여 생산성 향상을 통한 주 52시간제를 정착시키고, 나아가 하고 있는 일이 창조적이고 재미있게 함으로써 몰입을 통한 자아실현으로 행복을 추구하고자 하는 광의의 의미인 ‘스마트 워라밸’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동현 기자  jineu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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